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종파 화해의 성취, 제국의 재편
성 소피아 대성당의 돔이 여름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콘스탄티누스는 제단 앞에 서서 손가락 끝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떨림은 피로 때문이 아니었다. 내부에서 무언가가 부글거리고 있었다.
제레미아스 2세 총대주교가 흰 예복을 입고 동쪽 제단에 섰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으나 표정은 결연했다. 반대편에서 교황청 특사 카르디날 이시도로가 검은 로마 제의를 입고 나타났다. 천년 동안 이 건물 안에서 만나지 않던 두 종파의 지도자가, 이제 한 제단 앞에 선 것이다.
"동방 정교회는 성 도마스의 신앙으로 이 화해를 받아들인다."
제레미아스의 목소리는 낮았으나 명확했다. 그는 손에 들린 십자가를 들어올렸다.
"성찬식 의례는 동방의 전통을 따르되, 성상 숭배의 정당성을 양종파가 함께 인정한다. 이를 통해 교리적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신앙의 본질에서 하나가 된다."
카르디날 이시도로가 라틴어로 덧붙였다. 그의 목소리도 신중했다.
"로마 교회도 이를 받아들인다."
제레미아스가 응답했다. 두 사람은 제단 위의 성작을 함께 들었다. 그 순간, 성당 내의 천여 명의 비잔틴 신자들과 제노바 용병단, 그리고 갈라타 요새에서 온 라틴 병사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이제 로마 교회는 콘스탄티노플 방어를 위해 십자군 파병을 약속합니다."
이시도로의 선언이 성당을 울렸다.
"그리고 동방 정교회는 이를 받아들입니다."
제레미아스가 확인했다.
콘스탄티누스는 그 장면을 보며 숨을 쉬었다. 역사가 움직이고 있었다. 실제로, 눈앞에서.
그러나 그 순간, 뒤통수에서 무언가가 터졌다.
***
"이것이 제국의 죽음이다."
음성이 콘스탄티누스의 두개골 안쪽에서 울렸다. 그것은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더 낮고, 더 무거웠다. 절망으로 젖어 있었다.
콘스탄티누스는 눈을 깜빡였다. 성당의 벽이 일시적으로 흐릿해졌다. 제단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지만, 그 위로 다른 제단이 겹쳐 보였다. 다른 시간의 제단. 불이 꺼져가는 제단. 1453년 5월 29일의 제단.
그의 입이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움직였다. 말하려던 것이 아닌 다른 음성이 흘러나왔다.
"감사합니다, 총대주교님."
제레미아스가 깜짝 놀랐다. 콘스탄티누스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더 낡은, 더 지친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의 얼굴이 변했다. 눈의 초점이 달라졌고, 입의 각도가 달라졌다.
안나 팔라이올로스가 그의 팔을 잡았다. 팔이 떨리고 있었다.
"폐하?"
콘스탄티누스는 고개를 저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고개는 끄덕였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공포감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의 신체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었다. 아주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그의 팔이 누군가 다른 사람의 팔처럼 느껴졌다. 손가락들이 자기 뜻과 무관하게 경련을 일으켰고, 다리도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시각이 흐릿해졌다. 좌우가 겹쳐 보였다. 마치 두 개의 영상을 동시에 보고 있는 것처럼. 한 영상은 화려한 축제였다. 다른 영상은 검은 성당이었다. 불이 꺼진 성당. 그 위로 메흐메드의 기병대가 제단을 짓밟는 모습이 떠올랐다.
"황제 폐하, 축하합니다!"
한 귀족 여인이 무릎을 꿇고 인사했다. 콘스탄티누스는 그녀를 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눈이 제대로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감사합니다."
그가 말했다. 하지만 목소리가 이중으로 울렸다.
귀족 여인이 놀라서 물러섰다.
안나가 그의 옆에 나타났다. 그녀의 표정은 불안했다.
"폐하, 괜찮으신가요?"
"네, 괜찮습니다."
콘스탄티누스가 말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이마에 땀이 맺혀 있었다.
"정말요?"
안나는 그의 팔에 손을 올렸다. 그의 팔이 떨리고 있었다.
"아직 더 할 일이 많습니다. 제국을 구해야 합니다."
콘스탄티누스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더 낮아졌다.
"폐하?"
안나가 다시 물었다. 하지만 콘스탄티누스는 이미 그녀를 보지 않고 있었다. 그의 눈은 성당의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눈이 굴렀다. 흰자위가 노출되었다.
"폐하!"
안나가 외쳤다. 콘스탄티누스의 몸이 앞으로 무너졌다.
