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최후의 추적, 그리고 일곱 번째의 기억

패왕산의 정상 너머, 검은 구름이 달을 삼켜가고 있었다. 운무의 발걸음은 돌 위에서 소리를 내지 않았다. 십 년 전과 같은 걸음이었다. 검객의 걸음. 죽음으로 향하는 자의 발걸음.

산길 끝에 있는 것은 낡은 누각이었다. 회색 기와가 무너져 내린 지붕, 벽을 타고 내려오는 검은 이끼, 그 안에서 피우는 한 자루의 초. 운경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왔구나, 운무."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굳세었다. 하지만 눈빛은 다했다. 십 년의 세월이 패왕파 파주의 눈에서 무언가를 빼앗아 갔다. 자신감인지, 확신인지—운무는 알 수 없었다.

"왜 날 기다렸는가."

"기다린 게 아니라 기원했지."

운경은 누각의 기둥에서 몸을 떼며 비소를 지었다. 그 웃음은 검객의 웃음이 아니었다. 패배자의 웃음이었다.

"너는 정파연맹이 날 죽이려 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 맞다. 그들은 그렇게 계획했다. 하지만 넌 틀렸어. 우리가 날 죽이려 한 게 아니라, 너를 죽이려 했던 거야."

운무의 눈이 좁혀졌다.

"시파는 정파연맹의 질서에 저항하는 세력이었다. 너는 알았나? 검의 도리, 검객의 철학—그런 것들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게 아니었어. 우리는 질서를 원했다. 위계를 원했다. 그런데 넌 너무 강했어. 강하면서도 정파연맹의 말을 듣지 않았어. 그게 위협이었어."

운경의 말이 끝나자, 운무는 손을 들었다. 혈월검을 뽑으려는 몸짓이었다. 손이 검의 자루에 닿는 순간, 그의 눈이 붉어졌다. 마지막 아홉 번 중 일곱 번째. 생명력이 검의 날이 되어 흘러나갔다.

세상이 역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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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전의 밤. 시파의 대전이 불타고 있다. 운경은 그곳에 있었다. 손에는 횃불을 들고, 입에는 명진의 지시를 받은 명령을 되뇌고 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운무를 죽여야 한다. 그가 살아있으면 우리도 죽는다."

검을 들었다. 운경의 검이 명진의 검과 함께 운무에게 향한다. 하지만 운경의 검은 떨고 있었다. 손가락이 떨렸다. 명진의 검은 정확했지만, 운경의 검은 흔들렸다.

그리고 그 순간—

운경이 검을 돌렸다. 명진의 검을 막아냈다. 단 한 번, 운경은 운무를 살리는 선택을 했다. 명진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혼란 속에서, 불길 속에서, 운경의 약함은 숨겨졌다.

---

운무의 눈이 현재로 돌아왔다. 혈월검의 빛이 사라졌고, 그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가슴에서 피가 흐르지 않았지만, 몸은 부서질 듯했다. 생명력의 삼 개월이 또다시 사라졌다. 남은 것은 여섯 번.

"왜."

운무의 목소리는 메말랐다.

"왜 나를 죽이지 않았는가."

운경이 무릎을 꿇은 운무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그것도 나는 모른다. 그냥... 너무 강했으니까. 너를 죽이고도 나는 살 수 없을 거 같았어. 그게 약함인지 확신인지, 난 여전히 모른다."

운무는 천천히 일어섰다. 어깨에서는 여전히 고름이 흐르고 있었다. 혈월검의 부작용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다. 몸은 이미 한계를 넘어서 있었다.

운무가 운경의 떨리는 손을 바라봤다. 손가락이 계속 떨리고 있었다. 십 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그 손은 운무를 죽이지 못한 죄책감으로 떨리고 있었다. 아니, 운무를 죽이지 않은 선택으로 떨리고 있었다.

운무는 자신의 손을 봤다. 그것도 떨리고 있었다. 혈월검의 부작용 때문이었다. 신경이 죽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떨림 속에는 다른 것도 있었다. 십 년 전 자신도 이렇게 떨렸다. 명진의 검 앞에서 무력했던 자신도 이렇게 떨렸다.

운경의 약함이 자신의 약함이었다.

운경의 선택이 자신의 선택이었다.

운무가 운경의 손을 잡았다. 떨리는 손. 그 손이 자신의 손과 맞닿는 순간, 운무는 알았다. 이것이 약함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을. 강함과 약함 사이에서 선택하는 것이 검객의 길이라는 것을.

"넌 이미 죽어있었으니까. 십 년 전부터."

