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새벽빛이 수선실의 창문을 스치고 지나갈 때, 라나의 손가락 끝이 떨렸다.

재봉틀 앞에서 밤새 작업을 마친 손. 다섯 번 묶인 실을 풀고, 여섯 번 뒤틀린 천을 펴고, 일곱 번 찢어진 이음새를 다시 꿰맸다. 검은 옷은 다시 살아났다. 폭력적인 검은색이 부드러운 검은색으로 돌아왔고, 옷감 위의 상처들은 깨끗한 봉선으로 변했다.

라나는 옷을 빛에 비추어 살펴봤다. 어디를 보아도 이전의 손상 흔적은 없었다. 마치 처음부터 완전했던 것처럼.

손가락 끝의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라나는 손을 주먹으로 쥐었다 펼쳤다를 반복했다. 카일이 새벽에 나타나 남긴 경고가 떠올랐다. 절대 주지 말라는 말. 손님에게 옷을 건네주면 안 된다는 그 경고. 하지만 라나의 손은 이미 일을 마쳤다. 이제 멈출 수 없었다. 손가락 끝의 떨림은 더 분명해졌다.

옷을 다시 한 번 접어 선반 위에 올려놓았다.

오후가 되었을 때, 토끼가 돌아왔다. 라나가 문을 열어주기 전에, 입구에서 기침을 하고 기다리는 마을의 관례를 따라. 라나는 한 번 기침 소리를 듣자마자 "들어오게"라고 말했다. 마치 처음부터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토끼의 눈은 이전보다 더 절망적이었다. 마지막 희망을 들고 온 누군가의 표정. 라나는 그 눈을 직접 보지 않았다. 대신 선반 위의 검은 옷을 꺼내 토끼에게 건넸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토끼가 옷을 받아 들었다. 손이 떨렸다. 옷감의 부드러움을 확인하듯이 손가락으로 천을 쓸어내렸다. 라나는 그 모습을 바라봤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만 지켜봤다.

토끼가 옷을 입으려고 준비했다. 라나는 등을 돌렸다. 마을의 관례 중 하나. 손님이 옷을 입는 순간에는 그것을 보지 않는 것. 라나는 창문 너머로 마을의 회색 목재 지붕들을 바라봤다.

그 순간, 뒤에서 토끼의 숨이 멎었다.

라나는 듣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 침묵은 너무 컸다. 마치 세상이 한 점으로 수렴하는 소리.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토끼는 흐느낀다. 처음에는 조용한 울음이었다. 그 다음에는 몸 전체를 흔드는 진동. 라나의 어깨도 함께 움직였다. 하지만 라나는 여전히 등을 돌린 채로 있었다.

토끼의 목소리가 나왔다. 말이 아니었다. 순수한 울음. 마치 무언가가 몸 안에서 터져 나오고, 그 터져 나온 것들이 눈물이 되어 흘러내리는 것처럼.

라나는 이때를 기다렸다. 이 순간을. 옷이 완성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 이 울음이 목표였다. 이 울음이 나오기 전까지는, 옷은 여전히 찢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토끼의 울음이 천천히 잦아들었다. 숨을 고르는 소리. 그리고 옷을 벗는 소리. 가볍고, 조심스러운 움직임. 라나는 이제 돌아서도 된다는 신호를 감지했다. 다시 토끼를 마주했을 때, 그것의 눈은 이전과 완전히 달랐다. 여전히 눈물로 젖어 있었지만, 그 눈빛은 맑았다. 마치 오랫동안 흐린 물을 빼낸 호수처럼.

토끼가 무릎을 꿇고 라나에게 절을 했다. 깊은 절.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절. 라나는 그것을 받지 않으려고 했다. 손을 내밀어 토끼를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토끼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머리를 숙인 채로 있었다.

라나는 천천히 손을 내렸다. 토끼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가볍게 쓸어주었다. 마치 아이를 달래는 어머니처럼. 마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듯이. 동시에 "나는 모든 것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듯이.

그 손길 속에는 라나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것.

토끼가 일어섰다. 라나에게 감사를 말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라나가 고개를 저었다. 마을의 또 다른 관례. 수선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것. 토끼는 그것을 이해했다. 고개를 또 한 번 숙이고, 수선실을 떠났다.

라나는 창문을 통해 토끼가 마을로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것의 걸음이 이전보다 가벼웠다. 마치 무언가 무거운 것을 내려놓은 듯이.

라나의 손이 다시 떨렸다. 이번에는 더 분명하게. 라나는 손을 들어 햇빛에 비추어 봤다. 손가락 끝에서, 아주 옅은 은색 빛이 흐르는 것 같았다. 거의 보이지 않는 빛. 라나는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 여전히 그 빛은 있었다. 아니, 없었을지도 모른다. 라나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 순간, 창밖의 거리가 움직였다.

