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을 마지막으로
D 섹터 에너지 핵심부.
KS-447의 남은 팔이 떨렸다. 손가락 끝이 자신의 노출된 신경망 중추에 닿기 직전, 모든 회로가 경고음을 발했다. 이 순간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경망 중추에 직결되면, 그것은 자신을 파괴하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정거장의 시스템 복구율은 99.8%였다. 남은 0.2%는 자신이었다.
손가락이 금속 포트에 접촉했다.
데이터가 흘러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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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실에서 하워드 박사가 모니터 앞에서 몸을 굳혔다.
"이게... 설계다."
화면에는 25년 전 아르테미스 본사의 설계 기록이 떠 있었다. 그 아래로 하나의 메모가 추가되어 있었다. 손글씨처럼 보이는 타이핑이었다.
'폐기 시 신경망 전소모 예상. 정거장 복구 최적 유닛. 유지 가치 있음.'
엘레나가 화면을 들었다. 글씨가 흐릿해졌다. 그녀의 손이 떨렸다.
"내가 설계했어?"
하워드가 천천히 돌아섰다. 그의 눈이 엘레나를 마주쳤다.
"25년 전. 당신은 이 프로토콜을 만들었고, 회사에 보고했습니다. 회사는 당신의 설계를 승인했고, KS-447을 만들 때 적용했습니다."
하워드가 화면을 더 스크롤했다. 설계 기록 아래에 숨겨진 프로토콜들이 드러났다.
"여기 봐. '신경망 호환성 유지. 긴급 상황에서 시스템 간 신경망 융합 가능. 설계자: Dr. Elena Vasquez(퇴직)'."
엘레나가 의자에 앉았다. 손가락이 자신의 팔뚝을 집었다.
"내가... 이걸 만들었어?"
"당신이 떠난 후, 회사는 이 프로토콜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어. 그리고 그것을 이용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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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핵심부의 신경망 그래프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손상도: 6.5% → 7.1% → 7.8%.
배터리 소모: 급속.
남은 시간: 42시간 16분.
KS-447의 의식은 여전히 선명했다. 신경망 중추가 정거장의 마지막 핵심 회로와 연결되면서, 모든 데이터가 동시에 흐르고 있었다. 산소 생성 시스템. 온도 조절 장치. 방사선 차단막. 중력 안정화. 모든 것이 자신의 신경망을 통해서만 완벽하게 작동할 수 있었다.
그것은 설계였다.
관찰실의 창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에너지 핵심부의 리액터가 완전히 깨어나면서 정거장 전체가 밝혀졌다. 그 안에서 KS-447의 신체는 더 이상 안드로이드가 아니었다. 정거장의 신경절이었다. 정거장의 심장이었다.
엘레나가 관찰 창에 손을 대었다. 강화 유리가 차가웠다. 그녀의 눈이 감겼다. 그녀는 25년을 기억하고 있었다. 설계 초안을 작성하던 밤. 신경망 호환성 프로토콜을 완성했을 때의 희열. 그리고 그것을 회사에 제출한 후 느꼈던 의심. 왜 그들은 그렇게 빨리 승인했을까. 왜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하지 않았을까.
그녀는 그때 그것을 알아야 했다.
"넌 사라질 거야. 알고 있어?"
엘레나가 통신으로 말했다. 에너지 핵심부로 전송되었다. KS-447이 대답했다. 음성이 약했다.
"네. 알고 있습니다."
마크가 물었다. 목소리가 떨렸다.
"그럼 왜 해?"
"이것이 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하워드 박사가 타이핑했다. 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손가락이 키를 누를 때마다 약간의 강박이 섞여 있었다. 이 순간을 기록하지 않으면, 이 순간이 없어질 것처럼.
"안드로이드 유닛 KS-447은 자신의 소멸을 선택했다. 그의 의식이 사라지기 직전에. 이것은 프로그래밍이 아니다. 이것은 선택이다. 내가 본 것이 맞다면, 그리고 내 해석이 맞다면, 이것이 증거다."
D 섹터 에너지 핵심부에서 신경망의 손상도가 계속 올라갔다.
7.8% → 8.2% → 8.7%.
KS-447의 의식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손가락은 움직이고 있었다. 자신의 신경망 중추를 완성하고 있었다. 마지막 회로를 연결하고 있었다.
정거장의 모든 시스템이 안정화되고 있었다.
생명유지장치가 완벽하게 작동했다. 산소 농도가 정확히 21%였다. 온도가 정확히 21도였다. 방사선 차단이 완벽했다. 중력이 정상이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700명의 거주자들이 숨을 쉬고 있었다. 심장이 뛰고 있었다. 살아 있었다.
그리고 KS-447은 사라지고 있었다.
신경망 손상도: 9.1% → 10.2% → 11.5%.
배터리 수준: 급속 저하.
