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의 뒷방은 습기 찬 냄새로 가득했다. 한운은 누더기 같은 옷을 벗고 누웠고, 그의 팔은 손목까지 검게 물들어 있었다. 검은색은 밤중의 물빠진 천처럼 흐릿하지 않았다. 살갗 속에서 무언가가 살금살금 퍼져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서아는 그의 팔을 들어 올렸다. 손가락부터 팔꿈치까지, 그 경계는 명확했다. 검은 것과 살빛의 경계가 마치 누군가 칼로 그어놓은 선처럼 정확했다.
"이게 뭡니까?"
서아의 손가락이 그 경계선을 따라 움직였다. 따뜻함도 차가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죽은 살을 만지는 것 같은 감각이었다.
한운은 눈을 감고 있었다. 가슴이 가파르게 오르내렸다.
"말씀하세요. 이게 무엇입니까?"
서아는 의료자였다. 십 년간 정파와 비정파 할 것 없이 죽어가는 자들을 봐왔다. 칼에 베인 상처, 내공에 손상을 입은 몸, 독에 중독된 혼. 하지만 이것은 달랐다. 이것은 의학이 아닌 무언가였다.
서아의 손은 그의 가슴으로 옮겨갔다. 진맥을 재려는 것이었다. 손가락이 손목의 맥박에 닿는 순간, 서아는 숨을 멈췄다.
맥박이 불규칙했다. 한 박자, 한 박자가 건너뛰어졌다. 마치 시간이 자신을 거부하는 것처럼. 더 깊이 내공의 흐름을 감지하자, 서아는 한 가지 끔찍한 사실을 깨달았다.
내공이 역행하고 있었다.
정상적인 내공의 흐름은 단전에서 시작하여 경맥을 따라 온몸으로 퍼진다. 하지만 한운의 몸에서는 그 흐름이 거꾸로였다. 내공이 사지에서 중심으로 끌려 들어오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그를 빨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당신은 무엇을 했습니까?"
서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한운이 눈을 떴다. 그의 눈빛은 검은색 팔처럼 어둡고 고요했다.
"당신의 몸이 저주를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질병이 아닙니다. 독도 아닙니다. 이것은..." 서아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의료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당신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죽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생명력이 의도적으로 깎여나가고 있습니다."
한운이 일어나 앉았다. 팔의 검은 부분이 햇빛에 반사되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럼 왜?"
"공법의 대가입니다."
서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의료자로서 느껴지는 것은 단순한 대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것은 설계된 것이었다. 누군가가 이 공법을 만들 때부터, 사용자를 죽게 하는 것을 의도했다는 뜻이었다.
"얼마나 남았습니까?"
"모릅니다."
"검을 몇 번이나 더 쓸 수 있습니까?"
한운은 대답하지 않았다. 서아는 그것이 대답이라는 것을 알았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빠르고 조심스러운 발걸음. 서아는 한운의 옷을 집어 들었다.
문이 열렸다.
최호였다. 그의 손은 칼자루에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자세는 언제든 칼을 뽑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당신이 한운입니까?"
한운은 천천히 옷을 입었다. 검은 팔을 소매에 넣으면서도 그의 동작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렇습니다."
"십 년 전에 강호에서 지워진 검객?"
"그렇습니다."
최호는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여관의 뒷방은 좁았다. 세 사람이 모이면 더 이상 움직일 공간이 없었다.
"넌 누구인가?"
한운이 최호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질문이 아닌 답이 있었다.
"나는 강호에서 지워진 자입니다."
"그게 아닙니다."
최호는 칼을 뽑지 않았다. 대신 한 발을 더 내디뎠다.
"넌 누구인가? 그리고 왜 강호는 너를 그렇게 두려워하는가?"
한운이 입을 열었다.
"십 년 전, 나는 서인 검객이었습니다. 천정파의 부제자였습니다. 그들은 내가 금지된 공법을 수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나를 강호에서 지워버렸습니다."
"금지된 공법?"
"천마공입니다."
최호의 얼굴이 경직되었다. 천마공은 백 년 전 멸절된 천마 종파의 공법이었다. 그것을 수련한 자는 생포하거나 즉결 처단하는 것이 강호의 관례였다.
