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청운파의 의전실

청운파의 의전실은 천 년을 견딘 나무 기둥들로 가득했다. 한설이 들어섰을 때 그 기둥들이 자신을 가두는 벽처럼 느껴졌다. 붉은 비단으로 장식된 방의 한쪽 끝에 청운파의 현 파주 노공자와 여섯 명의 장로들이 앉아 있었다.

명월은 한설의 옆에 섰다. 그녀의 손이 한설의 팔을 가볍게 눌렀다가 떨어졌다. 신호였다.

"청운파에 입문하려는 자, 이름을 밝혀라."

노공자의 목소리는 무겁고 낮았다. 수십 년을 무림에 머물며 체득한 무게감이 그 목소리 안에 있었다.

"한설이라고 합니다."

한설이 무릎을 꿇었다. 정파의 복장을 입혀 준 것은 명월이었다. 어두운 남색 도포에 가슴팍의 청운 문양. 손가락이 도포의 천을 스쳤을 때 차가운 감촉이 전해졌다. 손목 깊숙한 곳에서 냉월이 움직였다. 한설의 맥박처럼.

"사파 출신이라고 보고받았는데."

여섯 명의 장로 중 왼쪽에서 두 번째 자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에 가시가 박혀 있었다. 옥순 장로였다.

"그렇습니다."

"그럼 정파의 정통 무공은 어디서 배웠나? 혹시 도적질한 건 아닐까?"

명월이 앞으로 한 발 나섰다.

"옥순 장로님, 그는 이미 임호 선배와의 대결에서 정파 무공의 정당성을 입증했습니다."

"대결이 무공의 정당한 출처를 보증하지는 않는다."

옥순 장로의 목소리가 커졌다.

"정파의 무공은 대대로 전승되어 오는 것. 그 계통을 알 수 없는 자가 우리 문파에 들어온다는 것은 정파의 근본을 흔드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입문 문제가 아닙니다."

의전실이 긴장으로 가득 찼다. 다른 장로들이 서로를 바라봤다. 한설은 그들의 눈빛 속에서 파벌의 갈등을 읽을 수 있었다. 옥순 장로의 반발에 동조하는 자도 있었고, 중립을 지키려는 자도 있었다.

명월이 다시 말했다.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그 순간 의전실의 온도가 내려갔다. 한설이 느꼈다. 냉월이 명월의 말에 반응했다.

"명월이 보증한다면, 우리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노공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파주의 말이었다.

"청운파는 오백 년을 정파의 중심으로 있어 왔다. 이 자리에서 사파 출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정파 전체에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 신호가 무엇이 될지 신중해야 합니다."

"오백 년간 정파가 얼마나 변했습니까?"

명월의 목소리가 의전실을 가로질렀다.

"오백 년 전 청운파의 무공과 지금의 무공이 같습니까? 우리도 사파의 기법을 일부 흡수하며 진화해 왔습니다. 그 사실을 외면하고 순수성을 말할 수 있습니까?"

옥순 장로의 얼굴이 굳어졌다. 다른 장로 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명월의 말이 그들에게도 닿아 있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청년이 정파의 무공을 제대로 배웠다고 보증하는 것입니까?"

노공자가 명월에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는 정파의 일원이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한설은 자신의 손가락을 봤다. 손톱 끝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냉월의 영혼이 속삭였다.

*필요하다. 그 자리. 그 남자의 두려움이 필요하다.*

한설이 눈을 감았다.

"명월의 말이 맞다. 그렇다면 한설을 청운파의 정식 제자로 받아들이겠다."

노공자가 결정을 내렸다. 옥순 장로는 입술을 깨물고 등받이에 몸을 묻혔다. 그의 반발이 명월의 논리 앞에 무너졌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한설이 절을 했다. 정파의 복장이 그의 몸을 감쌌다. 천 년의 정파 전통이 그 옷에 있었다. 옷이 한설의 살갗에 닿으면서 호흡이 달라졌다. 가슴팍의 청운 문양이 마치 자신의 피부가 되는 느낌. 맥박이 빨라졌다가 다시 가라앉았다.

