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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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가 제과점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엘리아의 손가락이 반죽 위에서 멈췄다. 밤 열한 시 반이라는 시각이 무의미할 정도로, 오두막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

"너를 찾았다."

루카스는 제과점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밀가루 냄새, 구워지는 버터의 향기, 벽에 붙은 종이 위의 낙서들. 토마스가 그려놓은 별들. 나인 할머니가 가져다놓은 말린 포도. 모든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고,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공작가의 차남 루카스 몬트펠리우스다. 너는 이미 알 테지만, 공식적으로 자기소개를 하는 게 맞을 것 같았다."

엘리아는 반죽을 내려놓고 손을 닦았다. 움직임은 침착했지만 호흡은 가팔랐다. 이 남자의 얼굴은 공작 저택의 초상화들과 겹쳐 보였다. 같은 검은 눈, 같은 턱선, 같은 차가운 우아함.

"왜 왔어?"

"이 영지를 죽음에서 구하러."

루카스는 제과점의 선반에 놓인 바스켓들을 가리켰다. 그 안에는 엘리아가 오늘 구운 빵들이 남아 있었다. 금색으로 빛나는 것들, 일반적인 빵과는 확연히 다른 색깔의 것들.

"세 달 전 이곳을 떠났을 때, 공작령은 완전히 죽어 있었다. 들판은 메말랐고, 우물은 말랐고, 사람들의 눈빛은 사라져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 돌아왔을 때—"

그가 엘리아를 직시했다.

"뭔가가 바뀌어 있었다. 시장 광장에 사람들이 다시 모여 있었다.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 때문인지 알아내는 데는 사흘이 걸렸다. 제과점. 그리고 너."

엘리아는 루카스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반죽 위에서 손을 움직였다. 반복적인 행동이 마음을 가라앉혀줄 것이라는 착각에서였다.

"내가 너를 도와야 할 이유가 있나?" 엘리아의 목소리는 낮았다. "너희 가족은 나를 버렸다."

"맞다. 그래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루카스는 제과점의 탁자에 앉았다. 초대받지 않았지만, 그는 마치 오랫동안 이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처럼 편했다.

"아버지는 명예를 지킬 수 없었다. 그 선택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저주를 남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저주는 경제적 수단으로, 군사적 수단으로, 어떤 일반적인 마법으로도 풀 수 없다."

"그럼 뭐로 풀어?"

"감정으로."

루카스가 제과점 안의 사람들의 변화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인 할머니가 엘리아의 빵을 먹고 처음으로 웃었다는 것. 토마스가 더 이상 밤에 악몽을 꾸지 않는다는 것. 시장 광장의 상인들이 다시 물건을 팔기 시작했다는 것. 이 모든 변화가 동시에, 급격하게 일어났다는 것.

"우연이 아니다. 너의 빵이 사람들을 바꾸고 있다."

"그냥 맛있는 빵일 뿐이야."

"아니다."

루카스는 바스켓에서 금색으로 빛나는 빵을 집었다. 엘리아가 오늘 토마스의 악몽을 생각하며 구운 것이었다.

"이것의 색깔이 뭐야? 평범한 밀가루로 구운 빵이 이렇게 나올 리 없다. 이것은 마법이다. 너의 마법이다."

엘리아의 손이 멈췄다.

"감정 치유 마법. 정확히 그것이야. 너는 베이킹할 때 자신의 감정을 빵에 담는다. 그리고 그 빵을 먹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상처가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경험을 한다. 이것은 마법이 맞다."

루카스의 말이 엘리아의 가슴을 관통했다. 우연이 아니라는 인식.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해오던 일이 실제로는 '의도된 것'이라는 깨달음. 그 순간, 손가락의 떨림이 멈췄다.

"그걸 알면 뭐 해?"

"너의 능력을 목표에 맞춰 쓸 수 있다는 뜻이다."

루카스가 일어섰다. 제과점 안을 한 바퀴 둘러본 후, 엘리아의 앞에 섰다.

"가문이 저주에서 벗어나려면 잃어버린 것을 되찾아야 한다. 그리고 너는 그것이 가능한 유일한 사람이다."

"무슨 소리야?"

엘리아의 목소리는 차갑지만,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루카스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공작 저택에 와 줄 수 있겠니?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해 특별한 것을 만들어 줄 수 있겠니?"

엘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반죽을 집어 들었다가 내려놨다. 다시 들었다가 멈췄다. 루카스의 말을 거절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나오는 것은 침묵뿐이었다.

"뭘 만들어달라는 거야?"

"아직은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일주일 뒤에 다시 오겠다. 그때까지 생각해 봐. 그리고 알아둬. 너는 이미 이 가문의 일부다. 그것이 바뀔 수 없다."

루카스는 제과점 문을 향해 걸어갔다. 손잡이에 손을 올렸을 때, 뒤에서 엘리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그냥 다른 마법사를 찾으면 되잖아."

