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과점 문을 열고 나간 엘리아는 카이의 얼굴을 마주했을 때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다. 공포가 아니라 분노였을지도 모른다. 그의 검은 말 두 마리가 제과점 앞 좁은 길을 막았고, 검은 제복을 입은 기사들이 양쪽 담장에 선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카이의 얼굴은 평온했다. 그것이 더 무서웠다.
"엘리아 몬트펠리우스라고 불리는 자. 왕국 관료 카이가 당신을 소환합니다."
카이의 목소리는 차갑고 균형잡혔다. 마치 날씨에 대해 말하는 것처럼. 엘리아는 한 발짝 물러섰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당신의 제과점 운영 허가가 실효됨을 통지합니다. 영지의 저주 제거는 왕국 중앙의 공식 승인을 받은 마법사단의 권한입니다. 비인가 마법 행위는 왕국법 제47조에 해당하며, 즉시 중단되어야 합니다."
엘리아의 손이 떨렸다.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었다. 반죽을 치는 손처럼, 그녀의 손은 무언가를 짓누르고 싶어 했다.
"제 제과점은 마법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단지 빵을 판매할 뿐입니다."
"당신이 판매하는 빵은 마법적 효과를 가진 물질입니다. 이는 왕국의 공식 등록을 받지 않은 마법 도구에 해당합니다."
뒤에서 토마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나가 악한 짓을 한 건 아니잖아요!"
카이는 토마스를 보지도 않았다. 마치 공기를 보는 것처럼 시선이 그의 위를 지나갔다.
"당신이 이 영지를 떠난다면, 모든 혐의를 면제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고아원에 있던 당신의 양육비 전액을 보상으로 드리겠습니다. 충분히 먼 곳에서 조용히 살 수 있을 만큼의 금액입니다."
그 말이 떨어졌을 때, 엘리아는 자신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느꼈다. 가슴이 움푹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 아래에서 무언가가 끓어올랐다.
금액. 그것이 자신의 가치라는 뜻일까. 고아원에서의 모든 밤, 누군가에게 필요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반복했던 질문들, 그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될 수 있다는 뜻일까.
"저는 떠나지 않겠습니다."
엘리아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무언가가 떨리고 있었다.
카이의 눈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것이 유일한 반응이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영지의 모든 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불법 마법 행위로 인해 저는 이 마을 전체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됩니다. 모든 주민이 신문을 받게 될 것이고, 당신과 관련된 모든 증거가 몰수될 것입니다. 여기에는 당신의 가족도 포함됩니다."
가족. 그 단어가 엘리아의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다.
"루카스가 법적 근거를 제시할 겁니다."
"루카스 몬트펠리우스는 이미 법정 소환을 받았습니다. 내일 아침 왕국 중앙의 법원에 출석해야 합니다. 아마도 당신을 지킬 여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제과점 문이 열렸다. 루카스가 나왔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카이. 그 소환장은 법적 절차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나는 내 변호사에게—"
"법적 절차는 왕국 중앙에서 결정합니다. 당신은 귀족이지만, 저는 왕국의 관료입니다. 이 영지는 이미 왕국의 감시 대상입니다."
뒤에서 또 다른 발걸음이 들렸다. 공작 에드몬드가 나왔다. 그의 얼굴은 회색이었다. 하지만 눈은 살아 있었다.
"나는 여전히 이 영지의 공작입니다, 카이."
"공작이시라면 더욱 문제입니다. 당신의 딸이 왕국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당신은 이를 묵인하고 있습니다. 이는 귀족으로서의 자격 박탈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에드몬드의 입술이 움직였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의 얼굴이 흔들렸다. 죄책감과 명예 사이에서, 아버지로서의 선택 앞에서.
그 순간, 제과점 안에서 마리아가 나왔다. 엘리아는 자신의 어머니를 처음으로 제대로 보았다. 아기 담요를 든 여인이 아니라, 제과점의 문 옆에 서 있는 한 명의 여인으로.
마리아는 처음부터 제과점 안에 있었다. 엘리아의 베이킹을 지켜보며,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 딸은 왕국을 위반한 것이 아닙니다."
마리아의 목소리는 떨렸다. 하지만 명확했다.
"제 딸은 사람들을 치유했습니다. 만약 이것이 범죄라면, 저도 그 범죄의 공범입니다. 저도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부인—"
"저도."
