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성벽 위의 비명

5월 28일 새벽, 오스만의 포격이 성벽 남쪽 구간을 집중 조준했다. 테오도시우스의 거대한 석재들이 하나둘 무너져 내렸고, 그 틈으로 오스만군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유스티니아니는 어제 저녁 어깨의 상처가 터져 있었고, 오늘 아침 그는 움직이지 못했다. 대신 루카스 노타라가 남은 병력 이백 명을 이끌고 남쪽 방어선으로 나갔다.

콘스탄틴은 성벽 위에서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아니, 보려고 했다. 눈을 떴지만 상(像)이 뇌에 닿지 않는다. 루카스가 갑옷을 입는 모습. 루카스가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모습. 루카스가 검을 들고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

그 모든 것이 희미했다.

"황제 폐하."

다비드가 옆에 섰다. 그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이름을 먼저 떠올려야 알 수 있는 상태였다. 콘스탄틴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성벽 남쪽이..."

"무너지고 있다."

콘스탄틴이 말했다. 자신이 언제 그것을 알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사실은 뼈에 박혀 있었다.

근접전의 소리가 들렸다. 금속이 금속을 때리는 음. 그 위에 실려 있는 인간의 비명. 콘스탄틴은 아래를 내려다봤다.

성벽의 무너진 구간. 오스만군의 투구들이 물결처럼 밀려오고 있었다. 그 위에서 비잔틴의 검들이 반짝였다. 루카스가 그들을 이끌고 있었다. 그의 동작은 여전히 명확했다. 왼쪽, 오른쪽, 아래로. 검의 궤적이 그렸다. 한 명. 또 한 명. 또 한 명.

하지만 비잔틴군은 줄어들고 있었다.

오스만군은 늘어나고 있었다.

"황제 폐하, 저희가 돕고..."

다비드가 말했지만, 콘스탄틴은 들으면서도 동시에 잊었다.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더 정확히는, 생각할 능력이 없었다. 뇌의 어딘가가 비어 있었다.

성벽 아래로 루카스가 한 발 물러섰다.

그 순간, 오스만군 한 명이 옆에서 튀어나왔다. 칼날이 루카스의 팔을 그었다. 붉은 색이 흩어졌다. 루카스는 비명을 내지 않았다. 그는 몸을 날려 돌아섰고, 그 오스만군의 목을 베었다. 하지만 그 동작이 느렸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느렸다.

콘스탄틴이 움직이려 했다.

발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벽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루카스를 잡아야 한다. 루카스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발은 나아가지 않았다.

뇌가 명령을 내렸는데, 다리가 응답하지 않았다. 손가락이 떨렸다. 목소리가 나올 수 없었다.

루카스가 다시 한 번 물러섰다. 이번에는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그는 손을 놓지 않았다. 검을 들고 있었다. 오스만군이 밀려왔다. 더 많은 오스만군이, 더 빠르게 밀려왔다.

콘스탄틴의 입에서 비명이 나왔다.

"루카스!"

하지만 루카스는 듣지 못했다. 또는 들었지만 응할 수 없었다. 대신 그는 입술을 움직였다. 기도였다. 정교회의 기도였다. 콘스탄틴은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자신의 모국어가 아닌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몸은 알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주여, 나의 영혼을 받으십시오..."*

루카스의 목소리가 명확했다.

그의 어깨 위로, 오스만군의 칼이 내려왔다. 루카스는 그것을 막으려 하지 않았다. 검을 내렸다. 대신 두 손을 모으고, 가슴 위에 모았다.

또 다른 칼이 옆에서 들어왔다.

그리고 또 다른 칼이.

루카스 노타라의 몸이 성벽 위에서 비틀렸다. 그는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넘어졌다. 오스만군은 그의 시신을 성벽 아래로 밀어냈다. 그의 몸이 돌과 돌 사이를 흘러내렸다. 그것이 끝이었다.

콘스탄틴이 무릎을 꿇었다. 다비드가 그를 붙잡으려 했지만, 콘스탄틴은 이미 성벽의 가장자리에 있었다. 그의 손이 무언가를 움켜쥐려 했다. 루카스를. 또는 자신이 무너지는 것을 붙잡으려 했다.

"황제 폐하!"

다비드의 목소리가 멀어졌다. 또는 가까워졌다. 콘스탄틴은 구분할 수 없었다.

그의 눈 앞에 두 개의 세계가 겹쳤다. 하나는 성벽이고, 하나는 회의실이었다. 회의실에서 누군가가 말하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실패입니다." 성벽에서는 루카스가 기도하고 있었다. 그 두 목소리가 섞였다.

콘스탄틴이 미끄러졌다.

