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서고의 촛불이 흔들렸다.

콘스탄티노스는 펼쳐진 양피지 위에 몸을 숙였다. 펜이 종이를 긁는 소리만이 밤의 침묵을 깼다. 해전 무기. 이슬람 함대에 대항할 수 있는 해전 무기. 황제의 명령은 단순했고, 거부 불가능했다.

"제국의 운명이 달려 있다."

형의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맴돌았다. 콘스탄티노스는 펜을 놨다. 손가락이 떨렸다. 아니, 손가락이 아니라 가슴 전체가 떨리고 있었다.

설계도는 이미 머릿속에 있었다. 21세기의 기억 속에서 꺼낸 것들—그리스 불의 원리, 투석기의 개선된 구조, 돛의 효율성 향상. 모두 이 시대에서 구현 가능했다. 그렇다면 왜 손이 움직이지 않는가.

콘스탄티노스는 일어나 서고의 깊숙한 곳으로 걸어갔다. 카파도키아에서 돌아온 지 나흘째 되는 밤이었다.

그 사흘간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먹지도 자지도 않고 단지 설계만 반복했다. 강철 무기의 효율성. 그리고 그곳에서 본 250명 이상의 죽음.

제국군 20명의 손실 대비 250명의 적군 사상. 비율이 완벽했다. 기술의 승리였다.

하지만 그 250명의 얼굴들이 눈을 감지 않았다.

카파도키아의 모래 위에서 본 시신들. 불에 탄 갑판. 물에 잠긴 병사들의 손.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설계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기술로 죽었다. 그것은 효율적이었지만, 그것은 여전히 죽음이었다.

서고의 한 귀퉁이에서 그는 찾던 기록을 발견했다. 낡은 양피지, 거의 백 년 전의 필체.

**"만지케르트 전투는 피할 수 없다. 셀주크의 침략은 이미 결정된 미래다. 제국의 쇠퇴는 기술이 아닌 의지의 문제다."**

콘스탄티노스는 손가락으로 글자를 따라 움직였다. 누가 이것을 적었는가. 누가 알았는가. 그리고 왜 이것을 서고에 남겨두었는가.

1071년. 95년 후. 그 시간 동안 자신의 모든 노력이 정말 의미가 있을 것인가.

복도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콘스탄티노스는 기록을 내려놨다.

"밤이 깊었군요."

안나 달라센나였다. 그녀는 초롱을 들고 있었고, 그 빛 아래서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자신도 못 주무시는 건가요?" 콘스탄티노스가 물었다.

안나는 서고로 들어와 그의 곁에 섰다. 펼쳐진 설계도를 봤다. 복잡한 도면들. 삼각형과 원형이 얽혀 있는 무기의 형상.

"황제께서 당신을 찾으셨습니다," 안나가 말했다. "두 번이나."

"그런데 왜 오신 겁니까?"

"당신을 경고하려고요."

안나는 콘스탄티노스의 팔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따뜻했지만 떨리고 있었다.

"형이 나를 해칠 건가?" 콘스탄티노스가 물었다.

안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 자체가 모든 것을 말했다.

"그렇다면 거부하면 되지 않나요? 설계를 멈추고, 기술을 포기하고."

"멈출 수 없습니다." 콘스탄티노스의 목소리는 낮았다. "멈추면 더 많은 것을 잃을 것 같습니다."

안나는 손을 놨다. "그렇다면 진행하세요. 그리고 준비하세요. 준비라는 것은... 끝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녀가 떠나간 후 콘스탄티노스는 다시 설계도로 돌아갔다. 손가락이 떨리지 않았다. 더 이상 떨릴 이유가 없었다.

세 시간 후, 미카엘 프세타스가 나타났다.

"당신은 설계를 완성했나요?" 장군이 물었다.

"예."

"그리고 그것을 황제께 제출할 겁니까?"

"그렇습니다."

미카엘은 설계도를 들었다. 그의 눈은 오래된 군인의 눈이었다. 효율성을 계산하는 눈.

"당신의 기술을 멈출 수 없는가?" 그가 물었다.

"멈출 수 없습니다."

"왜요?"

콘스탄티노스는 미카엘을 바라봤다. 그 오래된 얼굴, 그 깊은 주름살들. 얼마나 많은 전쟁을 봤을까. 얼마나 많은 죽음을 봤을까.

