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째 날 오후 세 시, 해변의 축제장.
은은 준호의 손을 놓지 않으려고 애썼다. 손가락이 자꾸만 미끄러질 것 같았고, 그것이 모든 것의 끝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축제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 손도, 그 두려움도 순간적으로 희석되었다.
햇빛이 눈을 찌르고, 바람이 피부를 쓸고, 음식의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튀김 냄새, 막걸리 냄새, 소금에 절인 오징어의 비릿한 냄새가 공기 속에 뒤섞여 있었다. 음악이 귀를 채웠다. 로컬 밴드가 부르는 낡은 포크송. 사람들의 목소리가 겹쳐졌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노인들의 담소, 청년들의 떠드는 소리. 모든 것이 동시에 일어났다.
은은 멈춰 섰다.
준호가 그녀의 얼굴을 봤다. 그녀의 눈이 떨려 있었다. 코가 살짝 벌어져 있었다. 입이 반쯤 열려 있었다.
"은? 괜찮아?"
은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걸어갔다. 축제장의 한가운데로. 준호가 손을 놓지 않은 채로 따라갔다.
떡 하나를 집었다. 입에 넣었다. 달콤함과 쓸쓸함이 동시에 혀에 닿았다. 한 달간 느끼지 못했던 맛이 한 번에 돌아왔다. 그냥 맛이 아니라, 맛에 붙어 있는 모든 기억들이. 어린 시절 할머니가 만들던 떡의 맛. 그것을 먹으며 느꼈던 안전함. 그 안전함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느끼게 되는 그리움.
눈물이 나왔다.
작은 눈물이 아니었다.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이었다. 하지만 그 눈물 위에 웃음이 피어났다.
은은 웃음을 터뜨렸다.
작은 웃음이 아니었다. 배에서 올라오는 웃음.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웃음. 온몸을 흔드는 웃음. 그 웃음 속에 울음이 섞여 있었다. 웃음이 울음으로 변했다. 울음이 다시 웃음으로 돌아왔다. 그 경계가 더 이상 명확하지 않았다.
준호가 그녀를 잡았다.
팔로. 등으로. 그녀의 몸 전체를 감싸는 팔. 그 팔의 온기가 피부를 통해 흘러들어왔다. 따뜻함. 안전함. 그것과 동시에 쓸쓸함. 이 팔이 곧 놓일 것이라는 확실한 예감.
"괜찮아. 괜찮아."
준호의 목소리가 귀를 통해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낮고 부드럽고 불안한 목소리. 그 목소리 속에 준호 자신도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전해졌다.
은은 준호의 팔에서 얼굴을 들었다. 그의 눈이 자신의 눈과 마주쳤다. 준호도 울고 있었다.
"우리 춤을 춰봐."
준호가 말했다. 그것은 제안이 아니라 간청이었다.
은은 고개를 저었다. 사람들 속에서 춤을 춘다는 것이 두려웠다. 감정을 드러낸다는 것이 두려웠다. 이 모든 것이 현실이 아니라 꿈일 수도 있다는 공포. 깨어날 때의 충격.
준호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손가락을 하나하나 펼쳤다. 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천천히 춤을 시작했다.
포크송이 계속 울려 퍼지고 있었다. 낡은 멜로디. 누군가의 향수를 담은 가사. 은은 따라갔다. 춤을 추지 않으려고 저항했지만 준호의 몸을 따라갔다.
한 발 앞으로. 한 발 옆으로. 몸이 굽었다가 펼쳐졌다.
준호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 가까워졌다. 그의 호흡이 피부에 닿았다. 따뜻한 호흡. 그 호흡 속에 어떤 냄새가 있었다. 준호의 냄새. 비누와 카페의 콩 냄새가 섞인 냄새. 그것을 맡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철렁했다.
축제장의 사람들이 그들을 봤다. 누군가가 박수를 쳤다. 그 박수가 귀를 채웠다. 음악, 목소리, 박수. 모든 것이 동시에 울려 퍼졌다.
은은은 눈을 감았다. 감각 하나를 차단하면 다른 감각이 더 명확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눈을 감자 햇빛이 눈꺼풀을 통해 붉게 빛났다. 바람이 더 선명하게 피부를 쓸었다. 음악이 뼈 깊숙이 울렸다. 준호의 팔의 온기가 극대화되었다.
살아있다.
이 순간이 바로 그것이었다. 감정이 돌아왔다는 확실한 증거. 하지만 그 확실함은 곧 사라질 것이라는 공포도 동시에 품고 있었다.
춤이 끝났다. 준호가 그녀를 놓지 않은 채 옆으로 이동했다. 축제의 가장자리. 사람들이 적은 곳. 소나무 숲이 시작되는 곳.