루카스는 돌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명확했다.

"왜냐하면 넌 더 이상 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도 그걸 알고 있다."

문이 닫혔다.

엘리아는 혼자 남겨졌다. 제과점 안에는 밀가루 냄새와 구워진 버터의 향기만 남았다. 손이 다시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노로 인한 떨림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정받음에 대한 떨림이었고,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이 함께였다.

'너는 이미 이 가문의 일부다.'

그 말이 자꾸 떠올랐다. 엘리아는 반죽으로 돌아갔다. 손가락이 반죽을 치며 반복적인 리듬을 만들었다. 이 리듬이 계속되면 마음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더 뜨거워졌다.

가슴 한구석에서 무언가가 부글거리고 있었다. 버려진 자가 누군가에게 필요하다는 느낌. 그리고 동시에, 자신도 이 가문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욕망. 얼마나 위험한 감정인지 엘리아는 알고 있었다.

반죽을 밀어 내렸다. 손가락 관절이 하얀색 반죽에 박혔다가 튀어나왔다. 그 순간, 반죽 위에 금빛이 살짝 어렸다. 미세하지만 분명한 빛. 엘리아는 그것을 보고 손을 멈췄다.

"뭐 하고 있어?"

나인 할머니의 목소리였다. 어느 순간 그녀는 제과점 뒤쪽 창문 근처에 서 있었다. 엘리아는 언제부터 자신을 지켜봤는지 알 수 없었다.

"반죽."

"그게 반죽이 아니라 분풀이처럼 보이는데?"

엘리아의 손가락이 멈췄다. 나인 할머니는 느리게 앞으로 나왔다. 그녀의 허리는 굽어 있었지만, 발걸음은 확실했다. 엘리아의 옆에 서서 반죽을 들여다봤다.

"저 남자가 뭘 말했어?"

"많은 것들."

"좋은 얘긴가?"

엘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손을 반죽에서 빼내 앞치마에 닦았다. 하지만 밀가루는 닦아져도 무언가는 계속 묻어 있는 것 같았다.

"저 남자는 공작가 사람이야?"

"그래. 공작의 손자래."

나인 할머니가 한숨을 쉬었다. 그 한숨은 깊었다.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쌓여 있던 것이 한 번에 나오는 듯했다.

"공작가의 손자가 이 제과점에 찾아올 리가 없어. 그런데 왔다면, 뭔가 큰 일이 있다는 뜻이지."

할머니는 제과점의 벽을 바라봤다. 낡은 나무로 된 벽. 금이 간 창유리. 그 안에서 밝게 타오르는 촛불들. 촛불은 어제보다 더 밝아 보였다. 마치 누군가의 손이 그것을 키워놓은 것처럼.

"이 영지는 한때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었어. 포도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시장 광장에서 물건을 팔고 사는 소리,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노는 소리. 그 모든 게 이 저주와 함께 사라졌어."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런데 요즘 들어 뭔가 달라졌어. 마을 사람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어. 너의 빵 때문에. 너의 빵을 먹은 사람들이 다시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어."

나인 할머니는 엘리아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따뜻했고, 굳은살이 배어 있었다. 평생을 일하며 살아온 손. 그 손이 엘리아의 손을 감싸자, 제과점의 벽에 있던 작은 금이 조금 더 밝아졌다. 마치 누군가 그곳에 빛을 비추는 것처럼.

"엘리아, 넌 이 영지를 모르지만, 나는 알아. 저 공작가가 이 영지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떻게 망쳤는지. 그리고 지금 뭐가 필요한지도."

"뭐가 필요한데?"

"용서. 그리고 다시 시작할 용기."

할머니는 천천히 제과점 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기 전에 뒤돌아봤다.

"저 남자가 다시 올 때까지, 넌 많은 것을 생각할 거야. 너 자신이 뭔지, 이 가문이 뭔지, 그리고 너의 선택이 뭔지."

엘리아가 입을 열었다. "할머니, 만약 내가 공작 저택에 간다면... 뭘 만들어야 할까?"

할머니는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그건 넌 이미 알고 있을 거야. 네 손이 알려줄 거고, 네 마음이 알려줄 거야. 너는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만들어왔잖아."

문이 닫혔다.

제과점은 다시 조용해졌다. 엘리아는 반죽 앞에 서 있었다. 손을 다시 올렸다. 이번에는 반죽을 치지 않았다. 대신 천천히 누르고, 미끄러뜨리고, 펼쳤다. 그 과정에서 손가락이 떨렸다.

반죽을 밀어 낼 때마다, 금빛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처음에는 미세한 빛이었지만,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엘리아는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손가락 끝에서 나오는 그 빛. 그것이 무엇인지, 왜 나오는지 아직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이것은 분노가 아니었다. 이것은 희망이었다.

밤은 계속 깊어갔다. 열한 시 45분경, 공작 저택의 가장 깊은 방.

