릴로

# 절정의 순간

마을 북쪽 숲의 입구에서 횃불이 흔들렸다. 루나는 카엘의 손을 놓고 뒤를 돌아봤다. 별은 루나의 치마자락을 움켜잡고 있었고, 작은 몸이 떨리고 있었다.

"엄마."

"괜찮아, 별. 엄마가 있잖아."

거짓말이었다. 루나는 자신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지난 며칠간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들이 뇌리에서 흐릿해지고 있었다. 첫 번째 계약에서는 첫 키스를 잃었고, 두 번째는 어린 시절 기억 대부분을, 세 번째는 중요한 누군가의 얼굴을 완전히 잃었다. 남은 기억들은 물에 젖은 종이처럼 흐릿했다.

그 순간, 별의 몸에서 은은한 빛이 피어올랐다. 정령 능력이 각성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루나의 의식이 한 점으로 수축했다. 마지막 계약이 임박했다는 신호였다. 남은 기억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루나."

카엘의 목소리가 낮고 긴급했다. 그의 손이 루나의 팔을 감싸려 했지만, 루나는 한 발 물러섰다.

"안 돼. 우리가 가면 마을 사람들이 위험해져."

"마을 사람들은 우리의 책임이 아니야."

"그들도 내 책임이야."

카엘의 얼굴이 굳었다. 그는 루나를 한참 바라봤다가 고개를 저었다. 이 남자—별의 아버지라고 말하는 이 남자—는 루나를 구하려 했지만, 루나는 자신이 구해질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횃불이 더 가까워졌다. 이번엔 하나가 아니었다. 다섯 개, 아니 열 개 이상이었다.

마을의 중심 광장에 도착했을 때, 미르 시장이 이미 서 있었다. 그의 옆에는 대장장이 톤과 목공소의 오래된 주인 허브, 그리고 몇 명의 마을 주민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결연했다.

"루나, 뒤로 물러나."

미르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뭔가 단호한 것이 있었다. 루나는 미르를 본 지 몇 달 만에 처음으로 그의 눈에 두려움이 아닌 결의를 봤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숲에서 나왔다. 그들의 옷은 정교했고, 손에는 칼이 들려 있었다. 귀족 연맹의 추적자들이었다. 루나는 그것을 본능으로 알았다.

리더는 앞으로 나섰다. 회색 눈, 날카로운 광대뼈, 그리고 얼굴 전체를 관통하는 깊은 상흔이 있는 남자였다. 레이언. 루나는 그의 이름을 들은 적이 없지만, 그의 존재 자체가 죽음을 들고 있었다.

"정령 혈통의 아이를 데려가라."

그의 목소리는 마른 나뭇가지를 부러뜨리는 소리 같았다.

톤이 한 발 앞으로 나갔다. 그의 팔뚝에는 수십 년간의 망치질로 만들어진 근육이 있었다.

"우린 그 아이를 모른다."

"거짓말 하지 마."

레이언이 손을 올렸다. 추적자 중 한 명이 톤의 가슴팍에 검을 들이댔다. 톤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루나는 그의 등이 긴장으로 경직된 것을 봤다. 톤이 천천히 손을 들어 칼을 밀어냈다. 검은 톤의 옷을 찢고 피가 흘렀지만, 그는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미르가 손을 들어 다른 주민들을 진정시켰다.

"우리 마을은 과거를 묻지 않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법입니다."

"법?"

레이언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은 웃음이 아니라 무언가 깨지는 소리였다.

"너희 같은 시골뜨기들이 법을 말하나? 내 아들도 그런 말을 했었어. 정령의 저주로 죽기 전에."

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정령의 저주가 이 마을을 집어삼키기 전에 아이를 넘겨라. 그것이 너희와 이 마을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루나는 별의 손을 잡았다. 별의 손은 따뜻했고, 작았고, 떨리고 있었다. 루나는 별을 앞으로 밀어냈다.

"뛰어. 뒤쪽 숲으로."

"엄마—"

"뛰어!"

별이 마을 뒤쪽으로 달아났다. 그 순간, 추적자 둘이 별을 따라 움직였다.

