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본문

검이 내려꽂혔다.

공기를 가르는 소리보다 먼저, 서운의 몸에서 무언무엇이 빨려나갔다. 붉은 실처럼 가늘고 길게, 손끝에서부터 몸 전체로 퍼지는 고통. 하루가 깎여나간다는 것을 이제 그는 육체로 안다. 가슴이 철렁했다.

"뒤로!"

여해의 외침이 들렸을 때 이미 두 번째 검이 날아오고 있었다. 서운은 몸을 구르며 피했다. 검은 그의 어깨를 스쳤고, 옷깃이 찢어졌다. 피가 나지 않은 것이 이상했다. 또 다른 고통이 그를 훑고 지나갔다. 또 하루.

"세 명이 더 있다. 왼쪽 건물 지붕."

여해가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그녀의 손이 서운의 팔을 감싸는 강도는 달랐다.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

비술단의 추격자들은 모두 같은 복장을 했다. 검은 옷, 허리에 찬 수십 개의 주머니들. 그 안에는 독과 환각제, 그리고 이름 모를 비술의 도구들이 담겨 있을 것이다. 처음 만난 자는 이미 죽었다. 서운이 비술단의 습격을 받은 첫 번째 밤, 그 검객의 시체는 여관 뒤뜰에 남겨졌다.

이번엔 더 많았다.

지붕에서 뛰어내린 첫 번째 자는 검을 휘둘렀다. 그 검에는 검은 기운이 감돌았다. 서운은 몸을 굴리며 피하지 않았다. 대신 적혈검을 들어 올렸다.

두 검이 만났을 때, 하늘이 울었다.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추격자의 몸이 뒤로 날아갔다. 그가 건물 벽에 부딪혔을 때 벽돌이 부서졌다. 서운은 뒤를 돌아봤다. 여해가 있었다. 그녀의 손은 여전히 서운의 팔을 놓지 않고 있었다.

"나머지는?"

"지붕. 그리고 오른쪽 골목."

여해가 말했을 때, 이미 세 개의 그림자가 하늘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들은 동시에 뛰어내렸다. 비술단의 검법은 체계적이었다. 한 명이 정면에서 몰아붙일 때, 다른 두 명이 측면에서 독 가루를 뿌리고 환각을 펼쳤다.

서운의 눈앞이 흔들렸다. 도시 전체가 붉은색으로 물들었다가 검은색으로 변했다. 오른쪽에 있던 건물이 왼쪽에 나타났다. 땅이 하늘로 향했다.

"정신을 놓지 마."

여해의 목소리가 그를 묶어냈다. 서운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귀를 열었다. 검의 윙윙거리는 소리, 발의 착지음, 그리고 심장의 고동. 모든 것이 명확했다.

그는 눈을 떴다.

적혈검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검을 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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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검은 이전의 어떤 검과도 달랐다.

지금까지 서운이 펼쳐온 검술은 '기술'이었다. 형태가 있고, 이름이 있고, 가르쳐 줄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손에서 나오는 것은 달랐다. 검이 공기를 가르자 공기가 비명을 질렀다. 환각이 한순간에 산산이 부서졌다. 비술단의 독 가루가 대기 중에서 타오르며 사라졌다.

세 명의 추격자가 동시에 뒤로 날아갔다.

서운은 그들을 보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손을 봤다. 손가락에서부터 팔까지, 온몸을 통해 붉은 실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한 줄이 아니라 수십 줄, 수백 줄이었다. 마치 몸이 녹아내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주일."

여해가 중얼거렸다.

"뭐라고?"

"일주일이 깎였다."

서운은 손을 떨었다. 손끝이 창백했다. 아니, 손뿐 아니라 온 몸이 창백했다. 거울을 본 적이 없었지만, 자신의 얼굴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094일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1087일이다.

7일을 한 번의 검으로 잃었다. 그 검은 불과 몇 초 동안만 펼쳐졌었다. 이 속도라면 3년은커녕 몇 달도 채 못 산다. 서운의 호흡이 빨라졌다. 가슴이 철렁거렸다.

