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벽의 붕괴
성벽의 일부가 무너졌다.
5월 24일 새벽 4시, 오스만의 대포가 남동쪽 방향을 집중 포격했을 때였다. 테오도시우스 성벽의 외벽—천년을 견뎌낸 그 돌들이—먼지를 일으키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콘스탄틴은 포탑 위에서 그 광경을 목격했다. 석재 10미터 폭이 붕괴되는 것. 그 아래 도시의 하층부가 노출되는 것. 그리고 그 구멍을 통해 쏟아져 들어올 수 있는 21만의 군대.
손이 떨렸다. 팔뚝이 아니라 전신이.
"황제 폐하!" 다비드의 목소리가 포성 속에서 들렸다. 젊은 궁내관은 콘스탄틴의 팔을 잡았고, 그제야 콘스탄틴은 자신이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성벽 위에서. 무너지는 돌 위에서. 죽음이 얼굴을 맞대고 있는 곳에서.
"대피하십시오. 이 구간은 위험합니다."
콘스탄틴은 고개를 저었다. 대피할 곳이 어디 있는가? 침실? 궁전? 모두 같은 도시 안에 있었다. 무너지는 성벽 너머에는 21만이 있고, 무너지는 성벽 안에는 7천이 있다. 그 사이에서 그는 서 있어야 했다.
유스티니아니가 나타났다. 왼쪽 어깨에 붕대를 감은 채로. 이틀 전의 포격에서 입은 상처는 아직 짓물러 있었다. 하지만 그는 걷고 있었다. 성벽의 계단을 하나하나 밟으며.
"붕괴 폭이 10미터를 넘었습니다." 용병 지휘관의 목소리에는 감정이 없었다. "이 속도라면 일주일 안에 남쪽 전선이 무너집니다."
콘스탄틴은 유스티니아니를 바라봤다. 그 남자의 얼굴에는 상처와 피로만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황제." 유스티니아니가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제 기술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뭐?"
"저항하는 방법."
콘스탄틴은 그 단어를 되뇌었다. 저항. 그것은 기술이 아니었다. 승리도 아니었다. 단지 무너지지 않는 동안 서 있는 것. 밀려오는 파도에 맞서 한 발 물러서지 않는 것.
"침실로 가십시오." 유스티니아니가 말했다. "회의를 소집하겠습니다."
콘스탄틴은 움직이지 않았다. 성벽 위에 서 있고 싶었다. 무너진 곳을 보고 있고 싶었다. 자신의 기술이 막지 못한 그 구멍을 직시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비드가 다시 팔을 잡았다. 다시 끌어냈다. 성벽에서. 무너지는 도시에서.
---
침실의 촛불이 세 개였다. 식량 부족으로 인한 절약이었다. 그 어두운 빛 속에서 루카스 노타라가 먼저 들어왔다. 백발의 귀족은 콘스탄틴의 발 앞에 무릎을 꿇었다.
"황제 폐하."
콘스탄틴은 놀랐다. 루카스 노타라는 절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이 도시의 가장 오래된 가문의 당주는 절대 무릎을 꿇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일어나시오."
"아직입니다." 노타라가 말했다. 목소리에는 진동이 있었다. "노타라 가문은 이 도시를 지켜온 가문입니다. 천 년 동안. 우리는 신앙 안에서 죽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당신과 함께 죽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빛이 다르게 보였다. 기술적 회의에서의 냉소가 아니라, 다른 종류의 빛이었다.
"당신은 우리 황제입니다. 그 기술로 우리를 구하지 못하실지라도."
루카스가 일어나 물러나갔다. 그 뒤로 그레고리우스 총대주교가 들어왔다. 총대주교는 말없이 콘스탄틴의 이마에 손을 올렸다. 피를 십자로 긋고.
"당신의 기술이 아닌 당신의 영혼이 우리를 구할 것입니다."
그 말이 끝나자 총대주교는 무릎을 꿇었다. 콘스탄틴을 향해. 황제를 향해. 처음으로.