제과점 안에서 나인 할머니가 나왔다. 그 다음은 토마스였다. 그 다음은 마을의 남정네들이었다. 시장에서 사과를 팔던 여인. 아들을 잃은 노인. 제과점에서 처음으로 웃음을 되찾은 아이들의 어머니.
그들은 제과점 주변에 선 기사들 사이로 모여들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몸이 만드는 원은 카이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었다.
카이의 얼굴이 변했다. 감정이 아니었다. 단지 계산이 바뀐 것이었다.
"흥미롭습니다. 그렇다면 당신들 모두 법정에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카이."
엘리아가 말했다. 모두가 돌아봤다.
"제 제과점을 닫으면 이들을 풀어주시겠습니까."
"엘리아—"
루카스가 외쳤다. 하지만 엘리아는 그를 보지 않았다.
카이의 눈이 반짝였다. 승리의 빛이었다.
"그렇습니다. 당신만 이 영지를 떠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됩니다."
엘리아의 손이 떨렸다. 이번엔 다른 것이었다. 분노였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분노.
고아원의 어두운 복도가 떠올랐다. 누군가의 발자국이 자신의 침대에 멈추는 순간들. 그 발자국이 지나가버리는 순간들. 누군가에게 필요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손을 들었다가, 그 손이 잡혀지지 않던 모든 밤.
그리고 열여덟 해가 지나서도 여전히 남겨진 그 질문.
"아니요."
엘리아가 말했다. 목에 경직된 힘이 들어갔다.
"저는 누구를 위해서도 떠나지 않겠습니다. 저는 이곳에 남겠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저는 이미 충분히 버려졌습니다. 제 선택은 이곳입니다. 제 사람들입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 마리아가 숨을 쉬었다. 에드몬드의 어깨가 떨렸다. 루카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가 다시 붉어졌다.
카이는 침묵했다. 그의 기사들을 보았다.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것은 왕국의 명령입니다. 당신들은 왕국을 거역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왕국에 대항하지 않습니다."
에드몬드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무언가가 있었다.
"우리는 우리 딸을 지킵니다. 이것이 공작의 결정입니다."
카이의 눈이 에드몬드를 향했다. 그 눈에는 계산과 함께 뭔가 다른 감정이 섞여 있었다. 과거의 죄책감. 자신이 외면했던 것들이 이제 눈 앞에서 구체화되는 순간.
"공작이시여, 당신은 왕국의 감시 대상입니다. 이 결정은—"
"이 결정은 변하지 않습니다."
마리아가 엘리아 옆에 섰다. 엘리아는 자신의 어머니의 손을 보았다. 그 손은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이지 않는 떨림이 있다는 것을 엘리아는 처음 알았다.
카이는 한 발짝 물러섰다. 그 다음은 기사들이었다. 마차로 돌아가는 그들의 발걸음은 빨랐다.
"이 일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왕국 중앙에 보고하겠습니다."
카이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 하지만 이번엔 무언가가 금이 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본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자신이 외면했던 딸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과거와 얼마나 다른지를.
제과점 문이 닫혔을 때, 엘리아는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차렸다. 어머니와 아버지와 형, 그리고 마을 사람들 사이.
나인 할머니가 엘리아의 손을 잡았다.
"이제 뭘 해야 할까요?"
토마스가 물었다.
엘리아는 제과점 안을 보았다. 밀가루로 덮인 테이블. 반죽 기계. 오븐. 그리고 그곳에 담긴 모든 밤들.
루카스가 엘리아의 눈을 찾았다.
"너는 무엇을 하고 싶어?"
그 질문은 간단했다. 하지만 엘리아가 이전에 받아본 적 없는 질문이었다. 누군가 자신의 선택을 묻는 것. 누군가 자신의 의지를 인정하는 것.
"저는 베이킹을 할 거예요. 마지막 베이킹을요."
마리아가 엘리아를 보았다. 어머니의 눈에는 눈물이 있었다. 하지만 엘리아는 그 눈물을 닦아주지 않았다. 대신, 제과점으로 들어가는 길을 만들었다.
"모두가 필요합니다. 이 베이킹에는."
밤이 깊어질수록, 제과점의 불은 더욱 밝아졌다. 엘리아는 반죽을 치기 시작했다.
마리아의 손이 옆에 있었다. 에드몬드의 손도 있었다. 루카스의 손도, 토마스의 손도, 나인 할머니의 손도 있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손들이 있었다.