그 순간 깨달았다. 절약해야 한다. 검을 함부로 휘를 수 없다. 하지만 손이 검을 놓지 않으려 했다. 검객의 본능이 죽음의 공포와 부딪혔다. 적혈검을 들고 있으면 죽음을 미룰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검 하나가 일주일을 앗아갔다. 서운의 손이 떨렸다. 천천히 적혈검을 내려놨다.

"더 오고 있다."

여해가 말했다. 서운은 고개를 들었다. 도시의 남쪽에서, 그리고 동쪽에서, 검은 기운이 모여들고 있었다. 비술단의 추격자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었다. 그들의 숫자는 끝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서운은 검을 들지 않았다. 대신 몸을 날렸다. 여해의 손을 잡고 뒤로 물러났다. 검을 쓰지 않고 피하는 것. 죽음의 공포가 검객의 본능을 짓눌렀다.

그 순간 서운의 가슴이 철렁거렸다. 검을 놓는 것이 맞는가. 검객으로서 살아온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손가락이 또 다시 일주일을 빼앗길 수는 없었다. 1087일. 이미 너무 많이 잃었다. 서운은 이빨을 깨물었다. 검을 들지 않는 것.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때였다.

하늘이 울렸다.

도시 위 구름이 갈라졌다. 금색의 빛이 내려꽂혔다. 비술단의 추격자들이 일순간 움직임을 멈췄다. 그들의 눈이 하늘을 향했다. 공포가 그들의 얼굴에 드러났다.

"도선종."

한 명의 추격자가 중얼거렸다.

빛이 서운과 여해를 감쌌다. 따뜻한 온기였다. 마치 누군가가 그들을 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서운은 여해를 봤다. 여해의 눈이 감겨 있었다. 그녀의 입술이 움직였다.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원정 고승."

그녀가 하늘을 향해 절을 했다.

---

도선종의 절은 도시 북쪽에 있었다. 혈월산 중턱에 자리한 작은 절이었다. 이름은 '혈연사'라고 했다.

서운과 여해가 절의 문을 넘어설 때, 그 순간 세상이 바뀌었다. 도시의 소음이 사라졌다. 비술단의 위협도 사라졌다. 그 대신 고요함이 남았다. 절의 경내에 들어서자, 공기 자체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공간 같았다.

"괜찮아?"

여해가 물었다. 그녀의 손은 여전히 서운의 팔을 놓지 않고 있었다. 아니, 더 이상 팔이 아니라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언제부터였는지 서운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감촉은 확실했다.

서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이었다. 괜찮지 않았다. 손이 떨렸다. 가슴이 철렁거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죽어간다는 것이 이제 실제였다.

절의 법당으로 들어갔을 때, 한 명의 승려가 나타났다. 나이가 많아 보였다. 얼굴에 주름이 깊이 패여 있었고, 눈에는 수백 년의 세월이 담겨 있는 것처럼 보였다.

"13번째 검객이 마침내 나타났군."

그 승려가 말했다.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원정 고승."

여해가 절을 했다.

"이곳에 오신 것은 처음 아닙니까?"

원정 고승이 서운을 바라봤다. 그의 눈은 서운을 꿰뚫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예."

서운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먼저 보여줄 것이 있다."

원정 고승이 손을 들었다. 절의 벽이 열렸다. 그 뒤에는 긴 복도가 있었고, 복도의 양쪽 벽에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수십 개의 이름들이었다.

"이들이 누구입니까?"

서운이 물었다.

여해가 그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손이 서운의 어깨를 더 강하게 감싸 내렸다.

"너 같은 이들이다."

여해가 중얼거렸다.

"저주받은 검객들이다. 모두 너처럼 힘들어했다."

서운은 벽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첫 번째 이름은 혈연대사. 그 아래에는 죽음의 해가 적혀 있었다. 천년 전. 나이는 기록되지 않았다.

그 다음 이름들도 모두 같은 형식이었다. 이름, 죽음의 해, 그리고 죽음의 방식.

