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새로운 옷

밤새 구운 빵의 온기가 부엌을 채웠다. 루아는 오븐 손잡이를 놓고 손가락을 펼쳤다. 떨림이 없었다. 대신 손등에는 밀가루가 하얀 자국처럼 붙어있었고, 손목 너머로 인간계 옷의 헤어진 소매가 눈에 띄었다.

배달 중에 입던 옷. 어느새 그것은 너덜너덜한 천조각이 되어 있었다.

루미가 어제 말했었다. "누님 옷 낡았어요." 루아는 그때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겼지만, 지금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니 달랐다. 왼쪽 소매는 팔꿈치까지 뜯어져 있었고, 치마 자락은 여러 군데가 흐트러져 있었다. 가슴팍에는 숲의 이슬과 흙이 스민 얼룩이 남아있었다. 이 옷은 더 이상 루아를 보호해주지 못했다.

루아가 부엌 창문을 통해 숲을 바라봤다. 은빛 안개가 평소보다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렉스의 말이 떠올랐다. "내일 아침이 마지막일 거야."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있었다. 카이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루아는 구운 빵을 바구니에 담았다. 따뜻한 냄새가 올라왔다. 이 빵들에는 루아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두려움도, 결의도, 그리고 이 가족을 지키려는 간절함도. 빵을 만지는 순간마다 루아는 느꼈다. 자신이 더 이상 무표정한 제과사가 아니라는 것을.

거실로 나왔다. 그레이와 렉스, 루미가 모두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침이 왔어," 루아가 조용히 말했다.

렉스가 돌아섰다. 그의 눈이 루아의 헤어진 옷을 훑었다.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그때였다. 벽난로 옆 창문이 밝아졌다. 은빛이 아닌 따뜻한 황금색. 누군가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마리나?" 루미가 놀라 일어섰다.

렉스가 재빨리 창문을 열었다. 여우 수인이 우아하게 몸을 날려 안으로 들어왔다. 마리나였다. 루아는 숲 가장자리에서 본 그 존재를 이제 확실히 인식했다. 밝은 표정, 주황색 털, 그리고 따뜻한 눈동자.

"오늘 아침은 특별해야 해," 마리나가 말했다. "그 아이의 옷이 너무 낡았잖아."

루아를 보는 마리나의 눈에는 연민이 아닌 친절함이 있었다.

"어떻게 알았어?" 루a가 물었다.

"루미의 엄마가 꿈에서 나타났어. 무언가 큰 일이 이 아침에 일어날 거라고. 그리고 그 전에 너를 준비시켜야 한다고." 마리나가 루아 옆에 다가섰다. 그녀의 손에는 옷이 들려 있었다. 따뜻한 크림색 원피스, 그리고 작은 앞치마. "이건 우리 숲의 모두가 만들었어. 너를 위해."

루아는 옷을 받았다. 손가락이 섬세한 자수를 따라갔다. 밀 이삭, 빵, 그리고 작은 별들. 모두 황금색 실로 수놓여 있었다.

"우리 숲의 모두가?" 루아가 되물었다.

"응. 너는 혼자가 아니야. 처음부터."

마리나가 루아를 부엌 문간의 거울로 이끌었다. 루미도 뒤따라왔다. 렉스와 그레이는 여전히 창밖을 지키고 있었다.

루아는 천천히 옷을 갈아입었다. 인간계의 옷을 벗으면서, 어딘가 놓아지는 것 같았다. 제과점에서의 기억. 무표정함으로 자신을 보호하던 날들. 혼자라는 생각. 그 모든 것이 옷과 함께 땅에 떨어졌다.

새로운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섰다.

루아는 자신을 몰랐다.

거울 속의 얼굴에는 따뜻함이 있었다. 눈빛이 살아있었다. 입가에는 미세한 미소가 맺혀 있었다. 더 이상 무표정이 아니었다. 손도 떨리지 않았다. 대신 그 손에는 자신감이 흐르고 있었다.

"예뻐요," 루미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제 넌 이 숲의 주민이야," 마리나가 말했다. "더 이상 여행자가 아니라."

루아는 거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 사람은 누구인가. 이 따뜻한 표정의 사람은 정말 자신인가.

