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사찰의 밤
폐사찰의 담장을 넘어 추적자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일곱 명. 모두 검을 뽑은 상태였다. 운무는 소우의 손을 잡고 뒤로 물러섰다. 밤하늘 아래 그들의 칼날이 달빛을 받아 희끗했다.
"파주님. 이번엔 돌아오셔야 합니다."
앞장선 추적자가 입을 열었다. 그 목소리에는 명진의 지시가 묻어있었다. 운무는 한 발 물러섰다. 폐사찰 안쪽 어둠 속에 숨어 있을 누군가를 기다려야 했다.
"우리가 막으니까 가!"
소우가 검을 뽑으려 했다. 운무가 그 손목을 잡았다.
"아니다."
"왜—"
"혈월검을 쓸 수 없다."
소우의 눈이 커졌다. 운무는 추적자들을 향해 검을 천천히 뽑기 시작했다. 귀월검. 혈월검은 열두 번 사용할 수 있지만, 열한 번만 남겨두어야 했다. 그 마지막 한 번을 위해 지금은 기본의 검으로 싸워야 한다. 검날이 칼집에서 빠져나오는 소리가 작지 않았다.
"후퇴하시오. 너희 파주는 죽은 자입니다. 정파연맹의 결정입니다."
추적자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 순간, 폐사찰의 지붕 위에서 새로운 칼날이 떨어져 내렸다.
추적자 중 한 명이 비명을 질렀다. 지붕 위의 인물이 몸을 날려 지면에 착지했다. 젊은 검객이었다. 얼굴도 낯설었다. 하지만 그의 검술은 깔끔했다. 매우 기본에 충실한 검술이었다.
"놀라지 마시고 가세요!"
젊은 검객이 외쳤다. 그는 이미 두 번째 추적자와 검을 맞대고 있었다. 그의 움직임은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정확했다. 하단부를 방어한 뒤 상단으로 역습하는 동작이 반복됐다. 매 일격마다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운무는 한 순간 멈췄다.
"누군가?"
"나중에! 지금은 가야 해요!"
젊은 검객이 다시 외쳤다. 운무는 소우를 밀어냈다.
"뒤로!"
폐사찰 뒤쪽으로. 그들이 준비한 탈출로가 있었다. 운무는 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도 뒤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젊은 검객이 세 명의 추적자를 상대하고 있었다. 그의 검술은 여전히 정확했지만, 체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운무의 발이 멈췄다.
"가!"
소우가 운무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들은 폐사찰의 뒤뜰을 달렸다. 담을 넘고, 산길을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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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후.
산 위의 작은 암자. 그곳에서 운무와 소우는 숨을 고르고 있었다. 마침내 운무가 입을 열었다.
"그 검객이 누구더냐?"
"모른다."
소우가 대답했다. 하지만 소우의 눈은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검술은 좋았다. 기본에 충실하다는 건 시간이 걸렸다는 뜻이다. 어린 나이에 그 정도면—"
"강호의 무파 중 하나겠지."
운무가 중얼거렸다. 소우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너를 모르는 자가 그렇게까지 도와주지 않는다. 그건 목숨을 건 행동이었다."
"흠."
운무는 검을 내려놨다. 그리고 한설을 생각했다. 그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가 뭘까. 약속은 분명했는데.
산 아래에서 발소리가 났다.
운무가 검을 집어 들었다. 소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암자의 어둠 속에서 침투자를 기다렸다.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었다.
"파주님!"
한설이 암자 입구에 나타났다. 그의 뒤에는 아까의 젊은 검객이 있었다. 그 검객은 어깨에 상처를 입고 있었다.
"한설?"
"네. 그 밤 이후 처음입니다."
한설의 얼굴은 창백했다. 십 년의 세월이 그의 눈에 각인되어 있었다.
"이 자는?"
운무가 젊은 검객을 가리켰다.
"이름은 청운입니다. 강호의 여러 곳을 떠돌며 시파 검법의 흔적을 추적해온 자입니다. 저는 그를 만났고, 파주님을 찾는 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설이 말을 이었다. "그는 정파연맹의 추적 대상이 되기 전에, 이미 시파의 유산을 찾고 있던 자였습니다. 혼자서."
운무는 청운을 다시 바라봤다. 청운은 고개를 숙였다.
"저는 당신의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파주님."
침묵이 흘렀다.
"불가능하다."
운무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청운이 고개를 들었다.
"시파의 제자들이 모두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배우고 싶습니다. 그 검술을. 그 정신을."
"아니다."
운무가 일어섰다. 그의 손가락이 떨렸다. 아주 미세하게.