"그런데 당신은 살아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한운이 팔을 들어 올렸다. 최호는 그 검은 색깔을 보고 뒷걸음질 쳤다.
서아가 중간에 섰다.
"당신은 철혈방의 암살자입니까?"
최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당신도 알아야 합니다. 정파의 정의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
"의료자가 정파의 일에 입을 놀립니까?"
"의료자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정파의 검객도 비정파의 검객도 같은 방식으로 죽어가는 것을 봤습니다. 당신들의 정의는 죽음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최호는 서아를 바라봤다. 의료자는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강호의 관례였다. 그런데 이 의료자는 관례를 어기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최호가 다시 한운을 바라봤다.
"내 이름은 한운입니다. 십 년 전 강호에서 지워진 자입니다. 하지만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돌아왔을 뿐입니다."
"복수하려고?"
"그렇습니다."
"누구를?"
한운이 침묵했다. 그 침묵은 답이었다.
최호는 여관을 나갔다. 그의 걸음은 빨랐다. 철혈방의 본부로 돌아가야 했다. 한철에게 보고해야 했다. 아니, 정말로 보고해야 하는가?
최호는 거리의 어두운 골목에서 멈췄다. 십 년 전 추방 사건의 기록을 다시 생각했다. 공식 기록에는 한운이 천마공을 수련했다고 되어 있었다. 하지만 현장의 증거는 다였다. 천혼굴에서 발견된 유물, 그곳에서 죽어 있던 천마 종파의 마두. 모든 것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한운은 천마공을 수련한 것이 아니라, 천마공을 받은 것이었다.
왜? 누가? 그리고 왜 강호는 그를 지워버렸는가?
최호는 철혈방으로 돌아갔다. 한철을 만나야 했다.
방주실의 문을 두드렸을 때, 한철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거대한 체격의 남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의 눈은 최호를 향했다.
"한운을 찾았는가?"
"찾았습니다."
"그럼 죽였는가?"
"아직입니다."
한철이 일어섰다. 그의 그림자가 방 전체를 덮었다.
"그 검객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명령이 아닙니다. 이것은 강호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필연입니다."
"방주님, 하지만 십 년 전 추방 사건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기록과 현장이 맞지 않습니다."
한철의 얼굴이 굳었다.
"재검토? 누가 그런 것을 하라고 했는가?"
"아무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의료자가 말했습니다. 정파의 정의가 과연 무엇인가를."
한철이 최호에게 다가갔다.
"최호, 넌 도구다. 도구는 질문하지 않는다. 도구는 명령을 따른다. 그 검객을 죽여라. 아니면 넌 도구가 아니라 배신자가 된다."
최호는 침묵했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는 결정이 있었다.
서아가 한운의 팔을 다시 들어 올렸다. 손목에서 어깨까지 검은색이 점진적으로 퍼져 있었다. 색깔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다. 마치 잉크가 물에 퍼지듯, 혹은 살이 썩어가듯. 그녀는 손가락으로 그 부분을 눌러보았다. 피부의 온도가 정상보다 낮았다.
"아프십니까?"
"통증이 아닙니다."
한운이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이마에 맺힌 식은 땀이 그의 상태를 증명했다.
"그럼 무엇입니까? 마비? 무감각?"
"둘 다 아닙니다. 뭔가가 제 몸을 타고 올라오는 느낌입니다. 마치 누군가 제 안에서 저를 먹어치우는 것 같은."
서아의 손이 멈췄다. 의료자로서 이십 년을 살아오면서, 그녀는 수백 가지의 중독, 질병, 상처를 다뤄왔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한운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심장의 박동을 느껴보기 위함이었다.
심장이 뛰고 있었다. 하지만 그 박동의 리듬이 불규칙했다. 마치 누군가 그것을 조종하려는 것처럼, 혹은 저항하려는 것처럼.
서아는 한운의 눈을 들여다봤다. 검은 색깔이 눈동자에도 침범하고 있었다. 흰자 부분에 가는 검은 줄이 그려져 있었다. 혈관처럼, 아니 혈관이 검게 변색된 것처럼.
"당신의 내공이 역행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의미합니까?"
"정상적인 경맥의 흐름은 순환합니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하지만 당신의 경맥은 한쪽으로만 흐르고 있습니다. 마치 흐르는 물이 한 방향으로만 고이는 것처럼."
