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의 손가락이 반죽을 누르는 순간, 금빛이 흘러내렸다.
새벽 여섯 시. 나인 할머니의 집에서 깨어난 지 사흘째 되는 아침이었다. 엘리아는 제과점 주방으로 돌아왔고, 그 사이 마을 사람들의 발길이 더욱 잦아져 있었다. 어제만 해도 대기 명단이 스무 명을 넘었다. 토마스가 종이에 이름을 적어가며 "누나, 이 사람들 다 언제 다 봐요?"라고 물었을 정도였다.
엘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반죽을 치고, 반죽을 치고, 또 쳤다.
어제까지는 매 순간 가슴 깊숙한 곳에서 뭔가 걷혀 올라오는 듯한 불편함이 있었다. 버려졌다는 사실, 필요 없다는 감정, 그리고 그것을 애써 누르고 있는 자신의 모습까지. 오늘은 달랐다. 반죽을 누르며 나인 할머니의 말이 떠올랐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해, 엘리아."*
손가락에서 피어나는 금빛이 반죽 전체를 감쌌다. 처음에는 옅은 색이었다. 하지만 엘리아가 생각을 더할수록—토마스의 얼굴, 나인 할머니의 주름진 손, 어제 제과점에 온 여인네 둘이 서로를 안고 울던 모습—빛이 짙어졌다. 마치 누군가의 온기가 자신을 통해 흘러가는 것 같았다. 호흡이 깊어졌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이것이 처음 베이킹할 때와는 다른 감각이었다. 그때는 자신의 분노와 절망만 담았다. 지금은 다르게 흐르고 있었다.
제과점 문이 열렸다.
"엘리아, 있어?"
나인 할머니였다. 뒤에는 마을 사람들이 서 있었다. 다섯 명, 열 명, 열다섯 명. 어제보다도 많았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그들이 손에 들고 온 것들이었다.
낡은 삽, 녹슨 괭이, 줄감은 밧줄, 물통. 농기구들이었다.
"할머니?"
엘리아가 반죽에서 손을 떼며 물었다.
나인 할머니가 웃음을 지었다. 주름진 입가에서 피어나는 웃음이었다. "우리가 함께 일하기로 했어. 저주를 푸는 것도 혼자가 아니어야지. 넌 우릴 먹여 주고, 우리는 이 땅을 되살리는 거야."
제과점 안이 순간 웅성거렸다.
"맞아요, 엘리아. 우리도 할 수 있는 게 있잖아."
"저 버려진 들판, 우리가 다시 일궈 보자고."
"이 마을이 다시 살아나면 좋겠어."
목소리들이 겹쳤다. 엘리아는 그 순간 무언가가 자신의 가슴 안에서 바뀌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는 사람들을 치유하는 것이 일방적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주고, 그들이 받는 것. 하지만 이들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함께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넌 왜 자꾸 사람들을 밀어내려고 해?"
토마스의 목소리가 귓전을 스쳤다. 엘리아는 그제야 이해했다. 토마스는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는 함께하고 싶어."
엘리아의 목이 메었다. 대답을 하려다 말았다. 제과점 문이 다시 열렸다.
공식적인 복장을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관료였다. 그의 뒤에는 두 명의 보초가 더 있었다. 얼굴이 경직되어 있었다.
"엘리아 몬트펠리우스인가?"
나인 할머니의 어깨가 움직였다. 마을 사람들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이곳은 공식 허가 없이 영업하는 불법 시설로 적발되었다. 왕국의 지시에 따라 즉시 폐쇄 명령을 내린다. 모든 물품을 회수하고 이곳을 비우기 바란다."
관료의 음성이 차갑게 울렸다. 엘리아는 그 목소리 뒤에 무언가를 느꼈다. 카이였다. 이 폐쇄 명령은 카이가 보낸 것이었다. 엘리아의 손이 주먹을 쥐었다.
"안 돼요."
토마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이는 제과점 앞으로 성큼 나아갔다. 작은 몸이 문 앞을 막고 섰다.
"이 제과점이 없으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데요?"
"그건 내 문제가 아니다."
"우리 할머니는 여기서 처음으로 웃으셨어요. 나도 여기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됐다고 느꼈어요."
토마스의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나인 할머니가 손을 얹었다. 그리고 한 명, 또 한 명이 토마스 옆으로 나아갔다. 제과점 앞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들의 얼굴에는 공포가 아니라 결연함이 있었다.
"이 제과점은 우리의 공동체예요. 우리가 함께 지키는 공간이에요."