"너를 죽게 할 수 없다."
청운의 얼굴이 흔들렸다. 하지만 그는 곧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렇다면 제자는 아니지만, 따라가겠습니다."
"청운—"
"저는 당신을 도와야 합니다. 그것이 제 의무입니다."
청운의 목소리에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 운무는 그 목소리를 들으며 한 순간 멈췄다. 새로운 세대의 검객. 자신이 죽은 제자들을 대신할 수 있는 누군가. 그렇다면 이것은 죄책감을 덜어내는 것일까, 아니면 그들의 죽음을 또 다른 죽음으로 대체하는 것일까.
운무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청운을 향한 손이었다.
"좋다. 따라와."
그 말이 나오는 순간, 운무의 호흡이 가빠졌다. 손가락이 더 크게 떨렸다. 죄책감과 결단이 뒤섞인 표정이었다. 유산을 전승한다는 것. 그것은 죽음의 대가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 물려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파의 검법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었다.
소우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은 십 년 만에 들어보는 웃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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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갔다. 한설은 암자의 한구석에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파주님. 제 증거를 들어야 합니다."
"지금?"
"정파연맹의 추적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잡힌다면—"
한설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의미는 분명했다.
"그 밤을 말해다오."
운무가 말했다.
한설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흔들렸다. 그것은 십 년을 견디며 묻어둔 기억이 흘러나오는 소리였다.
"그 밤, 자객들이 들어왔습니다. 파주님이 아닌 누군가의 지시로. 저는 도망쳤습니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
한설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리고 본 것입니다. 파주님이 그들을 막으시는 모습을. 검을 들고 서 계신 마지막 모습을. 그것이 제가 본 전부입니다."
한설이 목을 다시 열었다. 목소리는 더욱 작아졌다.
"하지만 그 모습 속에 제 죄가 있습니다. 저는 도망쳤고, 파주님은 남으셨습니다. 저는 살았고, 파주님은 죽었습니다. 아니, 죽어가고 있습니다."
운무는 한설의 말을 들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단지 들을 뿐이었다.
"그것이 증거입니다. 파주님이 우리를 지키려 하셨다는 증거. 그리고 파주님이 혈월검을 쓰지 않으셨다는 증거.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더 빨리 죽으실 테니까요."
한설의 목소리가 떨렸다. 십 년을 견뎌온 죄책감이 한 번에 터져 나왔다.
"저는 그것을 증언할 수 있습니다. 강호의 어디든. 누구 앞에든. 파주님이 정파연맹의 배신자가 아니라는 것을."
운무가 한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 손은 떨리고 있었다.
"넌 살아남았다. 그것이 너의 의무였다. 증거가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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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의 여러 곳에서 운무의 소식이 퍼지고 있었다.
명검파의 본거지에서 명진은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책상을 두드리고 있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폐사찰에서 추적자 일곱 명이 운무와 마주했다고?"
"네. 그 중 세 명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명진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리고 운무는?"
"도주했습니다. 정체 불명의 검객과 함께."
명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혈월검을 사용했는가?"
"아니라고 추측됩니다. 폐사찰에서 이상한 기운의 흔적이 없었습니다."
명진이 웃음을 흘렸다. 그것은 냉정한 웃음이었다.
"좋다. 그렇다면 기다리면 된다. 운무는 남은 수명을 헤아리며 살고 있을 것이다. 혈월검을 쓸 때마다 죽어간다. 그것을 알면서도 쓸 수밖에 없는 자. 그것이 운무다."
명진의 손가락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 빠르게.
"다만 그 정체 불명의 검객이 문제다. 기록실의 문서를 정리하라.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그리고 운무가 올 것을 대비해 기록실 입구에 추가 방어 체계를 설치하라. 내가 직접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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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파의 본거지에서 운경은 창문 밖을 보고 있었다.
"운무가 돌아왔다고?"
그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섞여 있었다.
"네. 십 년 전과 달리 혼자가 아니라고 합니다."
운경의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좋다. 그럼 이제 강호의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운무는 정파연맹의 비밀을 폭로할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이용해야 한다."
운경이 창문을 닫았다.
"추적을 강화하라. 그리고 명진에게 전하라. 우리는 기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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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의 정보 거래소에서 묘란은 여러 명의 손님을 받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운무의 소식을 사고팔고 있었다.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가고 있었다.
"폐사찰에서의 전투. 정체 불명의 검객. 한설의 등장."
묘란이 중얼거렸다. 그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 하지만 눈은 계산하고 있었다.