루나는 앞으로 나갔다. 그녀의 몸은 작았고, 약했고, 몇 년간의 가난 속에서 단련되지 않은 것이었다. 하지만 루나는 앞으로 나갔다. 카엘도 함께 움직였다. 그의 손에는 정령의 빛이 맺혀 있었고, 그것이 추적자들의 공격을 막았다.

그 사이 톤과 허브가 별을 쫓던 추적자들을 막아섰다. 톤은 주먹으로 한 추적자의 팔을 쳤고, 그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칼을 놓쳤다. 허브는 자신의 목공 도구로 추적자의 길을 막았다. 마을의 다른 남자들도 뒤따라 나갔다.

칼이 나무에 부딪혔고,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다. 톤의 어깨에서 피가 흘렀고, 허브의 팔이 칼에 베였다.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레이언이 루나를 바라봤다.

"너는 루나인가?"

루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도 이제는 낯설었다.

"정령과 다섯 번을 계약한 여자. 자신의 기억을 팔아서 아이를 지킨 여자."

그의 말이 루나의 가슴을 관통했다. 그는 어떻게 아는가?

"내 아들도 그런 여자 때문에 죽었다."

레이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정령의 피를 가진 아이의 어머니였어. 그 아이 때문에 내 아들이 죽었어. 귀족 연맹은 그 아이를 제거하라고 했지만, 난 늦었어. 내 아들은 이미 저주에 걸려 있었어."

루나는 이 남자를 봤다. 레이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이 남자는 단순한 악이 아니었다. 이 남자는 비극에서 비롯된 증오였다. 그 증오는 루나가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었다.

"난 당신의 아들을 죽이지 않았어요."

루나의 목소리는 작았다.

"하지만 당신의 딸이 당신을 죽일 거야. 정령의 피는 그렇게 작동해. 결국 모두를 집어삼킨다."

"아니야."

루나는 더 크게 말했다.

"별은 내 딸이고, 나는 그 아이를 지킬 거야."

그 순간, 루나의 뒤에서 은은한 빛이 피어올랐다. 별이 돌아온 것이었다. 카엘이 막지 못했던 것 같았다. 별의 작은 몸에서 정령의 빛이 흘러나왔다. 그것은 별의 정령 능력이 각성되는 순간이었다.

레이언이 움직였다. 칼을 들고 별을 향해 나아갔다.

그 순간, 숲에서 또 다른 인물이 나타났다. 여자였다. 검은 머리에 밝은 눈. 에스터였다.

"루나."

에스터의 목소리가 광장을 가로질렀다.

"너는 사랑 정령과 계약해야 한다. 그것이 마지막이 될 거야."

루나는 에스터를 바라봤다. 이 여자가 누구인지 루나는 몰랐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마지막 계약. 그러면 루나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었다.

"당신은 누구예요?"

루나가 물었다.

"정령 보호 네트워크의 일원이야. 귀족 연맹이 정령 혈통을 사냥할 때, 우린 그들을 지켜왔어. 너도 우리가 지켜야 할 아이를 낳은 여자고."

에스터가 대답했다. 그녀의 눈빛은 결연했다.

"루나, 넌 이미 충분히 했어. 이제는 우리가 할 차례야."

루나는 걸음을 옮겼다. 별을 향해, 그리고 세 바위를 향해.

"루나, 기다려."

정령 실의 목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루나가 멈췄다. 실은 별의 옆에 나타났고, 그녀의 은은한 빛이 별을 감싸고 있었다.

"그러면 넌 완전히 사라져. 사랑 정령과의 계약은... 모든 것을 가져가."

루나는 멈춰 섰다.

카엘을 봤다. 카엘은 루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절망으로 가득했다.

"루나, 안 돼."

하지만 루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루나는 카엘의 절망을 보면서도 한 발 더 앞으로 나갔다. 별이 흘리는 빛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그 빛이 정령의 영역을 열고 있었다. 세 바위의 돌들이 떨리기 시작했고, 하늘이 다시 금이 가려 했다.

레이언이 칼을 들었다.

"정령 혈통은 제거되어야 한다."

