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눈을 떴을 때 천장이 낯설었다.

백색 천이 침대 위로 드리워져 있었고, 그 사이로 새어드는 빛이 창백했다. 루이제는 손을 들어 그것을 확인하려 했지만, 손이 자신의 손이 아니었다. 더 길고, 더 하얀 손. 손가락 끝이 차갑고 반투명하게 빛났다.

심장이 요란하게 뛰기 시작했다.

침대에서 일어났다. 침실은 회색 돌로 지어진 거대한 방이었다. 침대, 옷장, 거울—모두 제 자리에 있었지만, 아무것도 따뜻하지 않았다. 벽은 밤색 무늬가 있는 차가운 돌이었고, 창밖으로는 아직 어둠이 남아 있었다. 거울로 다가갔다.

거울 속의 얼굴은 자신이 아니었다.

은빛으로 빛나는 긴 머리, 창백한 피부, 검은 동공. 마수의 얼굴이었다. 거울을 만졌다. 손가락이 냉기를 전했다. 체온이 현저히 낮았다. 숨을 내쉬면 하얀 김이 피어올랐다.

'이건... 무슨 일이야?'

기억이 밀려들었다. 웹소설을 읽다가 잠든 것. 그리고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그 이후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두 개의 기억이 겹쳐 있었다. 고등학교 때 일들, 회사 일들—그리고 동시에 다른 기억들도. 마수 가문에 대한 기억. 정략 결혼. 카르도스 가문의 저택에 도착한 날.

이것은 빙의였다. 확실히 알았다. 소설 속처럼, 자신은 이 마수 신부의 몸으로 빙의했다.

침실의 문이 열렸다.

벌떡 일어났다. 들어선 남자는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검은 동공, 창백한 얼굴. 카이였다. 직관적으로 알았다.

"아침이 늦었다," 카이가 말했다. 목소리에는 감정이 없었다. "오늘 오후에 어머니를 뵙는다. 준비하라."

그는 루이제를 보지 않았다. 진정으로 보지 않았다. 눈길이 그녀를 지나갔다. 공기를 보는 것처럼.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카이는 이미 돌아서고 있었다.

"잠깐—"

카이의 발이 멈췄다. 하지만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의 등을 봤다. 등 뒤로 무언가가 흘렀다. 감정. 얼굴에는 드러나지 않는 감정. 책임감? 외로움? 무거움?

가슴이 철렁했다.

"알겠습니다," 속삭였다.

카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나갔다.

한동안 그의 등이 있던 자리를 봤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순간적으로, 매우 선명하게, 그 남자의 감정이 자신에게 닿아 있는 것 같았다. 무게감 있는, 차갑지만 외로운 감정.

그것이 시작이었다.

---

저택 투어는 악몽이었다.

셀레나라고 불리는 시종이 루이제를 이끌었다. 중년의 여인으로, 얼굴에 주름이 많지만 눈은 따뜻했다. 인간이었다.

"이쪽이 응접실입니다," 셀레나가 말했다. "가족 모임이 있을 때 사용되는 곳이죠. 물론... 요즘은 자주 사용되지 않습니다."

응접실은 넓고 차갑고 텅 비어 있었다. 검은 소파들이 서로 등을 맞대고 있었다. 가족이 아닌 적처럼. 벽에는 초상화들이 걸려 있었다. 차갑고 엄격한 표정의 남녀들. 모두 마수였다.

한 초상화에 멈췄다. 젊은 남자의 초상화. 검은 눈, 불타는 듯한 표정. 위험하고 자유로웠다.

"저분은?" 물었다.

셀레나의 얼굴이 조용해졌다. "그분은... 가문에서 버림받은 사냥꾼입니다."

"버림받은?"

"더 이상 가족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신부님." 셀레나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가문의 규율을 따르지 않으셨거든요."

가슴이 철렁했다. 마수 사회가 이렇게 냉정한가? 혈연을 끊는다는 뜻인가?

"계단을 올라가시면 각 가족 구성원의 침실이 있습니다," 셀레나가 계속 설명했다. "하지만 모두 다른 층에 있어서, 마주칠 일이 거의 없습니다."

계단을 올라갔다. 1층, 2층, 3층, 4층. 각 층에는 한 개의 침실과 사적인 공간이 있었다. 각각이 다른 건물에 사는 것 같았다. 가족이라는 개념이 이 저택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거주 공간이 아니라 격리실이었다.

"저택의 뒤편에는 정원이 있습니다," 셀레나가 말했다. 복도를 따라 내려가며 큰 창을 통해 바깥을 보였다.

멈췄다.

정원은 죽어 있었다.

한때 아름다웠을 그곳은 이제 잡초로 뒤덮여 있었다. 돌로 만든 길이 보였지만, 풀이 무성했다. 벤치들도 이끼로 덮여 있었다. 하지만 그 죽음 아래에서 뭔가를 느꼈다. 생명력. 봄의 향기. 가능성.

