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고본
셀레나의 손가락이 루이제의 팔을 잡아당겼다.
"이곳이 아닙니다. 더 안쪽으로."
숲은 저택 뒤편의 봄 정원보다 훨씬 더 깊고, 훨씬 더 어두웠다. 루이제는 셀레나를 따라 나뭇가지들 사이를 헤쳐나갔다. 발 아래 흙은 축축했고, 공기 속에는 피의 냄새가 배어 있었다. 이것이 사냥꾼들의 영역이었다.
에스테르의 위협이 아직도 귀에 맴돌고 있었다. '당신의 능력 때문에 가문이 무너질 것이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루이제는 손가락을 펴고 오므렸다.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감각이 쏟아져 내려왔다. 아모르의 목소리는 정원의 흙 아래에서 잠시 가라앉았지만, 루이제 몸 안의 것들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자신의 것인지, 저택의 것인지, 아니면 아모르의 것인지. 그 감정들이 뒤섞여 있었다. 누구의 두려움인지, 누구의 그리움인지 구분할 수 없는 감정들. 루이제는 그것들이 자신을 잠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다.
"여기입니다."
셀레나가 멈춰 섰다.
폐가였다. 돌과 나무로 만들어진 낡은 소사냥꾼의 오두막. 창은 모두 검게 칠해져 있었고,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루이제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저택에서 느껴본 냉정함과는 다른 무언가가 이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야성. 원시적인 욕망. 그리고 그 밑에 숨겨진 깊은 상처.
"레오님은 사냥 후에 돌아오십니다. 해가 질 때쯤."
셀레나의 목소리가 떨렸다.
"가주님께 들킬까 봐 무서워요. 하지만 부인님이라면... 형님과 가주님 사이의 무언가를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루이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셀레나가 왜 자신을 데려왔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것은 직관이 아니라 필요였다. 저택 안의 모든 것이 깨어나고 있었고, 가장 먼저 깨어나야 할 것은 버림받은 형의 그리움이었다.
"돌아가세요. 혼자 있겠습니다."
"부인님..."
"괜찮습니다."
루이제는 셀레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 속에는 이미 결정이 들어 있었다. 셀레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숲으로 돌아갔다.
오두막 안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벽에 붙은 사냥감의 가죽과 뼈들은 체계적으로 정렬되어 있었고, 바닥에는 최근에 불을 때운 흔적이 있었다. 레오는 자신의 삶을 거부당했지만, 그 삶을 정성스럽게 정리하고 있었다. 루이제는 손을 천천히 펴서 벽에 닿았다.
손가락 끝에서 감정이 흘러나왔다.
고독.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었다. 그 아래에는 무언가 따뜻한 것이 있었다. 가족에 대한 기억. 저택의 식탁. 카이의 옆자리. 그 모든 것이 버려진 것 같지만, 여전히 그리움으로 가슴을 채우고 있었다.
루이제는 눈을 감았다.
"오셨군요."
목소리는 갑자기였다. 루이제의 등 뒤에서 울려 퍼졌다. 그녀가 몸을 돌렸을 때,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오두막의 문 앞에 서 있었다. 카이와 같은 얼굴. 하지만 그 안의 것은 완전히 달랐다. 카이의 눈은 차가웠지만, 이 남자의 눈은 타오르고 있었다.
레오였다.
"당신이 저택의 신부?"
레오는 한 발 한 발 천천히 다가왔다. 마수의 움직임이었다. 사냥꾼의 걸음이었다. 루이제는 움직이지 않았다.
"네, 저는 루이제입니다."
"카이가 보냈나?"
"아니요."
레오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럼 누가?"
"저 자신입니다."
루이제는 천천히 손을 펴 보였다.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당신을 보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감정을 알고 싶었습니다."
레오는 멈춰 섰다. 그의 눈이 루이제의 손을 따라갔다.
"감정을 안다고?"
"네."
