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퇴고본

새벽 햇살이 침실의 레이스 커튼을 통해 흘러들었다. 루이제는 눈을 떴다. 천장의 금박 장식이 희미하게 빛났다. 어제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초상화, 그리움, 죄책감, 그리고 자신의 손.

침대 옆 의자에서 셀레나가 자고 있었다. 어깨가 규칙적으로 오르내렸다. 루이제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손가락이 떨렸다. 차갑고 창백한 손. 그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철렁했다.

저택의 상처가 자신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것 같았다.

루이제는 손을 주먹으로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그 행동조차 낯설었다. 이 몸은 누구의 것인가. 이 손은 누구의 손인가. 웹소설 속 루이제 백작부인의 손인가, 아니면 전생에서 자신의 손인가.

"루이제님?"

셀레나가 일어났다. 잠에서 깬 얼굴이 부드러웠다. 눈을 비비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안녕하세요. 저... 주무셨어요?"

"응, 잘 자줬어. 고마워."

루이제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셀레나 안의 것들이 밀려들었다. 충성심, 그리고 그것 아래 깔린 두려움. 이 여인이 자신을 돕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가문의 규율을 어기는 것이 두렵다는 것. 그 감정의 온도가 손끝으로 전해졌다.

루이제는 눈을 감았다. 호흡이 얕아졌다.

"오늘 뭘 해야 돼?"

셀레나가 물었다. 루이제는 침착함을 다시 모았다. 능력을 쓰고 나면 항상 이렇게 맑아졌다. 마치 누군가의 감정으로 자신의 것을 덮어씌운 후 다시 벗겨내는 것처럼.

"식사 시간?"

"네, 곧 아침 식사 시간입니다. 부인께서는... 응접실에서 아침을 드시는 게 전례입니다."

"혼자?"

"네. 가문의 모든 분들이 각자의 시간에 식사하십니다."

루이제는 창밖을 바라봤다. 저택의 정원이 보였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은 회색의 땅. 마치 저택의 마음처럼.

---

응접실은 침침했다. 거대한 식탁에 놓인 음식은 모두 흰색이거나 회색이었다. 우유, 흰 식빵, 회색 치즈. 아무것도 색이 없었다. 루이제는 의자에 앉았다. 벨린다가 이미 식탁의 반대편에 앉아 있었다.

시어머니는 신문을 읽고 있었다. 루이제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잘 주무셨나요?"

루이제가 먼저 말을 걸었다. 벨린다는 신문의 한 페이지를 천천히 넘겼다.

"신부가 자신의 일상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 가문의 규율 안에서 움직이면 되는 것이다."

"아, 그렇군요."

루이제는 우유잔을 들었다. 잔 안에 자신의 얼굴이 흔들렸다.

"가문의 신부로서 갖춰야 할 것들이 있다."

벨린다가 신문을 내렸다. 그녀의 눈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감정을 드러내지 말 것. 규율을 어기지 말 것. 가문의 명예를 지킬 것. 이것이 신부의 의무다."

루이제는 벨린다를 바라봤다. 그 순간, 그것이 터졌다.

벨린다의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것들. 공포, 외로움, 자책감. 그것들이 루이제의 가슴 안으로 밀려들었다. 이 여인은 누군가를 잃었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손실이 얼마나 깊은지는 느껴졌다. 벨린다는 감정을 억누르고 억누르다가 결국 마음 전체를 얼려버렸다. 그렇게 해야만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루이제의 눈이 맺혔다.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려왔다. 손가락이 경련했다. 시각이 일렁거렸다.

벨린다가 신문을 내렸다. 그녀의 눈이 루이제를 향했다. 그 눈에 놀라움이 떠올랐다.

루이제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대신 벨린다를 똑바로 바라봤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루이제가 말했다. 목소리는 떨렸다.

"누군가를 잃었다는 것, 저도 알아요. 그 슬픔이 얼마나 무거운지, 저도 느껴요. 당신이 그것을 혼자 짊어질 필요는 없어요."

벨린다의 몸이 경직됐다. 신문이 그녀의 손에서 떨어지려 했다. 그녀는 서둘러 신문을 다시 집어 들었지만, 그 손은 계속 떨렸다. 종이가 바스락거렸다.