한운이 침묵했다.
서아는 그의 맥을 다시 짚었다. 손목의 맥박이 약해졌다. 아니, 약해진 것이 아니라 사라져가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그것을 천천히 끌어내고 있는 것처럼.
"당신은 무엇을 했습니까?"
"제가 했다기보다는, 제가 받은 것입니다."
"무엇을?"
"저주입니다."
서아가 손을 놓았다. 그녀의 눈이 한운을 향했다. 그 눈 속에는 의료자의 냉정함이 있었지만, 동시에 뭔가 다른 감정도 있었다. 공감, 혹은 연민.
"당신은 저주를 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질병이 아닙니다. 이것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당신의 생명력을 깎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공법의 대가입니다."
"공법이 생명을 의도적으로 빼앗습니까?"
한운이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침묵이 모든 것을 말했다.
서아는 약재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의 움직임은 빨랐지만, 정확했다. 수십 년의 경험이 그 손에 담겨 있었다. 그녀는 말했다.
"독성을 완화하는 약초. 경맥의 역행을 늦추는 약제. 심박수를 정상화하는 약물. 이것들이 당신의 시간을 조금 늘릴 것입니다."
"얼마나?"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그 공법을 얼마나 더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한 번 사용할 때마다, 당신의 생명은 몇 시간씩 단축될 것입니다."
한운이 서아를 바라봤다. 처음으로 누군가가 자신의 상태를 의학적으로 인정했다. 공법의 대가라는 추상적인 표현이 아닌, 생명 단축이라는 구체적인 진단. 그것이 한운의 가슴에 뭔가를 건드렸다.
"왜 나를 돕습니까? 당신은 중립을 유지해야 합니다. 강호의 관례상."
서아가 약을 담은 작은 병을 한운에게 건넸다.
"의료자는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는 정파도 비정파도 없습니다. 모두 같은 방식으로 죽어갑니다. 나는 그 구분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최호가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지 말고 두드린 것이었다. 그것은 신호였다. 경고였다.
한운과 서아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들어와."
한운이 말했다.
최호가 여관의 방으로 들어왔다. 그의 눈은 한운을 향했고, 손은 검의 손잡이에 가까워 있었다. 하지만 검을 뽑지는 않았다. 그것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강호의 모든 파벌이."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럼 왜 도망치지 않습니까?"
"어디로 도망칩니까? 강호 전체가 나를 포위하고 있는데."
최호가 한 발 더 들어왔다. 그의 얼굴이 어두웠다.
"넌 누구인가?"
"당신이 추적하고 있는 검객입니다."
"그것이 아닙니다. 넌 왜 강호는 너를 그렇게 두려워하는가?"
최호의 질문이 명확했다. 추적자가 아닌 의심자의 질문이었다.
한운이 일어섰다. 그의 움직임은 천천했다. 팔의 검은색이 그의 움직임을 따라 펄렁였다.
"십 년 전, 나는 서인 검객이었습니다. 천정파의 부제자였습니다. 그들은 내가 금지된 공법을 수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나를 강호에서 지워버렸습니다."
"금지된 공법?"
최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천마공입니다."
최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천마공은 백 년 전 멸절된 천마 종파의 공법이었다. 그것을 수련한 자는 생포하거나 즉결 처단하는 것이 강호의 관례였다. 그런데 이 검객은 살아 있었다. 십 년을 살아 있었다.
"그런데 당신은 살아 있습니다."
최호가 말했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한운이 팔을 들어 올렸다. 최호는 그 검은 색깔을 보고 뒷걸음질 쳤다. 검은색이 손가락에서 시작해 팔 전체를 덮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서아가 중간에 섰다.
"당신은 철혈방의 암살자입니까?"
최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당신도 알아야 합니다. 정파의 정의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의료자가 정파의 일에 입을 놀립니까?"
"의료자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정파의 검객도 비정파의 검객도 같은 방식으로 죽어가는 것을 봤습니다. 당신들의 정의는 죽음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서아의 말이 최호의 가슴을 관통했다. 그는 철혈방의 암살자였다. 그는 도구였다. 도구는 질문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신조였다. 하지만 이 의료자의 말은 그 신조를 흔들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최호가 다시 한운을 바라봤다.
