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세 권력의 눈

궁전 서고의 어둠 속에서 촛불이 떨렸다.

콘스탄티노스의 손가락이 낡은 종이를 따라 움직였다. 1071년. 만지케르트. 그 이름 앞에 있는 단어들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만지케르트 전투는 비잔티움 제국의 운명을 돌이킬 수 없게 바꾼 사건이다. 셀주크의 알프 아르슬란 앞에서 로마누스 4세가 패배했고, 그 패배로부터 소아시아의 상실이 시작되었으며, 그 상실로부터 제국의 천년 쇠퇴가 가속화되었다.

95년.

자신이 막아야 할 사건까지 95년이 남았다. 손이 떨렸다. 촛불이 더욱 심하게 흔들렸다. 현대의 기술, 강철, 효율성―그 모든 것들이 95년 동안 비잔티움을 구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그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파괴할 뿐일까?

서고의 돌 벽은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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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사는 3일 뒤에 도착했다.

"형께서 명하십니다. 시연을 3개월 앞당기십시오."

콘스탄티노스는 밀사의 말을 정확히 이해했다. 3개월이라는 것은 불가능을 의미했다. 용광로는 여전히 설계 단계였고, 현지 장인들의 신뢰는 얻지 못했으며, 온도 제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귀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당신의 기술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두려워합니다."

밀사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뒤의 의미는 명확했다. 알려지지 않은 것은 위협이 된다. 권력은 불확실성을 견딜 수 없다.

"그리고 대주교좌에서 이단 심문을 청원했습니다. 빨리 성과를 보여줘야 합니다."

콘스탄티노스의 얼굴이 굳었다. 3개월. 불가능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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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톨리아 테마의 광산 지역은 콘스탄티노플과 달랐다. 황제궁전의 대리석 복도도, 교회의 성스러운 침묵도 없었다. 오직 검은 먼지와 낡은 도구들, 그리고 무너진 채광 구조만 있었다.

콘스탄티노스는 광산 입구에 서서 내부를 바라봤다. 남자들이 손으로 광석을 캐고 있었다. 손으로. 21세기의 기계화된 채광 시스템을 알고 있는 그에게, 10세기의 광산은 거의 고문 현장처럼 보였다.

"이 방법으로는 충분한 철광석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가 현지 광산 감독에게 말했다. 감독은 중년의 수염 난 남자로, 30년을 이 일에 바친 표정이었다. 그의 눈은 의심으로 가득했다.

"황족께서 광산 일을 아십니까?"

"아니오. 하지만 수학을 알고, 효율성을 압니다."

감독은 콘스탄티노스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황족이 자신의 광산에 와서 '효율성'을 말한다는 것은 위협이었다. 모든 변화는 위협이다.

"지금 방식이라도 먹고사는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더 많은 광석이 필요합니다. 제국의 강철 생산을 늘려야 합니다."

"그것은 장인들의 일입니다. 저희는 광석을 캘 뿐입니다."

콘스탄티노스는 광산 깊숙한 곳으로 내려갔다. 횃불을 든 노동자들이 따라왔다. 광산 내부의 온도는 예상보다 높았다. 습도와 먼지, 그리고 광석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의 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는 광석 더미 옆에 앉은 젊은 남자를 발견했다. 이름은 토마스였다. 17살의 노동자로, 이미 5년을 광산에서 일했다.

"이 광석들을 어떻게 분류합니까?"

토마스는 경계심 없이 대답했다. 노동자들은 황족을 두려워했지만, 동시에 무시했다. 자신들의 세계에서는 황족도 손으로 광석을 캘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색깔로 봅니다. 진한 것이 좋은 광석입니다."

"그것뿐인가?"

"무게도 봅니다."

콘스탄티노스는 광석을 집어 들었다. 무겁지만 균일하지 않았다. 같은 크기의 광석이라도 밀도가 다르다는 의미였다. 그것은 제련할 때 온도 제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약 용광로에 밀도가 다른 광석들을 함께 넣으면, 가열 시간이 달라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강철의 품질이 불균일해질 것이다.

"새로운 분류 방법을 가르쳐주겠습니다."

그는 토마스에게 비중을 재는 방법을 설명했다. 물에 담그고, 무게를 재고, 비율을 계산하는 것. 10세기의 도구로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었다.

토마스는 처음에 의아해했다. 그 다음엔 흥미로워했다. 마지막에는 이해했다. 그의 얼굴이 밝아졌다.

"이렇게 하면 더 좋은 강철이 나온다는 뜻인가요?"

"정확합니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아무도 이렇게 하지 않았습니까?"

콘스탄티노스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 질문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효율성은 누군가를 지탱하는 기득권을 파괴한다. 현재의 광산 감독은 현재의 방식으로 충분했다. 더 나은 방식은 그의 권위를 위협한다.

광산 깊숙한 곳에서 나올 때, 콘스탄티노스는 토마스를 데려갔다. 감독이 기다리고 있던 광산 입구로.

"이 소년을 내 일에 배치하겠습니다."

감독의 얼굴이 경직되었다.