그 다음은 제노바의 마리아였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의 뒤로 아이들이 따라들어왔다. 다섯 명. 여섯 명. 더. 콘스탄틴은 셀 수 없었다. 마리아의 뒤에서 나타나는 작은 몸들. 그리고 그 뒤로는 노인들도 있었다.
"우리도 함께 싸우겠습니다, 황제 폐하." 마리아가 말했다. "기술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그녀의 손에는 돌이 들려 있었다. 성벽에 던질 돌들. 아이들의 손에도, 노인들의 손에도 같은 것들이 들려 있었다.
콘스탄틴은 그것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호흡이 가빠졌다.
"황제 폐하는 우리를 기억 속에서 잃고 있습니다." 마리아가 한 발 더 가까이 왔다. "하지만 우리는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당신이 모두를 기억하지 못해도."
그 말이 뭘 의미하는지, 콘스탄틴은 정확히 알았다. 자신의 기억 소실이 이미 그들에게 보이고 있다는 것. 거울 속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친 자신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는 것.
침실 문이 다시 열렸다. 다비드였다. 젊은 궁내관은 콘스탄틴의 옆에 섰다. 말 없이.
"당신은 우리 황제입니다." 다비드가 말했다. "이제 저는 확신합니다."
"전에는 확신하지 않았나?"
"전에는... 당신이 다른 누군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술자, 엔지니어, 다른 세계의 사람. 하지만 지금 당신은 황제입니다. 우리의 황제입니다."
콘스탄틴은 다비드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 손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감출 수 없었다.
---
성벽으로 향했을 때는 이미 새벽이 물러가고 있었다. 5월 24일의 아침이 도시를 옅은 빛으로 채우고 있었다. 콘스탄틴은 유스티니아니와 함께 걸었다. 다비드, 루카스, 총대주교, 마리아, 그리고 그 뒤의 수십 명이 따라왔다.
성벽의 남쪽 구간에는 이미 병사들이 모여 있었다. 무너진 외벽 앞에서. 그들은 뭔가를 하고 있었다. 돌을 옮기고 있었다. 나뭇가지를 엮고 있었다. 파괴된 벽 위에 새로운 방어선을 만들고 있었다.
유스티니아니가 멈춰 섰다.
"이것이 마지막 방어선입니다." 그가 말했다. "여기가 무너지면 도시가 무너집니다."
콘스탄틴은 그 지점을 자세히 살폈다. 무너진 돌 위에 병사들이 목재로 틀을 만들고 있었다. 그 틀 사이로 돌을 끼워 넣고, 철편으로 고정했다. 높이는 3미터 정도. 오스만의 화살과 포탄을 맞을 때마다 흔들리겠지만, 그것이 버티는 동안 도시는 숨을 쉴 수 있을 것이었다.
"재료는?" 콘스탄틴이 물었다.
"궁전의 목재, 폐허의 철편, 성 내 모든 돌." 유스티니아니가 답했다. "이틀 안에 조달했습니다. 지속 시간은... 포격의 강도에 따라 다릅니다. 최대 나흘."
나흘. 그 숫자가 콘스탄틴의 머리에 박혔다. 나흘이면 5월 28일까지다. 그 다음은?
"5월 29일이 뭐지?"
유스티니아니의 눈이 흔들렸다. 마치 무거운 문을 열려고 할 때의 그 움직임.
"그것이..." 용병 지휘관이 말했다. "우리의 마지막 날입니다, 황제 폐하."
콘스탄틴은 그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이해하지 못했다. 왜 그 날이 마지막일까? 어떤 의미에서 마지막일까? 그것이 정해진 것일까?
"우리는 기술로 이기지 못할 것이다." 콘스탄틴이 말했다. 목소리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자신도 몰랐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으로서 저항할 것이다."
뒤에서 루카스가 검을 뽑았다. 그 소리가 울렸다. 성벽 위에서.
총대주교가 입술을 움직였다. 기도를 시작했다. 낮고 깊은 음성으로.
마리아가 아이들의 손을 이끌었다. 돌을 나르는 일로.
노인들이 서로를 지탱했다. 서로의 어깨에 기대며 성벽 위에 선 채로.