그 순간이었다.
휴대폰이 울렸다.
은은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화면에 '김태식'이라는 이름이 떴다. 상사. 서울의 세계. 현실.
준호가 물었다. "받아야 해?"
은은은 받기로 결정했다. 아니,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가 다시 받기로 결정했다. 그 손가락이 화면을 터치했을 때 자신이 한 선택인지 본능인지 알 수 없었다.
"은이? 들려?"
김태식의 목소리가 귀를 채웠다. 서울식 발음. 급한 톤. 생산성을 강요하는 목소리.
"네, 상사님."
"회복이 충분히 됐지? 월요일부터 복귀하자. 프로젝트가 밀려 있고, 팀이 너를 기다리고 있어."
은은은 대답했다. "아직입니다."
"아직? 몇 주가 지났는데?"
은은은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일주일. 아직 일주일밖에 안 됐다. 열흘 약속 중 일곱 날이 지났다. 삼 날이 남았다. 그 삼 날이 영원 같았다.
"감정 표현 불능증이 하루아침에 낫는 게 아니라고 의사가 말씀했습니다."
"의사? 누가 의사야? 심리의사?"
"네."
"심리 문제는 마음먹기 나름이야. 너는 이미 충분히 회복했어. 다만 또 일을 안 하니까 불안한 거야. 일을 하면 자동으로 회복돼. 월요일 아침 여덟 시에 봐."
전화가 끊어졌다.
은은이 휴대폰을 내렸다. 화면이 검게 변했다. 그 검은 화면이 거울처럼 자신의 얼굴을 비춰주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 떨려 있는 입술.
준호가 물었다. "뭐라고 했어?"
은은은 대답하지 않았다.
"뭐라고 했냐고."
"월요일부터 복귀하래."
준호의 몸이 경직되었다. 팔이 느슨해졌다. 가까웠던 거리가 벌어졌다.
"이게... 오늘이 몇 날이지?"
"일곱 번째."
"그럼..."
"아홉 날이 남았어."
은은이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이었다. 아홉 날이 남은 게 아니었다. 이미 현실이 침투해 왔다. 서울의 형광등 아래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이 생생하게 보였다. 이 손의 온기가 남아있을까? 아니면 또 다시 무뎌질까?
준호가 말했다. "우리 계속 춤을 춰야 해."
"춤을?"
"응. 춤을. 남은 아홉 날을 춤을 춰야 한다고 생각해."
은은은 준호를 봤다. 그의 얼굴이 떨려 있었다. 눈이 축제장을 향해 있었지만 그곳을 보고 있지 않았다. 자신의 내부 어딘가를 보고 있었다.
"우리가 춤을 춘다는 게 무슨 뜻이야?"
준호가 은을 봤다. 눈이 마주쳤다.
"움직이는 것. 계속 움직이는 것. 멈추지 않는 것. 지금 이 감각을 잊지 않는 것."
"춤을 춘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지는 않아."
"안 바뀌겠지. 하지만 우리가 기억할 수 있어. 이 감각을 기억하면 나중에도 다시 찾을 수 있어."
은은은 준호의 말을 들었다. 그것이 가능할까? 서울의 형광등 아래서, 추석 명절 이후 프로젝트 마감일이 박혀 있는 회의실에서, 그 손의 온기를 기억할 수 있을까?
축제의 음악이 계속 울려 퍼지고 있었다. 포크송. 누군가의 향수를 담은 노래. 그 노래 속에서 은은은 한 가지를 깨달았다.
우리는 증인이어야 한다.
그것이 준호가 말하려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은은이 이해한 것은 그것이었다. 이 감각을 증명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혼자만 기억하면 나중에 그것이 꿈이었다고 의심할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함께 있다면, 누군가가 "너도 그걸 느꼈지?"라고 물어본다면, 그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다.
"준호."
"응?"
"우리가... 계속 함께 있으면... 이 온기가 사라지지 않을까?"
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은의 손을 잡았다. 팔꿈치에서 손목까지. 그리고 천천히 끌었다. 축제장으로. 음악이 울려 퍼지는 곳으로.
춤을 춘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 은은은 알 것 같았다.
멈추지 않는 것. 계속 움직이는 것. 이 감각을 버리지 않는 것. 현실 앞에서 무릎 꿇지 않는 것.
하지만 그 춤의 끝이 어디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남은 아홉 날이 정말 충분할까?
# 본문
축제장의 중심부로 나아갈수록 음악이 더욱 구체적으로 들렸다. 생악(生樂)이었다. 기타, 베이스, 드럼. 누군가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왔다. 포크송. 오래된 노래. 은은은 가사를 따라가지 못했지만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중요한 것은 음악이 피부를 타고 흐르는 느낌이었다.