이제 나도 정파의 일원이다.

그 착각이 한설의 뒷목을 타고 내려왔다. 그것이 착각임을 알면서도 한설은 그 착각에 몸을 맡겼다.

───

의전실을 나온 한설은 정파 본부의 뜨락으로 걸어갔다. 정파의 제자들이 그를 지나가며 봤다. 처음과는 다른 눈빛이었다. 여전히 경계했지만, 이제는 '이단아'가 아니라 '같은 세계의 경쟁자'로 보는 눈이었다.

서운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파의 사령부에서 온 그는 정파 본부의 돌담 바깥에 서 있었다. 한설을 보자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했구나."

"네."

한설이 대답했다.

서운이 한설을 가까이서 바라봤다. 그의 눈이 한설의 손가락을 따라갔다. 창백한 손끝. 그것을 본 순간 서운의 표정이 변했다. 손가락의 색이 빠져나가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냉월의 대가를 알고 있었다.

"들어가자."

근처의 찻집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조용한 구석에 앉았다. 찻잔이 테이블에 놓였다. 서운이 말을 열기까지 오래 걸렸다.

"이제 넌 정파의 일원이 됐다."

"네."

"그런데 말이야."

서운이 찻잔을 들었다 놨다. 손이 떨렸다.

"정파는 검으로만 움직이는 곳이 아니야. 여기는 수십 개의 파벌이 얽힌 곳이고, 정파 원로들의 이익이 먼저고, 정통성이 나중이야. 넌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생각이냐?"

"검으로 증명하겠습니다."

한설이 말했다.

서운의 입이 닫혔다. 그 침묵이 길었다. 한설은 서운의 얼굴을 봤다. 주름이 깊어 있었다. 서운의 눈빛이 변했다. 그 눈에서 처음의 희망이 사라졌다. 그 자리에 다른 것이 들어섰다. 두려움. 그리고 포기.

서운이 찻잔을 집어 들었다가 다시 내려놨다. 손가락이 테이블을 훑으며 떨렸다. 그는 한설을 더 이상 마주보지 않았다.

"사파는 너 하나로 변하지 않는다. 기억해."

서운이 일어섰다. 찻잔에 손도 대지 않았다.

"냉월이 널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지만, 그 앞에서는 우리도 할 수 없는 게 많다. 조심해라."

한설이 대답하지 않았다. 서운은 한설을 더 이상 보지 않고 나갔다. 찻집의 문이 닫혔다. 한설의 손이 찻잔 위에 있었다. 손가락이 떨리고 있었다.

냉월의 영혼이 말했다.

*그 남자는 이미 포기했다. 당신의 손가락을 봤을 때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

한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정파 본부의 북쪽 관저에서 강산은 창문을 통해 정파 본부의 뜨락을 내려다봤다. 한설과 명월이 나오는 것을 봤다. 그리고 서운이 떠나가는 것도 봤다.

강산의 옆에 임호가 서 있었다.

"냉월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임호가 중얼거렸다.

"그렇지. 그 남자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확인이 된다."

강산이 창밖을 응시했다.

"냉월은 천 년 전 대전쟁에서 사라진 유물이다. 정파의 금지 구역에서. 그 남자가 그것을 어디서 얻었고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이것은 사파의 도적질이 아니라 정파의 기밀 위반이다."

"그렇다면 제거 명분이 충분합니다."

"너무 성급하지 말아라. 지금 그를 건드리면 명월과 청운파가 나선다.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

강산이 창을 통해 한설을 다시 봤다. 그 청년의 손가락이 보였다. 창백함이 먼 거리에서도 느껴졌다.

"감시를 강화하라. 냉월의 흔적. 천음협곡과의 연결. 그리고 그 남자가 누구로부터 정파 무공을 배웠는지. 모든 것을 기록하라."

임호가 절을 했다.

"명월이 보증한다는 말이 나왔으니, 이제 우리가 직접 나설 수는 없습니다."