운무가 검을 들었다. 귀월검의 자세. 패왕파 파주 운경을 바라보는 자세.

운경도 검을 들었다. 패월검의 자세. 두 검객의 기(氣)가 부딪쳤다. 누각의 기와가 울음을 내며 떨어졌다.

하지만 검은 부딪치지 않았다.

운무가 검을 거두었다. 천천히, 자신의 몸으로 돌렸다. 운경의 눈이 커졌다.

"왜... 검을 거두는가."

"너를 죽일 수 없다."

운무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넌 이미 죽어있었으니까. 십 년 전부터."

운무가 운경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 손이 내려앉으면서 운경의 떨림이 멈췄다. 잠시만이라도. 누각의 어둠 속에서, 두 검객은 그렇게 서 있었다.

---

누각을 빠져나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어깨의 상처는 일곱 번째 혈월검 사용으로 완전히 짓무르진 상태였다. 살갗 아래로 검은 기운이 퍼져 있는 것 같았다. 신체의 곳곳에서 신경이 죽어가는 느낌이었다.

계단을 내려오며 운무는 호흡이 얕아지는 것을 느꼈다. 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혈월검은 생명력을 태워 과거를 보는 금단의 검법이었다. 운무는 이미 일곱 번을 사용했다. 남은 것은 다섯 번. 그 다섯 번 안에 모든 것을 끝내야 했다.

발이 계단에서 헛디디는 순간, 운무는 손으로 벽을 짚었다. 손끝이 이끼 낀 벽에 닿았다. 차가웠다. 그 차가움이 유일하게 느껴지는 감각이었다. 다른 부분은 이미 죽어가고 있었다.

누각 입구에 도달했을 때, 그림자가 움직였다.

"좋은 결정이군."

명진의 목소리였다. 그는 돌계단 위에 서 있었고, 뒤에는 검은 옷을 입은 검객들이 줄을 서 있었다. 스무 명. 모두 명검파의 검객들이었다.

"일곱 번째를 사용했군. 그럼 이제 남은 기회가 다섯 번이지?"

명진은 손을 가슴에 모으고 있었다. 그 우아한 자세는 마치 무언가를 감상하는 음악가의 포즈 같았다.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있었다.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은 미소.

"혈월검을 다섯 번 더 사용하면, 넌 죽는다. 그것은 이미 정해진 사실이지. 우리가 할 일은 간단하다. 기다리는 것이다. 아니, 사실 기다릴 필요도 없다. 지금 죽여도 강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넌 이미 광객(狂客)이니까."

명진이 한 손을 들었다. 스무 명의 검객들이 일제히 검을 뽑았다. 산 위의 밤공기가 얼어붙는 것 같았다. 검날들이 반사하는 달빛이 운무를 비추고 있었다.

운무는 검을 들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손이 떨렸다.

그 순간, 어둠 속에서 또 다른 그림자가 일어섰다.

"그렇게는 못 하게."

한설이 나타났다. 그의 검은 명진과 운무 사이에 섰다. 십 년간 강호의 그림자 속에서 생존해온 검객의 검이었다. 그 검의 움직임은 어떤 정파의 검법도 아니었다. 오직 살기 위해 터득한 투박하고 단순한 검법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더 무서웠다.

명진의 미소가 일순간 굳었다.

"한설."

"그렇게는 못 하게라고 했다."

한설의 목소리에는 감정이 없었다. 마치 돌이 말하는 것 같은 목소리. 하지만 그 안에는 십 년의 무게가 담겨 있었다.

"또한 증거가 충분하다. 모든 것이."

한설이 한 손을 들었다. 그의 손에는 낡은 서책들이 들려 있었다. 십 년 동안 강호의 그림자 속에서 수집한 기록들이었다. 시파 괴멸의 밤, 제자들의 죽음, 독약의 흔적. 정파연맹이 철저히 말살하려 했던 모든 것들이 그곳에 있었다.

"시파의 괴멸은 정파연맹의 계획이었다."

한설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강호의 밤을 갈라놓고 있었다.

"운경, 명진, 석혜, 적운, 백운. 다섯 오맹주 모두가 동의했다. 제자들을 죽인 것은 명진이고, 독약을 우물에 투입한 것은 석혜이고, 독약을 만든 것은 적운이다. 기록을 말살한 것은 백운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계획을 지휘한 것은 운경이다."

명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 우아한 표정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그리고 나는 증인이다."

한설이 검을 들었다.

"나는 그 밤을 봤다. 명진이 제자들을 죽이는 것을. 석혜가 독약을 투입하는 것을. 모든 것을."