나인 할머니가 말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눈은 관료를 정면으로 마주쳤다. 등은 곧게 펴져 있었다.
관료가 뒤로 물러섰다. 보초들도 움직임을 멈췄다. 분명 이런 저항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내가 왕국의 지시를 거역할 수는 없다. 이것은 명령이다."
"그렇다면 이것도 명령이다."
목소리가 제과점 밖에서 울렸다. 엘리아가 고개를 들었다. 루카스였다. 공작가의 차남이 제과점 문을 통과했다. 그의 손에는 두꺼운 서류 뭉치가 들려 있었다. 얼굴은 차분했지만 눈빛은 날카로웠다.
"저는 공작 가문의 루카스 몬트펠리우스입니다. 이 제과점은 공작령 내의 영지 시설로 공작 가문의 보호를 받습니다. 왕국이 일방적으로 폐쇄 명령을 내릴 법적 권한이 없습니다."
루카스가 서류를 펼쳤다. 관료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것은 공작령의 자치권 범위 내에서의 영업 인가장입니다. 공작 가문의 인장이 찍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왕국 법전 제47조, 귀족령의 자치 영역에 대한 중앙의 일방적 개입 금지 조항입니다."
루카스의 목소리는 냉정했다. 그것은 논리였다. 절대적인 논리였다.
"더 이상의 개입은 왕국법 위반입니다. 돌아가십시오."
관료는 입을 벙긋 열었다 다시 닫았다. 보초들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뒤로 물러섰다. 발걸음이 제과점 밖으로 나갔다. 그들이 사라지자, 제과점 안이 순간 소란스러워졌다.
"고마워요, 루카스님!"
"공작가가 우리를 지켜주셨네!"
목소리들이 겹쳤다. 나인 할머니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루카스는 엘리아를 보고 있었다. 엘리아도 루카스를 보고 있었다.
루카스가 가까이 왔다. 마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물러섰다. 나인 할머니가 토마스의 손을 잡고 부엌으로 갔다. 제과점이 조용해졌다.
"카이가 보낸 거군요."
엘리아의 목소리가 낮았다.
"네. 왕국 중앙의 지시입니다. 공작령의 저주가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죠. 저주가 계속되면 이 영지를 왕국에 귀속시킬 수 있거든요."
루카스가 설명했다. 그의 얼굴은 진지했다.
"하지만 이제 더는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공작 가문이 당신을 인정했으니까요."
"인정했다고요?"
엘리아의 눈이 커졌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이 결정을 승인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특히... 강하게 원하셨어요."
루카스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그것은 가족을 말할 때의 목소리였다.
"지금 이 시각, 아버지와 어머니가 마차를 타고 이곳으로 향하고 계십니다. 어머니는 자꾸만 손수레에 담은 음식을 내려다보고 계시고요."
엘리아의 호흡이 멈췄다.
"공작가가... 나를 찾아온다고요?"
"네. 그리고 이번엔 진심입니다."
루카스가 엘리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의 손은 따뜻했다. 엘리아는 그 순간, 자신이 정말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제과점 밖의 마을 사람들, 토마스, 나인 할머니, 루카스, 그리고 지금 마차를 타고 오고 있는 어머니까지.
제과점의 창밖으로 황폐한 들판이 보였다. 그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미 농기구를 들고 그곳으로 나가고 있었다. 함께 일하기로 한 것이었다. 저주를 푸는 것도, 영지를 되살리는 것도, 모두 함께.
엘리아의 손이 반죽 위로 다시 내려갔다. 금빛이 흘러나왔다. 이번에는 더 밝았다. 더 따뜻했다. 이것은 자신의 분노만이 아니었다. 모두의 희망이 담긴 빛이었다.
제과점 문이 다시 열렸다. 마차가 제과점 앞에 멈췄다. 회색 옷을 입은 여인이 먼저 내렸다. 얼굴에는 불안감과 기대감이 뒤섞여 있었다. 손에는 뭔가를 꼭 쥐고 있었다. 그 뒤로 키 큰 남자가 내렸다. 그의 얼굴은 경직되어 있었지만 눈은 흔들리고 있었다.
공작 에드몬드와 공작부인 마리아였다.
엘리아는 반죽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금빛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리아가 제과점 문을 두드렸다.
"누군가... 있나요?"
그 목소리는 엘리아가 태어나면서 들었어야 했던 목소리였다.
엘리아의 손이 멈췄다. 금빛이 중단되었다. 반죽 위에 내려앉은 금색 입자들이 천천히 사라져갔다. 호흡이 얕아졌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마치 자신의 모든 감정이 한 점으로 수렴하는 느낌이었다.
