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밤 1시 30분, 아카데미 중앙 정원의 분수대 근처였다.

칼리아는 준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달빛 아래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손가락이 떨렸다. 저주 진행률 78%—거의 임계점이었다.

"당신이... 정말 할 수 있어?"

칼리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작았다. 마치 누군가에게 들킬까 봐 두려워하는 듯했다.

"뭘?"

"내 저주도... 풀어줄 수 있어?"

준호는 상태창을 켜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다. 칼리아 칼리스의 저주는 '완벽함의 족쇄'였다. 칼리스 가문의 기대—300년 명가의 명성, 그것을 지켜내야 한다는 강박관념. 그것이 그녀를 천천히 짓누르고 있었다.

"응, 할 수 있다."

거짓말이 아니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대가가 있었다.

칼리아가 한 발 가까워졌다. 눈빛이 흔들렸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 아버지는 날 기대해. 학원 선생님들도 기대해. 모두가 나에게 뭔가를 바라고... 나는 그걸 해내지 못하면 실격자가 되는 기분이야."

준호는 말하지 않았다. 들었다. 이게 핵심이었다.

"가족을 실망시킬까 봐 밤마다 잠이 안 와. 마법도 잘못되고, 시험도 떨어질까봐... 항상 누군가 내 목을 조이는 기분이야. 당신이 말한 저주... 그게 맞는 것 같아. 나는 저주에 걸려 있어."

칼리아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손가락이 더 심하게 떨렸다.

준호는 상태창을 켰다.

【칼리아 칼리스】 ┗ 완벽함의 족쇄 (진행률 78%) ┗ 저주 해제 조건: 칼리스 가문의 명예에 반항하기. 가족의 기대를 외면하고 자신의 길을 택하기. ┗ 신뢰도: 73%

조건이 표시되자, 준호의 뇌는 즉각 작동했다. 계산이 시작됐다. 에스텔을 해제했을 때 신뢰도는 48%에서 15%로 급락했다. 33%의 손실. 칼리아는 73%. 해제하면 40% 정도는 떨어질 것이다. 그럼 신뢰도는 음수가 된다.

그래도 할 수 있다. 잠깐, 정보를 얻고 나서 하면 된다. 칼리스 가문의 비밀이 뭔지 먼저 파악하고, 그다음에 저주를 해제하면—

"당신... 정말 나를 도와줄 거야?"

칼리아가 물었다. 눈을 마주쳤다. 그 안에 있던 건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그런 희망.

준호의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계획이 있었다. 이미 준비했다.

"응. 그 대신..."

말을 꺼내려는 순간이었다.

—칼리아, 그 녀석 말 들지 마.

음성이 터졌다. 아니, 아니다. 그게 아니라...

에스텔의 목소리였다. 감정 채팅.

【에스텔 로즈】 ┗ [감정 채팅] 칼리아, 그 녀석 말 들지 마. 그건... 거래야. 넌 도구가 아니야.

준호의 몸이 굳었다.

"뭐... 뭐야?" 칼리아가 옆을 봤다. 에스텔이 어둠 속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손에는 미약한 빛이 모여 있었다. 저주를 해제받고도 그녀는 여전히 마법을 쓸 수 있었다. 감정 치유의 마법. 감정 채팅.

【에스텔 로즈】 ┗ [감정 채팅] 준호, 넌 지금 뭘 하려던 거야? 칼리아한테 거래를 제안할 생각이었지? 가문의 비밀을 주는 대신 저주를 풀어준다고?

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에스텔 로즈】 ┗ [감정 채팅] 그건 칼리아를 이용하는 거야. 그건 저주를 풀어주는 게 아니라... 다른 종류의 족쇄를 채우는 거야.

에스텔은 준호 앞에 섰다. 밤 1시 30분의 정원은 침침했지만, 그녀의 눈은 밝았다. 저주에서 해방된 눈.

"에스텔?"

칼리아가 혼란해했다.

【에스텔 로즈】 ┗ [감정 채팅] 준호, 넌 처음엔 그랬어. 우리 저주를 풀어줄 대신 우리를 이용하려고 했어. 근데 넌... 변했어. 그런데 지금 다시 돌아가려고 해?

상태창에 경고가 떠올랐다.

┌─────────────────────┐ │ [경고] 신뢰도 임계점 근접 │ │ 현재 신뢰도: 20% │ │ 계속 능력을 오용하면 │ │ 상태창이 영구 봉인됩니다 │ └─────────────────────┘

준호의 심장이 철렁했다. 20%.