루이제는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이제 거리는 팔의 길이 정도였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은 버림받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그저...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레오의 몸이 경직되었다. 루이제는 계속했다.
"형이 필요합니다. 저희 가족이 필요합니다. 카이가 필요합니다."
"카이가?"
레오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네. 그는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인정할 수 없어서, 대신 당신을 버렸다고 스스로를 설득했습니다."
루이제는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오늘 저녁 저희 식탁에 와주시겠어요?"
레오는 루이제의 손을 바라봤다. 그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약한 손이었다. 인간의 손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 흐르는 감정은 마수의 그것보다 더 강했다.
레오의 손이 천천히 올라왔다.
그는 루이제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루이제의 감각이 폭발했다. 마수의 피부에 닿은 순간, 감정의 물결이 그녀를 집어삼켰다. 고독, 그리움, 분노, 그리고 그 모든 것 아래 깔린 사랑. 루이제의 몸이 흔들렸다. 세상이 한 번 흔들렸다. 오두막의 벽이, 땅이.
"가주 부인이 아닌 가족으로서 나를 초대해주셨군요."
레오가 말했지만, 루이제는 이미 그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었다. 정원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검은 흙이 갈라지고 있었다. 뿌리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무언가가 깨어나고 있었다.
루이제는 이것이 시작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저택을 깨우는 것의 진정한 시작. 감정 단절의 저주를 풀기 위한 첫 번째 열쇠.
하지만 그 대가는 이미 그녀의 몸에 새겨지고 있었다.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이 뒤섞이는 고통. 그것은 아직 시작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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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안 된다."
카이의 목소리는 얼음이었다.
루이제가 침실의 문을 닫고 그를 마주했을 때, 카이는 이미 자신의 결론에 도달해 있었다. 그의 몸은 침대 끝에 앉아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전쟁터에 나가 있었다.
"형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루이제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불가능하다. 레오는 가문을 떠난 자다. 그를 다시 들이는 것은 가문의 규율을 무너뜨리는 것과 같다."
"규율이 가족보다 중요합니까?"
"규율이 가족을 지킨다."
카이가 일어섰다. 그의 움직임은 완벽했다. 무릎을 구부리고, 등을 펴고, 시선을 마주하고. 모든 것이 계산된 완벽함이었다. 하지만 루이제는 알았다. 그 완벽함 아래에서 무언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당신의 감정 감지는 저택을 파괴할 것입니다. 이미 아모르가 깨어나고 있습니다. 만약 레오까지 돌아온다면, 더 많은 억압된 감정들이 해방될 것입니다."
"그것이 치유입니다."
루이제는 한 발 앞으로 나갔다.
"저택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감정을 억누르면서. 당신들은 모두 얼어붙은 채로 살고 있습니다. 규율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카이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것이 유일한 흔들림이었다. 루이제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카이의 팔에 닿았다.
감정이 쏟아져 나왔다.
책임감. 형에 대한 그리움. 가족을 지키려는 절박함. 그리고 그 모든 것 아래에 있는 무언가. 고독. 심연 같은 고독. 자신이 누군가를 위해 필요한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계속 책임만 지워지는 그 고독.
그것은 카이의 감정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루이제는 혼동했다. 그 고독이 자신의 것인지, 카이의 것인지. 그 책임감이 누구의 것인지. 두 감정이 뒤섞여 루이제의 정체성을 위협했다.
카이가 루이제의 손을 밀어냈다.
"건드리지 말아요."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이미 부서지고 있었다. 그의 눈이 루이제를 바라봤다. 그 눈 속에는 분노가 아니라 무너지는 것이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혼자였는지를 깨닫는 고통.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루이제는 한 발 물러섰다. 그리고 침묵 속에서 카이를 바라봤다. 카이는 돌아서서 창문을 향해 등을 돌렸다.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형을 초대합니다. 오늘 저녁.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루이제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은 절대 혼자가 아닙니다."
