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리버의 기록
불이 꺼진 지 사흘이 지났다.
수선실의 자리에는 검은 재만 남았다. 벽돌 기초도 무너져 있었고, 바닥에는 녹슨 바늘과 실패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라나는 그 위에 앉아 있었다. 손가락이 반투명했다. 손목까지도.
올리버가 처음 나타났을 때, 라나는 그를 보지 못했다. 정확히는 그가 거기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수첩을 들고 서 있는 검은색 옷의 남자. 얼굴이 흐릿했다.
"옷이 없어서 수선할 게 없어졌네요."
올리버의 목소리는 여전히 따뜻했다. 불탄 수선실 앞에서도 그 온기는 변하지 않았다.
라나는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확실하지 않은데, 어떻게 답할 수 있겠는가.
올리버가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수첩의 페이지를 넘었다.
"이건 제 기록입니다. 당신이 만난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요. 저는 여름 내내 수선실 근처에서 이야기를 수집했거든요."
라나의 투명한 눈이 수첩으로 향했다. 글씨가 보였다. 빼곡하게 채워진 페이지들.
"첫 번째 손님은 토끼였어요. 검은 옷을 입고 왔었죠. 당신이 그 옷을 수선한 후, 토끼는 자신이 버렸던 가족을 찾아갔습니다. 딸과 아들을 다시 안았어요. 그것도 당신 때문이었어요."
올리버의 목소리는 천천히 흘러나왔다. 마치 기도를 읽는 것처럼.
"두 번째 손님은 젊은 여자였어요. 남편과의 관계가 끝나갈 무렵, 옷을 가지고 왔었죠. 당신의 손길이 그녀를 변화시켰어요. 그녀는 남편과 다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라나의 손가락이 떨렸다. 손가락부터 투명해지고 있는 손가락이, 마치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것처럼 떨렸다.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올리버는 계속 읽었다. 각각의 손님이 어떻게 변했는지. 누군가는 직업을 바꿨고, 누군가는 죽음을 직면했고, 누군가는 처음으로 자신을 용서했다. 모든 변화가 라나의 손에서 시작되었다. 모든 치유가 그곳에서 흘러나왔다.
라나는 자신의 손을 들었다. 손가락이 햇빛을 통과했다. 완전히 투명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다 왔다. 손가락 끝에서 손목으로, 손목에서 팔꿈치로. 언제든 완전히 사라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당신이 누구인지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올리버가 수첩을 내밀었다.
라나는 손을 뻗었다. 투명한 손이 종이를 만질 때, 무언가가 되돌아왔다. 처음으로 라나는 자신이 무언가를 건드렸다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닌, 실제로 '만지는' 감각.
손글씨들이 눈에 들어왔다.
토끼는 라나를 '그 사람'이라고 불렀다. 그 사람이 자신의 옷을 고쳐주었을 때, 자신도 함께 고쳐졌다고.
젊은 여자는 라나의 손이 자신에게 닿았던 순간을 기억했다. 따뜻했다고. 그것이 유일한 위로였다고.
페이지를 넘을 때마다, 라나는 자신을 다시 발견했다. 자신이 한 일들. 자신이 남긴 흔적들. 자신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였다는 증거들.
"당신은 무엇도 망치지 않았어요."
올리버의 목소리가 들렸다.
라나의 투명한 손이 떨렸다. 이번엔 공포 때문이 아니었다. 무엇이라고 이름 붙여야 할지 몰랐던 감정 때문이었다. 자신이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라나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까만 재 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였다. 투명한 손가락이 재 속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것이 남긴 흔적을 모으려고. 수선실의 마지막 조각들을 모으려고.
손가락이 실을 집었다. 까만 재 속에 남은, 타지 않은 작은 실 한 올을.
"기억하세요?"
올리버가 물었다.
라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 실을 들었다. 투명한 손으로, 확실하게.
마을 중심부에서 발걸음들이 들려왔다. 여럿이 함께 걷는 소리. 라나와 올리버는 거의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카일이 먼저 나타났다. 그 뒤로 목공소와 대장간의 장인들이 따라왔다. 중간 계층의 사람들. 라나의 수선실에 직접 가본 적은 없지만, 라나가 고친 옷을 입은 사람들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수선실을 다시 짓겠습니다."