"신부?"

벨린다가 물었다. 목소리는 여전히 차갑지만, 그 아래 무언가가 갈라지고 있었다.

"규율이 엄격할수록 가문이 강하다. 이것을 기억하라."

벨린다가 신문을 들었지만, 그녀는 더 이상 글자를 읽지 않았다. 루이제는 그것을 알았다. 벨린다의 눈이 신문의 같은 부분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이 계속 떨리고 있었다.

---

저녁이 되었을 때, 루이제는 복도를 걷다가 누군가와 마주쳤다. 나이 많은 남자였다. 은색 머리, 침착한 얼굴. 그의 눈이 루이제를 관찰했다.

"신부께서 저택을 둘러보고 계신가?"

"네, 저... 길을 잃었어요."

"나는 루시안이다. 가문의 고문관이다."

루시안은 루이제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의 움직임은 정확했고, 계산된 것 같았다.

"신부께서 어제 초상화 앞에서 실신했다고 들었다."

루이제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저... 그건..."

"괜찮다. 비밀이 아니다. 나도 알고 있다."

루시안의 눈과 루이제의 눈이 만났다. 그 순간, 루이제는 느꼈다. 이 남자는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는 것을.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루시안의 감정은 더 복잡했다. 보호하려는 마음 아래 깔린 무언가. 루이제는 그것을 감지했지만, 아직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당신... 알고 있어요?"

"많은 것을 안다. 그리고 당신도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

"조심해야 한다고요?"

루시안은 루이제의 팔을 살짝 잡았다. 그 터치는 따뜻했다. 동시에 루이제의 피부에 미세한 진동이 전해졌다. 마치 누군가의 울음이 피부 아래를 타고 흐르는 것처럼.

"가문에는 비밀이 있다. 그 비밀은 어두운 것이고, 깊은 것이다. 당신의 능력이 그것을 드러낼 수도 있다. 하지만 드러나기 전에 당신은 먼저 자신을 지켜야 한다."

"제 능력이 뭐라고..."

"나중에 설명하겠다. 지금은 저녁 식사 시간이다."

---

저녁 식탁에는 카이가 앉아 있었다. 루이제가 의자에 앉자 그는 신문을 내렸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냉정했지만, 루이제는 이제 그 냉정함 뒤에 뭐가 있는지 알았다.

"식사하면서 말을 거는 것은 가문의 규율에 어긋난다."

"알겠습니다."

루이제는 포크를 들었다. 음식은 회색 고기와 흰 감자였다.

하지만 그녀는 카이를 바라봤다. 그의 턱이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나이프를 쥐고 있었다. 그의 눈이 접시를 향해 있었지만, 실제로는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루이제는 능력을 사용했다.

카이 안의 것들이 터져 나왔다. 책임감, 무거운 책임감. 가문을 지켜야 한다는 것, 저주를 이겨내야 한다는 것, 신부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아래에 깔린 것—혼자라는 감각, 누군가에게 필요하고 싶다는 갈망, 그리고 자신은 그럴 자격이 없다는 확신.

루이제의 호흡이 얕아졌다. 손가락이 포크를 쥔 채 경련했다.

"신부."

카이가 말했다.

"네?"

"어제 밤에 셀레나가 당신 옆에서 잤다고 들었다."

"네, 저... 무서워서요."

카이의 턱이 더욱 팽팽해졌다.

"가문의 신부는 두려움을 드러내지 않는다."

"알겠습니다."

루이제는 감자를 자르며 말했다. 손이 떨렸다.

"하지만 저는... 아직 신부가 아닌 것 같아요. 아직 이 저택이 낯선 것 같고, 당신들도... 낯선 것 같고."

침묵이 흘렀다. 포크와 나이프가 접시를 긁는 소리만 들렸다.

"낯선 것은 적응의 문제다."

카이가 말했다.

"그렇다면... 저를 적응시켜 주실래요?"

루이제가 물었다. 카이의 눈이 루이제를 향했다. 그 눈 안에 뭔가가 흔들렸다. 루이제는 그것을 느꼈다. 카이도 혼자라는 것을. 카이도 누군가에게 필요하고 싶다는 것을.