운무가 한설을 바라봤다. 그 눈에는 십 년 전의 어린 제자가 아니었다. 어딘가 부족했던 그 소년이 아니었다. 검객으로 성장한 남자가 서 있었다. 손목에는 여전히 흉터가 있었다. 그것은 운무가 십 년 전에 남긴 상처였다. 운무가 한설을 구하기 위해 패왕파의 검객들을 막아낼 때 생긴 상처였다.

명진이 손을 들었다. "잡아라!"

스무 명의 검객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하지만 한설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운무도 움직였다. 십 년 동안 묻어둔 검의 움직임이 돌아왔다.

산길은 좁았다. 동시에 여럿이 움직일 수 없었다. 한설은 이것을 알고 있었다. 십 년 동안 도망치며 배운 것이었다. 좁은 곳에서 많은 수를 상대하는 법. 그것은 검술이 아니라 지혜였다.

한설의 검이 첫 번째 명검파 검객의 칼을 받아냈다. 투박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정확했다. 명검파의 검법은 정교했고 우아했다. 하지만 정교함은 좁은 공간에서 약점이 되었다. 한설의 검이 그 빈틈을 파고들었다. 명검파 검객의 몸이 뒤로 나자빠졌다.

운무는 두 번째 검객을 맞았다. 손이 떨렸지만 검은 정확했다. 십 년 전의 기억이 돌아왔다. 이 검법. 이 자세. 이 호흡. 모든 것이 몸에 남아 있었다. 명검파 검객의 검이 운무의 검에 부딪쳤다. 그 순간 운무는 몸을 날렸다. 옆으로 굴렀다. 명검파 검객의 검이 공을 가르고 지나갔다. 운무의 검이 재빠르게 상승했다. 명검파의 검법은 상단부 방어가 약했다. 십 년 전, 운무가 명진과 싸울 때 터득한 약점이었다. 명검파 검객의 몸이 뒤로 나자빠졌다.

한설의 검이 다시 울렸다. 세 번째 명검파 검객이 계단 아래로 떨어졌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산길의 좁음이 명검파의 수적 우위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명진의 얼굴이 왜곡되었다. 그 우아한 표정이 완전히 깨졌다. 손가락이 떨렸다. 운경의 손처럼. 십 년 동안 숨겨온 죄책감의 떨림이었다.

명진이 직접 검을 뽑았다. 명검파의 최고 검법. 그의 검이 산길을 가르며 내려왔다. 운무가 몸을 날렸다. 명진의 검이 운무의 어깨를 스쳤다. 새로운 피가 흘렀다.

운무와 한설은 산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뒤에서는 명진의 칼날이 계속 따라왔지만, 산길의 좁음이 명진을 막았다. 검객들은 계속 떨어져 나갔다. 명진도 점점 뒤처지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떨렸기 때문이었다. 십 년의 죄책감이 그의 검을 흔들었다.

운무의 어깨에서는 새로운 피가 흐르고 있었다. 명진의 검이 입힌 상처였다. 하지만 통증은 이미 느껴지지 않았다. 신체가 더 이상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혈월검의 부작용이 신경계를 마비시켰다. 발이 다시 헛디디었다. 운무는 손으로 벽을 짚었다. 차가운 돌. 그것만이 현실이었다.

"한설."

운무가 말했다. 계단을 내려가며.

"넌 왜 날 찾았나?"

한설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뒤를 봤다. 명진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산길이 그를 삼켜버렸다. 아니, 그의 손가락의 떨림이 그를 멈추게 했다.

"십 년을 기다렸으니까."

한설이 마침내 말했다.

"그리고 넌 죽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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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사원의 터. 돌과 풀이 자라난 그곳에서 청운이 달 아래 서 있었다. 소우는 이미 강호의 중심지로 향하는 길을 준비하고 있었다. 운무로부터 받은 전갈이 전해졌을 때, 청운의 눈이 반짝였다.

"스승님이..."

"돌아오신다."

소우가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있었다. 십 년 동안 운무를 추적하며 얻은 확신이었다.

"그리고 강호가 깨어난다."

청운은 소우를 바라봤다. 그 모습은 여전히 수수했다. 여전히 어딘가 슬픈 것 같았다. 하지만 청운은 알고 있었다. 소우의 그 슬픔이 얼마나 단단한 것인지를. 그것은 신념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었다.

"증거는?"

"준비됐다. 운무가 본 모든 것들. 혈월검의 영상이 담은 진실. 그리고 한설의 증언. 그것으로 충분하다."