"여기는..." 중얼거렸다.

"이전 가주부인께서 가꾸시던 곳입니다," 셀레나가 조용히 말했다. "카이 님의 어머니분이시죠. 저주가 내린 후로 아무도 손을 대지 않고 있습니다."

저주. 그 단어가 뇌를 스쳤다.

"저주?"

셀레나는 입을 다물었다. 침묵이 답이었다.

---

오후가 되자 벨린다를 만났다.

벨린다는 카이의 어머니였고, 눈은 카이의 눈과 같았다. 차갑고, 깊고, 절대적이었다.

"당신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벨린다가 말했다. 응접실에 앉아 있었다. "가문을 위해서입니다. 당신의 역할은 명확합니다. 자녀를 낳고,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것입니다. 감정은 약함입니다. 이 저택에서는 약함이 허락되지 않습니다."

벨린다의 말을 들었지만, 동시에 다른 것도 감지했다. 그 여인의 등 뒤에서 흘러나오는 무언가. 절망? 죄책감? 극도의 외로움?

머리가 지끈거렸다. 손가락 끝이 저릿해지기 시작했다.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단순히 '감정을 읽는 것'이 아니었다. 침투였다. 벨린다의 가슴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

호흡이 가빠졌다.

"신부님?" 벨린다가 물었다.

깨어났다. 이마에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죄송합니다. 저는... 가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것이 정답이었나보다. 벨린다의 눈이 미세하게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즉시 다시 얼어붙었다.

벨린다가 나간 후, 응접실에 앉아 있었다.

이 저택은 감옥이었다. 그리고 주민들은 모두 무언가를 억누르고 있었다.

저녁이 되자 침실로 돌아갔다. 셀레나가 저녁 식사를 가져왔지만, 거의 입을 대지 않았다. 뇌가 계속 맴돌고 있었다. 전생의 기억과 현재의 현실. 어느 것이 자신인가?

창밖으로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침대 위에 앉아 자신의 손을 봤다. 차가운 마수의 손. 이것이 자신인가?

그 순간, 창밖의 정원이 보였다. 어둠 속에서도 죽음이 보였다. 하지만 그 아래 뭔가가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봄을 기다리는 씨앗처럼.

가슴이 조용히 떨렸다.

---

밤이 깊었을 때, 저택의 복도를 헤매고 있었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었다. 수직으로 배치된 계단들, 어둠 속의 복도들. 미로 같았다. 불안감이 커졌다. 전생의 기억이 흔들렸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여기에 속하는가?

"길을 잃으셨나요, 신부님?"

뒤돌아봤다. 셀레나가 촛불을 들고 서 있었다. 부드러운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저는..." 말했다. 목소리가 떨렸다.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차갑고 창백한 마수의 손.

셀레나는 루이제의 손을 잡았다. 인간의 손이었다. 따뜻했다. 그 온기가 전해지는 순간, 눈이 맺혔다.

"처음에는 모두가 길을 잃습니다," 셀레나가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이곳도 언젠가는 집이 될 거예요."

그 말을 들었다. 자신이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눈물이 흘렀다. 마수 신부의 창백한 얼굴로 떨어졌다. 이 몸은 눈물을 흘린 지 얼마나 됐을까. 아마도 처음부터 눈물을 흘린 적 없을 것 같았다.

셀레나는 루이제를 자신의 작은 방으로 이끌었다. 저택의 다른 곳과 달랐다. 창문 곁에 말린 꽃이 놓여 있었고, 책장에는 낡은 책들이 빼곡했다. 누군가의 온기가 묻어나는 공간이었다.

"여기 앉으세요," 셀레나가 침대 끝을 톡톡 쳤다. "따뜻한 차를 가져올게요."

얼마 후, 따뜻한 잔을 양손으로 들었다. 열기가 손가락을 타고 올라왔다.

"이 저택의 모든 것이 차갑다고 느껴질 거예요," 셀레나가 말했다. 창 밖의 어둠을 바라보며. "하지만 그것은 온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누군가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어서예요."

차를 마셨다. 쌉싸름한 맛이 혀에 퍼졌다. 현재를 깨우는 것 같았다.

"왜 모두가 감정을 숨기나요?" 물었다.

셀레나는 한동안 침묵했다. 촛불이 타닥거렸다.

"저주 때문입니다," 셀레나가 말했다. "3대 전 가주님이 저지른 일 때문에 가문 전체가 저주를 받았어요. 감정 단절의 저주."

"감정 단절이라니... 그게 뭐예요?"