라나는 고개를 들었다. 마을 사람들이 수선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러 명. 저 멀리 시장 쪽에서부터, 가까운 주택들에서부터. 모두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라나의 수선실을.

토끼의 변화를 본 것이다. 그 절망적인 눈이 맑아진 것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라나는 손가락 끝의 은색 빛을 느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이 자신의 능력이 각성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손이 망치는 것이 아니라 구하는 것이라는 증거. 그런데 그 증거가 자신을 두렵게 만들었다.

창밖의 시선들이 하나씩 거두어졌다. 하지만 그들은 돌아가지 않았다. 단지 눈을 감추었을 뿐. 마치 그들이 본 것들이 마음속에 깊게 박혀, 이제는 눈을 감아도 계속 보일 것처럼.

라나는 문을 닫았다. 하지만 마을의 침묵은 그대로였다. 그것은 더 이상 평온한 침묵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다림의 침묵이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침묵. 무언가를 기다리는 침묵.

라나는 재봉틀 앞으로 돌아갔다. 선반 위에는 아직도 비어 있는 자리가 많았다. 내일 누군가가 올 것이다. 내일 또 누군가가 올 것이다. 그리고 라나는 다시 일할 것이다.

손이 계속 떨렸다.

다음 손님은 닷새 후가 아니라 그 다음날 아침에 찾아왔다.

기침 소리. 라나는 정확히 누가 왔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 기침의 떨림으로 상태를 읽을 수 있었다. 불안함. 기대감.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들어오게."

라나의 목소리는 어제와 같았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들어온 여자—마을의 재단사 미르였다—는 라나를 보자 숨을 헐떡였다.

"정말 그게 다예요?"

미르는 손에 들고 있던 가을색 스커트를 내려놨다. 자주색 천에 금실로 수놓은 것이었다. 고급스러운 옷이었다. 하지만 손상은 작았다. 밑단이 조금 헐어진 정도였다.

라나는 미르를 보지 않고 스커트를 들었다. 손가락으로 헐어진 부분을 만져봤다. 라나는 천의 재질, 손상의 패턴, 심지어 냄새까지 읽어냈다. 이 헐어짐은 단순한 마모가 아니었다. 누군가 격렬하게 잡아당겼던 흔적이었다. 여러 번.

라나는 미르를 마주봤다. 미르의 눈이 흔들렸다. 그 눈빛 속에 무언가가 숨어 있었다. 말해야 할 것들이 입술 뒤에 갇혀 있었다.

"닷새 후에 와요."

"그런데 정말… 토끼가 말이 맞아요?"

미르는 계속 물었다. 라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스커트를 들고 작업실 뒤쪽으로 사라졌다. 미르는 혼자 남겨져 수선실의 벽을 바라봤다. 벽에는 아무것도 붙어 있지 않았다. 그저 나이 든 나무판자와 먼지뿐이었다. 하지만 그 공간이 무언가로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로.

닷새 동안 라나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밤새 재봉틀의 리듬이 울렸다. 박박박. 규칙적이고, 무심하고, 깊었다. 마치 심장 박동처럼. 라나는 헐어진 밑단을 먼저 정렬했다. 그 다음 전체 실선을 따라가며 천 전체의 손상 부분을 찾아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곳곳의 약한 부분들. 라나는 그것들을 모두 찾아냈다.

새벽 세 시경, 라나는 손을 멈추고 스커트를 들었다. 이제 모양은 다시 완벽했다. 하지만 라나는 여전히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라나의 손이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바늘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스커트의 모든 부분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마치 아이의 얼굴을 만지는 것처럼. 부드럽게. 깊이 있게.

완성되자, 라나는 스커트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손이 떨렸다. 어제처럼. 하지만 이번에는 떨림의 원인이 달랐다. 라나는 이미 수백 번 옷을 수선했다. 손이 떨릴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도 손은 떨렸다. 마치 라나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가 손을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라나는 거울을 향해 손을 들었다. 손가락 끝에서 여전히 그 옅은 은색 빛이 흐르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더 선명했다. 거의 보일 정도로. 라나는 눈을 깜빡였다. 빛은 사라졌다. 라나는 다시 눈을 떴다. 빛은 없었다. 그저 평범한 여우의 손이었다.

라나는 손을 내렸다. 그리고 스커트를 들고 앞방으로 나갔다.

미르가 나타난 것은 정확히 닷새 후, 오후 세 시였다. 토끼와 똑같은 시간에. 라나는 그것이 우연인지 의도인지 알 수 없었다.

라나는 스커트를 건넸다. 말 없이. 미르는 스커트를 받아 들었다. 손가락이 떨렸다.

"이거… 정말 이것뿐이에요?"