준호가 무언가를 말했지만 음악이 너무 컸다. 은은은 준호의 입술을 읽으려 했다. 그의 입이 움직이는 방식으로부터 의도를 추론하려 했다. 이것도 감각의 일종인가. 준호의 손이 자신의 허리를 감쌌다. 춤을 추자는 신호였다.
"난 못 춤을 춰."
은은이 말했다. 하지만 그 말은 거짓이었다. 그녀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준호의 팔에 이끌려 몸이 자동으로 반응했다. 한 발, 한 발. 리듬에 맞춰.
축제장의 조명이 은을 핥고 지나갔다. 노란 조명. 파란 조명. 빨간 조명. 음식 노점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은의 얼굴을 스쳤다. 밀전병의 달콤함. 호떡의 따뜻함. 어묵의 짠맛. 그 모든 향기가 동시에 코를 자극했다.
바람이 불었다. 해변의 바람이었다. 소금기 섞인 바람. 그 바람이 은의 목선을 타고 내려갔다. 피부가 반응했다. 소름. 그것이 추위인지 기쁨인지 은은은 구분하지 않았다.
준호가 회전을 시켰다. 은의 몸이 축제장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모든 감각이 폭발했다. 햇빛이 눈을 찌르고, 바람이 피부를 쓸고, 음식의 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음악이 귀를 채우고, 준호의 팔이 자신을 지탱했다. 모든 것이 동시에. 한순간에.
은은은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느꼈다.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웃음. 진짜 웃음. 마지막으로 이렇게 웃은 게 언제였을까. 그 웃음 속에 무언가 뜨거운 것이 흐르고 있었다. 눈물이었다.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준호가 은의 얼굴을 봤다. 그의 눈이 커졌다. 은은은 자신이 얼마나 이상한 모습일지 상상했다. 웃으면서 우는 얼굴. 감정이 통제 불능인 얼굴. 하지만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이 자신이 살아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졌다.
"은아."
준호가 불렀다. 음악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들렸다. 준호의 입술이 움직였다. 다시 한 번.
"은아."
손가락이 은의 뺨에 닿았다. 눈물을 닦아내려는 제스처였다. 하지만 준호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그냥 거기 있게 두었다. 손가락의 온기로 눈물을 감싸두었다.
축제의 무리 속에서 둘은 고립되었다. 아니, 고립된 게 아니었다. 둘이 축제의 중심이 되었다. 모든 감각이 둘을 향하고 있었다. 준호의 손. 준호의 목소리. 준호의 얼굴.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자신의 감각.
이것이 감각의 동시 활성화다.
은은은 깨달았다. 지난 사흘간 자신은 감각을 하나씩 깨워왔다. 햇빛. 음식. 바람. 향기. 목소리. 손의 온도.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분리된 경험이었다. 지금 축제장에서 일어나는 것은 달랐다. 모든 감각이 동시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것은 감각을 넘어서 있었다. 그것은 감정이었다.
준호가 다시 회전을 시켰다. 은의 몸이 공중에 뜬 느낌이 들었다.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듯 했다. 떨어져 내려올 준비를 해야 했지만 은은은 준호의 팔을 더 세게 움켜잡았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좋겠다. 영원히.
그때였다.
휴대폰이 울렸다.
준호의 휴대폰이 아니었다. 은의 휴대폰이었다. 축제의 음악 속에서도 들릴 정도로 큰 진동음. 은은은 움직임을 멈췄다. 춤을 추던 리듬이 깨졌다. 준호가 은을 봤다. 은은도 준호를 봤다.
"받아봐."
준호가 말했다.
은은은 휴대폰을 꺼냈다. 화면에 이름이 떠 있었다. 김태식. 상사. 직장. 서울.
현실이 침투했다.
은은은 전화를 받았다. 음악이 너무 컸다. 한 발 물러났다. 두 발 물러났다. 축제의 무리로부터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준호의 손이 놓이지 않았다. 팔꿈치를 잡고 있었다.
"네, 상사님."
"서은, 들려?"
"네, 들립니다."
"회복이 끝났나?"
그 질문. 은은은 그 질문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다. 회복이 끝났는가. 즉, 일을 할 준비가 되었는가. 감정을 버릴 준비가 되었는가.
"아직입니다."
"아직? 의사가 뭐라고 했는데?"
"감정 표현 불능증이 하루아침에 낫는 게 아니라고..."
"의사? 누가 의사야? 심리의사?"
"네."
"심리 문제는 마음먹기 나름이야. 너는 이미 충분히 회복했어. 다만 또 일을 안 하니까 불안한 거야. 일을 하면 자동으로 회복돼. 월요일 아침 여덟 시에 봐."