두 번째 이름은 도명. 800년 전, 검으로 인한 광기. 서운은 그 글자를 읽으며 목이 조여 왔다. 검으로 인한 광기. 그것이 자신의 미래인가. 검을 휘를 때마다 일주일씩 빠져나가는데, 과연 몇 번이나 휘를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자신도 광기에 잠식될 것 아닌가.

세 번째는 청월. 600년 전, 저주의 가속화. 서운은 그 이름을 되뇌었다. 청월. 누군가의 이름이었다. 누군가의 죽음이었다. 저주가 가속화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시간이 갈수록 더 빨리 죽음으로 치닫는다는 뜻인가.

서운은 계속 걸었다. 각 이름 아래 적힌 죽음의 기록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이는 2년을 채우지 못했고, 어떤 이는 2년 반을 견디다 무너졌다. 가장 오래 산 자도 2년 11개월을 넘지 못했다. 그들은 모두 실패했다. 모두 죽었다.

열 번째 이름은 황검. 50년 전, 나이 34세, 검의 의미를 깨닫지 못함. 서운은 그 문구에서 절망을 읽었다. 죽음 앞에서도 깨닫지 못한 것이 있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깨달아야 할 것이 있다는 뜻인가. 검의 의미. 저주의 의미. 죽음의 의미.

열한 번째는 운심. 35년 전, 나이 29세, 저주의 가속화로 인한 쇠약. 29세. 서운과 비슷한 나이였다. 그 여인은 어떤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했을까. 절망 속에서인가, 아니면 무언가를 깨닫고 평온하게인가.

열두 번째는 청산. 30년 전, 나이 42세. 그 아래에는 '평온한 죽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평온한 죽음. 다른 이들과 달리, 청산은 무언가를 이루었다는 뜻이었다. 그것이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가장 끝에는 공백이 있었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공간이었다. 돌 위에는 이미 끌로 이름을 새길 자국이 남아 있었다.

서운은 그 공백을 바라봤다. 손가락으로 그 자국을 더듬었다. 차갑고 거친 돌의 표면. 누군가는 이미 여기에 이름을 새기려 준비했다. 자신의 이름을.

그것이 자신의 자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자신의 나이도, 죽음의 방식도 이미 정해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년을 살아내는 법이 있습니까?"

서운이 물었다.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그 떨림 속에는 절망만이 아니라 무언가 다른 것도 섞여 있었다. 저항. 아직 죽지 않으려는 의지.

원정 고승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가장 오래된 일기장을 건넸다. 표지에는 '청산'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읽어보거라. 그가 남긴 것들이 너에게 길을 보여줄 것이다."

원정 고승이 말했다.

여해는 여전히 서운을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의 눈이 그 공백을 향해 있었다.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눈물은 청산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서운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죄책감 때문인가. 여해의 입술이 움직였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가 서운을 더 강하게 안아주었다. 마치 이 순간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듯이.

"모두 너처럼 힘들어했다."

그녀가 다시 중얼거렸다.

"그리고 모두 죽었다."

---

산을 내려가는 길에 관찰소가 있었다. 작은 건물이었지만, 그곳에서 나오는 불빛은 따뜻해 보였다.

서운과 여해가 관찰소에 들어갔을 때, 또 다른 승려가 나타났다. 이 승려는 젊었다. 30대쯤으로 보였다. 눈이 예리했고, 몸에서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검객이군요."

그 승려가 말했다.

"나는 혜운입니다. 이곳에서 당신을 돌보겠습니다."

서운이 절을 했다. 여해는 혜운과 무언의 눈빛을 교환했다. 무언가 더 깊은 대화가 오고 갔다.

"3년 동안 여기서 무엇을 하겠습니까?"

서운이 물었다.

혜운이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은 즐거운 웃음이 아니었다.

"너는 죽을 준비를 할 것이다."

혜운이 대답했다.

"매일 명상으로 저주의 속도를 관찰하고, 검술을 다시 해석하며, 선배들의 기록을 남길 것이다. 그 과정에서 너는 죽음과 삶의 경계를 알게 될 것이다."