그가 별을 향해 움직였다. 카엘이 그의 길을 막았고, 둘의 몸이 부딪혔다. 정령의 빛과 인간의 힘이 충돌했다. 카엘은 강했지만, 레이언도 만만하지 않았다. 마을의 남자들이 다시 달려들었다. 미르는 레이언의 옆을 막았고, 톤은 추적자들 중 한 명과 맞섰다. 허브도 칼을 든 추적자 앞에 섰다.

루나는 그 모든 것을 보면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별이 루나를 향해 달려왔다.

"엄마!"

루나는 별을 안았다. 딸의 작은 몸이 떨리고 있었다. 별의 빛이 루나를 감쌌다. 그 순간, 루나의 기억 중 하나가 떠올랐다.

누군가와 함께 춤을 추던 장면. 음악이 흐르는 곳에서. 남자의 얼굴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지만, 그 감정만은 명확했다. 사랑. 깊은 사랑. 그 손의 온기, 그 손과 함께 회전하던 순간, 자신이 누군가에게 완전히 신뢰되고 있다는 느낌. 그것이 바로 이 손이었다.

루나는 별을 더 꼭 안았다.

"엄마가 너를 지킬 거야. 어떻게든."

루나의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이미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아서,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었다.

에스터가 루나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손에는 종이가 들려 있었다. 사랑 정령과의 계약서.

"이걸 서명해. 별이 안전해질 거야."

미르 시장이 에스터를 막아섰다.

"기다려. 그 아이는 우리 마을의 일원이야. 우리가 지킬 수 있다."

"이 마을은 충분하지 않아."

에스터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연민이 있었지만, 확신도 있었다.

"귀족 연맹의 추적은 멈추지 않을 거야. 정령 혈통의 아이는 계속 위협받을 거고, 이 마을도 함께 위험해질 거야. 별을 완전히 보호하려면 더 강한 축복이 필요해. 사랑 정령의 축복만이 귀족 연맹의 손도 닿을 수 없는 절대적 보호를 줄 수 있어."

"그럼 루나는?"

미르가 물었다.

"루나는 사라진다."

침묵이 광장을 점령했다.

루나는 별을 내려놨다. 별의 눈이 루나를 바라봤다. 그 작은 눈에는 이미 어른의 슬픔이 담겨 있었다.

"엄마, 안 돼."

별이 말했다.

"엄마가 사라지면 안 돼."

루나는 별의 뺨을 쓸어내렸다. 자신의 손이 떨렸다. 기억을 잃으면서 신체의 통제력도 함께 사라지고 있었다.

"엄마는 항상 너와 함께야."

루나가 말했다.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에스터가 계약서를 루나 앞에 내밀었다. 종이는 하얀색이었고, 맨 아래에는 혈액 서명을 기다리는 빈 칸이 있었다.

루나는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정령 실이 나타났다. 실은 루나의 앞에 섰다. 그녀의 은은한 빛이 루나를 감쌌다.

"루나, 기다려. 그러면 넌 완전히 사라져."

실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내가 다른 방법을 알고 있어."

"무슨 방법?"

루나가 물었다.

"정령과의 계약으로 잃은 기억은... 정령의 마음 속에 남아있어. 내가 그 기억들을 보관하고 있다는 뜻이야. 너는 나와의 계약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별을 도울 수 있어. 나는 여전히 너를 지킬 수 있고, 별도 너를 통해 보호받을 수 있어. 사랑 정령과의 계약처럼 너를 완전히 가져갈 필요가 없어."

루나는 실을 바라봤다. 정령의 얼굴은 파스텔톤의 빛으로만 이루어져 있었지만, 그 감정만은 명확했다. 진심. 깊은 진심.

"하지만 그렇게 되면 별이 완전히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어."

루나가 말했다.

"별의 정령 능력이 각성되고 있어. 그것을 완전히 통제하고 귀족 연맹의 공격까지 막으려면 사랑 정령의 절대적 축복이 필요해."

에스터가 개입했다.

"정령 실은 너를 지키려고 말하는 거야.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별을 완전히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루나가 사랑 정령과 계약하는 것이야. 그렇게 되면 별은 절대적 보호를 받을 거고, 귀족 연맹도 손을 댈 수 없게 돼."