다비드는 콘스탄틴의 옆에 서서 하늘을 바라봤다. 5월의 하늘. 맑고 차갑고 무심했다.
---
5월 25일 새벽.
오스만의 대포가 마지막 방어선을 집중 포격했다. 밤새 쌓아올린 목재와 철이 부서졌다. 돌이 다시 무너졌다. 이번에는 더 크게. 5미터 폭이 추가로 붕괴되었다.
콘스탄틴은 그 무너지는 순간을 봤다. 성벽의 일부가 하늘을 가르며 떨어지는 것. 먼지가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것. 그리고 그 구름 너머로 보이는 오스만의 천막들. 어제보다 더 촘촘했다. 공성탑들이 새벽빛 아래 검은 골격을 드러내고 있었다. 분명히 더 많았다.
"포위가 더 강해졌습니다." 유스티니아니가 담담하게 말했다. "술탄이 최종 공격을 준비 중입니다."
콘스탄틴은 성벽 아래를 내려다봤다. 오스만군의 진영이 조직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공성탑들이 성벽 쪽으로 이동 중이었다. 해자를 메우기 위한 목재와 흙이 쌓이고 있었다. 특정 구간—남동쪽 성벽—에 병력이 집중되고 있었다. 포격 강도가 다른 지점의 3배 이상이었다. 돌격 준비의 신호였다.
"남은 시간은?" 콘스탄틴이 물었다.
"나흘." 유스티니아니가 답했다. "5월 29일까지."
그 숫자가 다시 나왔다. 5월 29일. 콘스탄틴은 그것을 반복했다. 입술로만. 소리 내지 않고. 5월 29일. 5월 29일.
루카스 노타라가 다가왔다. 귀족은 검을 갈고 있었다. 반복적으로. 돌에 대고. 다시, 또 다시.
"노타라 경." 콘스탄틴이 말했다. 자신의 목소리가 낯설었다.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루카스는 검을 멈췄다. 그의 손도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니요, 황제 폐하." 그가 말했다. "우리는 질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 있을 것입니다."
콘스탄틴은 더 이상 물을 수 없었다. 그 대신 그는 계속 걸었다. 성벽 위를. 그리고 그레고리우스 총대주교를 만났다. 성직자는 성벽의 한 모서리에서 십자가를 들고 기도하고 있었다.
"총대주교."
그레고리우스가 돌아섰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눈은 맑았다.
"황제 폐하, 우리는 이 도시를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총대주교가 말했다. "5월 29일까지. 그리고 그 날에도."
"그 날에는 뭐가 일어나나?"
"역사가 기록한 날입니다." 총대주교가 조용히 말했다. "콘스탄티노플의 함락. 그 날짜가 5월 29일입니다."
콘스탄틴은 그 말을 들었다. 역사. 기록. 함락. 모든 단어가 낯설었다. 하지만 그것들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자신의 기억이 거의 소진되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역사를 재현할 때마다 사라져간 기억들. 어린 시절, 가족, 현대의 삶, 엔지니어로서의 자부심.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인가?
콘스탄틴은 자신의 손을 들었다. 떨리고 있었다. 마치 다른 누군가의 손인 것처럼.
제노바의 마리아를 만났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물을 마시게 하고 있었다. 우물에서 끌어올린 물을. 깨끗한 물인지 더러운 물인지 구분할 수 없는 그 물을. 아이들은 마시고 있었다. 의심하지 않고. 마리아가 건넸으니까.
"마리아." 콘스탄틴이 말했다.
그녀가 돌아섰다. 그녀의 얼굴은 더 깊게 패여 있었다.
"황제 폐하, 우리는 계속 싸울 것입니다." 마리아가 말했다. "이 아이들을 위해. 한 명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우리가 이기나?"
"이기는 것이 뭔가요?" 그녀가 물었다. "이 아이가 산다면, 그것이 승리입니다."
다비드 팔라이올로고스는 성벽의 가장 높은 지점에 서 있었다. 오스만의 진영을 바라보며.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마치 밤새 한 번도 자지 않은 것처럼.
"다비드."
청년이 돌아섰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하지만 흘리지 않았다.