서운은 그 말을 되새겼다. 명상, 재해석, 기록. 그것이 3년을 버티는 방법이란 말인가. 하지만 12명이 모두 실패했다. 그들도 같은 일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은 어떻게 다를 수 있을까. 혜운의 말에 뭔가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살 수 있을 것 같은 절박함이 가슴을 죄어 왔다.

여해가 서운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차가웠다.

"청산의 일기를 읽어라. 그가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페이지에는 뭔가 있을 거다."

여해가 중얼거렸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글이 있을 거다."

---

그 밤, 서운은 청산의 일기를 읽기 시작했다.

첫 페이지는 절망으로 시작됐다.

'하루가 사라졌다. 이 속도라면 3년도 채 못 산다. 저주를 푸는 방법이 있다고 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나는 죽는 것인가?'

중간 페이지들은 저항으로 가득했다.

'검을 놓겠다. 저주를 받으면서까지 검을 휴를 이유가 없다. 나는 검객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되겠다.'

하지만 그 결심은 오래 가지 않았다.

'검을 내려놓을 수 없다. 손이 저절로 움직인다. 마치 누군가가 나를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아니면 내 안에 무언가가 살아있는 것인가?'

후반부로 갈수록 청산의 글씨가 바뀌었다. 더 이상 절망과 저항이 아니라, 뭔가 다른 감정이 담겨 있었다. 수용? 아니면 초월?

'30년 전 나는 산에서 적혈검을 집어들었다. 그때 나는 천하제일 검객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 검객이 된다는 것은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그것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검은 진정한 의미를 가진다.'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을 때, 서운의 손이 떨렸다.

마지막 페이지는 대부분 비어 있었다. 하지만 한 문장만 적혀 있었다. 펜으로 여러 번 긋고 다시 쓴 것처럼 보였다.

'13번째가 나타나거든, 그에게 말해주거라. 우리는 모두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다음이 비어 있었다. 마치 청산이 뭔가 중요한 것을 남기려 했지만, 죽음이 그를 멈춘 것처럼.

서운은 그 비어 있는 부분을 바라봤다. 펜의 흔적이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글을 지우려 한 것처럼. 아니면, 청산이 마지막 순간에 뭔가를 깨닫고, 그것을 쓰지 않기로 결심한 것처럼.

서운은 책상 위의 펜을 집어들었다. 그 비어 있는 공간에 글을 쓰려 했다. 손가락이 떨렸다. 펜이 종이 위에 내려왔다. 하지만 글자가 나오지 않았다. 청산이 남기지 않은 그 문장. 그것이 무엇인지 자신은 알 수 없었다. 펜을 내려놨다.

혜운이 옆에 앉아 있었다.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서운은 알 수 없었다.

"그 문장을 완성해야 산다고 생각합니까?"

혜운이 물었다.

서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청산이 깨달은 것. 그것이 저주를 푸는 열쇠일 겁니다. 그 문장을 알아야만 자신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수도 있다."

혜운이 중얼거렸다.

"12명이 모두 실패한 이유는, 그들이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는 다를 수도 있다. 이미 12명의 죽음을 알고 있으니까."

창밖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움직였다.

비술단의 추격자들이었다.

그들은 산을 포위하고 있었다. 서운을 찾아내기 위해.

여해가 문을 열고 나가며 외쳤다.

"혜운! 그를 데려가!"

그리고 여해는 밤의 산길로 사라졌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고, 그 눈물은 죄책감과 결별의 무게를 담고 있었다. 마치 이 선택이 자신의 마지막 속죄라는 듯이.

혜운이 서운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산 뒤로 가야 한다. 빨리."

서운은 청산의 일기장을 다시 집어들었다. 그 비어 있는 마지막 문장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뭐라고?"

혜운이 물었다.

"그것을 알아야 산다."

서운이 대답했다.

"그 문장을 완성해야 살 수 있다."

혜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이 변했다. 마치 서운 안에서 뭔가를 발견한 듯한 표정이었다.

"그렇다면 넌 이미 13번째가 아니라 첫 번째일 수도 있다."

혜운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둘은 밤의 산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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