카일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재료는 저희가 준비하겠습니다. 손길은 저희가 드리겠습니다. 단지 당신은 여기 있으면 됩니다."
카일은 라나를 똑바로 봤다. 투명한 라나를. 아직도 존재하는 라나를.
"제 대장간이 불탔을 때, 당신이 나를 구했습니다. 그때 당신의 손이 저를 끌어냈어요. 저는 그 손길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희가 당신을 구하겠습니다."
라나는 입을 열었다. 자신은 그런 기억이 없다고 말하려고 했다. 4화에서 이미 혼란스러워했던 그 기억 말이다. 하지만 카일의 눈에는 확실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거짓이 아닌, 실제로 경험한 무언가.
라나는 입을 다시 닫았다.
그 순간, 미르가 나타났다. 도시 쪽에서 달려오는 모습이었다. 얼굴이 창백했다.
"라나! 라나가 있어?"
미르는 라나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라나의 투명한 손을 자신의 손으로 감싸 들었다.
"당신이 나를 고쳤어. 당신이 나를 구했어. 그럼 나는 당신을 구할 수 없나?"
미르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내가 당신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내가 당신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라나는 미르를 봤다. 투명해지는 시야로. 미르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자신 때문에 누군가가 우는 것. 그것이 라나에게는 처음이었다. 자신 때문에 누군가의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
"손님들을 모아주세요."
라나가 말했다. 자신의 목소리가 희미했다. 마치 먼 곳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제 수선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제 손이 고쳤던 사람들을."
미르가 라나의 손을 더 단단히 잡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라나의 투명한 손가락이 미르의 손 위에서 조금 더 선명해졌다. 누군가가 잡아줄 때, 라나는 조금 더 실재적이 되는 것 같았다.
올리버가 수첩을 다시 들었다. 그 안의 이름들을 읽기 시작했다.
"토끼. 젊은 여자. 목수의 아내. 대장장이의 아들. 상인의 딸……"
각 이름마다, 마을의 여러 곳에서 발걸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느리지만 확실한 발걸음들. 라나를 찾아오는 발걸음들.
하지만 반대편에서도 소리가 들려왔다. 횃불을 든 사람들의 목소리. 아직 타지 않은 목재를 들고 모여드는 사람들의 움직임.
시온의 지지자들이었다.
"라나는 마을을 약하게 만드는 자다!"
누군가의 외침이 들렸다.
"고통을 직면하지 말고 강해져야 한다! 약한 자들의 피난처 따위는 필요 없다!"
라나의 투명한 손이 다시 떨렸다. 이번엔 공포였다. 확실한, 명백한 공포.
올리버가 라나의 옆에 섰다. 그리고 천천히 질문했다.
"당신이 기억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누구인가요?"
라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자신의 손이 투명해지고 있고, 자신의 기억이 사라지고 있는데,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누가 당신의 이야기를 기록할까요? 누가 당신을 기억할까요?"
올리버의 질문은 끝나지 않았다.
그 사이에, 마을이 둘로 나뉘고 있었다. 라나를 지키려는 자들과 라나를 없애려는 자들 사이에.
카일은 중간 계층을 조직하고 있었다. 미르는 라나의 손님들을 모으고 있었다. 올리버는 수첩에 기록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을의 다른 한쪽에서는.
에스더가 자신의 고급 봉제점 문을 닫았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라나가 사라진다면, 그것은 자신의 승리가 아닐까? 라나가 마을에서 제거된다면, 자신이 모든 고객을 다시 거머쥘 수 있지 않을까?
에스더는 그 미소 뒤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 계산. 냉정한, 치명적인 계산.
밤이 다시 내려오고 있었다.
라나의 투명한 손이 올리버의 수첩을 더 단단히 잡았다. 자신의 유일한 증거를. 자신이 존재했다는, 존재한다는 증거를.
카일과 미르의 목소리들이 마을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시온의 불길이 다시 타오르려 하고 있었다.
라나는 투명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타인들의 기억 속에서는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었다.
그것이 구원인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저주인지.