"불가능합니다. 토마스는 광산 노동자입니다."

"새로운 분류법을 배우게 할 것입니다. 그가 다른 노동자들을 가르칠 것입니다."

콘스탄티노스는 토마스의 팔을 잡고 광산 입구 쪽으로 움직였다. 감독이 앞을 막아섰다.

"황족이시라도, 여기서는 제 명령이 절대입니다."

"명령입니다. 이 소년을 내게 주십시오."

"주실 수 없습니다."

감독은 토마스의 다른 팔을 잡았다. 두 손이 소년을 양쪽에서 당겼다. 토마스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그저 끌려갔다. 광산이 자신의 세계인 그에게, 이것이 정상이었다.

콘스탄티노스는 감독의 손가락을 하나씩 펼쳤다. 신체적 충돌이었다. 권력의 언어가 아닌, 순수한 힘의 충돌이었다. 감독의 손이 풀렸다.

"이것은 반란입니다."

감독이 외쳤다.

"황족을 거역하는 것입니다."

콘스탄티노스는 토마스를 이끌고 광산을 나왔다. 뒤에서 감독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저주였다. 그것은 경고였다. 그것은 이 세계의 모든 저항을 대표하는 외침이었다.

광산을 빠져나온 후, 콘스탄티노스는 토마스를 황실 관리자에게 인계했다. 공식적인 명령서를 작성했다. 토마스는 이제 황족의 기술 프로젝트에 배치된 인력이었다. 광산 감독은 더 이상 그를 건드릴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콘스탄티노스는 자신이 한 일의 의미를 깨달았다. 토마스 한 명을 구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도구를 만든 것이었다. 그 소년은 이제 자신의 기술을 위해 봉사할 것이고, 그 기술은 결국 누군가를 죽일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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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회의는 황제궁전의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소피우스 메타크산드로스가 먼저 발언했다.

"새로운 기술은 중앙권력을 강화합니다. 지역의 독립성이 위협받을 것입니다."

발칸 귀족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영지 경제는 이미 약화되고 있었다. 황제의 중앙집권 정책이 진행될수록 지방 귀족의 권한은 축소되었다. 새로운 기술은 그 추세를 가속화할 것이었다.

"강철 생산이 증대되면 황제의 군사력이 강해집니다. 우리의 지역 방위군은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른 귀족이 덧붙였다. 그들의 우려는 현실적이었다. 기술은 권력의 균형을 바꾼다.

하지만 진정한 위협은 발언이 아니었다. 진정한 위협은 침묵이었다.

레온 말레이노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콘스탄티노스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 시선 속에는 계산이 있었다. 침묵하는 귀족의 눈은 더 위험했다. 그것은 저항이 아니라 준비였다.

"기술은 선택이 아닙니다."

황제 바실리우스 2세가 발언했다.

"제국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제국의 결정은 나의 결정입니다."

회의실의 귀족들은 침묵했다. 그들은 형제 간의 권력 구도를 정확히 읽었다. 이 기술은 이미 결정된 것이었다. 황제는 이미 자신의 동생을 도구로 삼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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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교 니콜라우스의 거처는 대주교좌 성당 뒤의 조용한 저택이었다.

콘스탄티노스가 도착했을 때 대주교는 성경을 읽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책을 내려놓았다.

"황족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당신의 기술에 대해 직접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기술은 인간을 신의 자리에 올립니다."

대주교의 첫 마디는 경고였다. 그의 목소리는 정중했지만, 그 뒤의 의미는 명확했다.

"신이 자연의 질서를 정하셨고, 그 질서를 개선하려는 모든 시도는 신성모독입니다. 당신의 수력 방아는 신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습니다."

"수력 방아는 단지 물의 흐름을 이용한 것일 뿐입니다. 신이 정하신 자연 법칙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신이 정하신 질서에 불만족하시다는 뜻입니까?"

콘스탄티노스는 그 질문에 대해 생각했다. 대주교의 신학적 주장 뒤에 있는 진정한 우려를 이해했다. 교회는 수천 년 동안 토지를 소유했다. 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그 기득권을 위협한다. 경제 생산이 증대되면 교회의 상대적 권력은 감소한다.

"기술은 신이 준 인간의 지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지혜와 오만은 종이 한 장의 차이입니다."

대주교는 다시 성경을 펼쳤다. 면담은 끝났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말은 콘스탄티노스에게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

"교회는 당신의 기술이 이단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심문은 3주 뒤에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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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프세타스는 밤 중에 콘스탄티노스를 찾아왔다. 궁전의 뒷골목에서 그들은 만났다.

"시연 준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충분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부족합니다."

미카엘은 손에 든 것을 콘스탄티노스에게 내밀었다. 칼이었다. 강철로 만든 칼. 콘스탄티노스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었다.

"이 칼이 만들어졌습니다. 당신의 설계를 따라서."

콘스탄티노스는 칼을 집어 들었다. 무게가 있었다. 균형이 잡혀 있었다. 현대적 기술로 만든 강철이 10세기의 손에 들어온 것이었다. 그것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것은 공포였다.