마리아 몬트펠리우스는 침대 밑의 나무상자에서 작은 담요를 꺼내 들었다. 파란 색깔의 그것은 이제 너무 낡아서 거의 박물관 유물처럼 보였다. 솔기는 헐겁고, 색깔은 바래 있었으며, 한쪽 끝은 헤진 상태였다. 하지만 마리아는 그것을 마치 가장 귀한 보물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들었다.

그녀는 그것을 가슴에 안고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영지의 들판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한때 저 곳에는 포도밭이 있었다. 지금은 죽은 땅이 남아 있을 뿐.

옆에서 자던 공작 에드몬드가 움직였다. 마리아는 재빨리 담요를 감춰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오랫동안 숨겨온 것이 이제 더 이상 숨겨질 수 없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루카스가 그 아이를 찾아갔어."

공작은 눈을 뜨지 않았다. 하지만 마리아는 그가 깨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말은 그의 가슴 위에 내려앉았고, 마리아는 남편의 숨이 잠시 멈춘 것을 느꼈다.

"마을 사람들이 봤어. 공작가 사람이 그 제과점에 들어갔다고."

"...그것은 루카스의 판단이다. 내가 지시한 바가 아니다."

"그렇지. 그래서 더 문제야. 루카스가 자기 판단으로 그 아이를 찾아갔다는 건, 뭔가 중요한 걸 깨달았다는 뜻이야."

마리아는 담요를 들어 올렸다. 촛불 아래에서 그 낡은 천은 마치 유령처럼 보였다.

"이것도 몇십 년을 숨겨뒀어. 이 담요에 수를 놨던 내 손가락이 아직도 기억해. 아기의 이름을 한 글자씩 박아 넣으면서 울었던 눈물들도."

공작이 몸을 일으켰다. 침대에서 나와 창문으로 향했다. 그의 뒷모습은 굽어 보였다. 이전의 당당한 자세는 없었다.

"우리가 그 아이를 버렸을 때, 우리는 가문의 명예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우리가 버린 건 명예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야."

"마리아."

"이 저주를 봐. 우리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영지는 자꾸만 죽어가고 있어. 그런데 그 아이가 제과점을 연 이후로 뭔가가 달라졌어. 마을 사람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어. 마치 오래전 이 영지가 살아 있을 때처럼."

공작은 창밖을 바라봤다. 어둠 속에서도 그의 얼굴은 보였다. 주름이 깊었다. 죄책감과 후회가 새겨진 주름들. 그 순간, 영지의 한 곳에서 미세한 빛이 떠올랐다. 제과점의 촛불. 그것이 조금 더 밝아졌다.

공작의 눈이 그 빛을 포착했다.

"루카스가 뭔가를 깨달았어. 그래서 그 아이를 찾아간 거야. 그리고 우리도 이제 깨달아야 해. 이 가문의 저주를 푸는 유일한 방법이 뭔지."

"그것은..."

"우리가 버린 그 아이야. 우리가 되찾아야 할 것도 그 아이야. 루카스가 이미 그 길을 가고 있어."

마리아는 담요를 가슴에 다시 안았다. 그리고 천천히 침대로 돌아갔다. 밤이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밤은 이전의 밤과 달랐다.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저주 속에서, 희미한 빛이 깨어나고 있었다.

공작은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과점의 촛불이 점점 더 밝아지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의 손이 그것을 키워놓은 것처럼. 그리고 그 빛과 함께, 공작 저택의 회색 벽이 미세하게 밝아지고 있었다. 시들던 화초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엘리아의 마법이 저택까지 닿고 있었다.

저주가 반응하고 있었다. 엘리아의 선택이 이미 영지를 변화시키고 있었다.

어딘가 멀리서, 제과점의 촛불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다. 엘리아의 손은 반죽을 계속 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손이 반죽을 칠 때마다, 금빛이 더욱 선명하게 스며 나왔다.

밤이 깊어갈수록, 반죽 위의 금빛은 더 강해졌다. 마치 엘리아가 내린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일주일 뒤, 루카스가 다시 올 것이다. 그때 엘리아는 공작 저택의 가족 전원을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루카스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그 의도는 명확했다. 자신을 버린 가문과의 화해. 그것이 이 미션의 진정한 목표였다.

엘리아는 반죽을 내려놨다. 손가락 끝의 금빛을 바라봤다. 그것은 분노도, 두려움도 아니었다. 그것은 결정이었다.

자신을 버린 가문의 일부가 되는 것. 그들을 위해 마법을 쓰는 것.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얼마나 상처를 줄 수 있는지 엘리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있었다. 자신도 그들의 일부라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밤이 계속되고 있었다. 제과점의 촛불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고, 엘리아의 손은 반죽을 계속 치고 있었다. 반죽 위의 금빛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선택의 무게가 밤새 어깨를 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반죽 위의 금빛처럼, 희망도 함께 자라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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