전화가 끊어졌다.
은은은 휴대폰을 내렸다. 화면이 검게 변했다. 그 검은 화면이 거울처럼 자신의 얼굴을 비춰주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 떨려 있는 입술. 방금 전까지 웃고 있던 입술이 경직되어 있었다.
준호가 물었다. "뭐라고 했어?"
은은은 대답하지 않았다.
"뭐라고 했냐고."
음악이 계속 울려 퍼지고 있었다. 포크송. 누군가의 향수를 담은 노래. 그 노래가 자신을 조롱하는 것처럼 들렸다.
"월요일부터 복귀하래."
준호의 몸이 경직되었다. 팔이 느슨해졌다. 가까웠던 거리가 벌어졌다. 손이 놓였다.
"이게... 오늘이 몇 날이지?"
"일곱 번째."
"그럼..."
은은이 말했다. 목소리가 작았다. 축제의 음악에 묻힐 정도로.
"아홉 날이 남았어."
하지만 그것은 거짓이었다. 아홉 날이 남은 게 아니었다. 이미 현실이 침투해 왔다. 서울의 형광등 아래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이 생생하게 보였다. 회의실의 냉랭한 온도. 컴퓨터 모니터의 푸른 빛. 이 손의 온기가 남아있을까? 아니면 또 다시 무뎌질까?
준호가 은을 봤다. 그의 눈이 축제장을 향해 있었지만 그곳을 보고 있지 않았다. 자신의 내부 어딘가를 보고 있었다.
"우리 계속 춤을 춰야 해."
"춤을?"
은은은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춤을 춘다는 게 무슨 뜻인가. 지금도 충분히 춤을 추고 있지 않은가.
"응. 춤을. 남은 아홉 날을 춤을 춰야 한다고 생각해."
준호가 은의 손을 다시 잡았다. 손가락이 손가락 사이사이로 들어왔다. 인터루킹. 완전한 접촉. 손의 온기가 다시 전달되었다.
"춤을 춘다는 게 무슨 뜻이야?"
은은이 물었다.
"움직이는 것. 계속 움직이는 것. 멈추지 않는 것. 지금 이 감각을 잊지 않는 것."
"춤을 춘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지는 않아."
"안 바뀌겠지. 하지만 우리가 기억할 수 있어. 이 감각을 기억하면 나중에도 다시 찾을 수 있어."
은은은 준호의 말을 들었다. 그것이 가능할까? 서울의 형광등 아래서, 추석 명절 이후 프로젝트 마감일이 박혀 있는 회의실에서, 그 손의 온기를 기억할 수 있을까? 축제장에서 느꼈던 모든 감각을 기억할 수 있을까?
축제의 음악이 계속 울려 퍼지고 있었다. 포크송. 누군가의 향수를 담은 노래. 그 노래 속에서 은은은 한 가지를 깨달았다.
우리는 증인이어야 한다.
그것이 준호가 말하려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은이 이해한 것은 그것이었다. 이 감각을 증명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혼자만 기억하면 나중에 그것이 꿈이었다고 의심할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함께 있다면, 누군가가 "너도 그걸 느꼈지?"라고 물어본다면, 그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다.
"우리가... 계속 함께 있으면... 이 온기가 사라지지 않을까?"
은은이 물었다.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은의 손을 끌었다. 축제장 밖으로. 음악이 울려 퍼지는 곳으로부터.
그들이 축제장을 벗어났을 때 음악이 희미해졌다. 해변의 바람이 다시 들렸다. 파도 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 더 이상 모든 감각이 동시에 울려 퍼지지 않았다. 감각이 분리되기 시작했다.
준호가 멈춰 섰다. 은도 멈춰 섰다. 둘이 마주 봤다. 축제장의 불빛이 준호의 얼굴을 부분적으로 비추고 있었다. 반은 밝고, 반은 어두웠다.
"내일이 아홉 번째 날이야."
은이 말했다. 그것은 확인이었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정확히 인식하기 위한 확인.
"맞아."
준호가 대답했다.
"그 다음은?"
은이 물었다. 목소리가 아주 작았다.
준호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입이 움직였다. 말하려는 의지가 있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준호는 은의 손을 더 세게 잡았다.
모든 것이 불확실했다. 월요일의 회의실. 서울의 형광등. 이 손의 온기가 계속될 수 있을지. 아니면 다시 무뎌질지. 준호와 함께할 수 있을지. 아니면 헤어져야 할지.
축제장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여전히 희미했다.
춤을 춘다는 것. 계속 움직인다는 것. 멈추지 않는다는 것.
은은은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준호의 손을 놓을 생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