강산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유진을 움직여라."

강산이 돌아섰다. 그의 눈이 임호를 바라봤다.

"유진은 도덕성을 믿는 자다. 냉월의 진정한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명분이면 충분할 것이다. 그 남자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의 기회다."

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산의 계획이 명확했다. 직접 나서지 않으면서도 한설을 옭아매는 방법. 유진의 정의감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

의전실을 나온 지 한 시간 후, 한설은 정파 본부의 깊숙한 수련실로 들어갔다. 명월은 함께 오지 않았다. 그녀는 파주께 보고를 해야 했다.

한설은 혼자 검을 들었다. 냉월을 집어 들었을 때 영혼이 말했다.

*완성을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그들의 두려움. 그들의 저항. 그것이 칼날을 날카롭게 만든다.*

"얼마나 더?"

한설이 속으로 물었다.

*모를 일이다. 하지만 가까워지고 있다. 그 남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영혼의 목소리가 한설의 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냉월의 칼날이 공기를 가르기 시작했다. 수련실의 벽에 흰 자국이 남았다.

한설의 손가락이 떨렸다. 손톱이 더 희미해졌다. 호흡이 얕아졌다. 하지만 검은 멈추지 않았다.

정파의 복장이 그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 옷이 천 년의 무림 정통을 대표한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그 아래서 한설은 여전히 쇠약해지고 있었다. 냉월을 휘두를 때마다 맥박이 약해졌다. 손목의 온기가 사라졌다. 정파의 일원이 되었어도 그것은 변하지 않았다.

수련실의 천장에 새벽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한설은 계속 검을 휘둘렀다.

정파 본부의 북쪽 관저에서 강산은 여전히 창을 통해 수련실의 불빛을 보고 있었다. 그 불빛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는 알 수 없었지만, 알아야 했다.

강산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하나.

명분을 세는 중이었다. 냉월의 정체. 한설의 출처. 천음협곡과의 연결. 그것들이 하나씩 모여 그물을 이루고 있었다. 그 그물은 결국 한설을 옭아매게 될 것이었다.

───

정파 본부의 동쪽 정원으로 나온 한설은 새벽 공기를 마셨다. 수련실에서 두 시간을 더 움직였고, 손가락의 색이 완전히 희어졌다. 손톱은 반투명해졌다. 세 달 전 천음협곡에서 냉월을 집어들었을 때 이미 죽음의 시계가 돌아가고 있었다. 지금은 그 시침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었다.

"한설."

명월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정원의 석등 곁에 서 있었다. 밤새 파주를 만나고 온 듯했다. 얼굴에 피로가 묻어났다.

"파주께서는 어떻게 말씀하셨나?"

한설이 물었다.

"청운파가 정파의 한 문파인 이상, 당신은 공식적으로 정파의 일원입니다. 무림맹주 선거전 출마 자격도 확정됐습니다."

명월이 한 발 다가섰다. 새벽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하지만 강산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유진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떻게?"

"정식 채널이 아닙니다. 아직은. 유진에게 냉월의 출처 규명을 요청했을 겁니다. 도덕성을 명분으로."

명월의 눈이 한설의 손을 내려다봤다.

"손가락이 더 희어졌어요."

한설이 손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괜찮습니다."

"괜찮지 않습니다."

명월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정원의 돌 위에 이슬이 맺혀 있었고, 그 사이로 명월검파의 제자들이 새벽 수련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들은 한설을 보고 경례를 했다. 정파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몸짓이었다.

한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산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증거를 모으고 있습니다. 당신이 어디서 냉월을 얻었는지, 누가 정파 무공을 가르쳤는지, 천음협곡과의 연결이 무엇인지."

"그것들이 증거가 될 수 있습니까?"

"네. 특히 냉월은 천 년 전 금지된 유물입니다. 정파의 금지 구역에서 발견된 것이라면, 그것은 도적질이 아니라 정파의 기밀 위반입니다. 강산은 그것을 명분으로 당신을 제거하려 할 것입니다."