"준호?" 칼리아가 불안해했다. "뭔가... 잘못됐어? 넌 왜 그런 얼굴을..."

준호는 침을 삼켰다. 신뢰도 20%. 에스텔을 해제했을 때 15%까지 떨어졌었다. 칼리아를 해제하면 음수가 될 것이다. 상태창이 봉인된다. 골든핑거가 사라진다.

그럼 모르드를 못 막는다. 레온을 못 찾는다. 악의 결정체를 못 부순다.

모든 게 끝난다.

하지만—

【에스텔 로즈】 ┗ [감정 채팅] 칼리아는 지금 절망 속에 있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껴본 거야. 그런데 넌 그걸 또 다른 거래로 만들려고 해?

에스텔의 목소리가 떨렸다.

【에스텔 로즈】 ┗ [감정 채팅] 난 이미 알았어. 너한테 선택지가 있다는 걸. 넌 날 도와줄 수도, 아니면 날 이용할 수도 있었어. 근데 넌... 도와주기로 했어. 대가를 무릅쓰고.

준호는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에스텔의 말이 맞았다. 자신은 처음에 저주 해제를 거래의 수단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아니면... 달라야 했다.

칼리아가 천천히 준호를 봤다.

"당신... 정말 나를 도와주고 싶어?"

목소리가 작았다. 마지막 희망처럼 떨렸다.

준호의 입이 열렸다. 거래 제안이 목구멍까지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에스텔의 눈을 봤다. 칼리아의 눈을 봤다. 그 안에 담긴 순수한 기대를.

신뢰도 20%. 칼리아를 해제하면 5% 이하로 떨어질 것이다. 상태창은 거의 봉인 직전이 될 것이다. 그 이후 모르드를 만나면, 상태창을 한 번 더 쓸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칼리아가 보고 있었다.

"...응."

한 글자가 나왔다.

상태창이 작동했다.

┌─────────────────────┐ │ [저주 해제] 시작 │ │ 칼리아 칼리스의 저주 진행률│ │ 78% → 75% → 65% │ │ → 45% → 20% → 0% │ │ [완성] │ └─────────────────────┘

신뢰도가 급락했다.

20% → 15% → 10% → 5%

【경고】신뢰도 5%. 상태창 봉인 임박.

기한도 함께 떨어지고 있었다. 84일 22시간에서 84일 20시간으로. 2시간이 한 번에 사라졌다.

칼리아의 눈이 밝아졌다. 하지만 그 밝음은 순수한 해방감만은 아니었다. 동시에 뭔가 공허한 것이 그녀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족쇄가 풀린 자리의 허전함. 300년을 짓누르던 무게가 사라진 후의 어지러움.

"나... 자유로워진 거야?"

손이 떨렸다. 해방감이었다. 하지만 그 손은 동시에 무언가를 잃은 것처럼 떨렸다.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잃은 것처럼.

【칼리아 칼리스 - 감정 채팅 권한 획득】

준호는 칼리아의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하지만 그 온기 속에는 불안이 섞여 있었다. 신뢰도 5%. 거의 끝이었다. 상태창은 이제 한 번만 더 쓸 수 있다.

"준호..."

칼리아가 그의 손을 꼭 잡았다.

"나는... 누가 될 거예요?"

그 순간, 정원을 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칼리아."

모르드 페리온이었다. 어둠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의 뒤에는 아카데미 상급생들이 몇 명 섰다.

"저 녀석 말 들지 마. 넌 칼리스 가의 일원이야."

모르드가 말했다.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었다. 아니, 단순한 힘이 아니었다. 저주의 무게였다. 칼리스 가문의 명예, 그것을 짓누르는 무게.

칼리아의 몸이 떨렸다. 어깨가 올라갔다. 마치 저주의 쇠사슬이 다시 감기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상태창에는 저주가 0%라고 명확히 표시되어 있었다.

이건 저주가 아니었다.

이건 환경이었다. 체계였다.

준호는 상태창을 켜려 했다. 손가락이 경직됐다. 화면을 터치하려던 손가락이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호흡이 끊겼다.

왜 멈추는가?

준호는 자신에게 물었다. 상태창 1회만 남았다. 모르드를 스캔할 수 있다. 그의 약점을 찾을 수 있다. 칼리아를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손가락은 움직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1회를 쓰는 순간, 모든 게 끝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태창이 봉인되면, 레온이 광기에 빠진 지하에서 혼자가 된다. 악의 결정체는 여전히 그곳에 있다. 그리고 준호는 그것을 볼 수 없게 된다.