"내 이름은 한운입니다. 십 년 전 강호에서 지워진 자입니다. 하지만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돌아왔을 뿐입니다."
"복수하려고?"
"그렇습니다."
"누구를?"
한운이 침묵했다. 그 침묵은 답이었다. 모두를, 라는 답.
최호는 여관을 나갔다. 그의 걸음은 빨랐다. 철혈방의 본부로 돌아가야 했다. 한철에게 보고해야 했다. 아니, 정말로 보고해야 하는가?
거리의 어두운 골목에서 최호는 멈췄다. 십 년 전 추방 사건의 기록을 다시 떠올렸다. 공식 기록에는 한운이 천마공을 수련했다고 되어 있었다. 그것이 추방의 명분이었다. 하지만 현장의 증거는 달랐다. 천혼굴에서 발견된 유물, 그곳에서 죽어 있던 천마 종파의 마두의 시신. 그리고 그 시신의 옆에 있던 글귀: '이 공법이 언젠가 정파의 거짓을 깨뜨릴 도구가 되길'.
모든 것이 이야기하고 있었다. 한운은 천마공을 수련한 것이 아니라, 천마공을 받은 것이었다. 죽어가는 자에게서.
왜? 누가? 그리고 왜 강호는 그를 지워버렸는가?
최호의 머리는 빠르게 움직였다. 십 년 전의 기록들이 새로운 각도에서 보였다. 이재옥이 주도한 추방 결정.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짓. 천마공 수련자라는 혐의. 그리고 그 혐의를 증명하기 위해 조작된 증거들.
최호는 철혈방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마음으로 돌아갔다. 보고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확인하려는 마음으로.
방주실의 문을 두드렸을 때, 한철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거대한 체격의 남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의 눈은 최호를 향했다. 그 눈 속에는 기다림이 있었고, 동시에 위협이 있었다.
"한운을 찾았는가?"
최호는 한 발 안으로 들어섰다.
"찾았습니다."
"그럼 죽였는가?"
"아직입니다."
한철이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의 거대한 몸이 방 전체를 압도했다. 그의 그림자가 최호를 삼켰다.
"그 검객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
한철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무거웠다.
"이것은 단순한 명령이 아니다. 이것은 강호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필연이다. 천마공을 수련한 자는 생포하거나 즉결 처단하는 것이 강호의 관례다. 넌 그것을 모르는가?"
"방주님, 하지만 기록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십 년 전 추방 사건에 대해. 공식 기록과 현장이 맞지 않습니다."
한철의 얼굴이 굳었다. 그의 눈이 최호를 향했다. 그 눈 속에는 분노가 있었다.
"재검토? 누가 그런 것을 하라고 했는가?"
"아무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의료자가 말했습니다. 정파의 정의가 과연 무엇인가를."
한철이 최호에게 다가갔다. 한 발씩, 천천히. 그의 발소리가 방을 울렸다.
"최호, 넌 도구다."
한철이 말했다.
"도구는 질문하지 않는다. 도구는 명령을 따른다. 도구가 명령을 거부하면, 그것은 더 이상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배신자다."
"방주님—"
"그 검객을 죽여라. 오늘 밤 안에. 아니면 넌 도구가 아니라 배신자가 된다. 그리고 배신자는 도구의 죽음보다 훨씬 고통스럽게 죽는다."
한철이 최호의 목을 움켜잡았다. 그의 손가락이 최호의 목에 파고들었다. 최호는 숨을 쉬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저항하지 않았다.
"알겠습니까?"
한철이 물었다.
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한철이 손을 놨다. 최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숨을 헐떡였다.
"나가."
한철이 말했다.
최호가 일어섰다. 그의 눈이 한철을 향했다. 그 눈 속에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동시에 뭔가 다른 것도 있었다. 결정, 혹은 각오.
최호는 방주실을 나갔다. 그의 걸음은 느렸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결정되어 있었다.
그는 한운을 죽이지 않을 것이었다.
대신 그는 다른 것을 할 것이었다. 십 년 전의 거짓을 드러낼 것이었다. 정파의 음모를 파헤칠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죽을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최호는 더 이상 도구가 되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