"들어오세요."
엘리아의 목소리가 나왔다. 낮고, 차갑고, 통제된 음성. 마치 다른 누군가가 그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숨을 고르려 하는 듯 길게 내쉬었다. 어깨가 경직되었다.
문이 열렸다. 마리아가 먼저 들어섰다. 그 뒤를 공작 에드몬드가 따랐다. 루카스는 한 발 물러서 있었다. 이것은 가족의 순간이었다.
마리아의 눈이 엘리아를 찾았다. 제과점의 카운터 뒤, 반죽 위에 손을 얹은 채로 서 있는 젊은 여인. 그 얼굴이 자신의 얼굴과 겹쳐 보였다. 마리아의 손이 떨렸다. 그녀가 쥐고 있던 것은 낡은 아기 담요였다.
"당신이... 엘리아?"
마리아의 목소리는 부서질 듯 했다.
엘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공작을 봤다. 에드몬드의 얼굴은 창백했다. 수십 년간 피해온 책임감이 그 순간, 그의 모든 특징을 짓누르고 있었다.
"저는... 공작 가문의 적출 자녀입니다."
엘리아가 천천히 말했다.
"법적으로는 어떤 권리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제과점은 제 것입니다. 제 능력으로, 제 손으로 지은 것입니다."
에드몬드가 입을 열었다.
"엘리아, 나는..."
"공작님은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엘리아가 끊었다. 그 목소리에는 놀라운 침착함이 있었다.
"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저는 버려졌고, 공작가는 저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마리아가 한 발 앞으로 나왔다.
"하지만 우리는..."
"어머니."
엘리아가 마리아를 봤다. 그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하지만 그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당신이 누구든, 지금 당신은 제과점의 손님입니다. 제과점에서는 모두가 같습니다. 신분도, 죄책감도, 회한도 없습니다. 다만 누군가의 슬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음식이 있을 뿐입니다."
엘리아가 다시 반죽으로 돌아섰다. 그녀의 손이 반죽을 치기 시작했다. 천천히. 리듬감 있게. 손가락이 반죽을 누를 때마다 작은 떨림이 있었다. 그것은 감정을 누르려는 필사적인 노력처럼 보였다.
"그 자리에 앉으십시오. 모두."
엘리아가 말했다. 이번엔 명령처럼 들렸다.
에드몬드와 마리아는 자신들이 명령받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귀족이 평민에게 받는 첫 번째 명령. 그들은 순순히 따랐다. 제과점의 테이블에 앉았다. 루카스도 자리를 잡았다.
토마스가 부엌에서 나왔다. 그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공작과 공작부인을 본 토마스는 한 번 놀랐지만, 곧 침착함을 되찾았다. 나인 할머니가 그의 손을 잡고 따라 나왔다. 할머니는 에드몬드를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등은 곧게 펴져 있었다.
"어서 오세요. 이 집에서는 모두가 손님입니다."
나인 할머니가 에드몬드에게 인사했다. 존댓말이었지만 그 속에는 어떤 비굴함도 없었다. 단순한 사실의 진술이었다.
엘리아의 손은 반죽을 계속 쳤다. 금빛이 다시 흘러나왔다. 이번엔 더 깊었다. 더 복잡했다. 순수한 희망만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분노도, 슬픔도, 그리고 놀랍게도 용서의 시작도 섞여 있었다.
"이 빵은 특별합니다."
엘리아가 반죽을 오븐에 넣으며 말했다.
"오늘 이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모여 들판을 일굴 때, 저는 여기서 이 반죽을 쳤습니다. 나인 할머니가 물을 길어올 때, 토마스가 옆 집 아이를 도울 때, 루카스가 왕국의 관료에게 맞섰을 때, 저는 계속 이것을 쳤습니다."
엘리아가 돌아섰다. 그 눈이 에드몬드를 직시했다.
"이것은 제 분노입니다. 제 슬픔입니다. 그리고 제 희망입니다. 모두가 함께한 희망입니다."
에드몬드가 고개를 떨어뜨렸다. 마리아는 아기 담요를 더욱 꼭 쥐었다.
"당신들이 이것을 드신다면, 아마도 당신들은 변할 것입니다. 제 능력이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변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 나가셔도 됩니다."
엘리아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절대적인 의지가 있었다. 그것은 더 이상 버려진 고아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의 능력을 아는 여인의 목소리였다.
루카스가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자랑스러움으로 가득했다.
오븐에서 금빛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제과점 전체에 달콤하면서도 복잡한 향이 퍼져나갔다. 그것은 단순한 버터와 설탕의 향이 아니었다. 그것은 누군가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향이었다.