라나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 올리버의 기록
올리버가 수첩의 페이지를 넘었다. 한 장씩, 천천히.
"토끼는 지금 자신의 과거를 직면했어요. 가족과 다시 말을 나누기 시작했고요."
라나는 투명한 손으로 수첩의 글씨를 따라가려 했다. 하지만 손가락이 페이지를 관통했다. 자신의 손이 더 이상 물질이 아닌 것처럼.
"젊은 여자는요. 남편을 떠났던 자신의 결정이 도망이 아니라 필요한 선택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금은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올리버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마치 누군가의 일기를 읽는 것처럼. 하지만 그 목소리 속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었다. 라나를 본 것. 라나를 기록한 것. 라나를 놓지 않으려는 것.
"목수의 아내는 더 이상 자신의 남편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그를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그의 손에 묻은 톱밥 냄새가 왜 자신을 화나게 했는지. 그것은 그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미처 말하지 못했던 외로움 때문이었다는 걸요."
라나의 몸이 흔들렸다. 투명해진 팔이 수첩을 더 단단히 잡았다. 올리버가 읽어주는 이야기들이 마치 자신의 것처럼 느껴졌다. 자신이 만들어낸 것 같았다. 하지만 자신의 기억에는 없었다.
"대장장이의 아들은 아버지의 대장간을 이어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버지와의 불화 때문에 떠나고 싶었던 마음이 사라졌거든요. 당신의 손이 그 옷을 고칠 때, 아버지의 손도 함께 고쳐졌던 거예요."
올리버가 한 장을 더 넘었다. 그 페이지에는 그림이 있었다. 라나의 손을 그린 그림. 투명하지만 분명한, 실 같은 손길.
"상인의 딸은 이제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기대 때문에 자신의 길을 잃었던 마음이 돌아왔거든요."
라나가 눈을 감았다. 투명해지는 얼굴 위로 눈물이 흘렀다. 그 눈물도 반투명했다. 마치 유령이 우는 것처럼.
"당신이 기억하지 못해도, 당신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있습니다."
올리버가 수첩을 내려놓고 라나를 바라봤다.
"당신의 손이 이들을 고쳤어요. 당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렸을 때도, 이들은 당신을 기억할 거예요."
라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투명한 손이 자신의 가슴을 만졌다. 거기에는 심장이 뛰는 소리가 없었다.
수선실의 문이 열렸다. 미르였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라나. 당신이 나를 고쳤을 때……"
미르가 라나에게 다가섰다.
"나는 정말 변했어. 내 잘못을 받아들였고, 그걸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 그건 당신 때문이야."
라나가 투명한 손을 내밀었다. 미르는 그 손을 잡았다. 자신의 실재적인 손으로.
"그런데 당신은 왜 자신을 구하지 못해? 당신이 나를 고쳤으니까, 내가 당신을 고칠 차례 아니야?"
미르의 목소리가 떨렸다.
"내가 당신을 위해 뭘 할 수 있어? 당신이 사라지는 걸 봐야만 해?"
라나는 미르의 눈을 바라봤다. 그 눈에는 절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 절망 뒤에는 뭔가 강한 것이 있었다. 라나를 붙잡으려는 의지.
"손님들을 모아주세요."
라나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희미했다.
"제 수선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제 손이 고쳤던 모든 사람들을."
미르가 라나의 투명한 손을 더 단단히 잡았다. 그러자 라나의 손가락이 조금 더 실체를 갖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잡아줄 때만, 라나는 조금 더 현실이 되는 것처럼.
올리버가 수첩을 다시 펼쳤다.
"토끼. 젊은 여자. 목수의 아내. 대장장이의 아들. 상인의 딸. 주점의 주인. 마을 의사. 광대……"
각 이름마다, 마을의 여러 곳에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낡은 집에서, 작은 가게에서, 일터에서.
그들은 모두 라나의 손을 거쳤던 사람들이었다.
라나의 옷을 입었던 사람들이었다.
라나의 치유를 받았던 사람들이었다.
발걸음들이 모여오기 시작했다. 천천하지만 확실한 발걸음들. 마을의 외곽 방향으로, 라나의 수선실 방향으로.