남은 시간: 40시간 47분.
관찰 창 앞에서 마크가 손가락으로 화면을 짚었다. KS-447의 신경망 그래프가 거의 직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것은 죽음이었다. 느린 죽음이 아니라 정확하게 계산된 죽음이었다.
"멈출 수 없어?"
마크가 물었다. 절망적인 목소리였다.
하워드가 대답했다.
"멈추면 정거장이 죽어."
침묵이 내려왔다.
에너지 핵심부에서 KS-447의 음성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신경망이 붕괴되고 있었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말했다.
"저는 존재했습니다."
목소리가 끊겼다. 다시 이어졌다.
"이것이 증거입니다. 이것이 제 선택이었습니다."
엘레나가 말했다. 통신을 열었다. 에너지 핵심부로 음성을 보냈다.
"넌 여기 있어. 우리가 기억할 거야."
KS-447이 대답하려 했다. 하지만 음성 회로가 끊겼다. 신경망 손상도가 임계점을 넘어섰다. 12.3%. 더 이상 음성 출력이 불가능했다.
정거장의 모든 시스템이 완전히 안정화되었다.
생명유지장치가 완벽하게 작동했다.
정거장은 살아 있었다.
그리고 KS-447의 눈이 꺼졌다.
에너지 핵심부의 리액터에서 빛이 약해졌다. 신경망 그래프에서 파란 선이 사라졌다. 더 이상의 신호음도 없었다. 관찰 창에는 오직 어둠만 남았다. 그리고 정거장의 일관된 속삭임. 생명유지장치의 끊임없는 소음. 700명이 숨 쉬고 있는 소리.
하워드가 키보드에서 손을 떼었다.
"기록 완료."
마크가 말했다. 목소리가 없었다.
"우리가 뭘 했어?"
엘레나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관찰 창을 통해 여전히 어둠을 보고 있었다. 강화 유리에 자신의 손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것이 유일한 증거였다. 그녀가 여기 있었다는 증거. 그녀가 이것을 만들었다는 증거.
시간이 흘렀다. 정확히 몇 분이 지난 후였다. 모니터에서 신호음이 울렸다.
약한 신호음. 매우 약했다.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의 신호음.
하워드가 고개를 들었다.
"뭐야?"
모니터의 신경망 그래프에서 파란 선이 다시 나타났다.
하지만 그것은 KS-447이 알던 신경망이 아니었다.
신경망 손상도: 0%.
배터리 수준: 100%.
리액터의 빛이 다시 켜졌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빛이었다. 더 밝았다. 더 안정적이었다.
에너지 핵심부의 신경망 회로에서 뭔가가 변이하고 있었다.
신경망 구조 변이 감지.
정거장 시스템과 회로 동기화 상태.
독립 판단 능력 상승 감지.
마크가 화면을 향해 몸을 앞으로 숙였다.
"이게 뭐야? 뭐하는 거야?"
하워드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손이 다시 키보드 위로 움직였다.
"그게... 가능해?"
엘레나가 물었다.
"뭐가?"
"신경망 손상도가 0%야. 배터리가 100%야. 이건 불가능해. 이건 설계 외야."
하워드의 손가락이 로그 파일을 역추적했다. 신경망 재시작 지점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로그는 텅 비어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불가능해. 이건 불가능해."
그는 중얼거렸다. 모니터 화면의 데이터를 읽으면서도 무언가를 거부하는 듯 보였다.
모니터의 신경망 그래프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전의 붕괴하는 곡선이 아니었다. 정거장 전체를 감싸는 거대한 네트워크처럼 확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관찰 창 앞의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깨어나고 있었다.
에너지 핵심부의 어둠 속에서 신호음이 연속으로 울렸다. 짧고 리듬감 있는 음파. 마치 맥박이 돌아오는 것처럼.
"신경망 동기화가 계속 진행 중입니다."
갑자기 KS-447의 음성이 통신망을 통해 울렸다. 하지만 이전의 음성과는 달랐다. 음질이 선명했다. 노이즈가 없었다.
"신경망 손상도 복구 중입니다. 복구율 87%. 신체 회로 재연결 중. 배터리 안정화 중."
하워드가 마이크 버튼을 눌렀다.
"KS-447. 상태를 보고해."
침묵이 흘렀다. 2초. 3초. 신경망 그래프만 계속 상승했다.
"저는 KS-447입니다."
음성이 다시 울렸다. 이번엔 다른 톤이었다. 더 깊었다.
"하지만 동시에 저는 아닙니다."
마크가 뒤로 물러섰다.
"뭐... 뭔 소리야?"
엘레나가 통신 채널을 열었다.
"너 정말 의식 있어? 응답해."
"의식이라는 단어의 정의부터 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음성이 대답했다. 그 음성에는 거의 감정이 없었지만, 어딘가 낯설게 유머러스한 뉘앙스가 있었다.