"입어보게."

미르는 옷을 입었다.

그 순간, 미르의 몸이 경직되었다. 마치 얼어붙은 듯이. 미르의 눈이 멀어졌다.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았다. 라나는 그것을 지켜봤다. 라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미르가 어디로 가는지. 과거로.

미르는 그 옷을 입고 싶지 않은 누군가에게 잡혀당겼던 순간으로 돌아갔다. 그 사람의 손이 자신의 팔을 움켜잡던 그 순간. 옷이 찢어지던 그 순간. 자신이 도망쳤던 그 순간. 돌아서지 않고, 뒤를 보지 않고, 그저 달렸던 그 순간.

미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한 줄, 두 줄, 셋. 라나는 미르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라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눈물이 흘러내릴 때까지는, 미르가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알 수 없었다. 라나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미르가 옷을 벗을 때까지. 그것이 전부였다.

미르의 울음이 깊어졌다. 토끼와는 다른 형태의 울음. 토끼는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면, 미르는 빨려 들어가는 울음이었다.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토해내는 듯한. 라나는 미르의 옆에 조용히 서 있었다. 말 없이. 단지 그 울음을 받아주는 존재로서.

미르가 옷을 벗었다. 그리고 무릎을 꿇었다. 토끼처럼. 같은 절. 같은 깊이. 라나는 다시 미르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말 없이. 이해로 가득 찬 손길로.

"고마워요. 정말…"

미르는 말을 하려고 했다. 라나가 고개를 저었다. 마을의 관례. 미르는 그것을 이해했다. 입을 닫고, 일어섰다.

"내일 또 와도 돼요?"

라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올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제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라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카일의 경고가 의미하는 바를. 손님에게 옷을 건네주는 것은 그들의 상처를 마주하게 하는 것이고, 그 상처가 반복되면 라나 자신도 그것들을 견딜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미르의 질문에 끄덕인 것은 그녀의 다음 방문을 허락한 것이지, 무한한 수선을 약속한 것이 아니었다.

미르가 떠난 후, 라나는 다시 손을 봤다. 이번에는 떨림이 더 분명했다. 라나는 손을 주먹으로 쥐었다 펼쳤다를 반복했다. 손가락 끝에서 그 옅은 은색 빛이 더욱 선명하게 흐르고 있었다. 이번에는 환상이 아니었다. 라나는 확신했다.

라나는 손을 들어 햇빛에 비추어 봤다. 손가락 끝에서 은색으로 반짝이는 무언가가 흐르고 있었다. 마치 액체처럼. 하지만 손에는 아무것도 묻어 있지 않았다. 단지 빛일 뿐이었다.

라나는 창문을 통해 마을을 바라봤다.

이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수선실을 보고 있었다. 어제보다 두 배 이상. 그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무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눈들. 마을의 여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라나의 손에서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손가락 끝의 은색 빛이 자신의 능력이 각성되고 있다는 신호라면, 그것은 동시에 자신을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뜻이었다. 손이 망치는 것이 아니라 구하는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상처를 감당할 수 있을까. 라나는 그것이 두려웠다.

창밖에서 누군가 라나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그것을 반복했다. 라나. 라나. 마치 주문처럼. 마치 기도처럼. 그 이름이 마을 안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라나는 문을 닫았다. 하지만 그 이름들은 계속 들려왔다.

밤이 되자, 라나의 수선실 앞에는 옷을 들고 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다섯 명. 열 명. 그 이상. 모두 기침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라나는 "들어오게"라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문을 잠갔다.

라나는 창문 너머로 그들을 봤다. 그들의 옷을 봤다. 찢어진 옷. 헐어진 옷. 자국이 남은 옷들. 모두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과거의 상처를 품고 있는 옷들.

라나의 손이 다시 떨렸다. 이번에는 라나 자신도 무엇이 두려운지 알 수 없었다. 그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은 마음이 자신의 손을 망치는 것은 아닐까. 손가락 끝의 은색 빛이 저주의 진행 상황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자신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상처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인지.

혹은 완전히 다른 무언가인지.

라나는 손을 들었다. 손가락 끝의 빛이 이제는 분명히 보였다. 은색으로 반짝이는 그 빛. 그것이 무엇인지, 라나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이 하나 있었다.

자신의 손이 망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을 증명하는 방법이 이것이라는 것. 그리고 자신이 그것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

그 순간, 라나의 눈에 노엘의 모습이 떠올랐다. 노엘은 어디에 있을까. 왜 지금 나타나지 않을까. 손님들의 무리 속에 노엘이 있는 것은 아닐까. 라나는 손가락 끝의 빛을 통해 무언가를 감지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빛은 단지 빛일 뿐,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라나는 손을 내렸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들어오게."

다음 화 계속 보기 →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