"멈추면 더 많은 것을 잃을 것 같습니다," 콘스탄티노스가 대답했다.

미카엘은 설계도를 내려놨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선택을 한 겁니다. 그 선택의 결과는 당신이 감당해야 합니다. 나는 군인이므로 명령을 따릅니다만, 당신은... 당신은 다릅니다."

"장군이 원하는 건 뭡니까?"

"당신이 살아남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건 내 손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미카엘이 떠나간 후, 콘스탄티노스는 설계도를 들었다. 해전 무기. 그것을 완성하는 데 남은 시간은 두 시간이었다.

---

황제궁전의 현실관실에서 만남이 있었다.

바실리우스 2세는 설계도를 받아 들었다. 그의 눈이 빠르게 움직였다. 전술적 계산을 하고 있었다.

"이것으로 제국은 이슬람을 격퇴할 수 있을 것이다," 황제가 말했다.

콘스탄티노스는 침묵했다. 형의 얼굴을 봤다. 그 얼굴에는 확신이 있었다. 절대적인 확신.

"형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가?" 콘스탄티노스가 물었다.

황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 속에서 콘스탄티노스는 깨달았다. 황제는 자신의 말을 믿고 싶은 것이었다.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황제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것뿐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콘스탄티노스는 황제를 마주봤다. 형은 자신의 욕망을 역사의 필연으로 포장하고 있었다. 그것이 권력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설계도를 구현하는 데 사흘이 필요합니다," 콘스탄티노스가 말했다.

"사흘만에 완성하겠다는 뜻인가?"

"예."

황제는 설계도를 내려놨다. "그렇다면 사흘 안에 완성하라. 그리고 그 후에는... 우리가 만나지 않을 수도 있다."

콘스탄티노스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

황제궁전의 복도에서 또 다른 사절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대주교께서 당신을 불렀습니다. 이단 심문을 재개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콘스탄티노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나갔다.

귀족 회의장에서 소피우스 메타크산드로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황제께 청원합니다. 콘스탄티노스 팔라이올로그는 제국의 전통을 파괴하려는 자입니다. 그의 기술은 신성모독이며, 그의 야욕은 중앙집권화를 의도합니다. 그를 제거하지 않으면 제국은 무너질 것입니다."

발칸의 귀족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콘스탄티노플의 귀족들이 동조했다.

교회의 성직자들이 성호를 그었다.

그리고 황제는 침묵했다.

콘스탄티노스는 이 모든 것을 알았다. 안나가 이미 말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설계도를 구현하기 시작했다.

---

사흘은 빠르게 지나갔다.

수력 방아의 원리를 응용한 투석기. 그리스 불의 개선된 공식. 해상 전투에 최적화된 돛의 구조. 모든 것이 완성됐다.

콘스탄티노스는 완성된 무기를 보고 있었다. 그것은 아름다웠다. 기술의 아름다움. 효율성의 우아함.

그리고 그것은 살상 무기였다.

제련소의 불빛 속에서 강철이 형태를 갖춰갔다. 기술자들의 손이 분주했다. 망치의 소리, 물에 담그는 소리, 재료를 다루는 음성들. 그는 그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각 부분을 확인했다. 투석기의 발사 메커니즘이 정확한가. 그리스 불을 담을 용기의 강도는 충분한가. 돛의 각도는 최적인가.

세 번째 날 밤, 한 기술자가 무릎을 꿇고 물었다. "대인이시여, 이 무기는 무엇입니까?"

콘스탄티노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수 없었다.

네 번째 날 새벽, 모든 것이 완성되었다.

---

황제궁전의 복도는 횃불로만 밝혀져 있었다. 전기도 없고, 현대의 조명도 없는 10세기의 불빛. 그 불빛 속에서 모든 것이 흔들렸다. 벽도, 그림도, 심지어 자신의 영혼도.

"사절이 이미 도착했나?"

목소리는 왼쪽 복도에서 나왔다. 미카엘 프세타스였다. 군복을 입은 채 벽에 기대어 있었다. 그의 얼굴은 단단했지만 눈은 무언가를 애도하고 있었다.

"장군님이 여기를..."