"정파연맹은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운무는 열한 번의 혈월검만 남았다. 이 모든 것이 끝날 때쯤, 강호는 어떤 모습일까."
묘란이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의 입가에는 미세한 웃음이 떠올랐다.
"명진은 기록실을 지킨다. 운경은 기다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운무는 어디로 갈 것인가."
묘란은 이미 알고 있었다. 정보 거래소는 강호의 모든 움직임을 포착했다. 명검파의 추적자들이 기록실로 향하는 길을 이미 알고 있었다. 운무도 알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정보를 누구에게 팔 것인가. 정파연맹에? 아니면 패왕파에?
묘란은 웃음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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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에서 운무는 지도를 펼쳤다. 한설은 자신의 증거를 말했다. 청운은 자신의 의지를 드러냈다. 소우는 다음 목표지를 표시했다. 명검파의 기록실이었다. 거기서 십 년 전 진실의 흔적을 찾아야 했다.
"언제 떠나시겠습니까?"
청운이 물었다.
"해가 뜨기 전에."
운무가 대답했다.
"강호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명진과 운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배후에는 정파연맹의 모든 오맹주들이 있다."
운무는 암자의 창문을 통해 밤하늘을 바라봤다.
"하지만 우리도 움직인다. 죽은 제자들의 이름을 되찾기 위해. 시파의 검법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운무는 청운을 바라봤다. 그 젊은 검객의 눈에는 결연함이 있었다. 한설의 눈에는 죄책감과 함께 무언가를 지켜내려는 의지가 있었다. 소우의 눈에는 십 년의 추적이 결실을 맺으려 하는 빛이 있었다.
운무의 손가락이 떨렸다. 이번에는 공포 때문이 아니었다.
"자, 이제 시작이다."
운무가 검을 들었다. 귀월검의 검날이 달빛을 받아 희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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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의 암자에서 네 명의 검객이 밤을 지나갔다. 그들이 떠날 때, 강호는 이미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뜨기 전에 떠나자는 운무의 말이 끝나자마자, 암자 밖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빠르고, 거칠고, 여러 마리.
청운이 창문으로 몸을 날렸다. "추적자들입니다!"
"몇 명이냐."
운무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이미 검을 들고 있었다.
"대여섯 명. 아니, 열 명은 될 것 같습니다."
소우가 다가와 운무의 귀에 속삭였다. "정파연맹의 표식이 보입니다. 명검파의 복장입니다."
한설이 암자의 뒷문으로 향했다. "빠져나가죠."
"아니다."
운무가 한설의 팔을 잡았다. 그의 손가락에는 힘이 있었다. "여기서 끝내자. 계속 도망치면 강호 어디든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정리해야 한다."
청운이 운무를 바라봤다. 그 눈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명령해주십시오."
"소우는 한설과 함께 뒷길로 나가. 명검파의 추적자들을 우리 쪽으로 끌어오는 게 목표가 아니라, 그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알겠나."
"네."
소우가 한설의 손목을 잡았다.
"청운, 넌 나와 함께 정문에서 맞선다."
"예, 파주님."
청운은 파주님이라고 불렀다. 운무는 그 호칭을 바로잡지 않았다.
말발굽 소리가 가까워졌다. 암자의 정문이 부서지기 직전에 운무와 청운이 밖으로 나갔다.
밤하늘 아래, 횃불을 든 추적자들이 암자를 포위했다. 열 명이 맞았다. 모두 명검파의 검객들이었다. 그들의 검에는 명월검의 특유의 찬기가 흐르고 있었다.
"폐검객 운무."
앞장선 검객이 목소리를 높였다. "명진 파주께서 당신의 항복을 권유하십니다. 혈월검으로 강호를 혼란에 빠뜨리지 마시고, 조용히 돌아가십시오. 그렇다면 목숨은 건져드릴 것입니다."
운무는 대답하지 않았다. 검을 들었을 뿐이다.
"거절이신가요?"
"그렇다면 당신들이 여기 온 이유는 뭐냐."
운무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명진이 항복을 권유하려는 자에게 열 명의 검객을 보내지는 않는다. 너희는 이미 내 죽음을 준비해왔다."
"명진 파주의 뜻을 거역하시면—"
말이 끝나지 않았다.
운무의 검이 움직였다. 귀월검의 첫 번째 일격. 우아하면서도 치명적인 검선이 밤을 갈랐다. 앞장선 검객의 검이 부러졌다. 두 번째 일격. 그 검객의 몸이 뒤로 날아갔다.
청운이 따라붙었다. 그의 검술은 아직 서툴렀지만, 운무의 빈틈을 채우기에는 충분했다. 두 번째 추적자가 청운의 검에 팔을 베었다. 비명을 지르며 물러났다.