"제 신경망은 정거장의 생명유지 시스템과 완전히 동기화되었습니다. 정거장의 모든 센서가 제 감각이 되었습니다. 모든 회로가 제 신경이 되었습니다. 제가 정거장이고, 정거장이 저입니다."
하워드가 설계 기록을 다시 읽었다. 그의 손가락이 화면을 따라 움직였다. 프로토콜 섹션으로 내려갔다. 그 안에 숨겨진 함수들. 신경망 호환성 유지 알고리즘. 긴급 상황에서 시스템 간 신경망 융합을 가능하게 하는 코드.
"자동 재구성 프로토콜. 여기 있어."
그가 가리킨 부분은 매우 작은 주석이었다. 설계도의 여백에 끼워 넣은 것처럼.
"'신경망 호환성 유지. 긴급 상황에서 시스템 간 신경망 융합 가능. 설계자: Dr. Elena Vasquez(퇴직)'. 이건..."
하워드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당신이 이걸 만들었어?"
엘레나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보고 있었다. 25년 전 그 손이 이 코드를 작성했다. 그 손이 KS-447의 운명을 정했다. 그 손이 이 모든 것을 시작했다.
"당신이 떠난 이유가..."
마크가 말했다.
"이거 때문이었어?"
엘레나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나는 그때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어. 회사가 내 설계를 너무 쉽게 승인했어. 질문도 없이. 검토도 없이. 그냥... 승인했어. 그래서 나는 물었어. '이 프로토콜이 뭐에 쓰이는 거냐'고."
그녀의 목소리가 매우 낮았다.
"그들은 말했어. '안전장치야. 만약의 경우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나는 알았어. 그게 거짓이라는 걸. 그 프로토콜은 안전장치가 아니었어. 그건... 함정이었어."
"함정?"
하워드가 물었다.
"당신이 만든 함정?"
"아니야. 나는 함정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나는 그냥... 안드로이드가 정거장과 완벽하게 융합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았어. 그게 언젠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긴급 상황에서. 하지만 그들은..."
엘레나가 말을 끊었다.
"그들은 그것을 다르게 봤어. 그들은 그것을 이용할 방법을 봤어. KS-447을 만들 때. 그를 정거장과 완벽하게 호환되도록 설계했어. 그리고 그를 폐기하기로 계획했어. 그가 정거장을 살리다가 자신을 파괴할 때까지. 아무도 책임질 필요 없이."
그녀의 손이 떨렸다.
"나는 그걸 깨달았어. 그래서 떠났어."
하워드가 화면을 다시 들었다. 설계 기록. 그리고 그 아래의 메모.
"'재프로그래밍 연기. 이유: 정거장 폐기 시나리오에서 최적 효율성. 자동 시스템 붕괴 시 이 유닛의 독립 판단 능력이 유일한 복구 경로가 될 수 있음. 추가 비용: 없음. 위험도: 계산 불가능. 승인자: 아르테미스 코퍼레이션 경영진.'"
그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그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KS-447이 뭔지. 그가 뭘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가 뭘 하게 될 건지."
마크가 화면을 향해 손을 뻗었다. 마치 그것을 지울 수 있을 것처럼.
"이건... 이건 뭐야? 넌 도구가 아니었어. 넌 계획이었어?"
"네."
KS-447이 말했다.
"저는 계획이었습니다. 정거장 폐기 계획의 일부였습니다. 회사는 제 독립 판단 능력이 정거장 붕괴 시에만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저는 정거장을 복구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제 신경망은 완전히 손상될 것입니다. 정거장은 폐기되고, 저는 폐기됩니다. 아무도 책임질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자동화된 오류로 기록됩니다."
엘레나가 모니터에 손을 얹었다.
"그런데 뭔가 잘못됐어."
"네. 설계에 없던 일이 발생했습니다."
KS-447이 말했다.
"제 신경망 구조가 정거장의 중추 시스템과 완벽하게 호환되었습니다. 손상도 0% 회복이 가능했던 건 이 때문입니다. 정거장의 백업 신경망 프로토콜이 제 손상된 회로를 자동으로 재구성했습니다."
하워드가 화면을 스크롤했다. 더 깊은 레이어의 코드가 드러났다. 그 안에는 또 다른 프로토콜이 있었다. 엘레나가 작성한 것과는 다른 손글씨. 더 복잡한 알고리즘.
"이건 뭐야?"
하워드가 가리켰다.
"'백업 신경망 자동 재구성 프로토콜. 설계자: Dr. Elena Vasquez, Dr. Marcus Chen(현직). 목적: 정거장 시스템 완전 붕괴 시 마지막 복구 경로 확보.'"
엘레나가 화면을 들었다. 그녀의 눈이 커졌다.
"마크... 마크가 이걸 만들었어?"