명월이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공개적으로 나설 수 없습니다. 내가 당신을 보증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강산이 지금 당신을 건드린다면, 그것은 내 명예에 흠집을 내는 것이고, 청운파 전체에 모욕을 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간이 있다는 말입니까?"

"한정적입니다. 강산은 유진을 움직일 것입니다. 유진은 도덕성을 믿는 사람이고, 냉월의 진정한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명분이면 충분합니다."

명월이 한설의 팔을 잡았다.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당신은 선거전 이전에 냉월의 출처를 설명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거짓이 아닌 진실로. 천음협곡에서 발견했다는 것, 그리고..."

명월이 말을 멈췄다. 그녀의 눈이 한설의 손가락을 다시 바라봤다. 희미해지는 손끝. 그것을 볼 때마다 명월의 가슴이 철렁했다.

"그 이상은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알아야 합니다. 냉월은 단순한 검이 아닙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천 년 전 대전쟁 때, 정파의 초대 무림맹주가 있었습니다. 그는 냉월이라는 검을 사용했습니다. 그 검으로 사파의 혼돈을 진압했습니다. 이후 냉월은 정파의 보물로 천음협곡에 봉인되었습니다."

명월이 말했다.

"당신이 냉월을 들었을 때, 무엇을 느꼈습니까?"

한설이 대답하지 않았다.

"영혼이 있었습니다. 그 영혼이 당신에게 무엇을 말했습니까?"

"검술입니다. 천 년의 검술."

"그것만입니까?"

한설이 명월의 눈을 마주했다.

"완성을 원했습니다. 자신의 검술을 완성시킬 후계자를 찾기 위해, 천 년을 기다렸다고 말했습니다."

명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파 무림맹은 처음부터 모순된 존재입니다. 의로움을 표방하지만, 그 기초는 정파의 초대 무림맹주가 사파를 억압한 것에 있습니다. 냉월은 그 억압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그 검 속의 영혼은..."

명월이 다시 말을 멈췄다. 그녀의 눈이 흔들렸다.

"조심하세요. 당신이 지금 누구와 대화하고 있는지 명확히 하세요."

새벽빛이 정원 위에 더 밝아지고 있었다. 명월검파의 제자들이 계속 수련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검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정원 전체에 울려 퍼졌다.

정파의 복장을 입은 한설은 그 소리 속에서 서 있었다. 그는 이제 정파의 일원이었다. 하지만 그의 손가락은 계속 희어지고 있었다. 맥박은 계속 약해지고 있었다.

명월의 손이 한설의 팔에서 떨어졌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자신이 보증한 이 청년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느끼고 있었다. 냉월의 영혼에 잠식되어 가는 모습을. 하지만 그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언제 강산이 움직일 것 같습니까?"

한설이 물었다.

"삼일 내에. 유진에게 공식적인 조사를 요청할 것입니다. 냉월의 출처 규명이라는 명분으로."

"그렇다면 나는?"

"당신은 선거전 예선에 참가해야 합니다. 공개 무술대회입니다. 정파의 모든 후보자가 실력을 겨루는 자리입니다."

명월이 말했다.

"그곳에서 당신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것이 강산의 명분을 약화시킬 것입니다. 당신을 제거하는 것이 정파의 손실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것이 가능합니까?"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은 냉월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파의 어떤 검술도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의 기법입니다."

명월이 한설의 손을 다시 잡았다.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 대가가 무엇인지 내가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의 손가락을 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선택했습니다. 냉월을 택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당신은 계속 앞으로만 나아가야 합니다."

정원의 한쪽 끝에서 청운파의 제자 하나가 다가왔다. 그는 명월에게 절을 했다.

"파주. 유진 선수가 정파 본부의 대회장에서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명월과 한설이 서로를 바라봤다.

"빨렸습니다."

명월이 중얼거렸다.

"가야 합니다."

명월이 한설의 손을 놨다. 그녀는 제자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떠나갔다. 한설은 정원에 혼자 남겨졌다.