"황제 폐하, 저는..." 다비드가 말을 시작했다. "저는 당신을 의심했습니다. 처음에. 당신이 정말 황제인지. 하지만 이제 알았습니다. 당신은 우리와 함께 죽을 수 있는 황제입니다."
죽음. 그 단어가 또 나왔다.
---
5월 26일 낮.
오스만의 해자 메우기가 본격화됐다. 콘스탄틴은 성벽 위에서 그것을 봤다.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흙과 목재를 해자로 쏟아붓고 있었다. 포격은 계속됐다. 하지만 오스만군은 멈추지 않았다. 공성탑들이 조금씩 전진했다.
남동쪽 성벽 구간에서 마지막 방어선의 절반 이상이 무너졌다. 포격 강도는 전날보다 50퍼센트 증가했다. 포탄이 떨어지는 간격이 줄어들었다. 3분에 한 발에서 1분에 한 발로. 오스만군의 병력 손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해자 메우기 작업 중 포격에 맞아 수백 명이 쓰러졌다. 하지만 그들은 계속 앞으로 나왔다.
루카스가 콘스탄틴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콘스탄틴은 그를 인식하지 못했다.
"누구세요?"
루카스의 얼굴이 굳었다. 하지만 그는 대답했다.
"루카스 노타라입니다, 황제 폐하. 노타라 가문의 당주입니다."
"아, 그렇군요." 콘스탄틴이 말했다. 마치 처음 만나는 사람인 것처럼.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요?"
루카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검을 뽑았다. 그리고 성벽의 무너진 부분으로 걸어갔다. 그의 뒤로 노인들과 귀족들이 따라갔다. 모두 검을 들고.
---
5월 27일 새벽.
포격이 더 집중됐다. 하루 만에 추가로 4미터 폭이 붕괴되었다. 마지막 방어선의 3분의 2가 무너졌다. 콘스탄틴은 그것을 봤다. 성벽 위에서. 무너지는 것. 그리고 그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느낀 것은 놀라움이 아니라 어떤 필연성이었다. 마치 처음부터 정해진 일인 것처럼.
유스티니아니가 다가왔다. 왼쪽 어깨의 붕대가 피로 물들어 있었다. 감염된 상처에서 고름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황제 폐하, 우리는 안쪽 방어선으로 철수해야 합니다. 이 방어선은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습니다."
콘스탄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면서도.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나요?"
"이틀." 유스티니아니가 답했다. "5월 29일까지. 그 이상은 불가능합니다."
그 날짜. 또 그 날짜.
콘스탄틴은 5월 29일이라는 숫자를 반복했다. 입술로만. 소리 내지 않고. 그리고 그 반복 속에서, 콘스탄틴은 깨달았다. 그것이 뭔지는 여전히 모르지만, 그 날짜가 자신의 모든 것을 정의하고 있다는 것을. 자신의 기억, 자신의 정체성, 자신의 미래. 모두가 그 날짜 아래에 있었다.
총대주교가 성벽 위에서 기도하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포성 속에서도 들렸다. 낮고 깊고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마리아는 아이들을 성벽 안쪽으로 옮기고 있었다. 더 안전한 곳으로. 하지만 이 도시에 안전한 곳은 없었다. 그녀는 아이들을 성 내부의 지하실로 데려가고 있었다. 최소한 포격은 피할 수 있는 곳으로.
---
5월 28일 낮.
오스만의 대포가 새벽부터 울렸다. 멈추지 않고. 계속. 성벽이 더 무너졌다. 이번에는 더 크게. 더 깊게. 마지막 방어선이 완전히 붕괴되었다.
콘스탄틴은 성벽 위에 서 있었다.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기억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기억을 잃었다는 것을.
자신이 잃은 것은 미래였다. 내일이 있을 거라는 확신. 그 다음 날이 있을 거라는 희망. 모든 내일이 사라졌다. 5월 29일이라는 하나의 날짜만 남았다. 그리고 그 날 이후는 존재하지 않았다.