"가문의 규율 안에서만."

카이가 말했다.

---

밤중이었다. 루이제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셀레나는 자고 있었다. 루이제는 복도로 나갔다.

저택이 다르게 보였다. 밤이 되니 더욱 차갑고, 더욱 어두웠다. 벽이 더욱 높아 보였고, 천장이 더욱 낮아 보였다. 마치 저택이 루이제를 집어삼키려 하는 것 같았다.

루이제는 계단을 내려갔다. 아래층으로, 또 아래층으로. 저택의 구조는 이상했다. 모두가 수직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서로를 만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처럼.

그리고 그곳에 있었다.

저택의 맨 아래층에 봉인된 문이 있었다. 검은 문.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 그 문 앞에서 루이제는 멈췄다.

그 문 안의 감정이 느껴졌다. 어둡고, 무겁고, 억압된. 누군가의 절망이 그 문 뒤에서 울고 있었다.

루이제는 손을 들었다.

"당신은 그곳에 가면 안 된다."

카이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루이제는 깜짝 놀라 돌아섰다. 카이는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그의 눈은 검었다.

"저... 미안해요. 길을 잃어서..."

"거짓말을 하지 마라."

카이가 다가왔다.

"그곳은 가문의 비밀이다. 그리고 당신은 그곳에 가지 말아야 한다. 당신의 목숨을 위해서도, 그리고 가문을 위해서도."

"왜죠? 그곳에 뭐가..."

"묻지 마라."

카이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하지만 루이제는 여전히 그 아래의 것을 느꼈다. 공포, 비밀, 그리고 보호하고 싶은 마음. 카이의 손이 루이제의 팔을 잡았다. 그 손이 떨리고 있었다.

"당신의 능력이 그곳을 감지할 수 있다는 걸 나도 안다. 하지만 감지하지 마라. 알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루이제는 카이의 눈을 마주쳤다. 그 순간, 그의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루이제의 귀에서 음파가 울렸다. 마치 누군가의 비명 같은. 피부에 미세한 진동이 흐르기 시작했다. 루이제는 자신의 손가락이 저리는 것을 느꼈다. 카이의 공포가 그렇게 강했다.

루이제는 계단으로 향했다. 카이는 그녀를 붙잡지 않았다. 대신 뒤에서 말했다.

"아침이 오기 전에 침실로 돌아가라."

---

침실로 돌아온 루이제는 침대에 누웠다. 셀레나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루이제는 천장을 바라봤다.

손가락이 계속 저렸다. 마치 누군가의 울음이 그 안에 갇혀 있는 것처럼. 루이제는 손을 펼쳤다. 차갑고 창백한 손. 그 손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녀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가슴이 철렁했다. 벨린다의 외로움이 남아 있었다. 카이의 공포가 남아 있었다. 루이제는 누구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자신의 감정이 어디서 끝나고 타인의 감정이 어디서 시작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아침이 왔을 때, 루이제는 여전히 깨어 있었다. 눈 아래에 검은 그림자가 졌다. 신체는 피로했고, 정신은 흔들렸다.

---

**아침 식탁.**

식당은 거대했고, 차가웠다. 긴 테이블의 한쪽 끝에 벨린다가 앉아 있었고, 다른 한쪽에 카이가 앉아 있었다. 루이제는 그 중간쯤에 자리를 잡았다. 거리가 어마어마했다.

루시안이 나타났다. 회색 수염의 노인. 그는 식당 한쪽 구석에서 나왔다. 루이제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루시안은 이미 그녀를 관찰하고 있었다.

"신부가 밤샜나 보군요."

"아, 네... 시차 때문에..."

"시차. 맞습니다."

루시안이 웃음을 지었다. 진정한 웃음이 아니었다.

벨린다가 루시안을 노려봤다.

"고문관께서 식사 시간에 나타나는 것은 이례적인데요."

"가주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려 했습니다."

루시안은 벨린다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 동작은 부드러웠지만, 루이제는 그 아래를 느꼈다. 존경. 그리고 두려움. 벨린다는 단순한 시어머니가 아니었다.