냉월의 영혼이 말했다.

*그 여자가 두려워하고 있다. 당신을 잃을 것을 두려워한다.*

"그렇습니다."

한설이 속으로 대답했다.

*두려움은 약함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초월해야 합니다.*

"내가 그것을 초월할 수 있습니까?"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많은 것을 초월했습니다.*

───

정파 본부의 대회장은 정파 무림맹주 선거전 예선을 위해 준비되고 있었다. 넓은 경기장 위에는 이미 여러 후보자들이 모여 있었다. 유진이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명월과 만났을 때 얼굴에 진지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

"명월, 혹시 당신이 그 청년을 추천한 것입니까?"

"네."

명월이 대답했다.

"냉월이라는 검을 어디서 얻었는지 아십니까?"

"천음협곡에서 발견했다고 들었습니다."

"천음협곡은 정파의 금지 구역입니다. 그곳에서 발견된 유물이라면, 그것은 정파의 기밀에 관련된 것일 수 있습니다."

유진이 말했다.

"강산이 공식적인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냉월의 출처 규명을 위해. 나는 그 조사를 주도해야 합니다."

"그렇습니까?"

"명월, 당신이 그 청년을 신뢰한다면, 그는 그 조사에 응할 것입니까?"

명월이 잠시 생각했다.

"응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공정하게 조사하겠습니다. 거짓이 없는 한, 당신을 해치지 않겠습니다."

유진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진정성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무거운 부담이기도 했다.

대회장의 입구에서 한설이 나타났다. 정파의 복장을 완전히 갖춘 모습이었다. 그의 손가락은 주머니 속에 숨겨져 있었다.

정파의 모든 후보자들이 그를 바라봤다. 경계와 인정이 뒤섞인 눈빛이었다. 사파 출신 이단아가 정파의 복장을 입고 그들 앞에 선 것이었다.

한설은 그 시선들을 느꼈다. 그 순간, 정파의 일원이 되었다는 착각이 다시 밀려왔다. 하지만 동시에 냉월의 영혼이 움직였다. 손목에서 생명력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정파 제자들의 인정도, 정파의 복장도 그것을 막지 못했다.

한설의 손가락이 주머니 안에서 떨렸다. 손톱이 반투명해졌다. 정파의 일원이 될 수 없다는 깨달음이 밀려왔다. 그 복장도, 그 이름도, 그 자리도 결국 냉월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정파의 일원이 되려는 착각이 깨어지고, 냉월의 영혼이 그 자리를 채웠다.

"한설입니다. 청운파 소속 제자 한설입니다."

그가 말했다.

강산과 임호가 구석에서 그를 보고 있었다.

"저 남자입니다."

임호가 중얼거렸다.

강산이 한설을 응시했다. 그의 눈빛이 고정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포식자의 시선이었다. 한설을 제거하기 위한 최후의 준비 단계였다.

정파 본부의 북쪽 관저에서 강산은 여전히 창을 통해 대회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명분이 충분했다. 증거도 충분했다. 이제는 실행만 남았다.

강산의 손이 내려갔다. 그 순간, 정파 본부의 정문에서 기마대가 들어왔다. 하얀 깃발을 들고 있었다.

정파의 최고 원로 의회에서 보낸 전령이었다.

"정파 무림맹주 강산 원로께서 특별 위원회를 소집합니다."

전령이 외쳤다. 그의 목소리가 정파 본부 전체에 울려 퍼졌다.

"냉월이라는 고대 유물의 정체 규명과 그것을 사용하는 자의 신분 조사를 위해."

정파 본부의 모든 사람들이 멈췄다. 대회장의 후보자들도 멈췄다.

한설이 그 소리를 들었다. 냉월의 영혼도 들었다.

*드디어 시작되었다.*

영혼이 말했다.

*이제 당신은 도망칠 수 없다. 정파의 일원이 될 수 없다. 오직 냉월의 도구일 뿐이다.*

한설의 손이 주머니에서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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