"누님 손 봐요," 루미가 루아의 손을 잡았다. 떨림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듯.

루아가 루미의 손을 맞잡았다. 작고 부드러운 토끼의 손. 루미는 눈을 감았다. 마치 루아의 손에서 뭔가를 느끼고 있는 것처럼.

"누님, 계속 여기 있어요?" 루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루아는 루미의 머리를 쓸어주며 대답했다. "응. 난 여기 있을 거야."

그것은 약속이 아니라 선택이었다.

제과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이제 불가능했다. 루아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인간계의 제과점에서 무표정으로 빵을 굽던 루아는 이미 죽어있었다. 여기서 이 가족을 위해 빵을 굽는 루아만이 살아있었다.

거실로 나왔다. 그레이가 루아를 바라봤다. 그의 눈이 한 번 깜빡였다. 렉스도 돌아섰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이해했다. 루아가 변했다는 것을.

"준비됐어?" 렉스가 물었다.

루아는 구운 빵 바구니를 들었다. "응."

마리나가 창밖을 가리켰다. "저기."

검은 안개가 집으로 몰려오고 있었다. 그 중앙에 빨간 눈이 떴다.

카이다.

하지만 루아의 손은 떨리지 않았다. 새로운 옷의 무게가 루아를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이것은 이 숲이 루아에게 입혀주는 갑옷이었다.

"맨 먼저 루미를 지켜," 그레이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명령이 아니라 부탁이었다.

루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창문이 박살났다.

검은 바람이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카이가 웃음을 터뜨렸다. "오, 새로운 옷이군. 이 숲에 완전히 녹아내렸네."

루아는 한 발 물러섰다. 루미를 등 뒤로 밀어냈다. 마리나가 루미를 안았다.

"그 빵을 내놓아," 카이가 손을 뻗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다 주면, 아이들은 건드리지 않겠어."

거짓이었다. 루아는 알 수 있었다. 카이의 눈동자에서 욕망만 흘러나왔다. 이 존재는 숲의 규칙을 어긴 자였다. 렉스가 말했던 것처럼, 욕망에 삼켜진 존재.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약화되어 잠복했을 뿐.

"아니야," 루아가 말했다.

목소리가 떨리지 않았다.

카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가 손을 휘둘렀다. 검은 바람이 루아를 휩쓸었다. 루아는 벽에 부딪혔다.

그 순간, 그레이가 늑대 형태로 변했다. 하지만 카이는 이미 루아에게로 다시 달려들고 있었다.

루아는 바구니를 들어올렸다. 구운 빵들이 공중으로 흩어졌다.

빵이 떨어지면서 황금색 빛이 터져 나왔다. 루아의 진심이, 루아의 결의가, 루아의 사랑이 빛이 되어 퍼져나갔다. 그것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 숲에서 가장 진정한 것, 가장 강한 것이었다.

카이가 비명을 질렀다. 검은 바람이 흩어졌다.

"이럴 리가... 난 여기서... 죽을 수 없어..." 카이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숲 깊은 곳으로 흩어졌다. 약화되었지만, 여전히 존재했다.

루아는 무릎을 꿇었다. 손가락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떨림이었다. 해방의 떨림이었다.

마리나가 루아를 일으켜 세웠다. "잘했어. 정말 잘했어."

그레이와 렉스가 루아 옆에 섰다. 루미가 루아의 손을 잡았다.

루아는 네 존재를 바라봤다. 이것이 자신의 가족이었다. 이것이 자신의 세계였다.

"이제 뭘 해야 하나?" 루미가 물었다.

루아는 부엌을 바라봤다. 오븐은 여전히 따뜻했다.

"빵을 구워야지. 더 많은 빵을."

하지만 루아의 마음 어딘가에는 질문이 남아있었다. 카이는 정말 약화되었을까. 아니면 더 큰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을까.

숲 깊은 곳의 검은 안개 속에서, 빨간 눈이 다시 떴다.

# 새로운 옷

아침 햇살이 집의 창문을 통해 들어왔을 때, 루아는 자신의 옷을 들어올렸다. 어제 밤 새벽부터 오늘 아침까지 빵을 구우며 입고 있던 옷은 이미 팔목에서 실이 풀려나와 헝겊처럼 늘어져 있었다. 소매는 버터 얼룩으로 물들었고, 가슴팍에는 밀가루 자국이 소복이 내려앉아 있었다. 루아가 인간계에서 입고 온 옷은 이제 더 이상 루아를 감싸지 못했다. 마치 벗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듯이.