"신부님께도 인사를 드려야겠군요. 이제 당신은 가문의 일부입니다."

루시안이 루이제에게 다가왔다. 가까워질수록 루이제는 뭔가를 느꼈다. 호의였다. 하지만 동시에 경고였다.

"가문의 일부가 되려면, 먼저 가문을 이해해야 합니다."

루시안의 눈이 루이제의 눈과 만났다.

"이해한다는 게 무엇입니까?"

카이가 물었다. 루시안은 카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가주께서 이미 아실 것입니다. 우리 가문은 단순한 마수 가문이 아닙니다."

침묵이 흘렀다. 포크가 접시에 닿는 소리만 들렸다.

"루시안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나도 모르겠습니다만, 신부는 가문의 규율을 배우면 충분합니다."

벨린다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칼날 같았다.

루이제는 벨린다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 순간이 왔다.

강렬했다. 폭발적이었다.

벨린다의 감정이 루이제를 덮쳤다. 외로움. 끝없는 외로움. 그리고 그 안에 깊숙이 박혀 있는 자책감. 죄책감. 누군가를 잃어버린 슬픔.

루이제의 숨이 멎었다. 포크를 떨어뜨렸다. 시각이 일렁거렸다. 손가락이 테이블 위에서 경련했다.

"신부?"

카이가 물었다.

"저... 괜찮습니다. 그냥..."

루이제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벨린다의 감정이 자신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저 여인은 왜 이렇게 혼자인가. 왜 이렇게 무거운 짐을 혼자 지고 있는가.

루이제는 벨린다를 바라봤다.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당신은 정말 혼자가 아니에요."

루이제의 목소리가 식당을 가로질렀다.

"누군가를 잃었다면, 그 슬픔을 혼자 짊어질 필요는 없어요. 저는 그것을 느껴요. 당신의 모든 것을 느껴요."

벨린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의 손이 포크를 쥐고 있던 손이 떨렸다. 포크가 접시에 부딪히는 소리가 식당을 울렸다.

"신부?"

벨린다가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얇았다. 처음으로 루이제는 벨린다의 목소리에서 감정을 들었다.

"규율이 엄격할수록 가문이 강하다. 이것을 기억하라."

벨린다가 일어섰다. 그녀는 식탁을 떠났다. 그 손이 계속 떨리고 있었다.

루시안이 루이제를 바라봤다. 그의 눈에는 확인의 빛이 있었다.

"가주께서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감정은 통제되어야 합니다."

루시안이 말했다.

"하지만 저희 가문에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 이는 가문에 불필요한 자입니다."

카이가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루이제는 그의 손이 테이블 아래에서 주먹을 쥐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가문을 위해서, 그런 이들을 제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루시안이 물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라는 건가요?"

카이가 물었다. 루시안은 카이를 향해 미소지었다.

"가주께서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이들을 격리해 왔습니다."

격리. 그 단어가 루이제의 머리에 울렸다. 지하실. 봉인된 문. 그곳에 누군가가 격리되어 있다는 뜻인가.

"이제 충분합니다. 고문관께서는 당신의 자리로 돌아가세요."

카이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명령이었다.

루시안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떠나기 전에 그는 루이제를 한 번 더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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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루이제의 침실.**

루이제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셀레나가 옆에 앉아 있었다. 루이제의 호흡은 얕았고, 손가락은 계속 경련했다.

"신부님, 괜찮으세요?"

"네... 그냥 피곤해서..."

루이제는 거짓말을 했다. 그녀는 벨린다의 감정으로 인해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벨린다의 외로움이 루이제의 외로움이 되어 버렸다. 전생의 기억이 흔들렸다. 이 몸의 기억도 흔들렸다. 루이제는 누구인가. 어느 쪽이 진짜인가. 손끝이 저렸다. 피부 아래에서 누군가의 감정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셀레나, 나에게 말해 줄 수 있어?"

루이제가 물었다.

"뭘요?"

"이 저택에 대해서. 가문에 대해서."

셀레나는 침묵했다.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신부님, 그런 질문을 하시면..."

"위험한가?"