"나가겠습니다."
갑자기 에드몬드가 말했다. 모두가 그를 봤다. 마리아의 손이 떨렸다. 엘리아의 얼굴이 굳어졌다.
에드몬드는 천천히 일어섰다. 하지만 움직임이 멈췄다. 제과점의 문을 향하던 그의 발걸음이 멈춘 것이었다. 그는 뒤를 돌아봤다. 엘리아를 봤다. 그리고 다시 앉았다.
"아니다. 나는... 여기 있겠습니다."
에드몬드의 목소리는 처음으로 흔들렸다. 수십 년 동안 유지해온 강경함이 그 순간 깨어져 내렸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맺혔다.
"용서를 구하겠습니다."
마리아가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손에 들린 아기 담요가 흔들렸다. 천천히, 그녀는 카운터 너머로 걸어갔다. 엘리아를 향해.
"엘리아..."
마리아가 아기 담요를 내밀었다.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엘리아는 그 담요를 봤다. 낡고, 작고, 누군가의 사랑이 스며 있는 그것을. 엘리아의 호흡이 변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던 것이 이제는 천천히 무언가로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이것은..."
"당신이 태어났을 때 제가 직접 짠 담요입니다."
마리아의 목소리는 부서질 듯 했다.
"매일 밤 당신을 감싸주던 것이었어요. 당신이 떠난 후로는... 저는 이것을 놓지 못했습니다."
엘리아의 손이 천천히 올라갔다. 담요의 끝자락을 만졌다. 그 순간, 엘리아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녀는 담요를 받지 않았다. 대신 마리아의 손을 잡았다.
"앉으세요. 어머니."
엘리아가 말했다. 그 목소리는 이제 차갑지 않았다. 여전히 조용했지만, 그 안에는 무언가가 흘러가고 있었다.
마리아는 엘리아의 옆에 앉았다. 아기 담요는 둘 사이의 테이블 위에 놓여졌다. 에드몬드는 그 모습을 봤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지만, 눈빛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그것은 책임을 받아들인 눈빛이었다.
제과점의 시계가 정오를 가리켰다. 밖에서는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계속해서 황폐한 들판을 일굽고 있었다. 우물을 복구하고 있었다. 함께.
오븐에서 빵이 나왔다. 엘리아가 그것을 꺼냈다. 금빛으로 물든 표면이 반짝였다. 그녀는 빵을 나누었다. 에드몬드에게, 마리아에게, 루카스에게, 토마스에게, 나인 할머니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의 것을 잘라 먹었다.
제과점 안이 조용해졌다. 오직 누군가가 천천히 음식을 씹는 소리만 들렸다. 그리고 그 순간, 변화가 일어났다.
에드몬드의 얼굴이 부드러워졌다. 마리아는 눈을 감았다. 루카스는 미소를 지었다. 토마스는 "맛있어요"라고 중얼거렸다. 나인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아는 그들을 봤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것이 자신의 길이라는 것을. 버려진 자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로서의 길.
하지만 그 순간, 제과점의 창밖에서 무언가 움직였다.
마을 입구로부터 몇 명의 말 탄 기사들이 제과점을 향해 접근하고 있었다. 그 중 맨 앞의 기사는 카이였다. 그의 얼굴은 차갑고 결연했다.
루카스가 일어섰다. 그의 얼굴이 긴장으로 굳었다.
"카이가 다시 온다."
루카스가 중얼거렸다.
"이번엔 다릅니다."
카이의 목소리가 제과점 밖에서 울렸다. 그것은 명령이었다.
"공작가의 인장 따위로는 막을 수 없는 왕국 직속의 조사 명령입니다. 이 제과점을 즉시 폐쇄하고, 엘리아라는 자를 왕국의 심문을 위해 인도하라."
엘리아의 손이 멈췄다. 제과점 안의 모든 사람들이 창밖을 봤다. 카이와 그의 기사들이 제과점을 포위하고 있었다.
마리아가 일어섰다. 에드몬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엔 그들의 얼굴은 다였다. 그것은 분노였다. 처음으로, 엘리아를 위한 분노였다.
"당신은 내 딸을 건드릴 수 없습니다."
에드몬드의 목소리가 제과점을 가득 채웠다. 그것은 더 이상 죄책감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공작의 목소리였다.
제과점 밖, 카이의 얼굴이 경직되었다. 그리고 그 뒤로, 제과점의 문을 향해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토마스, 나인 할머니, 그리고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은 엘리아를 지키기 위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