"점점 감정을 잃어가는 거예요. 마치 자신이 얼어가는 것처럼. 그래서 모든 가문 사람들이 감정을 억누르는 연습을 했어요. 처음부터 감정을 버리면, 잃어버리는 고통을 느낄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 말을 천천히 소화했다. 저택의 냉정함은 악의가 아니었다. 자기 보호였다. 생존 방식이었다.

"그런데 신부님이라면 아마도 알 수 있을 거예요," 셀레나가 루이제를 바라봤다. "당신은 다르니까."

"다르다고요?"

"네. 당신은 감정을 숨기지 않아요. 당신은 느껴요. 진정으로."

자신의 손을 다시 봤다. 차가운 마수의 손. 하지만 이제 그것이 무섭지는 않았다. 그 냉정함 속에 뭔가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셀레나와 함께 있던 시간이 길어졌다. 촛불이 타내려갈 때쯤, 심장이 조금 더 느린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패닉이 가라앉았다.

"당신은 왜 저를 도와줘요?" 물었다.

셀레나는 웃음을 흘렸다. 작은 웃음이었지만, 진심이 담겨 있었다.

"버림받은 사람을 봤을 때, 누군가는 손을 내밀어야 하니까요."

---

셀레나의 인도로 침실로 돌아갈 때, 응접실을 지나갔다. 밤이 깊었는데도 촛불이 켜져 있었다.

멈췄다.

벽에 걸린 초상화들이 보였다. 카르도스 가문의 역대 가주들. 모두 같은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냉정하고, 계산적이고, 감정 없는 얼굴.

그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다른 초상화들보다 훨씬 아래에 걸려 있었고, 먼지가 조금 더 많이 앉아 있었다.

젊은 남자의 초상화. 검은 눈, 불타는 듯한 표정. 다른 가주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 남자의 눈에는 감정이 있었다.

그 초상화 앞으로 다가갔다.

"그분은 가문에서 버림받은 사냥꾼입니다."

셀레나가 뒤에서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뒤를 돌아봤다. 셀레나의 얼굴에는 슬픔이 진하게 드리워 있었다.

"버림받은 사냥꾼? 그분이 누구신데요?"

"현 가주인 카이 님의 형입니다. 레오 님이라고 불렀어요. 하지만 그분은 가문의 규율을 따르지 않았어요. 감정을 억누르기를 거부했거든요."

"그래서 버림받으셨다고요?"

"네. 5년 전에 저택을 떠났어요. 그 후로는...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초상화를 다시 봤다. 검은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절망과 자유가 동시에 담겨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손가락 끝이 저릿해지기 시작했다. 전기가 흐르는 것 같았다. 두통이 시작되었고, 호흡이 가빠졌다. 초상화에서 뭔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것을 느꼈다.

그리움. 죄책감. 분노. 절망적인 사랑.

누군가는 이 사진을 매일 봤다. 누군가는 이 형을 잃고 죽어가고 있었다.

감정의 무게가 짓누르기 시작했다.

다리가 떨렸다. 응접실의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 순간, 자신의 몸에서 뭔가 폭발했다.

초상화 속 레오의 감정이 아니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레오를 향해 품은 감정이었다. 누군가가 매일 밤 이 초상화 앞에서 느끼는 감정.

책임감. 죄책감. 끝나지 않은 사랑.

시야가 흔들렸다. 초상화 속 레오의 얼굴이 왜곡되어 보였다. 마치 자신이 그 남자의 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목에 뭔가가 걸렸다.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목소리가 나올 것 같았다.

"신부님!"

셀레나가 루이제를 안으려 했지만, 루이제는 그 감정 속에서 헤어날 수 없었다. 물에 빠진 것처럼. 누군가의 가슴 속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깨달았다.

이것이 자신의 능력이었다. 골든핑거.

마수의 진정한 감정을 읽는 것. 억압된 욕망을 표면으로 끌어올리는 것. 축복이자 저주였다.

왜냐하면 그 감정이 자신의 감정도 아니고, 상대의 감정도 아닌 뭔가 제3의 것이 되는 순간,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이었다. 기억이 뒤섞였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자신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누군가의 고통이 자신의 고통이 되었다. 자신의 경계가 흐릿해졌다.

응접실의 바닥에 무너졌다. 셀레나가 부르는 목소리가 멀어졌다.

초상화 속 레오의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깨달았다. 이 저택은 단순한 감옥이 아니었다. 이것은 상처였다. 아직도 피를 흘리고 있는, 누군가가 주인 없이 흘리고 간 상처.

그리고 자신은 그 상처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

깨어났을 때, 침실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창밖은 이미 새벽이 되어 있었다. 은회색 하늘. 곧 날이 밝을 것 같은 시간.

셀레나는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졸고 있었다.

천천히 일어났다. 움직임이 부드러웠다. 깨진 인형을 다루듯이. 자신의 손을 봤다. 여전히 차갑고 창백했다. 하지만 이제 그 안에 뭔가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의 감정. 누군가의 절망. 누군가의 사랑.