성벽 위에서 벗어났다. 공중으로 떨어졌다. 루카스처럼.

손이 무언가를 붙잡았다. 옷깃이 잡혔다. 누군가가 그를 당겼다. 콘스탄틴은 성벽 위로 다시 끌려올라왔다. 유스티니아니였다. 어깨 상처도 무시하고 벽 위에서 기어나와 그를 붙잡은 것이었다.

"황제 폐하! 황제 폐하!"

유스티니아니가 흔들었다. 콘스탄틴은 그의 얼굴을 보고 있었지만, 그것이 누구의 얼굴인지 알 수 없었다. 가슴에 붉은 색의 십자가가 있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이 기호였다.

"나는... 누구지?"

콘스탄틴이 중얼거렸다.

유스티니아니의 입이 움직였다. 뭔가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음성은 먼 데서 오는 것처럼 들렸다. 마치 대양 아래에서 울려 오는 종소리처럼.

성벽 위의 포격이 더 가까워졌다.

5월 29일 새벽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도 콘스탄틴은 알 수 없었다. 다만 검은 하늘이 점점 회색으로 변하고 있었고, 그 회색 안에서 오스만의 횃불들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불빛들 사이로, 루카스가 기도하던 목소리가 계속 울려 퍼지고 있었다.

---

침실로 돌아온 것은 언제였는지 알 수 없다. 콘스탄틴은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천장을 보고 있었다. 천장이 움직이고 있었다. 또는 자신이 움직이고 있었다.

옆에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황제 폐하."

제노바의 마리아였다. 콘스탄틴은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이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기억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눈에 맺힌 눈물.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분명 슬픔이었다.

"식량이 떨어졌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주민들을... 도시 밖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노인들이... 대부분 떠나고 있습니다."

콘스탄틴이 이해하려 했다. 그녀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지만 그 의미는 손가락 사이로 모래처럼 흘러내렸다. 남은 것은 슬픔뿐이었다.

"당신도... 떠나야 합니다."

마리아가 말했다.

콘스탄틴은 침묵했다. 루카스의 죽음이 자신의 몸을 관통했다. 그 기도하는 목소리. 그 평온한 얼굴. 칼이 내려오는 순간에도 움직이지 않던 두 손. 모든 것이 선명했다.

루카스는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다. 루카스는 자신의 자리를 선택했다. 성벽 위에서, 기도 속에서, 마지막까지.

그리고 그 죽음이 무엇인가를 깨웠다. 기술이 아니라 신앙. 효율성이 아니라 명예. 승리가 아니라 존엄.

마리아가 그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의 온기. 콘스탄틴은 그것을 느꼈다. 뜨겁고 딱딱한, 손가락 끝이 굳은 손. 의료 일을 하는 손이었다. 그것을 알았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루카스 노타라는... 어디에 있습니까?"

콘스탄틴이 물었다.

마리아의 눈에 더 많은 눈물이 맺혔다.

"그분은... 남으셨습니다. 성벽 위에서."

그 말이 뭔가를 의미했다. 콘스탄틴의 몸이 반응했다.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기억은 따라오지 않았다. 마치 유령이 자신의 몸을 흔드는 것 같았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었다는 느낌만 남았다.

"그분이 남기신 말씀이 있습니다."

마리아가 계속했다.

"'신앙 안에서 죽으리라'고."

콘스탄틴은 천장을 봤다. 그 말이 깊은 곳에서 무언가를 깨웠다. 루카스가 기도하던 모습. 그의 평온한 얼굴. 칼이 내려오는 순간에도 움직이지 않던 두 손.

'신앙 안에서'.

루카스는 기술로 막을 수 없는 죽음을 맞이했다. 콘스탄틴은 그것을 보았다. 기술도, 지식도, 현대의 모든 것도 그 순간 무의미했다. 루카스가 남긴 것은 기도와 명예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을 변화시켰다. 현대인 이준호에서 황제 콘스탄틴 11세로. 기억 없이도, 몸이 알고 있었다. 루카스가 보여준 것. 기술이 아닌 신앙. 효율이 아닌 존엄.

콘스탄틴은 침대에서 일어나려 했다. 마리아가 그를 붙잡았다.

"당신은... 떠나시겠습니까?"

마리아가 물었다.

"아니면... 남으시겠습니까?"

콘스탄틴은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 눈빛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 선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것이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하지만 루카스가 그렇게 했다. 루카스가 성벽 위에서 기도하며 죽음을 맞이했다. 그것이 옳은 길이었다. 그것이 황제가 할 일이었다.

"남겠습니다."

콘스탄틴이 말했다.

그 말이 나왔을 때, 침실의 공기가 변했다. 마리아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것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해의 눈물이었다.