"황제 폐하의 명령으로 당신을 호위하라고 받았다. 단, 복도에서만." 미카엘이 말했다. "궁전 내실에서는 누구도 당신을 보호할 수 없다는 뜻이다."

콘스탄티노스는 그 말의 무게를 느꼈다. 단 하나의 문장이 모든 것을 설명했다. 황제는 자신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당신의 해전 무기 설계도를 봤다." 미카엘이 말했다. "아름답다. 정말 아름다운 설계다. 그리스 불의 개선된 공식과 투석기의 원리를 결합한 것. 그것으로 우리는 팻이마 함대의 절반을 격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황제 폐하는 그것을 가지고 더 많은 영토를 정복하려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전쟁이 생길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다. 당신의 기술이 그들을 죽일 것이다. 당신이 의도하지 않았어도, 당신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그들을 죽일 것이다."

미카엘은 한 걸음 물러섰다.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기술은 그것을 사용하는 자의 의도를 확대한다. 선한 의도도, 악한 의도도 모두."

콘스탄티노스는 대답할 말이 없었다. 미카엘의 말이 정확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 당신은 황제를 만나러 간다. 그곳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미카엘이 물었다.

"저는..."

"당신은 이미 선택했다. 사흘 전에, 제련소에서, 첫 강철을 보았을 때. 그때 당신은 이 길을 택했다."

미카엘의 말이 마쳤을 때, 궁전의 종이 울렸다. 밤 10시를 알리는 종소리. 비잔티움의 모든 시간은 종으로 측정되었다.

"가십시오," 미카엘이 말했다. "황제 폐하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

황제의 내실로 가는 복도는 더 좁았다. 벽이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자신이 갇혀 있는 것 같았다. 광활한 현대의 세계에서 온 영혼이, 10세기의 좁은 돌 복도에 갇혀 있었다.

문 앞에서 경비병들이 칼을 내려놨다. 입장을 허락한다는 신호였다.

황제 바실리우스 2세는 창문 옆에 서 있었다. 야경을 보고 있었다. 콘스탄티노플의 불빛이 그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형이 나를 부르셨습니다," 콘스탄티노스가 말했다.

황제는 돌아서지 않았다. "당신의 설계도를 보았다. 우수하다. 정말 우수하다."

침묵이 흘렀다.

"형이 그 무기로 무엇을 하실 건가요?" 콘스탄티노스가 물었다.

"무엇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이슬람 함대를 격퇴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 후에는?"

콘스탄티노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역사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만지케르트 전투는 1071년에 일어날 것이었다.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은 없었다. 아무리 강철이 우수해도, 아무리 무기가 효율적이어도,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막을 수 없었다.

황제가 돌아섰다. "당신은 자신의 기술이 제국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맞는가?"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황제의 얼굴이 변했다. 분노도, 실망도 아닌 다른 감정이 그것을 스쳐 지나갔다. 동정인가? 아니면 그것도 정치의 일부인가?

"당신은 올바른 것을 깨달았다," 황제가 말했다. "기술은 역사를 바꾸지 못한다. 사람이 바꾼다. 그리고 사람은 언제나 자신의 욕망을 따른다. 영토에 대한 욕망, 권력에 대한 욕망, 신앙에 대한 욕망. 당신의 기술이 그 욕망의 크기를 더할 뿐이다."

콘스탄티노스는 황제의 말을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 진실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황제는 이미 선택했다. 권력의 논리로. 그렇다면 자신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가.

"당신이 이 기술을 거부한다면?" 황제가 계속했다.

"그러면?"

"그러면 당신은 죽을 것이다. 대주교가 당신을 이단으로 고발할 것이고, 귀족들이 당신을 반역자로 낙인찍을 것이고, 나는... 나는 제국을 위해 당신을 버릴 것이다."

침묵이 방 전체를 채웠다.

"그리고 당신이 이 기술을 완성한다면?" 콘스탄티노스가 물었다.

"그러면 당신은 살 것이다. 적어도 한동안은."

"적어도 한동안은?"

"모든 권력은 필요할 때까지만 유용하다. 당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 당신은 버려질 것이다. 대주교는 여전히 당신을 이단이라 할 것이고, 귀족들은 여전히 당신을 위협이라 볼 것이고, 나는... 나도 당신을 보호할 수 없을 것이다."