카이는 오랫동안 침묵했다. 창밖의 봄 정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루이제는 그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그 곧게 펼쳐진 등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숨을 쉬고 있었다. 무언가를 받아들이려고 애쓰고 있었다.
"당신을 지킬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카이가 마침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당신의 능력이 가문을 파괴한다면. 아모르가 깨어난다면. 그때 당신을 지킬 수 없을지도."
루이제는 카이의 말을 받아들였다. 그 말 속에 있는 두려움을, 그리고 그 두려움을 감수하려는 결연함을. 카이는 여전히 규율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그 규율을 깨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루이제는 그것을 느꼈다.
"그렇다면 함께 무너지겠습니다."
루이제가 대답했다. 카이는 천천히 돌아섰다. 그의 눈은 이미 루이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 속에는 거부가 없었다. 동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동요 아래에는 희망이라는 위험한 감정이 숨어 있었다. 그것은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감정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그것을 밀어낼 수 없었다.
카이의 입술이 움직였다. 말을 꺼내려다 멈추었다. 다시 시도했다. 그의 목이 울렸다. 마치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그것은 규율의 사람이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려는 순간이었다.
"네."
카이가 한 마디만 내뱉었다. 그것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항복이 아니라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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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준비는 셀레나가 주도했다. 루이제는 주방에서 벨린다를 찾아냈다. 시어머니는 요리 준비 중이었다. 그녀의 손은 여전히 정확했지만, 어딘가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시어머니, 레오가 저녁 식사에 참석하실 것입니다."
벨린다의 손이 멈췄다.
"무엇을 했습니까?"
"당신의 아들을 초대했습니다. 가주님의 형을 초대했습니다."
벨린다는 천천히 루이제를 바라봤다. 그 눈 속에는 분노가 아니라 두려움이 있었다.
"당신은 모릅니다. 레오를 버린 것은 카이가 아닙니다. 규율이 아닙니다. 우리입니다. 모두가. 그리고 그 결정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은 되돌릴 수 있습니다. 감정이 있다면."
루이제가 손을 펼쳤다.
벨린다는 그 손을 보고 있었다. 그 떨리는 손을. 그리고 그 안에 흐르는 것을. 오랫동안 침묵한 후, 벨린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동의가 아니라 항복이었다.
식탁에 앉을 때가 되었을 때, 저택은 조용해졌다. 카이는 이미 자리에 있었다. 벨린다도, 루시안도. 그들은 모두 침묵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레오가 들어왔을 때, 공기가 변했다.
그는 오두막의 레오가 아니었다. 그는 저택의 형이었다. 카르도스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눈은 타오르고 있었다.
카이와 레오가 마주쳤다.
몇 초가 지났다. 그것은 영원처럼 느껴졌다.
카이는 입을 열었다 다물었다. 한 번, 두 번. 그의 목이 움직였다. 마치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형."
카이가 마침내 말했다. 그 한 마디 속에는 몇 년의 침묵이 담겨 있었다. 그리움과 죄책감과 용서를 구하는 목소리. 루이제는 카이의 얼굴을 보았다. 차가운 가주의 얼굴이 무너지고 있었다. 그 아래에서 형을 그리워하던 어린 카이가 나타나고 있었다.
레오는 한 발 다가섰다. 그리고 멈췄다. 마치 이것이 꿈일까봐 두려워하는 듯.
"들어와도 되나?"
레오의 목소리는 작았다.
"네."
카이가 대답했다.
레오가 식탁에 앉았다. 그 순간, 저택 전체가 숨을 쉬는 듯했다. 루이제는 그 숨을 느꼈다. 저택의 모든 것이, 저택 아래 검은 흙 속의 모든 것이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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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가 끝나고, 레오가 저택을 떠나려 할 때였다.
복도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루이제를 막아섰다.
에스테르였다.
"당신이 뭘 했는지 아세요?"