마리아가 천천히 일어섰다. 그녀가 그의 손을 놓았다.

"그렇다면... 저는 이제 가겠습니다. 떠나는 사람들을 도우러."

침실의 문이 닫혔다. 마리아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져 갔다. 콘스탄틴은 그것을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발자국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알았다.

다비드 팔라이올로고스가 들어섰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황제 폐하."

다비드가 무릎을 꿇었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그 질문이 모든 것을 응축했다. 콘스탄틴은 그것을 느꼈다. 그 질문 안에 담긴 절망. 그 질문 안에 담긴 희망. 그 질문 안에 담긴 기다림.

콘스탄틴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는 남아있어야 합니다."

침실의 창문을 통해 새벽이 들어오고 있었다. 하늘이 검은색에서 회색으로, 회색에서 푸른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푸른 하늘 아래로, 오스만의 횃불들이 더욱 가까워지고 있었다.

5월 29일이 시작되고 있었다.

마지막 날이 시작되고 있었다.

다비드가 천천히 일어섰다. 그의 눈은 주인공을 계속 찾고 있었지만, 주인공은 이미 그곳에 없었다. 침실의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새벽빛 속에서 주인공은 성벽을 보고 있었다. 어떤 형태가 있고, 그 형태 뒤로 불이 타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폐하."

다비드가 손을 내밀었다.

"성벽이 움직입니다. 오스만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움직인다. 그 단어가 뭔가를 의미했다. 콘스탄틴은 그것을 느꼈다. 움직인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고, 살아 있다는 것은 싸울 수 있다는 것이고, 싸울 수 있다는 것은—

"가겠습니다."

콘스탄틴이 말했다.

침실을 나갔을 때, 복도는 이미 소란스러웠다. 병사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누군가는 창에서 밖을 보고 있었고, 누군가는 창을 닫고 있었고, 누군가는 손에 횃불을 들고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었다. 모두가 움직이고 있었다.

유스티니아니가 회랑의 모퉁이에서 나타났다. 그의 어깨는 더욱 구부러져 있었다. 부상은 악화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은 여전히 밝았다.

"황제 폐하."

유스티니아니가 고개를 숙였다.

"성벽 남쪽 구간의 포화도가 50%를 넘었습니다. 석조 벽의 균열이 주 구간 전체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루카스는?"

콘스탄틴이 물었다.

유스티니아니의 얼굴이 순간 경직되었다. 그것은 매우 짧은 순간이었지만, 콘스탄틴은 그것을 보았다.

"남쪽 구간의 방어선을 지키고 계십니다. 모든 병력을 투입하셨습니다."

콘스탄틴은 성벽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다비드와 유스티니아니가 따랐다.

계단을 올라갈 때, 콘스탄틴의 다리가 떨렸다. 하지만 그것이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히 몸이 피곤해서인지 알 수 없었다.

성벽 위로 올라섰을 때, 세상이 불로 타고 있었다.

오스만의 포격이 전 구간에서 동시에 쏟아지고 있었다. 성벽의 남쪽 구간은 이미 반 이상이 무너져 있었다. 돌들이 하늘로 솟았다가 다시 떨어졌다. 그 과정에서 몸이 함께 떨어졌다. 사람의 몸이.

루카스 노타라는 성벽의 가장 위험한 지점에 있었다. 그곳에서 남은 병력들이 벽돌을 쌓고, 나무를 세우고, 무엇이든 움직이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었다.

루카스는 검을 들고 있었다.

그의 팔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피가 누구의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피는 모두 같은 색이었다.

"황제 폐하!"

루카스가 콘스탄틴을 보았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그의 눈은 밝았다.

"남으셨군요!"

루카스가 웃었다. 그 웃음은 절망의 웃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승리의 웃음이었다. 하지만 성벽은 무너지고 있었다.

오스만의 공격이 더욱 거세졌다. 포격이 성벽의 바로 아래 명중했다. 구간 전체가 흔들렸다. 루카스 옆의 병사가 벽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비명이 아래로 떨어져 갔다.

"폐하!"

다비드가 콘스탄틴을 붙잡았다.

"아래로 물러나십시오!"

하지만 콘스탄틴은 움직이지 않았다. 루카스를 보고 있었다. 루카스가 자신을 보고 있었다.

루카스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검이 공중을 그었다. 그것이 무엇을 베는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것은 분명 무언가를 베었다. 저항을. 죽음을.

"이것이... 우리의 방식입니다!"

루카스가 외쳤다.

"신앙 안에서! 명예 안에서! 우리는 여기 서 있습니다!"

포격이 더욱 가까워졌다. 성벽의 남쪽 구간이 더욱 무너져 내렸다. 루카스는 여전히 서 있었다.

그때 포탄이 명중했다.