황제의 말은 명확했다. 기술을 택하면 죽음이 연기될 뿐이었다. 기술을 거부하면 즉사였다. 둘 다 죽음이었다.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형은 제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시나요?" 콘스탄티노스가 물었다.

황제는 창문을 다시 봤다. "나는 황제다. 그리고 황제는 선택할 권리가 없다. 나는 제국을 위해 행동한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형제다. 형제는 형을 위해 행동한다. 그것이 제국의 운명이고, 당신의 운명이다."

"그것이... 선택인가요?"

"그것이 유일한 선택이다."

콘스탄티노스는 황제의 얼굴을 봤다. 거기에는 확신이 있었다. 절대적인, 움직일 수 없는 확신. 그것은 권력의 확신이었다. 권력은 자신의 선택을 역사적 필연으로 정당화한다. 그것이 권력의 본질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콘스탄티노스는 자신의 손을 봤다. 기술자의 손. 그 손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누군가의 죽음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 손으로 만들지 않으면, 더 많은 것들이 죽을 것이었다. 그것이 진정한 선택인가? 아니면 단지 필연인가?

손가락이 떨리기 시작했다. 아니, 손 전체가. 그는 주먹을 쥐었다. 손가락이 손바닥에 파고들었다.

황제는 여전히 창문을 보고 있었다. "당신은 내일 아침 카파도키아로 떠날 것이다. 그곳에서 당신의 해전 무기를 해상 전투에 최적화된 형태로 구현할 것이다. 그리고 한 달 뒤, 우리는 팻이마 함대와 만날 것이다."

황제는 창문을 통해 밤의 콘스탄티노플을 가리켰다. "당신의 기술이 제국을 이기게 할 것이다. 당신이 거기서 죽든 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제국이 이기는 것이다."

콘스탄티노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말이 모든 것을 말했기 때문이었다.

"가거라," 황제가 말했다. "그리고 돌아오지 마라. 당신이 돌아올 일은 없을 것이다."

콘스탄티노스는 돌아섰다. 내실을 나가며 그는 뒤를 한 번 봤다. 황제는 여전히 창문을 보고 있었다. 밤의 콘스탄티노플을 보고 있었다. 그 창문 밖으로 도시의 야경이 흐르고 있었고, 황제의 그림자만 움직이지 않았다.

복도로 나오며 콘스탄티노스는 자신이 무엇을 선택했는지 깨달았다. 아니, 이미 선택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었다. 그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순간부터, 그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순간부터, 그것은 이미 정해진 길이었다.

미카엘이 여전히 복도에 서 있었다. 콘스탄티노스를 봤을 때 그의 얼굴이 변했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콘스탄티노스가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지.

"명령을 받으셨나?" 미카엘이 물었다.

"네. 내일 아침 카파도키아로 떠나야 합니다."

미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될 줄 알았다. 당신은 선택할 수 없었다. 그리고 황제 폐하는 당신을 버릴 수 없었다. 왜냐하면 당신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후에는?"

"그 후에는... 당신은 죽을 것이다."

미카엘의 말은 담담했다. 비통하지도, 분노하지도 않았다. 단지 사실을 말할 뿐이었다.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나도 정치의 게임을 오래 해왔다. 그리고 이 게임의 규칙은 간단하다. 권력은 자신을 위협하는 모든 것을 제거한다. 당신은 더 이상 권력이 아니라 도구다. 도구는 필요할 때만 유용하다. 그 후에는 부러지거나 버려진다."

콘스탄티노스는 미카엘의 말을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이미 죽은 자였다. 단지 아직 숨을 쉬고 있을 뿐이었다.

"저는 가겠습니다," 콘스탄티노스가 말했다. "카파도키아로."

"그렇게 하십시오." 미카엘이 콘스탄티노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당신이 거기서 죽을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제국은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기술자로서가 아니라, 제국의 도구로서."

궁전의 종이 다시 울렸다. 밤 11시. 한 시간이 지났다. 그것도 빠르게 지나갔다.

---

콘스탄티노스는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창문을 통해 밤의 콘스탄티노플을 봤다. 여전히 아름다웠다. 황금의 돔들, 항구의 불빛들, 수백 년을 견뎌온 거대한 벽들.

그 때 문이 열렸다. 안나 달라센나였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당신이 가기로 했군요," 안나가 말했다.