에스테르의 목소리는 여전히 정중했지만, 그 안에는 독이 흐르고 있었다. 루이제는 한 발 물러섰다. 에스테르의 몸에서 나오는 감정이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두려움이 아니라 절망. 그리고 그 절망 아래 무언가 더 깊고 검은 것.
"당신의 능력 때문에 가문이 무너질 것입니다. 아모르가 깨어나면, 저주가 육체화되면, 카르도스는 끝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두려워합니까?"
루이제가 천천히 물었다. 에스테르의 얼굴이 일렁거렸다. 정중함의 가면이 미세하게 갈라지고 있었다.
"저는 가문을 지키려는 것입니다."
"아니요."
루이제의 손이 올라왔다. 에스테르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루이제의 손가락이 불규칙하게 떨렸다. 그 떨림 속에서 루이제는 감지했다. 에스테르의 표면적인 감정이 아니라, 그 아래에 깔려 있는 것. 비밀을 지키려는 절박함. 그리고 그 비밀이 밝혀질 때 자신이 무너질 것이라는 공포.
에스테르가 루이제의 손목을 잡았다. 마수의 힘이 흐르면서 루이제의 팔이 저렸다. 루이제의 손가락이 더욱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 떨림은 마치 저택 전체를 울리는 듯했다. 루이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눈앞이 아찔했다. 이것은 단순한 신체적 고통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감정이 그녀를 통해 폭발하려는 것이었다. 루이제는 혼동했다. 그것이 에스테르의 절망인지, 아모르의 분노인지, 아니면 자신의 두려움인지.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깨어남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루이제가 겨우 말을 내뱉었을 때, 저택 전체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벽이 울렸다. 바닥이 울렸다. 감정 단절의 저주가, 드디어 그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카이가 복도로 달려 나왔다.
"루이제!"
에스테르가 루이제를 놓았다. 루이제의 팔에는 이미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손가락의 경련도 계속되고 있었다. 카이는 루이제를 자신의 뒤로 끌어당겼다. 그의 몸이 루이제와 에스테르 사이에 놓였다.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에스테르?"
카이의 목소리는 차갑다 못해 위험했다.
에스테르는 웃음을 흘렸다. 그것은 절망의 웃음이었다.
"당신은 모릅니다, 가주님. 당신은 모릅니다.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것을 감춰왔는지. 당신의 아내가 무엇을 깨우고 있는지. 그 여자가 저주의 육체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것을."
"그렇다면 그것도 감수하겠습니다."
카이가 말했다. 루이제는 카이의 등을 보고 있었다. 그 등이 얼마나 곧게 펴져 있는지. 얼마나 많은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지.
"형이 돌아왔습니다. 루이제가 초대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카이가 에스테르를 바라봤다. 그의 눈 속에는 더 이상 의심이 없었다.
"가문을 떠나세요. 지금 당장."
에스테르의 입이 벌어졌다. 마지막으로 뭔가 말하려 했지만, 카이의 눈 속에 있는 것을 본 순간 그것을 포기했다.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이었다. 마수의 주인으로서의 확정된 의지였다.
에스테르가 몸을 돌렸다. 그의 발소리가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고, 저택의 문이 닫혔다. 그 닫히는 소리는 무언가의 끝을 알리는 것 같았다.
침묵이 흘렀다.
카이가 천천히 루이제를 바라봤다. 그의 눈이 루이제의 팔의 자국을 본다. 그 자국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이 변했다. 분노가 아니었다. 후회였다. 그리고 그 후회 아래에는 다짐이 있었다.
"상처가 납니까?"
"표면 상처입니다."
루이제가 대답했다. 하지만 그녀의 팔은 여전히 따끔거리고 있었고, 손가락의 경련도 계속되고 있었다. 그것은 표면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에스테르의 마수의 힘이 내부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루이제는 그것을 느꼈지만 말하지 않았다.
"거짓을 말하지 마세요."