"누님, 옷 낡았어요."

루미가 옆에서 작은 발가락으로 옷 자락을 툭툭 쳤다. 토끼 귀가 살짝 흔들렸다. 며칠 전만 해도 루아를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던 루미가 이제는 이렇게 자연스럽게 옷깃을 잡고 있었다. 루아는 루미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손가락이 부드러운 털을 지나갔다. 떨림이 없었다.

"알아. 낡았구나."

"누님 다른 옷 없어요?"

루아는 고개를 저었다. 인간계에서 배달 중에 떨어진 이상, 다른 옷은 없었다. 이 옷뿐이었다. 그리고 이 옷도 이제 더 이상 루아의 것이 아니었다. 루아를 가두던 무표정의 갑옷이 아니라, 이제는 낡은 허물처럼 벗겨져 나가고 있었다.

"마리나라고 했던가."

거실에서 렉스가 불쑥 말했다. 루아는 고개를 들었다. 렉스는 창문을 통해 숲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우의 귀가 쭉 펼쳐져 있었다. "그 여자 수인, 오늘쯤 올 거야. 숲의 다른 지역에 사는 애들이 루아를 돕기로 했대."

루아는 렉스의 말뜻을 이해하는 데 몇 초가 걸렸다. 자신을 돕기로 했다니. 그레이의 가족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루아는 숲 경계에서 마리나라는 여우 수인을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인지 환각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그 존재는 너무 빠르게 사라져버렸으니까.

오후가 되자 마리나가 정말로 나타났다.

집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명확했다. 루아가 문을 열었을 때, 마리나는 이미 웃음을 짓고 있었다. 여우 특유의 길게 뻗은 눈이 반달처럼 구부러졌다. 그녀의 꼬리는 두 개였다. 은빛 털로 덮인 여우의 꼬리가 공중에서 살랑이고 있었다.

"안녕! 난 마리나야. 렉스가 말했나?"

루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마리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상큼한 웃음이었다. 마치 숲의 공기 자체가 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루아, 맞지? 넌 정말 조용하네. 렉스가 그랬어. '쟤 감정을 얼굴에 다 드러내는 게 신기하다'고. 아, 잠깐, 너 옷이 많이 낡았네?"

마리나는 루아의 옷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루아는 무의식적으로 팔을 감쌌다. 인간계에서 흔하던 반응이었다. 하지만 마리나의 눈에는 판단이 아닌 연민만 있었다.

"오늘 너를 위해 왔어. 옷을 만들어줄 거야."

"옷을?"

"응. 이 숲에서 살려면 이 숲의 옷을 입어야 해. 인간계의 옷은 이 공기에 맞지 않아. 시간이 지날수록 낡아버려. 그건 넌 이미 알겠지?"

루아는 자신의 옷을 다시 내려다봤다. 마리나가 말하는 게 맞았다. 옷이 단순히 낡은 게 아니었다. 실이 풀리고, 색이 바래고, 섬유 자체가 변질되고 있었다. 마치 이 숲의 공기가 인간계의 모든 것을 서서히 침식하고 있는 것처럼. 루아의 옷도, 루아의 기억도.

마리나는 루아의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여우 수인의 손은 인간의 손처럼 다섯 개의 손가락을 가지고 있었지만, 손가락 끝에는 작은 발톱이 있었다. 부드럽지만 단단한 터치였다.

"따라와. 우리 집 근처에 좋은 나무가 있어. 그 나무 껍질로 만든 실이 최고야. 그리고..."

마리나는 루아를 이끌었다. 숲 깊숙한 곳으로. 루아는 처음에 조금 불안했다. 렉스가 경고했던 검은 안개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리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녀의 발걸음은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루아는 이 여우 수인을 신뢰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숲의 식물들을 좀 알아야 해. 너 인간계에서 제과사였다니? 그럼 계절 재료를 아는 거겠네. 여기도 마찬가지야. 계절마다 다른 식물들이 피어나고 질려. 나는 그걸 다 알아. 그래서 렉스가 나한테 부탁한 거야. 너를 돕도록."