"형이 명령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돌아오지 못할 것입니다." 안나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나는 황제 폐하께 청원했습니다. 당신을 살려두기를. 하지만 폐하는... 폐하는 들으시지 않으셨습니다."

안나는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폐하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당신의 기술로 팻이마 함대를 격퇴하면, 제국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그리고 당신은... 당신은 더 이상 필요 없을 것이라고."

콘스탄티노스는 안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 무엇을 약속할 수 있겠는가. 돌아오겠다는 거짓말? 그것도 할 수 없었다.

"안나님께서 해주신 모든 것을 감사합니다," 콘스탄티노스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당신은 나를 원망해야 합니다. 나는 당신을 도울 수 없었습니다. 황제 폐하 앞에서 나는 무력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당신은 그것을 알고도 여전히 이 길을 가시는군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있었습니다!" 안나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설계도를 거부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을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은 선택했습니다."

콘스탄티노스는 침묵했다. 안나는 옳았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도 여전히 이 길을 가고 있었다. 그것이 선택인지 필연인지, 더 이상 구분할 수 없었다.

안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정치인이 아니라 한 명의 여인이었다.

"당신이 내일 떠나가면, 이곳에 당신을 기억하는 것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안나가 말했다. "황제 폐하도 아니고, 귀족들도 아니고, 교회도 아니고. 단지 역사 속에 당신의 기술만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잊혀질 것입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안나는 돌아섰다. 방을 나가며 그녀는 뒤를 보지 않았다.

콘스탄티노스는 혼자 남겨졌다. 창문을 통해 밤의 콘스탄티노플을 봤다. 그 도시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것도 언젠가 무너질 것이었다.

---

밤이 깊어갔다. 콘스탄티노스는 짐을 꾸렸다. 카파도키아로 떠날 준비를 했다. 옷 몇 벌, 필기구, 그리고 완성된 설계도의 사본. 그 외에는 가져갈 것이 없었다.

새벽이 올 때쯤, 콘스탄티노스는 궁전의 정원으로 나갔다. 새들이 울기 시작했다. 밤과 낮의 경계에서.

그곳에서 그는 기술 노트를 봤다. 자신이 지난 몇 개월 동안 기록한 모든 것들. 수력 방아의 설계, 강철 제련법, 해전 무기의 원리. 모든 것이 거기에 있었다.

그는 그것을 태웠다. 한 장씩, 천천히.

불 속에서 글자들이 검게 변했다. 설계도, 공식, 기호들. 모든 것이 재가 되어 흩어졌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글자를 지우듯, 한 장의 설계도만 남겨두었다. 가장 중요한 것. 황제가 필요로 할 것.

"무엇을 하시는 건가요?"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미카엘 프세타스였다.

"기술을 지우고 있습니다," 콘스탄티노스가 말했다.

"왜요?"

"지우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그것을 다시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더 많은 죽음을 낳을 것입니다. 하지만 설계도는 남겨야 합니다. 황제 폐하께서 필요하실 테니까요."

미카엘은 말하지 않았다. 단지 콘스탄티노스가 노트를 태우는 것을 봤다.

모든 것이 재가 되었다. 모든 설계, 모든 공식, 모든 지식. 사라졌다.

"이제 남은 것은?" 미카엘이 물었다.

"기억뿐입니다," 콘스탄티노스가 대답했다. "기억이 가장 위험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억은 다시 기술로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카파도키아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요?"

"형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해전 무기를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함대를 이길 것입니다. 그것이 저의 선택입니다."

미카엘은 콘스탄티노스를 봤다. 그 눈에는 이제 무언가가 달라져 있었다. 깨달음인가? 아니면 그냥 포기인가?

해가 떠올랐다. 새벽의 콘스탄티노플. 황금색으로 물드는 도시.

그 순간, 궁전의 종이 울렸다. 아침을 알리는 종소리가 아니었다. 긴급을 알리는 종소리였다.

미카엘의 얼굴이 굳었다. "뭔가 일어났습니다."

복도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황제의 사절이 나타났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대주교께서 당신을 즉시 소환하셨습니다. 이단 심문을 재개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황제 폐하께서도 당신을 다시 부르신다고 하셨습니다."

콘스탄티노스와 미카엘은 눈을 마주쳤다. 계획이 변했다. 무언가 예측 불가능한 것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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