창을 열었다. 새벽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저택 뒤편의 정원이 보였다. 여전히 죽어 있었지만, 그 아래 뭔가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봄을 기다리는 씨앗이 뿌리를 내리는 것처럼.

침대를 내려와 슬리퍼를 신었다. 조용히 방을 나갔다.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갔다. 1층에서 뒷문을 찾았다. 손잡이는 차가웠다.

정원은 밤새 변하지 않았다. 죽은 풀, 이끼 낀 벤치, 돌 위의 무성한 잡초. 맨발로 정원으로 나갔다. 차가운 흙이 발바닥을 스쳤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정원의 중심에 있는 오래된 나무 아래에서 무릎을 꿇었다. 손으로 흙을 파기 시작했다. 표면의 죽은 흙을 걷어내자, 아래에서 검은 흙이 나타났다. 축축하고, 생생하고, 살아 있는 흙.

그 흙을 만졌다. 손가락이 흙에 묻었다. 차가운 마수의 손이 따뜻한 흙을 감싸 안았다.

이 저택은 감옥이 아니었다. 이것은 씨앗이었다. 봄을 기다리는 씨앗. 자신은 그 씨앗을 깨우기 위해 여기 온 것이었다.

새벽빛이 정원을 밝히기 시작했다.

흙 위에 앉아 있었다. 손에는 흙이 묻어 있었다. 차가운 마수의 손. 하지만 이제 그것은 더 이상 차갑지 않은 것 같았다.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빠르고 결정적한 발걸음. 남자의 발걸음.

뒤를 돌아봤다. 새벽빛 속에서 카이가 나타났다. 얼굴은 창백했고, 눈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신이..." 카이가 말했다. 목소리에는 처음으로 감정이 있었다.

일어섰다. 흙이 묻은 손을 카이에게 보였다.

"이 정원을 살려야 합니다," 말했다. "봄이 오기 전에."

카이는 루이제를 봤다. 진정으로 봤다. 눈이 점점 부드러워졌다. 아주 미세하게. 하지만 분명하게.

"감사합니다," 덧붙였다. "당신이 저를 걱정해 주셔서."

카이의 어깨가 떨렸다. 입술이 움직였다. 마치 말을 하려고 하는 것처럼. 하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눈빛이 변했다. 차가움이 녹아내렸다. 절망과 희망이 뒤섞인 감정이 그 자리를 채웠다.

천천히 루이제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루이제의 손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차가운 손이 따뜻한 흙 위에 얹혔다.

둘의 손이 정원의 흙 위에서 만났다.

그 순간, 루이제는 카이의 감정을 명확히 느꼈다. 손 접촉을 통해 흘러들어오는 감정. 외로움. 그리고 처음으로 누군가와 나누는 온기. 호흡이 변했다. 카이의 호흡이 가빨라졌다. 목이 움직였다. 마치 울음을 참으려 하는 것처럼.

"네," 카이가 속삭였다. 목소리는 여전히 차갑지만, 이제 그 안에 뭔가가 살아 있었다. "함께 살리겠습니다."

그의 손이 루이제의 손을 더욱 단단히 감싸 안았다. 차가운 마수의 손끼리 맞닿았을 때, 루이제는 카이의 감정을 명확히 느꼈다.

외로움. 그리고 처음으로 누군가와 나누는 온기.

새벽빛이 정원을 더욱 밝혔다. 죽은 풀 아래에서 봄의 향기가 피어올랐다.

그 순간, 저택 내부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신부님!"

셀레나의 목소리였다. 공포에 가득 찬 목소리.

카이의 손이 루이제의 손에서 떨어졌다. 그의 얼굴이 경직되었다. 눈이 다시 차가워졌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종류의 냉기였다. 무언가를 감지한 냉기. 마수의 본능이 깨어난 냉기.

"뭔가 있다," 카이가 중얼거렸다.

저택의 2층 창에서 그림자가 움직였다. 누군가가 복도를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가슴이 철렁했다.

"카이 님! 신부님을 찾으세요!"

셀레나의 비명이 다시 들렸다. 이번엔 더 절박했다.

카이는 루이제의 손을 잡았다. "들어가자."

둘은 정원을 빠져나가 저택으로 달려갔다. 뒷문을 통해 1층으로 들어서는 순간, 위층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유리가 깨지는 소리.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침묵.

카이의 눈이 검게 변했다. 마수의 눈. 사냥꾼의 눈.

"누군가 저택에 침입했다," 카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루이제의 손이 카이의 손을 더욱 단단히 잡았다. 그 순간, 저택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또 다른 감정을 느꼈다.

익숙한 감정. 레오의 감정. 초상화 속 남자의 감정.

누군가가 저택으로 돌아왔다.

다음 화 계속 보기 →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