그는 칼을 휘둘러보았다. 칼날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났다. 미카엘이 재빨리 몸을 날렸다. 칼은 그의 옷자락을 스쳤다.

"당신은 이 칼을 휘두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칼이 누구를 죽일지는 당신이 결정할 수 없습니다."

미카엘의 목소리는 낮았다. 그의 팔에는 작은 상처가 났다. 강철의 예리함이 피부를 베었다.

"이 칼이 어떤 손에 들어갈지, 누가 이것을 휘두를지, 누가 이것에 죽을지는 당신이 통제할 수 없습니다."

콘스탄티노스는 칼을 내려놓았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 순간의 공포가 몸 전체를 지배했다. 자신이 만든 기술이 얼마나 쉽게 죽음을 만들 수 있는지, 그 순간 그는 느꼈다.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기술이 아닙니다."

미카엘은 상처를 헝겊으로 감싸며 돌아섰다.

"당신의 기술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제국의 것이 됩니다. 그리고 제국은 형입니다. 당신이 만든 것이 형을 위해 누구를 죽일지, 당신은 절대 알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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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와의 알현은 짧았다.

"당신의 기술은 제국의 것입니다. 그리고 제국은 나입니다."

바실리우스 2세는 형제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당신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것은 질문이 아니었다. 황제는 자신의 동생의 절망을 거울처럼 비춰주고 있었다.

"당신이 만든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디로 갈 것인지, 당신이 그것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콘스탄티노스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계속 만들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절망적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95년 뒤의 미래를 알고, 그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신은 계속 시도할 것입니다."

콘스탄티노스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형께서는 어떻게 95년을 아십니까?"

황제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은 진정한 웃음이었다.

"당신의 눈빛으로 알았습니다. 미래를 본 사람의 눈은 다릅니다. 그리고 당신이 보호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언제인지는 충분히 추측할 수 있습니다."

황제는 형제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시연을 성공시키십시오. 그 이후의 모든 것은 나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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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달라센나가 콘스탄티노스를 찾아온 것은 그 밤이었다. 그녀는 뛰어왔다. 표정은 걱정으로 가득했다.

"형제를 도울 수 없을 때가 옵니다."

"이미 온 것 같습니다."

"아니요. 정말 올 때는 더 나쁠 것입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은 따뜻했다.

"당신의 기술이 성공하면, 당신은 이미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기술이 되고, 그 기술은 제국이 됩니다."

콘스탄티노스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그리고 그것이 진실임을 알았다.

"당신을 지킬 수 없어서 미안합니다."

안나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당신을 막을 수 없어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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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로스 강에서의 시연은 2개월 반 뒤로 정해졌다. 황제는 더 빨리 원했다. 귀족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었다. 대주교좌는 이단 심문을 준비 중이었다. 심문은 시연 전에 시작될 것이었다.

광산 감독은 새로운 분류 방법을 거부했지만, 토마스는 이미 황실의 인력이 되어 있었다. 변화는 권위를 위협했지만, 더 큰 권위가 그것을 강제했다. 귀족들은 회의실에서 침묵으로 저항했다. 교회는 신학으로 무장했다. 황제는 기술을 무기로 삼았다.

모든 것이 시연 성공 불가능으로 수렴했다.

콘스탄티노스는 광산의 토마스를 생각했다. 그 소년의 눈빛 속에 있던 희망을. 비중을 재는 방법을 배우면서 얼굴이 밝아졌던 그 순간을. 하지만 희망은 이미 죽어 있었다. 그것은 시작된 순간부터 죽어 있었다.

그렇다면 시연이 성공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의 정체성은 기술 속에 용해되고, 형과의 결렬은 피할 수 없으며, 교회의 이단 심문은 그를 파괴할 것이다. 미카엘의 칼은 누군가의 손에 들려 누군가를 죽일 것이고, 그 책임은 영원히 그의 것이 될 것이다. 안나는 형제를 지킬 수 없을 것이고, 토마스는 이제 도구가 되어 있었다.

희망도, 저항도, 준비도 모두 무의미했다.

그는 자신의 거처로 돌아가 시연 도구들을 살펴봤다. 수력 방아의 설계도, 용광로의 부품, 그리고 강철 시편들. 모두가 그의 손으로 만든 것들이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파괴할 수도 있었다. 불에 태우거나, 강에 던지거나, 부숴버릴 수 있었다.

손을 들었다. 설계도를 집어 들었다. 종이는 얇고 약했다. 한 번의 움직임으로 모든 것이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멈췄다.

파괴는 선택이 아니었다. 도주도 아니었다. 그것들은 모두 도피였다. 95년을 알고 있는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도피가 아니라 직면이었다.

설계도를 다시 내려놓았다.

남은 것은 오직 선택뿐이었다. 진정한 선택. 그것을 하기 위해, 콘스탄티노스는 카이스트로스 강으로 향했다. 시연장으로. 그곳에서 무엇을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시연을 강행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길이 있을 것인가.

그 모든 것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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