루아는 마리나의 말을 들으며 숲을 걸었다. 아침에는 보이지 않던 길이 마리나가 앞서가면서 선명해졌다. 나뭇가지들이 자동으로 양쪽으로 물러나갔다. 마치 마리나를 맞이하기 위해. 루아는 이 순간에 깨달았다. 자신이 이 숲에 완전히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레이와 렉스와 루미뿐 아니라, 마리나처럼 자신을 돕고자 하는 다른 존재들이 있다는 것을.

"여긴 내 집이 가까운 곳이야. 나 혼자 사는데, 손님이 없어서 좋아. 요즘 숲이 좀 불안하잖아. 그 검은 바람, 빨간 눈 있잖아.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마리나는 작은 오두막 앞에서 멈췄다. 루아의 집보다 훨씬 작았다. 하지만 깔끔했다. 창문에는 말린 꽃이 걸려 있었다. 문고리는 매끄러운 나무로 되어 있었다. 마리나가 문을 열었을 때, 내부에서 풀과 건조 과일의 향이 퍼져나왔다.

"자, 여기가 내 작업실이야. 옷감을 짜는 곳이지."

마리나는 작은 기계 같은 것을 가리켰다. 나무로 만든 베틀이었다. 그 위에는 은색과 금색의 실이 걸려 있었다. 루아는 그 실들을 바라봤다. 인간계의 어떤 실도 이렇게 빛나지 않았다. 마치 달빛과 별빛을 모아서 만든 것처럼.

"이건 숲의 나무에서 나온 실이야. 이 나무는 백 년에 한 번만 열매를 맺어. 그 열매에서 나온 섬유지. 그걸로 옷을 만들면, 입은 사람도 이 숲에 적응하기 쉬워져. 너처럼 인간계에서 온 사람들을 위한 옷 말이야."

"인간계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

마리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넌 처음이야. 숲의 차원 규칙이 있거든. 진심 없이는 이리로 올 수 없어. 그리고 왔다 해도 진심이 없으면 여기서 살 수 없지. 넌 다르더라. 처음부터 뭔가 달랐어. 렉스도 그렇게 말했어. '쟤는 이 숲에 올 운명이었다'고."

루아의 심장이 한 번 철렁했다. 자신이 여기 올 운명이었다니. 그것은 비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루아가 배달 중에 골목길에서 넘어지고, 은빛 안개 속으로 떨어지고, 이 숲에 도착한 모든 것이 필연이었다는 뜻이었다.

마리나는 루아의 옷을 벗겨내라고 손짓했다. 루아는 조금 망설였지만, 곧 자신의 낡은 옷을 벗었다. 마리나는 그것을 보고 휘파람을 불었다.

"이 옷, 정말 낡았네. 벌써 인간계의 형태를 잃어가고 있어. 좀 더 있으면 먼지처럼 흩어질 뻔했어."

마리나는 루아의 몸에 은색 실을 대기 시작했다. 실이 루아의 피부에 닿자, 따뜻함이 전해졌다. 마치 햇빛을 담아낸 실 같은 온기였다. 마리나의 손놀림은 빠르고 정확했다. 그녀는 루아의 어깨부터 허리까지, 다리까지 실을 감쌌다. 그리고 그 실들이 자동으로 엮어져 옷의 형태가 되어갔다.

"이건 마법이 아니야. 이 숲의 나무들이 자기들끼리 엮이는 거야. 진심 있는 손길에 반응하는 거지. 넌 아직 모르겠지만, 이 숲에서는 모든 게 진심으로 반응해."

옷이 완성되는 데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마리나가 루아를 거울 앞에 세웠을 때, 루아는 자신을 인식하는 데 몇 초가 걸렸다. 거울 속의 존재가 자신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

루아는 은금색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있었다. 인간계의 옷이 아니었다. 이것은 숲의 옷이었다. 어깨에서 팔로 흘러내리는 실들이 마치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과 하나가 되어 있었다. 허리에는 금색 실로 만든 띠가 묶여 있었고, 다리에는 은색 실로 된 레깅스가 감싸고 있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몸에 완벽히 맞아떨어져 있었다. 마치 이 옷이 처음부터 루아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하지만 그것보다 놀라운 것은 루아의 얼굴이었다.