마지막 방어선의 무너진 자리에는 이제 오스만군이 직접 보였다. 공성탑이 성벽에 거의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해자가 완전히 메워졌다. 오스만의 보병들이 성벽 아래에 집결했다. 수천 명. 아니, 수만 명. 콘스탄틴은 셀 수 없었다.
유스티니아니가 마지막 방어선의 자리에 서 있었다. 병사들을 배치하고 있었다. 한 명씩. 아껴서. 마치 이들이 마지막 동전인 것처럼. 남은 병력은 7천에서 3천으로 줄어들었다. 전투 중 사망, 부상, 탈진. 그리고 절망.
"유스티니아니."
용병이 돌아섰다. 그의 어깨 상처는 더 벌어져 있었다. 감염된 것이 명백했다. 팔이 부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움직이고 있었다. 계속.
"네, 황제 폐하."
"우리가 이길 거야?"
유스티니아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하늘을 바라봤다. 5월 28일의 오후 하늘. 먹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곧 밤이 될 것이었다. 마지막 밤이 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황제 폐하." 그가 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기다리는 것입니다."
"뭘 기다려요?"
유스티니아니는 성벽 아래를 가리켰다. 오스만의 진영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횃불들이 점화되고 있었다. 수백 개의 횃불. 마치 별들이 땅에 내려온 것처럼.
"최종 공격의 신호입니다." 유스티니아니가 말했다. "내일 새벽. 5월 29일."
---
밤이 깊어갔다. 5월 28일의 밤.
성벽 위의 불빛들이 하나씩 꺼지고 있었다. 포위된 도시의 마지막 불빛들. 콘스탄틴은 침실로 돌아갔다. 아니, 방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침실이 뭐였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자신이 황제라는 것도 가물가물했다. 누군가 자신을 황제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지만, 그것이 자신을 의미하는 건지 확실하지 않았다.
콘스탄틴은 누웠다. 천장을 바라봤다. 어둠. 오직 어둠만 있었다. 그 어둠 속에서 콘스탄틴은 뭔가를 들었다. 목소리. 여러 목소리. 성벽 위의 병사들. 기도하는 목소리. 아이들의 울음. 포격음. 그리고 그 모든 것 아래로 흐르는 무언가.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의 끝.
5월 29일이라는 날짜가 콘스탄틴의 머리 속에서 명확해졌다. 역사 기록 속의 그 날.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는 날. 자신이 죽는 날.
콘스탄틴은 눈을 떴다. 천장의 어둠이 그대로였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어둠이 아니었다. 그것은 5월 29일이었다. 역사가 이미 기록한 날. 그리고 내일이 그 날이었다.
내일.
콘스탄틴은 손을 들었다.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떨림은 공포가 아니었다. 그것은 결연함이었다. 마지막 날을 맞이하는 황제의 떨림이었다.
성벽 위에서 루카스의 검이 울렸다. 밤 중에도. 계속. 마치 그것이 마지막 신호인 것처럼.
총대주교의 기도가 들렸다. 낮고 깊은 음성으로. 멈추지 않고.
마리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을 달래는 목소리로. 지하실에서.
다비드는 성벽 위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5월 29일의 하늘을 기다리며.
---
5월 29일 새벽 직전.
콘스탄틴은 일어났다. 침실을 나왔다. 성벽으로 향했다. 마지막 밤이 끝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5월 29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역사가 기록한 그 날. 자신의 모든 것이 끝나는 그 날.
콘스탄틴은 성벽 위에 섰다. 무너진 벽 위에. 마지막 방어선이 완전히 붕괴된 그 자리에. 그의 주변에 루카스, 총대주교, 다비드, 그리고 남은 병사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 검을 들고. 모두 기도하고. 모두 기다리고 있었다.
성벽 아래에서 오스만의 나팔음이 울렸다. 낮고 길게. 마치 죽음을 알리는 신호처럼.
그 뒤로 횃불들이 일제히 점화되었다. 수백 개의 횃불이 한 순간에 밝혀졌다. 오스만의 진영이 주간처럼 환해졌다. 그 빛 속에서 검은 물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병들. 공성탑들. 말 탄 기병들.
최종 공격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