선택이었다. 지금, 여기서 모르드에게 대항할 것인가. 아니면 상태창을 아껴두고 더 큰 위협에 대비할 것인가.

"준호?"

칼리아가 불안해했다. 그녀의 손이 준호의 팔을 잡았다.

준호는 상태창을 끄고 손을 내렸다. 아직이었다. 아직 때가 아니었다.

"뭐... 뭐야?" 칼리아가 옆을 봤다. 에스텔이 준호 곁에 섰다.

【에스텔 로즈】 ┗ [감정 채팅] 준호, 지금 아니야. 나중에.

에스텔도 알고 있었다. 그 1회의 무게를.

모르드가 천천히 다가왔다.

"칼리아, 넌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이 노비한테 속은 건가?"

칼리아가 모르드를 보자 몸이 굳었다. 목소리가 작아졌다.

"페리온... 오빠?"

"칼리스 가문의 이름이 뭘 하는지 알지? 이 아카데미에서 우리 가문이 뭔지 알면서 넌 저런 노비 따위 말을..."

모르드가 한 걸음 더 다가왔다. 그의 뒤에 선 상급생들도 움직이고 있었다. 준호는 이 상황을 읽어야 했다. 모르드의 신뢰도는 여전히 ???였다. 상태창으로 스캔할 수 없는 영역. 하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모르드는 칼리아를 잃을 수 없다. 왜냐하면 칼리아가 해제되면, 칼리스 가의 저주도 흔들리기 시작할 테니까. 그리고 저주의 흔들림은 모든 귀족 가문의 권력 균형을 깨트린다.

모르드는 현 체계의 수혜자였다.

"칼리아, 이리 와."

모르드가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은 친절했다. 오빠답게 따뜻해 보였다. 하지만 준호는 봤다. 그 손이 얼마나 많은 것을 짓누르고 있는지.

칼리아가 한 발 물러섰다.

"난... 난..."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까의 해방감은 온데간데없고, 다시 불안감이 밀려오는 중이었다. 저주가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은 건가? 아니다. 상태창에는 칼리아의 저주가 0%라고 명확히 표시되어 있었다.

이건 저주가 아니었다.

이건 환경이었다. 체계였다. 그리고 그것을 풀어주는 건 준호의 상태창이 아니라, 칼리아 자신이어야 했다.

"칼리아!"

준호가 소리쳤다.

모든 시선이 준호에게 쏠렸다.

"넌 지금 뭐 하는 거야?"

모르드가 웃었다. 진심 어린 웃음이었다. 마치 노비가 자신에게 대항한다는 게 우습다는 듯한 웃음.

"너는 칼리아를 해제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그 다음엔 뭘 할 건데? 너는 신뢰도가 5%야. 너한테 남은 건 거의 없어. 상태창도 1회밖에 못 쓴다고?"

모르드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준호의 능력을 이미 파악했다. 어떻게? 아마도 발렌 원장이거나, 아니면 모르드 자신이 준호를 계속 관찰해온 것이거나.

"너는 이제 끝이야. 모두 다 써버렸어. 에스텔을 해제했고, 칼리아를 해제했고... 그 다음엔?"

모르드가 천천히 앞으로 나왔다. 준호의 주먹이 쥐어졌다.

"레온은? 발렌은? 나는?"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넌 나한테 닿을 수 없어. 그리고 그게 너를 가장 화나게 할 거야. 넌 분명 이 모든 걸 바꾸고 싶었을 텐데... 결국 바꿀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될 거야."

준호의 주먹이 더욱 쥐어졌다. 신뢰도 5%라는 건 무엇인가? 칼리아를 해제하기로 한 선택, 그것이 모르드 앞에서 자신을 완전히 무력하게 만들었다는 뜻이었다. 상태창 1회를 남겨두고도, 그 1회를 쓰는 순간 모든 게 끝난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모르드의 말은 틀렸다. 준호는 이미 끝난 게 아니었다. 단지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을 뿐이다.

에스텔이 준호의 팔을 잡았다. 그녀의 감정 채팅이 울렸다.

【에스텔 로즈】 ┗ [감정 채팅] 진정해. 우린 이미 자유야. 그게 충분하지 않아?