거울 속의 루아는 무표정하지 않았다. 입가에는 약한 미소가 떠 있었다. 눈빛은 생생했다. 오래된 슬픔도, 무거운 경계심도 사라져 있었다. 대신 그곳에는 따뜻함이 있었다. 부드러운 따뜻함이.

"저게 넌 진짜 표정이야," 마리나가 웃으며 말했다. "예쁘지?"

루아는 대답하지 못했다. 자신이 이렇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인간계에서 십 년 동안 자신은 무표정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썼는가. 그 모든 무표정 뒤에 이런 얼굴이 숨어 있었다니. 이 따뜻한 표정이.

"이제 넌 이 숲의 주민이야," 마리나가 루아의 어깨를 톡톡 쳤다. "옷이 증명해. 넌 더 이상 인간계의 루아가 아니야. 이제 넌 실버우드의 루아야."

마리나의 말이 루아에게 전해졌을 때, 루아의 가슴에서 뭔가가 무너져 내렸다. 무너지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무언가가 세워지는 느낌이었다. 인간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지막 집착이 사라지는 느낌. 그 대신 실버우드에 완전히 뿌리를 내리는 느낌.

집으로 돌아갔을 때, 그레이와 렉스와 루미가 루아를 맞이했다.

루미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오, 누님! 새 옷이다!"

루미는 루아의 옷자락을 잡고 빙글빙글 돌았다. 토끼 귀가 공중에서 흔들렸다. 루아는 루미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손가락이 부드러운 흰 털을 지나갔다.

렉스는 루아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마리나가 했나?"

"응."

"좋아. 이제 넌 완전히 여기 사람이 되었어. 인간계의 냄새가 안 난다."

그레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루아를 바라봤다. 그의 회색 눈에는 복잡한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루아가 그의 눈에서 본 것은 승인이었다. 그리고 작은 슬픔.

저녁 식사 후, 루미는 루아를 따라 부엌으로 들어갔다. 루아가 내일을 위해 빵 반죽을 준비하고 있었다. 밀가루의 냄새가 부엌을 채웠다. 루아는 반죽을 손으로 치대고 있었다. 손가락이 밀가루 속으로 빠져들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

"누님," 루미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여기 계속 있어요?"

루아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반죽을 계속 치대며 대답했다.

"응. 난 여기 있을 거야."

"진짜요?"

"응. 진짜야."

루미는 루아의 옆에 서서, 루아의 손놀림을 바라봤다. 작은 토끼 수인의 눈에는 안도감이 가득 찼다. 루아는 루미를 바라봤다. 이 아이의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루아가 여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루미의 세상이 조금 덜 무서워지는 것 같았다.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루아는 여전히 부엌에서 빵을 굽고 있었다. 내일을 위해. 또 그 다음 날을 위해. 영원히 이렇게 빵을 굽고 싶었다. 이 가족을 위해. 이 숲을 위해.

하지만 루아의 뒤에서 창밖의 검은 안개가 다시 몰려오고 있었다. 빨간 눈이 떴다.

카이는 죽지 않았다. 단지 약해졌을 뿐이었다.

그리고 약한 것은 때로 더 위험했다. 더 절박했기 때문이다.

밤 하늘 아래, 검은 바람이 집을 향해 휘몰아쳤다. 루아가 새로운 옷을 입은 것을 알고 있었다. 루아가 이 숲에 완전히 적응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카이를 더욱 절박하게 만들었다.

창문을 흔드는 검은 바람의 울음이 들렸다.

카이의 목소리였다. "내일 아침, 루아. 최후의 선택지를 줄 거야. 내 편에 서든지, 아니면 모두가 사라지든지. 그 사이에 다른 선택은 없어."

루아는 오븐에 손을 얹었다. 따뜻했다. 그 따뜻함 속에, 루아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자신의 빵이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자신의 진심이 얼마나 깊은지를.

내일 아침, 최후의 싸움이 올 것이었다.

그리고 루아는 준비되어 있었다.

새로운 옷을 입고, 새로운 얼굴로, 새로운 세계의 일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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