소우가 말했다.

"정파연맹이 이 십 년 동안 얼마나 철저히 기록을 말살했든, 혈월검의 영상은 거짓이 될 수 없다. 운무가 본 것이 곧 진실이다."

청운이 검을 들었다. 운무로부터 배운 기초적인 자세였다. 아직 서툰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것이 모든 검객의 시작이었다.

"언제 가나?"

"지금이다."

소우가 손가락을 들었다. 산 위에서 울음이 났다. 검과 검이 부딪치는 음성이었다. 명진과 운무가 맞닥친 것이었다.

"스승님이 명진을 막는 동안, 우리는 간다."

소우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청운도 따라갔다. 폐사원의 터를 떠나며, 청운은 뒤를 돌아봤다. 달은 여전히 검은 구름에 잠겨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에서는 그 구름이 갈라지려는 소리가 들렸다.

---

산길에서 운무가 멈췄다.

명진의 추격이 끝났다. 손가락의 떨림이 그를 멈추게 했다. 십 년 전 운경처럼, 명진도 결국 자신의 약함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정파연맹의 음모가 드러나는 순간, 그 질서 속에서만 살아올 수 있었던 명진의 확신도 무너졌다. 손가락이 떨리기 시작했고, 검이 흔들렸다. 그리고 그 흔들림이 그를 멈추게 했다.

"한설."

운무가 말했다.

"우리가 해낸 건가."

한설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운무의 어깨를 붙잡았다.

"아직입니다."

한설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직 다섯 번이 남아 있습니다."

운무는 한설의 말을 들었지만, 그의 눈은 산길 위를 향하고 있었다. 명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 우아한 검객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하지만 운무는 알았다. 명진도 무너졌다는 것을. 정파연맹의 음모가 드러나는 순간, 그 질서 속에서만 살아올 수 있었던 명진도 무너졌다는 것을.

"가자."

운무가 말했다. 한설의 팔을 짚고.

"강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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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의 중심지는 밤이었다.

그곳은 정파연맹의 본부였다. 오맹주회의가 열리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강호의 모든 곳이 움직였다.

정파연맹의 음모가 드러나자, 강호는 한순간에 혼란으로 빠졌다. 석혜는 자신의 죄를 부인했지만, 한설의 증거 앞에 입을 다물었다. 적운은 도망쳤다. 백운은 자결을 택했다. 운경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정파연맹의 다섯 오맹주는 모두 무너졌다.

무파들이 들고일어났다. 권력자들이 움직였다.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소우는 청운과 함께 강호의 중심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은 이제 더 이상 정파연맹의 본부가 아니었다. 그것은 강호의 공개된 무대가 되어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 모든 진실이 드러나는 곳.

"올 것이다."

소우가 중얼거렸다.

"스승님이."

청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검을 들었다. 운무로부터 배운 자세였다. 아직 서툰 것이었지만, 그것이 시작이었다.

산에서 두 개의 그림자가 내려오고 있었다. 하나는 빠르고, 하나는 느렸다. 하나는 강하고, 하나는 약했다. 하지만 둘 다 멈추지 않고 있었다.

소우의 눈이 반짝였다.

"왔다."

운무와 한설이 강호의 중심지에 도착했다.

운무는 거의 기어가다시피 했다. 한설은 그를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소우가 앞으로 나갔다. 그의 발걸음은 빨랐다. 청운도 따라갔다. 그들의 얼굴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스승님."

소우의 목소리가 떨렸다.

"돌아오셨습니다."

운무가 소우를 바라봤다. 그 눈에는 십 년의 세월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다른 것도 있었다. 희망이었다.

소우가 운무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운무의 떨림이 멈췄다. 잠시만이라도. 십 년 동안 혼자였던 손이, 제자의 손을 만나는 순간.

청운은 운무의 옆에 섰다. 그리고 운무가 보이는 것을 따라 자세를 잡았다. 운무로부터 배운 그 자세. 그 자세를 보며 운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돌아왔다."

운무가 말했다.

"그리고 이제 시작이다."

강호의 중심지에 네 명의 검객이 서 있었다. 하나는 죽음의 문턱에 있는 스승. 하나는 십 년을 기다린 제자. 둘은 스승의 귀환을 기다린 새로운 제자들.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 새로운 빛이 피어나고 있었다. 정파연맹의 질서가 무너진 자리에 무엇이 설 것인가. 운무의 검이 그것을 결정할 것이었다. 남은 다섯 번의 혈월검. 그것이 강호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 것이었다.

검의 빛이었다.

운무의 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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