카이가 루이제의 팔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그의 손이 따뜻했다. 마수의 손이 이렇게 따뜻할 수 있다는 것에 루이제는 놀랐다. 카이의 손가락이 그녀의 팔 위를 천천히 따라갔다. 상처 위에서, 아래에서, 그 주변에서. 그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통증이 조금씩 누그러들었다.
"저는 당신을 지켜야 합니다. 당신이 가문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 자신을 위해서."
"가주님—"
"카이입니다."
카이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제 차갑지 않았다.
"저는 더 이상 거부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깨우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당신을 지킬 테니까."
---
밤이 깊어졌다.
루이제는 침실의 창가에 서 있었다. 저택 뒤편의 봄 정원이 보였다. 정원은 여전히 어둠 속에 있었지만, 그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손가락이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루이제는 손을 펼쳤다. 그 손 위에는 아직도 에스테르의 손가락 자국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중요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루이제의 손은 더 이상 그 통증에만 집중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는 곳.
정원 아래, 검은 흙 속.
거기서 누군가가 깨어나고 있었다.
루이제는 느꼈다. 정원의 흙이 갈라지는 것을. 그 갈라진 틈에서 뿌리가 움직이는 것을. 식물의 줄기들이 흙을 헤치고 올라오려는 것을. 저택의 벽이 미세하게 울리는 것을. 그것이 단순한 저주가 아니라는 것을. 감정 단절의 저주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누군가라는 것을.
"아모르."
루이제가 창에 손을 대고 중얼거렸다.
"나는 여기 있습니다. 계속 깨어나세요. 내가 당신을 맞이하겠습니다."
정원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것은 바람이 아니었다. 그것은 누군가의 숨이었다. 깊고 오래된 수면에서 깨어나는 누군가의 첫 숨. 하지만 동시에 루이제는 알았다. 그 깨어남이 얼마나 고통스러울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자신을 통해 흐를 때 자신이 얼마나 위험해질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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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루이제는 발견했다.
봄 정원의 검은 흙 위에 새로운 것이 솟아났다.
그것은 싹이었다.
루이제는 정원으로 내려갔다. 흙을 밟으면서 느껴지는 온기. 그 위에 솟아난 초록색 싹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루이제는 그것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만졌다. 싹의 표면은 차갑고 매끈했지만, 그 안에는 뜨거운 생명력이 흐르고 있었다. 루이제의 손가락이 떨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통이 아니었다. 그것은 응답이었다. 아모르가 자신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
카이가 그녀의 옆에 섰다.
"정원이 깨어나고 있습니다."
루이제가 말했다. 손가락을 싹에서 천천히 떼면서.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것도."
카이는 루이제를 바라봤다. 그의 눈 속에는 이제 거부가 없었다. 오직 수용만 있었다. 그리고 그 수용 아래에는 새로운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루이제를 밀어내는 두려움이 아니라, 루이제를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두려움이었다. 그것은 사랑의 두려움이었다.
"당신이 이것을 할 수 있습니까?"
"모릅니다."
루이제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혼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가 함께이기 때문입니다."
카이는 루이제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차갑지 않았다. 그것은 살아 있었다. 온기가 흐르고 있었다. 루이제는 그 온기를 느꼈다. 마수의 손이 이렇게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을.
저택의 어딘가에서, 레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이 저택에서 오랫동안 들리지 않았던 소리였다.
가족의 소리였다.
하지만 정원 아래에서는 여전히 무언가가 깨어나고 있었다. 그것은 웃음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아픔의 결정화였다. 감정 단절의 저주 그 자체였다. 루이제는 느꼈다. 그 깨어남이 자신의 몸을 통해 흐르려 한다는 것을. 자신의 정체성을 잠식하려 한다는 것을.
루이제의 손가락이 다시 떨렸다.
이번에는 더 강했다. 이번에는 루이제는 알았다. 그것이 경고라는 것을. 그리고 동시에 초대라는 것을. 아모르가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부름에 응할 때, 루이제는 더 이상 루이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