셀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모르는 게 많아요. 하지만 알 수 있는 건... 이 저택은 행복한 곳이 아니라는 거예요. 모두가 혼자고, 모두가 두려워해요."

"뭘 두려워해?"

"저주를... 저주를 두려워해요. 예전에는 가문이 따뜻했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저주가 내려진 후로는... 모두가 감정을 버렸어요. 감정을 버리면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데 그게 작동하나?"

"아니요."

셀레나의 목소리가 매우 작아졌다.

"더 악화되고 있어요. 감정을 버릴수록, 가문은 더 차갑고, 더 외로워져요."

루이제는 천장을 바라봤다. 감정을 버린다. 그것이 카르도스 가문의 방식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작동하지 않는다. 대신 더 깊은 절망만 쌓여간다.

"저택 아래층에... 뭔가 있나?"

셀레나의 몸이 경직됐다.

"신부님, 그곳은..."

"뭔가 있구나."

루이제가 말했다.

"누군가 거기 있어?"

"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밤마다 소리가 들려요. 울음소리 같은..."

---

**저녁. 복도.**

루이제는 복도를 걸었다.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루시안을 찾아서.

그리고 찾았다.

루시안은 도서관 입구 앞에 서 있었다. 마치 루이제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신부님, 이쪽으로 오세요."

루시안이 말했다.

루이제는 따라갔다. 도서관 안에는 책이 가득했다. 오래된 책들. 먼지가 소복이 앉아 있는 책들.

루시안은 루이제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감정을 루이제에게 노출했다. 먼저 따뜻함. 보호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아래 깔린 두려움. 가문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감정.

루이제는 그것을 감지했다. 귀에서 음파가 울렸다. 마치 누군가의 비명 같은. 손가락이 루시안의 손을 더 강하게 쥐었다. 피부에 미세한 진동이 흐르기 시작했다.

"느껴지나요?"

루시안이 물었다.

"네... 당신의 감정이... 귀에서 울려요. 피부가..."

"이것이 우리 가문의 특성입니다. 마수는 감정이 극도로 강합니다. 같은 감정을 느낀 마수들이 가까워지면, 감정이 증폭됩니다. 우리는 이를 '공명'이라고 부릅니다."

루시안이 루이제의 눈을 바라봤다.

"당신은 반대입니다. 당신은 감정을 받아내고, 그것을 드러냅니다. 당신은 공명을 역전시킵니다."

"역전?"

"네. 당신의 능력은 억압된 감정을 표면으로 끌어올립니다. 마수들이 감춘 감정을 드러나게 합니다."

루시안이 루이제의 손을 놓았다.

"그것이 위험한 이유입니다. 만약 당신이 가문의 비밀을 감지하게 되면, 모든 것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가문의 멸망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왜 여기 있는 거죠?"

"그것이 좋은 질문입니다."

루시안이 미소지었다.

"당신이 여기 있는 이유는, 당신이 가문을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밀로 죽어가는 가문을 말이에요."

루시안은 루이제를 더 깊숙이 도서관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루이제는 더 이상 따라가지 않았다.

"지하실에 있는 것은?"

루이제가 물었다.

루시안의 얼굴이 경직됐다. 그는 루이제의 눈을 직접 마주치지 않았다.

"아직은 시간이 아닙니다."

루시안이 말했다.

"당신이 더 강해져야 합니다. 당신의 정체성이 더 확고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곳의 감정이 당신을 집어삼킬 것입니다."

"누가 있어요? 그곳에?"

루시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루이제의 손을 다시 잡았다.

"당신을 보호하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편입니다. 하지만 당신도 현명해야 합니다."

"루시안."

카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루이제와 루시안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카이는 도서관 입구에 서 있었다. 그의 눈은 검었다. 그의 몸 전체가 긴장으로 팽팽했다.

"고문관께서 신부와 사적으로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데요."

"가주께서 의심하시나요?"

루시안이 물었다.

"의심이 아닙니다. 사실입니다."

카이가 다가왔다.

"신부는 가문의 규율을 배워야 합니다. 가문의 역사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규율만으로는 이 가문을 구할 수 없습니다."

루시안이 말했다.

"고문관께서 말이 많으시네요."