반죽 위에 모인 손들. 그들이 함께 치는 반죽은 엘리아의 진심을 증폭시켰다. 한 사람의 감정이 아니라, 모두의 의지가 하나로 모여 더 큰 힘이 되는 것. 엘리아는 자신의 가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분노였다. 하지만 단순한 분노가 아니었다.
고아원의 어두운 복도에서 누군가의 발자국을 기다리던 밤들. 그 발자국이 자신을 지나쳐 다른 아이에게 가던 순간들. 그리고 자신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그 무한한 밤들.
버려졌다는 것. 그것이 분노였다.
하지만 이제 그 분노는 다른 것이 되고 있었다. 누군가를 지키고 싶은 마음. 누군가의 손을 놓지 않고 싶은 마음.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
엘리아는 눈을 감았다. 반죽 속에 모든 것을 쏟아내었다. 분노도, 슬픔도, 그리고 처음으로 느껴지는 무언가도.
오븐의 온도가 올라갔다. 금빛이 퍼져나갔다. 그것은 이전과 다른 빛이었다. 더 따뜻했다. 더 깊었다.
"엘리아."
마리아가 말했다. 하지만 엘리아는 듣지 않았다. 그저 반죽을 치고 있었다.
손이 불타올랐다. 아니, 전신이 불타올랐다.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이 이 반죽 속으로 녹아드는 듯한 감각. 엘리아는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것은 시작이었다.
손가락이 저릿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무언가가 천천히 마비되어 가는 듯한 느낌. 시야가 흐려졌다. 하지만 엘리아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속도가 빨라졌다. 반죽은 금빛으로 변해갔다. 이전의 부드러운 금색이 아니라, 불 같은 금색. 분노와 슬픔이 녹아든 금색.
마리아가 엘리아의 옆으로 다시 왔다.
"엘리아, 멈춰야 해. 너무 많이 쏟아내고 있어."
하지만 엘리아는 듣지 않았다.
공작 에드몬드가 엘리아의 손목을 잡으려 했다.
"이것은—"
"아버지."
엘리아의 목소리가 제과점 안에 울렸다. 그녀는 처음으로 아버지를 그렇게 불렀다. 아버지.
"제가 끝낼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에드몬드는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 자신의 딸을 보았다. 자신이 버린 딸을. 그 딸이 지금 자신들을 위해 모든 것을 태우고 있다는 것을 보았다. 죄책감이 가슴을 짓눌렀다. 하지만 더 강한 것이 있었다. 이 순간, 그는 아버지였다. 그리고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토마스가 나인 할머니의 소매를 잡았다.
"할머니, 엘리아가 사라질 것 같아요."
"아니야. 엘리아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야."
나인 할머니는 엘리아를 바라봤다. 그 눈은 수십 년의 삶 속에서 본 모든 것을 담고 있었다.
"그 아이는 지금 모두를 위해 자신을 불태우고 있는 거야. 그런 사람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 그런 사람은 모두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
제과점 문이 열렸다.
바람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것은 저주의 바람이 아니었다.
금빛의 바람이었다.
영지 전체를 휩쓸어가는 금빛의 바람이었다.
마리아의 손이 테이블 위에서 멈췄다. 아버지의 손도, 형의 손도, 마을 사람들의 손도 모두 멈췄다.
제과점 밖에서 무언가가 울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종소리 같았다. 하지만 종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을 전체에서 올라오는 소리였다. 우물에서. 버려진 농가에서. 말라가던 밭에서. 황폐했던 모든 곳에서.
금빛이 퍼져나갔다. 엘리아가 반죽에 담아낸 감정이 육체를 벗어나 공기가 되고, 빛이 되고, 목소리가 되어 영지 전체를 휩쓸어가는 것이었다.
루카스가 창문으로 바깥을 내다봤다.
"저주가 풀리고 있어요."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공포의 떨림이 아니었다.
엘리아는 여전히 반죽을 치고 있었다. 손가락은 마비되었고, 몸은 차가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손은 멈추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야만 한다는 것을 아는 몸처럼. 감정 에너지가 빠져나갈수록 엘리아의 의식은 흐릿해졌다. 무언가를 느껴야 할 자리에 공허함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감정을 잃어가는 무감각. 그것이 마법의 대가였다.