신자들의 환호가 비명으로 바뀌었다.
***
제노바 무역소. 바닷가 창고 위층의 사무실.
니콜로 바르바로는 대형 거래 계약서 위에 서명을 하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펜 위에서 정확하고 침착했다. 반대편에는 비잔틴 재무 담당관이 앉아 있었다.
"이것으로 제노바 길드는 공식적으로 콘스탄티노플 재건 프로젝트에 투자하겠습니다."
니콜로의 목소리는 사무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눈은 창밖의 성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입니까?"
재무 담당관이 물었다.
"3만 두카트. 초석, 목탄, 무기 제조 자재 공급 계약으로."
니콜로는 서명을 마쳤다. 펜을 내려놓고 뒤로 물러섰다. 그의 얼굴에 일시적인 의문이 떠올랐다. 수익성과 위험도 사이에서 흔들리는 표정이었다. 3만 두카트는 제노바 길드의 재정에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 투자가 성공한다면, 그 수익은 그것을 훨씬 능가할 것이었다. 반대로 실패한다면——
"이 투자가 성공하면, 제노바는 동방 무역에서 베네치아를 완전히 밀어낼 것입니다."
니콜로가 말했다.
"그리고 실패하면?"
재무 담당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니콜로는 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따뜻한 웃음이 아니었다.
"실패는 없습니다. 황제가 이 포위를 격퇴하면, 제국은 재건됩니다. 제국이 재건되면, 저희는 부자가 됩니다."
그는 계약서를 들어올렸다.
"만약 황제가 실패한다면, 이 계약은 무효가 됩니다. 제노바 길드는 손실을 입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도피 경로를 준비했거든요."
재무 담당관은 입을 다물었다.
"그 외에도 하나 더 있습니다."
니콜로가 다른 서류를 내밀었다.
"황제 폐하께서 저를 제국의 자문관으로 임명하신다는 칙령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재정 고문이고, 실제로는——"
니콜로는 잠시 멈췄다.
"——제국의 행정 체계 전반을 개편하는 권한입니다."
그는 다른 문서를 펼쳤다. 그것은 귀족 세력의 권력 재편을 명시한 칙령이었다. 군부와 재정부의 권한이 황제 직속으로 통합되었고, 기존 귀족 관료들의 권한은 축소되었다. 이는 곧 전통적 귀족 세력의 저항을 의미했다. 팔라이올로스 가문의 분가들, 그리고 동방 정교회와 연결된 보수 귀족들이 이 개편에 강하게 반발할 것이 명백했다.
"이것이 가능합니까? 당신은 외국인입니다."
"네, 하지만 제국은 이제 더 이상 고립된 도시국가가 아닙니다."
니콜로는 창문으로 나갔다. 아래로 골든혼이 보였다. 그 위에 제노바 함대의 붉은 돛이 펄럭이고 있었다.
"제국은 국제적 동맹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가톨릭 세계의 지원, 제노바의 자본, 비잔틴의 기술. 이것들이 결합되면——"
니콜로는 창밖을 바라봤다. 그의 표정이 변했다. 확신에서 의구심으로.
"——오스만은 끝입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의문이 섞여 있었다. 마치 자신을 설득하려는 것처럼.
"무엇이 걱정입니까?"
재무 담당관이 물었다.
"황제입니다."
니콜로가 대답했다.
"황제는 미쳤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의 미침은 우리 모두를 부자로 만들 것입니다. 그것이 이전의 계산이었습니다."
그는 돌아섰다.
"하지만 오늘 성 소피아에서 본 것은... 미침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분열입니다."
니콜로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황제의 정신이 분열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국의 재건 가능성은 50%에서 30%로 떨어집니다."
재무 담당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렇다면 투자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도피 계획을 앞당기겠습니다. 5월 10일까지 주요 자산을 제노바로 이송합니다."
니콜로가 말했다. 그는 창문을 닫았다.
***
갈라타 요새. 조반니 지우스티니아니의 사령부.
조반니는 성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긴장으로 굳어 있었다. 옆에는 포술 담당관이 서 있었다.
"메흐메드가 최종 공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니콜로가 옆에 서서 말했다.
"언제 공격할까요?"
조반니가 물었다.
"5월 15일. 정오입니다. 남동쪽 성벽에 대포를 집중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니콜로가 대답했다.
조반니는 성벽 위의 포들을 바라봤다. 그 포들은 새로운 기술로 배치되어 있었다. 황제의 기술로. 하지만 그것들을 움직일 손이 필요했다. 정신이 온전한 손이.