루나는 두 선택 사이에서 멈춰 섰다.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면서 별을 부분적으로 보호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사라지면서 별을 절대적으로 보호하거나.

카엘이 싸움에서 벗어나 루나에게 달려왔다. 레이언도 뒤따라 왔지만, 마을의 남자들이 그를 막았다.

카엘은 루나의 앞에 섰다.

"루나."

그가 루나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했고, 정령의 빛으로 부드럽게 빛났다.

"너는 사라지지 않아. 난 너를 기억할 거야."

루나는 카엘을 바라봤다. 이 남자의 얼굴도 여전히 낯설었다. 하지만 그의 손을 잡으면서 무언가가 떠올랐다.

음악회장에서의 손. 그 손과 지금 이 손. 같은 온기, 같은 진심. 그 순간 카엘이 자신의 손을 쥐고 묻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 딸의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 그리고 자신이 답했던 말. "별.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아이. 우리의 밤을 밝혀줄 아이."

루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는 누구예요?"

루나가 물었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기억이 돌아오고 있었다.

"넌 루나야. 그리고 별의 엄마야. 그리고... 내 사랑이야."

카엘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아?"

루나는 카엘의 손을 더 꼭 잡았다. 그리고 에스터를 향해 말했다.

"계약서를 내려놔."

"루나—"

"내가 계약할 거야. 하지만 조건이 있어."

루나가 에스터를 바라봤다. 루나의 눈에는 이제 모성애 너머의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결연함이었다.

"별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별이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을 수 있도록 해줘. 별이 정령의 피를 가진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그리고 별이 자라면서 내 기억을 찾을 수 있도록, 내가 별 안에 남긴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줘."

에스터는 루나를 바라봤다. 잠시 침묵 후,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할게."

루나는 카엘의 손에서 손을 빼었다. 카엘의 얼굴이 절망으로 뒤틀렸지만, 루나는 미소 지었다. 기억을 잃고 있는 자신의 얼굴이 미소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루나는 세 바위로 걸어갔다. 별이 따라왔다. 별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별의 손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왔다.

세 바위의 중앙에서, 파스텔톤의 빛이 피어올랐다. 그것은 사랑 정령의 빛이었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절대적이었다.

루나는 별을 내려놨다. 별의 눈을 바라봤다.

"별아. 엄마가 잠깐 잠들 거야. 하지만 언제나 너와 함께할 거야. 알겠어?"

"싫어. 엄마가 가면 안 돼."

별이 울음을 터뜨렸다. 그 울음은 정령의 영역 전체를 울렸다. 하늘이 진동했고, 돌들이 흔들렸다.

루나는 별을 안았다. 딸의 작은 몸을 자신의 가슴에 안겼다.

"별아, 들어봐."

루나가 속삭였다.

"엄마가 너 안에 들어갈 거야. 엄마의 모든 사랑이 너 안에 흐를 거야. 그럼 엄마가 언제나 너와 함께 있는 거야."

"엄마가 나 안에?"

별이 물었다.

"응. 엄마가 너를 지키려고 했던 모든 마음이. 엄마가 너를 사랑했던 모든 순간이. 그것들이 다 너 안에 들어갈 거야."

루나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명확했다.

"그럼 엄마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엄마가 나 안에 있는 거지?"

별이 깨달은 듯 물었다.

"그래. 엄마는 사라지지 않아. 형태만 바뀔 뿐이야."

에스터가 계약서를 들었다. 루나는 자신의 손을 그 위에 올렸다.

카엘의 목소리가 들렸다.

"루나!"

루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너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

카엘이 외쳤다.

"그것을 잊지 마. 난 너를 사랑해. 그것은 어떤 정령의 계약보다 더 진실이야."

루나의 손이 떨렸다. 종이에 닿으려는 순간, 별의 손이 루나의 손을 잡았다.

"엄마."

별이 말했다.

"엄마가 나를 안아줄 때, 뭔가 느껴. 따뜻하고... 밝아."

루나는 별을 바라봤다. 그 작은 얼굴에는 정령의 빛이 흐르고 있었다.

"그게 뭐라고 생각해?"