카이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지만, 루이제는 그 아래를 느꼈다. 두려움. 카이도 두려워하고 있었다. 루시안과 루이제가 함께 있는 것이 두렵다는 것을.

"신부, 나가세요."

카이가 루이제를 향해 말했다.

"하지만..."

"나가세요."

루이제는 일어났다. 도서관을 나갔다. 하지만 문을 닫지 않았다. 그녀는 복도에서 들었다.

"당신은 그녀를 조종하려는 건가요, 루시안?"

"아닙니다. 나는 그녀를 보호하려 할 뿐입니다."

"보호. 그건 내 역할입니다."

"가주께서 그녀를 보호할 수 있나요?"

침묵이 흘렀다.

"그렇다면 더욱 위험합니다. 만약 당신이 그녀를 가문의 비밀로부터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것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라는 건가요?"

"그녀를 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녀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녀가 가문의 감정에 잠식되지 않습니다."

"그건 너무 위험합니다."

"네, 위험합니다. 하지만 더 위험한 것은 그녀가 무방비 상태로 남는 것입니다."

---

**밤. 침실.**

루이제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셀레나는 자고 있었다. 루이제는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차갑고 창백한 손.

그 손이 벨린다의 감정을 만졌다. 벨린다의 외로움과 죄책감을 느꼈다.

그 손이 루시안의 손을 만졌다. 루시안의 간절함을 느꼈다.

그 손이 카이의 감정을 감지했다. 카이의 책임감, 두려움, 그리고 보호하고 싶은 마음을.

루이제는 손을 펼쳤다. 그리고 그 순간, 손에서 옅은 빛이 흘러나왔다. 마치 금빛 같은. 그것이 루이제의 능력의 시각적 표현인 것 같았다.

손가락이 저렸다. 마치 누군가의 감정이 그 빛 안에 갇혀 있다가 빠져나가려는 것처럼.

침실의 문이 열렸다. 누군가가 들어왔다.

"루이제."

그것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루이제는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는 젊은 여성이 서 있었다. 루이제와 같은 나이쯤 되어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깊고, 그녀의 표정은 차갑고, 그녀의 몸에서는 독이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당신은... 누세요?"

루이제가 물었다.

"나는 에스테르. 카이의 사촌이자, 이 가문의 수호자야."

에스테르가 미소지었다. 그것은 아름다운 미소였다. 하지만 그 아래는 얼음이었다.

"당신이 우리 가문에 가져온 변화가 흥미롭군. 벨린다가 눈물을 흘렸다고 들었어.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감정이야."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루이제가 말했다.

"아, 하지만 당신은 이미 충분히 했어.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해. 당신의 능력만으로도 충분해."

에스테르가 다가왔다. 그녀의 발걸음은 우아했지만, 루이제는 그 아래의 위협을 느꼈다.

"당신이 계속 이렇게 하면, 이 가문의 모든 비밀이 드러나게 돼. 그리고 그때가 되면, 이 가문은 끝이야."

"그렇다면 이 가문은 비밀로만 유지되는 건가요?"

루이제가 물었다.

"정확해. 그리고 나는 그 비밀을 지키는 자야. 당신이 그 비밀을 드러내려고 한다면..."

에스테르의 손에서 무언가가 흘러나왔다. 검은 연기. 독. 마수의 본능. 루이제의 피부가 저렸다. 호흡이 얕아졌다.

"나는 당신을 막아야 해. 어떻게든."

에스테르가 루이제에게 가까워졌다.

그 순간, 침실의 창문이 열렸다.

누군가가 들어왔다. 그것은 남성이었다. 긴 검은 머리, 야생적인 눈, 사냥꾼의 본능.

"누가 감히 내 형수에게 손을 대려고?"

그 남성이 말했다. 그것은 레오였다. 버림받은 사냥꾼 형. 그는 어두운 곳에서 나타났고, 에스테르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레오. 당신이 여기 있을 리가 없는데?"

에스테르가 놀라며 말했다.

"내 형수가 위험에 처했다는 걸 느껴서. 형제의 본능이야."

레오가 에스테르를 노려봤다.

"당신은 물러나야 해. 지금 바로."