"황제는?"
"성 소피아에서 의식을 잃었습니다."
니콜로가 말했다.
조반니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얼마나 심각합니까?"
"모릅니다. 하지만 그의 눈을 봤습니다. 그 눈은...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두 개의 시선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처럼."
니콜로가 대답했다.
포술 담당관이 불안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포를 운용하려면 황제의 기술 지식이 필수입니다. 우리는 그 기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조반니는 성벽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여전히 포들이 서 있었다. 준비된 포들이. 하지만 그것들을 움직일 손이 더 약해지고 있었다.
"포 배치 상황을 재점검하십시오."
조반니가 명령했다.
"남동쪽 성벽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되, 황제의 지시 없이도 운용 가능하도록 표준화하십시오. 포술 교범을 작성하고, 각 포마다 담당 포술수를 배정하십시오."
"그것이 가능합니까, 사령관?"
포술 담당관이 물었다.
"해야 합니다."
조반니의 목소리가 차갑게 떨어졌다.
"황제 없이는 이 포들이 단순한 철덩어리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는 포를 바라봤다. 그것은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이제 사라지고 있었다.
***
검은 공간. 아무것도 없는 공간.
콘스탄티누스는 깨어났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들리지 않았다. 느껴지지 않았다.
오직 목소리만 있었다.
"너는 누구인가?"
그 목소리는 그의 것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것이 아니었다.
"나는... 콘스탄티누스 11세입니다."
"아니다. 그것은 이름일 뿐이다."
다른 목소리가 대답했다. 그것은 더 오래된 목소리였다. 1453년의 목소리였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는 이 제국의 마지막 황제다. 그리고 나는 이미 알고 있다."
"무엇을?"
"5월 29일. 그 날짜를 알고 있나?"
"네. 역사책에서 읽었습니다."
"그렇다면 알겠지. 그 날은 내 죽음의 날이다.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의 날이다."
원래 황제의 목소리가 더 명확해졌다. 그 목소리 속에는 성벽 위에서 마지막 전투를 벌이던 그 날의 절망이 담겨 있었다.
"1453년 5월 29일 새벽 4시. 오스만의 최종 공격이 시작되었다. 나는 성벽 위에 섰고, 포연 속에서 내 군인들을 지켜봤다. 그리고 정오 무렵, 나는 죽었다. 제국과 함께."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바꾸려고 한다. 그것이 당신의 목적이 아닌가?"
"네. 우리는 이 제국을 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라면——"
"——우리는 함께할 수 없다. 나는 이미 끝났다. 그리고 너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당신은 내게 침투합니까? 왜 나를 괴롭히십니까?"
콘스탄티누스가 외쳤다.
"왜냐하면 나도 살고 싶기 때문이다."
원래 황제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하지만 나는 이미 죽었다. 그래서 나는 너를 통해 살려고 한다. 너의 몸을 빌려서. 너의 미래를 빌려서."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공존할 수 없습니다."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를 밀어낼 것이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5월 29일이 오면, 나는 완전히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너는 사라질 것이다."
그 순간, 빛이 터졌다.
***
콘스탄티누스는 눈을 떴다. 성당의 천장이 보였다. 실제 천장이었다. 하기아 소피아의 돔.
그의 가슴이 심하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폐하!"
안나의 목소리였다. 그녀의 얼굴이 그의 얼굴 위로 나타났다. 눈물이 그녀의 뺨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제가 깨어났습니다."
콘스탄티누스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정상이었다. 한 개였다.
"네, 폐하. 깨어나셨습니다."
제레미아스 총대주교가 다가왔다. 그의 표정은 불안했다. 마치 그가 뭔가 본 것처럼. 뭔가 비정상적인 것을.
"의사들이 말합니다. 폐하께서 과로하신 것 같다고요."
안나가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콘스탄티누스는 천장을 바라봤다. 그 위로 또 다른 천장이 겹쳐 보였다. 불이 꺼진 천장. 연기가 자욱한 천장. 그리고 그 위로 메흐메드의 초승달 깃발이 펄럭였다.
"얼마나 오래?"
그가 속삭였다.
"폐하?"
안나가 물었다.
"얼마나 오래... 이렇게 버틸 수 있을까요?"
콘스탄티누스가 다시 물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또 다시 이중이었다. 두 개의 음성이 겹쳐 울렸다.
안나는 그것을 들었다.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
"폐하, 저는 압니다."
그녀가 천천히 말했다.
"압니까?"
콘스탄티누스가 물었다.