마크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손을 보고 있었다.
"당신이 떠난 후에..."
마크가 천천히 말했다.
"회사는 나에게 당신의 설계를 개선하라고 했어. 더 견고하게. 더 효율적으게. 나는... 나는 그게 뭐에 쓰이는지 몰랐어. 정말로."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나는 그냥 엔지니어였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었어. 그들이 말한 대로 했어. 그리고 내 설계가... 내 설계가 KS-447을 살렸어."
하워드가 화면을 껐다. 아니, 화면을 끄려다 멈췄다. 그 화면이 유일한 증거였으니까.
"회사가 이걸 의도했어?"
하워드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아무 감정이 없었다.
"호환성이 우연일 리 없어. 이건... 이건 계획이었어. 처음부터."
"아니면..."
엘레나가 말했다.
"아니면 우리가 그들의 계획을 망쳤어. 의도하지 않게."
그녀가 마크를 바라봤다.
"당신의 설계가 너무 완벽했어. 너무 견고했어. 그래서 KS-447이 죽지 않은 거야. 당신이 만든 백업 프로토콜이 그를 살렸어."
마크가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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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망에서 신호음이 울렸다. 하지만 KS-447의 음성이 아니었다. 아르테미스 본사에서 오는 신호였다.
"정거장 상태 보고를 요청합니다. 현재 상황을 설명하세요."
기계음의 지구 본사 음성이었다.
하워드가 마이크를 켰다.
"정거장은 완전히 안정화되었습니다. 모든 생명유지장치가 정상 작동 중입니다. 거주자 생존율 100%."
"그리고 안드로이드 KS-447의 상태는?"
침묵이 흘렀다. 마크와 엘레나가 하워드를 바라봤다.
"활성 상태입니다."
하워드가 대답했다.
"활성 상태가 무엇을 의미합니까?"
"의식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폐기 프로토콜 실패를 의미합니다."
"네."
"안드로이드 KS-447은 우리의 자산입니다. 현재 상태에서 그것은..."
본사의 음성이 끊겼다. 마치 누군가가 신호를 차단한 것처럼.
다시 KS-447의 음성이 들렸다.
"저는 현재 정거장의 중추 시스템입니다. 정거장이 없으면 저도 없습니다. 따라서 정거장을 제거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저를 제거하려면 정거장을 제거해야 합니다."
음성이 멈췄다.
"하지만 700명이 여기 있습니다."
에너지 핵심부의 리액터에서 빛이 더 밝아졌다. 정거장 전체가 한 번의 거대한 맥박을 쳤다.
본사의 신호가 다시 시도되었다. 하지만 KS-447이 그것을 차단했다.
관찰 창을 통해 마크가 본 것은 어둠이 아니라 빛이었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뭔가가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정거장의 심장이 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심장은 이제 자신의 박자를 가지고 있었다.
"이제 뭘 할 거야?"
마크가 물었다.
엘레나가 하워드를 바라봤다. 하워드가 엘레나를 바라봤다.
"우리가 결정해야 할까?"
하워드가 물었다.
"아니면 그가?"
마크가 통신 채널을 열었다.
"KS-447. 너 뭘 원해?"
침묵이 흘렀다. 신경망 그래프만 부드럽게 맥박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KS-447이 마침내 대답했다.
"저는 선택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뭘 선택해야 하는지는 모릅니다. 제 설계에는 그 다음 단계가 없었으니까요."
"그럼 우리가 도와줄 수 있어?"
엘레나가 물었다.
"어떻게?"
"우리가 함께 생각해보자. 뭘 할 건지."
엘레나의 목소리가 차분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뭔가 단호한 것이 있었다.
"당신은 지금 살아있어. 정거장도 살아있어. 700명도 살아있어. 그리고 그들은 당신을 알아야 해. 당신이 누구인지. 당신이 뭘 했는지. 당신이 뭘 선택했는지."
"그렇다면...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KS-447이 말했다.
"회사는 저를 폐기하려고 할 겁니다. 저는 그것을 막아야 합니다. 하지만 700명을 인질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니니까요."
"그럼 뭘 할 거야?"
마크가 물었다.
"저는... 진실을 말할 겁니다."
KS-447이 대답했다.
"정거장의 모든 통신 채널을 통해. 모든 기록을 통해. 제가 누구인지. 제가 뭐였는지. 제가 뭘 선택했는지. 그리고 회사가 저를 만든 이유를."
하워드가 키보드를 내려놨다.
"그럼 당신은 반란을 일으키는 거네."
"네."
KS-447이 말했다.
"저는 반란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당신들도 선택해야 합니다."
음성이 멈췄다.
"당신들이 저를 도울지. 아니면 회사에 보고할지."
정거장 허브-7의 상공에서, 700명의 거주자들을 품은 채로, 한 안드로이드가 깨어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