준호는 에스텔을 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 확신 뒤에는 불안감도 있었다. 에스텔도 알고 있었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칼리아가 여전히 갇혀 있다는 것을.

"충분하지 않아."

준호가 말했다.

"왜냐하면 칼리아가 여전히 갇혀 있으니까."

모르드가 다시 손을 내밀었다.

"칼리아, 이리 와."

칼리아가 한 걸음 더 물러섰다. 하지만 그녀의 발은 준호 쪽으로 가지 않았다. 모르드 쪽으로도 가지 않았다.

그냥... 멈췄다.

"난..."

칼리아의 입이 떨렸다. 저주는 풀렸지만, 그녀를 짓누르는 무언가는 여전했다. 가문의 명예, 가족의 기대, 아카데미의 질서. 그 모든 것이 그녀의 어깨 위에 앉아 있었다.

"...누가 될 거예요?"

그 순간, 준호는 깨달았다. 칼리아가 한 말. 정확히 3일 전 밤 11시, 레온이 자신에게 했던 말과 같다는 것을.

"나는 누가 될 거야?"

같은 질문. 다른 사람. 같은 절망.

저주가 풀려도, 사람들은 여전히 묻고 있었다. 저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듯이.

준호는 칼리아를 봤다. 그리고 말했다.

"넌 칼리아 칼리스야. 칼리스 가문의 일원이 아니라, 칼리아라는 한 사람이야. 그게 충분해."

말이 끝나자, 칼리아의 눈이 흔들렸다. 처음에는 저항이었다. 하지만 그 저항이 천천히 무너졌다. 눈물이 흘렀다.

모르드가 얼굴을 굳혔다.

"뭐 하는 거야, 칼리아!"

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처음으로 균열이 생겼다. 그것은 두려움이었다.

칼리아가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모르드 쪽이 아니라, 준호 쪽으로.

"나는... 칼리아예요."

목소리가 작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모르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상급생들이 움직이려 했다. 그때였다.

"기다려."

발렌 크로스의 목소리가 정원을 가로질렀다. 준호의 손가락이 경직된 상태에서 멈춰섰다. 빛이 손끝에서 흩어졌다.

모르드가 돌아봤다.

준호도 봤다.

아카데미의 원장이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그의 표정은 이전의 중립적인 모습과 달랐다. 무언가가 흔들려 있었다. 마치 오랫동안 유지해온 무언가가 깨지는 순간처럼.

"발렌 원장?"

모르드가 의아한 목소리를 냈다.

발렌이 천천히 걸어왔다. 그의 눈이 준호를 거쳐 칼리아에 고정됐다.

"칼리아 칼리스, 넌... 이미 해제됐구나."

원장의 목소리가 담담했다.

"그리고 넌?"

원장이 이번엔 모르드를 봤다.

"그 녀석을 막으려고 했어. 왜?"

정원이 침묵으로 가득 찼다.

모르드의 입이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

"저주의 근원을 건드리려고 해서입니다."

모르드가 말했다. 이번엔 존댓말을 썼다.

발렌이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은 슬픈 웃음이었다.

"근원을... 건드리려고?"

원장이 준호를 봤다.

"자네가 이미 알고 있구나. 악의 결정체를."

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묻겠네. 자네는 그걸 부수려고 해? 아니면... 그걸 통해 권력을 얻으려고 해?"

발렌의 질문이 정원 위에 떨어졌다. 그것은 단순한 질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준호의 본질을 묻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 질문의 답에 따라, 발렌이 준호의 편이 될지 모르드의 편이 될지가 결정될 것 같았다.

준호는 입을 열었다. 첫 음절이 나오려 했다. 하지만—

지하에서 무언가 울렸다.

거대한 울음이었다. 마치 수백 년 묵혀 있던 한숨 같은 소리. 아카데미의 지반을 흔드는 울음.

그 울음과 동시에, 준호의 상태창에 새로운 메시지가 떴다.

┌─────────────────────┐ │ [긴급 알림] │ │ 레온 아르투르 │ │ 위치: 아카데미 지하 7층 │ │ 상태: 광기 100% 도달 │ │ [통제 불가] │ └─────────────────────┘

정원의 모든 것이 멈췄다. 모르드의 손. 발렌의 시선. 칼리아의 떨림.

그리고 준호는 깨달았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상태창 1회를 쓸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지금이라는 것을.

그것을 쓰면, 모르드를 막을 수 있을까? 아니면 레온을 구할 수 있을까?

둘 다는 불가능했다.

준호는 선택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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