제과점 밖에서 더 큰 빛이 터져나왔다.
왕국 중앙에서 보낸 관료가 탄 마차가 영지 입구에 도착했을 때, 하늘 전체가 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저주가 풀려나가며 영지 전체가 울음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카이로부터 긴급 보고를 받았다. 저주 제거가 완료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비인가 마법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서둘러 온 그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저주의 제거는 이미 완료되었고, 왕국의 마법사단이 예상한 어떤 것도 아닌 다른 방식으로.
관료는 마차에서 내렸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이것은... 불가능해."
하지만 그것은 현실이었다. 밭에서 곡식이 자라나고 있었다. 우물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버려진 농가들이 다시 생기를 되찾고 있었다.
제과점 안에서 엘리아의 손이 마침내 멈췄다.
반죽은 완성되었다. 그것은 빵이 아니었다. 더 이상 빵이 아니었다. 그것은 빛 자체였다. 엘리아의 모든 감정이 응축된 빛. 그리고 그 빛 속에는 모두의 의지가 함께 있었다.
마리아가 엘리아를 잡았다. 딸의 몸이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엘리아!"
하지만 엘리아의 눈은 이미 감겨 있었다. 손가락은 마비되었고, 시야는 검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검음 속에서, 엘리아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감정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무감각만 남았다. 의식은 아직 남아 있었지만, 감정을 느끼는 능력은 사라져 있었다.
루카스가 엘리아를 마리아와 함께 받쳐줬다. 그녀의 입술이 움직였다.
"제 분노를... 모두에게 나눠줬어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엘리아는 깊은 무감각 속으로 빠져들었다. 의식은 흐릿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그 의식 속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마치 거울처럼 텅 빈 상태로.
하지만 그녀의 손은 여전히 마리아의 손을 잡고 있었다.
공작 에드몬드가 자신의 딸을 안았다. 처음으로. 그리고 그 팔 안에서 엘리아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이제 우리는 함께다."
에드몬드의 목소리는 낮고 확실했다. 그는 자신이 버린 것들을 돌아봤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은 아버지로서 자신의 딸을 지킬 것이다.
제과점 밖에서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인 할머니가 제과점 문 앞에 섰다.
"이 땅은 더 이상 저주받은 땅이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의 땅입니다. 우리가 되살린 땅입니다."
관료는 제과점으로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다. 그는 왕국 중앙의 명령을 전달하려 했다. 저주가 제거되었으므로 영지를 몰수한다는 명령. 하지만 그가 본 것은 다른 현실이었다.
"공작이시여. 저는 왕국 중앙의 명령을 전달하러 왔습니다."
루카스가 관료 앞에 섰다.
"무슨 명령입니까?"
"공작령의 저주 제거를 위해, 왕국은 이 영지 전체를 몰수하겠습니다. 저주의 근원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영지 전체의 재개발이 필요합니다. 당신들은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
침묵이 흘렀다.
공작 에드몬드가 입을 열었다.
"저는 거부하겠습니다."
"공작이시여, 이것은 왕국의 명령입니다. 당신은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눈을 보세요."
관료가 밖을 바라봤다. 금빛은 여전히 밝았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었다.
모두가 제과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손에는 농기구를 들고, 가슴에는 새로운 희망을 품고. 그들의 움직임은 저항이 아니었다. 그것은 선언이었다. 이 땅이 누구의 것인지에 대한.
나인 할머니가 제과점 문 앞에서 다시 말했다.
"이 아이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아십니까? 이 아이가 자신을 무엇으로 바꿨는지 아십니까?"
관료는 말을 잃었다. 그는 왕국의 이해관계를 알고 있었다. 저주가 제거되면 영지는 왕국의 자산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이 땅은 이미 누군가의 것이었다. 이 마을 사람들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낸 것은 왕국의 법이 아니라, 공동체의 의지였다.
토마스가 엘리아를 바라봤다. 의식은 남아 있지만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엘리아를. 그 아이가 자신들을 위해 모든 것을 태웠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아이가 깨어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은 단 하나였다.
"고마워. 누나."
제과점 밖에서는 여전히 금빛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엘리아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그녀의 손은 마리아의 손을 잡고 있었고, 에드몬드의 팔은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감정을 잃은 딸을 지키는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를 지키는 마을 사람들.
그 금빛 속에서, 마을은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엘리아의 회복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