그것이 루카스의 바로 옆에 명중했다. 콘스탄틴은 그것을 봤다. 폭발의 빛이 성벽을 밝게 비추었고, 루카스의 몸이 한순간 그 빛 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떨어져 내렸다.

"루카스!"

콘스탄틴이 외쳤다.

콘스탄틴이 앞으로 나아갔다. 다비드가 그를 붙잡으려 했지만, 콘스탄틴의 몸이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성벽처럼.

루카스는 성벽의 무너진 구간에 누워 있었다. 그의 다리는 이상한 각도로 꺾여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평온했다.

"황제 폐하..."

루카스가 말했다.

"당신은... 가십시오."

"안 됩니다!"

콘스탄틴이 루카스를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루카스는 움직이지 않았다.

"저는... 여기서..."

루카스가 말했다.

그의 입술이 움직이고 있었다.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기도였다. 콘스탄틴은 그것을 알았다.

루카스의 목소리가 약해졌다. 콘스탄틴은 그 기도를 들었다. 정교회의 기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무엇을 담고 있는지 몸이 알고 있었다. 신앙. 죽음. 명예.

"신앙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콘스탄틴이 말했다.

루카스의 눈이 하늘을 보았다. 더 이상 콘스탄틴을 보지 않았다.

그의 입술이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기도. 신앙. 죽음.

포격이 다시 명중했다. 이번에는 루카스의 바로 옆에 명중했다. 콘스탄틴은 루카스의 몸이 흔들리는 것을 봤다. 하지만 루카스는 여전히 기도하고 있었다.

유스티니아니가 콘스탄틴을 붙잡았다.

"황제 폐하! 여기를 떠나셔야 합니다!"

유스티니아니가 외쳤다.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콘스탄틴이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몸에 힘이 없었다.

루카스 노타라는 성벽 위에서 기도하고 있었다. 그의 입술에서 나오는 기도의 말. 그것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기술이 아니라 신앙. 효율성이 아니라 명예. 승리가 아니라 존엄.

포격이 루카스를 덮었다.

성벽의 일부가 그와 함께 무너져 내렸다. 루카스의 몸이 아래로 떨어져 갔다. 길고, 어두운 낙하. 그리고 침묵.

콘스탄틴의 눈에서 무언가가 떨어져 내렸다. 눈물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누구를 위한 눈물인지 모르겠다. 루카스를 위한 눈물인가? 자신을 위한 눈물인가? 아니면 이 도시를 위한 눈물인가?

"황제 폐하!"

다비드가 그를 부르고 있었다.

성벽은 계속 무너지고 있었다.

오스만의 병사들이 무너진 벽을 통해 도시 내부로 들어오고 있었다. 콘스탄틴은 그것을 봤다. 그들의 외침이 들렸다. 그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5월 29일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마지막 날은 계속되고 있었다.

콘스탄틴이 성벽에서 돌아서려 할 때, 그의 발이 무너진 돌에 걸렸다. 그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공중.

아래로.

루카스처럼.

유스티니아니가 손을 내밀었다.

"황제 폐하!"

유스티니아니의 손이 콘스탄틴의 팔을 잡았다. 그것이 콘스탄틴을 붙들었다.

하지만 콘스탄틴의 의식은 이미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마치 루카스의 몸처럼.

검은색. 그리고 침묵.

---

의식이 돌아올 때, 콘스탄틴은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누군가 자신을 들고 있는 것 같았다. 움직임이 있었다. 흔들림이 있었다.

"황제 폐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깨어나십시오!"

콘스탄틴의 눈이 떠졌다. 천장이 보였다. 아니, 하늘이 보였다. 새벽의 하늘이 어두운 푸른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포격의 소리가 들렸다. 성벽이 무너지는 음. 사람들의 외침.

그리고 가슴의 통증. 깊고, 뜨거운 통증이 온몸을 관통했다.

"여기가... 어디지?"

그가 물었다.

유스티니아니가 그를 흔들었다. 하지만 콘스탄틴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황제? 그것이 뭔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성벽의 포격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것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매우 가까워지고 있었다.

의식이 흔들렸다. 마치 파도 위에 떠있는 것처럼. 루카스의 얼굴이 보였다. 루카스의 기도가 들렸다. 그리고 그 기도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완전히 사라져 가고 있었다.

5월 29일의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마지막 날의 새벽이.

성벽 위에는 루카스의 기도만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었다. 마지막 수호자의 목소리가 무너지는 도시 위에서.

그리고 오스만군의 발소리가 성벽 내부로 들어오고 있었다. 콘스탄틴은 그것을 들었다. 하지만 누가 들어오는 것인지,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자신이 누구인지—

모두가 사라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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