루나가 물었다.

"사랑."

별이 대답했다.

"엄마의 사랑이 나한테 들어오는 것 같아. 엄마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엄마가 나 안에 들어가는 것 같아."

루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딸이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순간의 진정한 의미를.

"그래. 별이 맞아."

정령 실이 말했다. 실의 목소리에는 슬픔과 위로가 함께 담겨 있었다.

"사랑은 사라지지 않아. 그것은 형태를 바꿀 뿐이야. 루나가 별 안에 들어가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더 깊은 결합이야. 루나는 계약 관계를 통해 별의 정령 능력 안에 영구적으로 남을 거야. 별이 자라면서 루나의 사랑을 기억할 때마다, 루나는 그 기억 속에서 다시 형체를 가질 거야."

루나의 손이 마침내 종이에 닿았다.

혈액이 흘렀다. 하얀 종이 위에 붉은 서명이 맺혔다. 그 순간, 루나의 형체가 변하기 시작했다.

루나의 피부가 서서히 투명해졌다. 그 안에서 부드러운 빛이 피어올랐다. 그녀의 윤곽이 흐릿해지면서, 모든 것이 별을 향해 흘러들어갔다. 마치 강물이 바다로 흘러드는 것처럼. 별의 몸이 루나의 온기를 받아들였다. 루나의 모든 사랑이, 모든 기억이, 모든 마음이 별 안으로 녹아들었다.

루나는 마지막으로 카엘을 봤다. 그의 얼굴도 이제 흐릿했다.

"고마워."

루나가 속삭였다.

"별을 지켜줘."

그리고 루나는 변했다. 루나라는 형체는 사라졌지만, 그녀의 존재는 완전히 소멸하지 않았다. 그것은 별 안에 흘러들어갔다. 별의 정령 능력과 결합되어, 영구적인 축복이 되었다.

광장에서 본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무언가를 느꼈다. 루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별 안에 흘러들어간 것을 말이다. 그것은 죽음이 아니라 영혼의 결합이었다.

별의 몸이 밝게 빛났다. 그 빛은 따뜻했고, 포근했고, 절대적이었다. 빛이 퍼져나가자 추적자들의 칼이 그 앞에서 녹아내렸다. 레이언도 눈을 감았다. 그 빛 속에서, 그는 자신의 아들을 본 것 같았다. 아들의 저주가 풀리고, 평온한 곳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의 얼굴에서 증오가 사라지고, 오직 슬픔과 해방만이 남았다.

마을의 모든 것이 그 빛에 물들었다.

그리고 침묵이 내려앉았다.

카엘은 무릎을 꿇었다. 그의 옆에 정령 실이 있었다.

"루나는 어디로 간 거야?"

카엘이 물었다.

"별 안에 있어."

실이 답했다.

"루나의 모든 사랑, 루나의 모든 기억, 루나의 모든 마음이 별 안에 흘러들어갔어. 루나가 별을 지키기 위해 잃었던 것들—춤을 추던 그 손, 음악회장에서의 그 감정, 딸의 이름을 지을 때의 그 기쁨—모든 것이 별 안에 있어. 그리고 루나는 사랑 정령의 축복을 통해 별의 정령 능력 안에 영구적으로 남을 거야."

"그럼 루나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건가?"

카엘이 물었다.

"별이 루나의 기억을 깨울 때마다, 루나는 그 기억 속에서 형체를 가질 거야. 그리고 별이 자라면서 루나의 사랑을 완전히 이해할 때, 루나는 다시 한 번 완전한 형태로 돌아올 수도 있어."

실이 답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루나는 죽지 않았어. 루나는 변했을 뿐이야."

카엘은 별을 향해 걸어갔다. 별이 카엘의 팔 안에 안겼다. 별의 몸에서 흐르는 빛이 카엘을 감쌌다.

그 빛 속에서, 카엘은 루나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춤을 추던 그 손의 온기. 음악회장에서 느꼈던 그 감정. 딸을 안을 때의 그 포근함. 모든 것이 별 안에 살아 있었다. 루나는 죽지 않았다. 루나는 별이 되었다.

마을의 광장은 새벽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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