하지만 그 반대편에서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라나는 마을을 약하게 만드는 자다!"
시온의 목소리였다. 그의 주변에는 이미 수십 명이 모여 있었다. 마을의 청년들. 강해지고 싶었던 자들. 자신의 약함을 직면하기보다는 그것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고 싶었던 자들.
"상처를 들춘다는 것은 약함이다! 약함은 제거되어야 한다!"
횃불이 들려올려졌다. 아직 타지 않은 목재들. 불을 지르려는 준비.
라나의 투명한 몸이 떨렸다.
카일이 수선실로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진지했다.
"라나. 당신을 지키겠습니다."
카일이 라나 앞에 섰다. 자신의 몸을 방패처럼.
"이전에 당신이 나를 구했잖습니까. 당신이 나의 대장간 화재에서 나를 꺼냈잖습니까."
카일의 목소리는 확고했다.
"이제는 내 차례입니다. 내가 당신을 구할 차례입니다."
라나는 카일의 얼굴을 봤다. 그 얼굴에는 감사가 있었다. 하지만 라나는 카일을 구한 기억이 없었다.
자신이 그런 일을 했는지도 모르면서.
올리버가 수첩의 한 페이지를 가리켰다.
"여름 초, 당신이 카일의 대장간 화재에서 무언가를 꺼냈습니다. 당신의 투명한 손으로 불길 속에서. 카일은 그 순간을 잊지 못했어요."
라나가 그 기록을 봤다. 올리버의 글씨로 적힌 자신의 행동들.
자신이 한 것들인데,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수선실 밖에서 시위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약한 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을 없애야 마을이 강해진다!"
"라나는 마을의 암이다!"
마을의 중심부에서는 다른 움직임이 있었다. 에스더가 자신의 고급 봉제점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 앞에서 미소 지었다. 라나가 사라진다면, 자신이 모든 고객을 독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을의 모든 부유한 자들이 자신의 가게로 돌아올 것이다.
에스더는 그 미소 아래에 뭔가를 숨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노엘이 수선실의 계단 위에서 나타났다. 작은 손에는 여러 장의 옷감이 들려 있었다.
"라나. 이건 내가 직접 짠 천이야."
노엘의 목소리는 작지만 단호했다.
"내가 엄마처럼 당신을 고칠 수는 없겠지. 하지만 이건 할 수 있어."
노엘이 천들을 라나에게 내밀었다.
"이걸로 당신을 감싸줄게. 투명해지는 당신을 감싸줄 천들이야. 그럼 사람들이 당신을 볼 수 있을 거야."
라나가 투명한 손으로 천을 받았다. 천이 라나의 손에 닿는 순간, 라나의 손가락이 조금 더 색을 되찾기 시작했다.
마을 전체가 두 갈래로 나뉘고 있었다.
한쪽은 라나를 지키려 했다. 미르, 카일, 올리버, 노엘. 그리고 라나의 옷을 입었던 모든 손님들.
다른 한쪽은 라나를 없애려 했다. 시온과 그의 추종자들. 그리고 라나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에스더.
올리버가 수첩을 들고 라나 앞에 다시 섰다.
"당신이 기억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누구인가요?"
올리버의 질문이 수선실에 울려 퍼졌다.
라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투명한 몸. 사라져가는 기억.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현실.
"누가 당신의 이야기를 기억할까요?"
올리버가 다시 묻었다.
"누가 당신을 증명할까요?"
그 순간, 수선실의 문이 한 번에 열렸다. 시온의 지지자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횃불을 든 채로. 불길을 가진 채로.
"라나는 여기 있는가!"
누군가의 외침이 들렸다.
라나의 투명한 몸이 마지막으로 떨렸다.
그리고 그 순간, 무언가가 라나를 감싸기 시작했다.
노엘이 직접 짠 천들이 라나를 감싸고, 미르의 손이 라나를 붙잡고, 카일의 몸이 라나 앞을 막았다.
올리버는 수첩을 가슴에 안고 있었다.
라나를 기록한 모든 이야기들을.
"당신은 여기 있습니다."
올리버가 말했다.
"당신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불길이 수선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라나는 여전히 투명했다.
하지만 타인들의 기억 속에서는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