"두 분이 제국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한 분의 황제도 좋지만, 두 분의 황제라면 더욱 좋습니다. 왜냐하면 제국은 지금 두 배의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안나의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손을 더 강하게 잡았다.
"함께 제국을 지키시겠습니까? 한 분이 아닌 두 분이 함께."
제레미아스는 십자를 그었다.
***
오스만 진영. 술탄의 천막.
메흐메드 2세는 지도 위를 손가락으로 따라가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콘스탄티노플의 남동쪽 성벽에서 멈췄다.
"비잔틴이 국제적 동맹을 구축했다고?"
그의 목소리는 낮았으나 예리했다.
"네, 술탄. 가톨릭 세계에서 기사단이 도착했습니다. 제노바의 자본도 흘러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들은 성벽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장군이 보고했다.
메흐메드는 지도에서 손을 들었다. 그의 눈이 천막 밖으로 나가 성벽을 바라봤다. 거리는 약 500미터였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제 새로운 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시간이 없다."
그가 중얼거렸다.
"술탄?"
장군이 물었다.
"1453년은 내 운명의 해다."
메흐메드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결연함이 있었다. 동시에 절박함도 있었다.
"비잔틴이 더 강해지기 전에, 우리는 최종 공격을 준비해야 한다."
그는 지도를 집어들었다. 손가락이 성벽의 각 지점을 훑으며 계산했다. 남동쪽 성벽의 길이는 약 800미터. 그곳에 배치된 비잔틴의 포는 약 20문 정도로 추정되었다. 반면 오스만은 70문의 포를 집중시킬 수 있었다. 화력 비율은 3:1. 그렇다면 남동쪽 성벽의 붕괴에 필요한 시간은 약 4시간. 그 동안 보병의 손실률은 30%에서 40% 사이가 될 것이었다. 8만 명의 보병 중 2만 4천 명에서 3만 2천 명이 전사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제국은 끝날 것이었다.
"남동쪽 성벽에 대포를 집중시키자. 그곳이 가장 약하다. 그곳을 뚫면, 성은 끝난다."
"언제 공격을 시작할까요, 술탄?"
"5월 15일. 정오."
메흐메드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포 배치는?"
"이미 완료되었습니다. 70문의 대포가 남동쪽 성벽을 향해 배치되었습니다."
장군이 보고했다.
"병력 집결은?"
"8만 명의 보병이 공격 대기 중입니다. 예니체리 3천 명이 최종 돌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좋다."
메흐메드가 지도를 내려놓았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5월 15일, 우리는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킨다."
그의 목소리는 절대적이었다. 마치 역사 자체가 그의 뜻에 따라 움직일 것 같았다.
***
황제의 침실. 밤.
콘스탄티누스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나는 의자에 앉아 그를 지키고 있었다.
"폐하, 주무세요."
그녀가 속삭였다.
콘스탄티누스는 답하지 않았다. 그의 눈은 떠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천장을 보고 있지 않았다. 과거를 보고 있었다.
"제가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그가 갑자기 물었다.
"폐하?"
안나가 놀라서 물었다.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황제입니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입니까?"
콘스탄티누스가 다시 물었다.
안나는 그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봤다. 그 얼굴에는 두 개의 표정이 겹쳐 있었다. 한 표정은 희망적이었다. 다른 표정은 절망적이었다.
"폐하는 폐하입니다."
그녀가 천천히 말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까?"
콘스탄티누스가 다시 물었다.
안나는 침대에 앉았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폐하, 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무엇을?"
"당신이 두 분이라는 것을. 그리고 두 분 모두 제국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안나의 목소리는 확실했다.
"그렇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한 분의 황제도 좋지만, 두 분의 황제라면 더욱 좋습니다. 왜냐하면 제국은 지금 두 배의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폐하, 제국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는 폐하를 지탱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콘스탄티누스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의 눈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한 쌍의 눈이, 한 개의 시선이. 하지만 그 시선 속에는 여전히 두 개의 영혼이 존재했다.
"안나——"
그가 말을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제 더 이상 이중이 아니었다. 두 개의 목소리가 하나로 합쳐졌다. 완벽하게 조화된 하나의 목소리로.
밖에서는 오스만의 나팔 소리가 울렸다. 멀리서, 하지만 확실하게. 전쟁의 신호였다.
"5월이 온다."
콘스탄티누스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우리는 맞서겠습니다."
안나는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 밖에서 나팔 소리가 계속 울렸고, 하늘은 점점 어두워졌다. 5월 15일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불과 일주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