"그럴 리 없지. 내가 여기 온 이유는..."

"내가 말했잖아."

레오의 눈이 붉게 빛났다. 마수의 사냥 본능이 깨어났다.

"물러나."

에스테르는 침실을 나갔다. 하지만 떠나기 전에 루이제를 향해 한 번 더 바라봤다. 그 눈 안에는 명확한 위협이 있었다.

침실이 고요해졌다.

레오가 루이제를 바라봤다.

"괜찮으세요, 형수님?"

"네... 감사합니다."

루이제가 말했다.

"그런데 당신은... 왜 여기 있어요?"

"나도 모르겠어요. 그냥... 당신이 위험하다는 걸 느껴서."

레오가 창문 근처에 앉았다.

"이 저택에서는 조심해야 해요. 모든 것이 표면 아래에 숨어 있거든."

"그렇다면... 지하실에 있는 것도?"

레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왜 그 얘기를 해요?"

"누가 있어요? 그곳에?"

"저는... 말할 수 없어요."

레오가 일어났다.

"하지만 당신에게 말해 주고 싶어요. 당신이 그곳에 가면 안 된다는 걸. 당신이 그곳을 감지하면 안 된다는 걸."

"왜죠?"

"왜냐하면 그곳에는 모든 것이 있거든. 모든 비밀이, 모든 고통이, 모든 사랑이. 그것들이 한곳에 갇혀 있어요. 그리고 당신이 그곳을 열면... 모든 게 끝나버릴 거야."

레오가 창문으로 나가려 했다.

"기다려요. 레오."

루이제가 말했다.

레오가 멈췄다.

"당신도 그 비밀에 갇혀 있어요? 가문에 버림받았다고 들었는데..."

"네. 나도 그 비밀의 일부예요. 우리 모두가 그래요. 이 저택의 모든 사람이."

레오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

**새벽. 침실.**

루이제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셀레나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루이제의 손에서 금빛이 희미하게 빛났다. 그 빛이 떨렸다. 마치 루이제의 정체성처럼.

그 순간, 복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빠르고 다급한 발걸음. 여러 명이 움직이는 소리.

루이제는 일어났다. 침실의 문을 열었다.

복도에는 카이와 루시안이 있었다. 그들은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카이의 얼굴은 창백했고, 루시안의 얼굴은 긴장되어 있었다.

"지하실의 문이 열렸습니다."

루시안이 말했다.

"그럴 리 없다."

카이가 말했다.

"하지만 감시자들이 보고했습니다. 쇠사슬이 풀렸다고."

루이제는 숨을 멈췄다. 지하실의 문이 열렸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곳에 있는 누군가가 탈출했다는 뜻인가.

카이는 루이제를 발견했다. 그의 눈이 루이제를 향했다.

"당신은 침실로 돌아가세요."

"하지만..."

"지금 바로."

카이가 계단을 내려갔다. 루시안도 따라갔다. 루이제는 복도에 남겨졌다.

그 순간, 아래층에서 무언가가 울렸다. 인간의 울음소리가 아닌 다른 무언가. 마수의 울음. 절망과 해방이 섞인 울음. 그것이 루이제의 가슴을 꿰뚫었다.

루이제는 계단으로 향했다.

"돌아가세요!"

카이의 목소리가 아래층에서 들렸다.

하지만 루이제는 계단을 내려갔다. 한 층, 또 한 층. 아래로, 계속 아래로. 그 울음소리를 따라.

그리고 마침내 그곳에 도달했다.

지하실. 봉인된 문. 쇠사슬이 풀려 있었다. 문이 열려 있었다.

그 문 안에서 흘러나오는 감정이 루이제를 덮쳤다. 절망, 고통, 그리고 그것 아래 깔린 뭔가. 루이제는 무릎을 꿇었다. 호흡이 끊겼다. 손가락이 경련했다.

누군가가 그곳에서 나왔다.

그것은 여성이었다. 루이제와 같은 얼굴. 루이제와 같은 눈. 하지만 그녀의 눈은 광기로 가득 차 있었다.

"안녕, 루이제."

그 여성이 말했다.

"나는 너의 또 다른 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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