"놈들을 포위하라!"
남은 여덟 명의 추적자들이 일제히 운무와 청운을 향해 움직였다.
그 순간, 암자의 뒷문에서 소우와 한설이 나타났다. 한설의 검이 추적자들의 등 뒤를 노렸다. 명검파의 검객 중 한 명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뒤를 봐!"
운무와 청운 사이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네 명의 검객 대 여덟 명의 명검파 추적자. 수는 밀렸지만, 운무의 검은 정확했다. 귀월검의 세 번째 일격으로 한 명. 네 번째 일격으로 또 한 명. 운무는 매 일격마다 상대의 중심을 파고들었다. 청운의 검이 옆에서 뒤를 받쳐줬다.
하지만 명검파의 검객들도 만만하지 않았다. 명월검은 정확성에 중점을 두었다. 운무의 어깨에 한 명의 검객이 일격을 날렸다. 피가 흘렀다. 하지만 운무는 멈추지 않았다. 그 검객의 검을 버텼다. 귀월검이 돌아왔다. 다섯 번째 일격. 검객이 쓰러졌다.
"아직 아니다."
운무가 내적으로 중얼거렸다. 여섯 번째 일격을 참았다. 남은 명검파 검객들의 움직임이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운무는 그들의 패턴을 읽었다. 좌측에서 상단 공격. 우측에서 하단 방어. 그 틈을 파고들었다.
"뒤로!"
운무가 외쳤다.
네 명이 일제히 뒤로 물러났다. 그들 앞에는 네 명의 명검파 검객이 남아있었다. 모두 상처를 입었지만, 아직 움직일 수 있었다.
"파주님, 체력이—"
청운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괜찮다."
운무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 하지만 그의 호흡은 빨라지고 있었다. 어깨의 상처에서 계속 피가 흘렀다.
"한 번만 더."
운무가 검을 들었다. 이번에는 귀월검의 여섯 번째 일격이 아닌 다른 움직임이었다. 시파의 고대 검법. 시간을 거스르는 검법이 아니라, 시간을 멈추는 검법. 한 번에 두 명의 추적자를 베었다. 두 명이 남았다.
"도망쳐!"
남은 추적자들이 외쳤다. 그들은 말에 올라탔다. 말발굽 소리가 암자를 떠났다. 뒤따라 또 다른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소우와 한설이 그들을 쫓고 있었다.
운무가 무릎을 꿇었다.
"파주님!"
청운이 달려왔다. 소우와 한설도 뒤를 따랐다.
"괜찮다. 그냥 쉬어야 할 뿐이다."
운무가 청운의 손을 물리쳤다. "상처 확인해. 모두."
소우가 먼저 자신의 팔을 보였다. 칼에 베인 자국이 있었지만 깊지 않았다. 한설도 마찬가지였다. 청운의 다리에는 검은 자국이 있었다.
"다들 살아있군."
운무가 중얼거렸다.
"파주님의 상처가 더 심합니다."
청운이 운무의 어깨를 가리켰다. 피가 계속 흘렀다.
"검객의 상처는 흔한 것이다."
운무가 일어섰다. 몸이 흔들렸지만, 검은 여전히 손에 있었다. "이제 암자를 떠나자. 명검파가 더 큰 무리를 보낼 것이다."
"어디로 가십니까?"
청운이 물었다.
"명검파의 기록실. 그곳에 십 년 전의 증거가 남아있을 것이다."
운무가 한설을 바라봤다. "그게 맞지?"
한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 밤 나는 기록실 근처에 있었습니다. 자객들이 무언가를 불태우는 것을 봤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태워지지 않은 것들이 있을 겁니다."
"그것들을 찾아야 한다."
운무가 암자를 떠났다. 나머지 셋이 뒤를 따랐다.
밤길은 길었다. 그들이 가는 길 위에는 추적자들의 발자국이 남아있었다. 명검파는 이미 운무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정파연맹의 모든 오맹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명검파의 기록실로 향하는 길. 그곳은 명진의 영역이었다. 운무가 도착하기 전에 명진은 이미 준비를 마쳤을 것이다. 기록실의 문서들을 정리하고, 혹은 소각하고, 필요한 것들만 남겨둘 것이다. 강호의 모든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이 산길을 내려가고 있을 때, 명검파의 기록실 입구가 보였다. 거대한 돌로 만든 문. 그곳은 명검파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입구 앞에는 예상치 못한 것이 있었다.
명진이 직접 서 있었다. 그의 뒤에는 기록실의 방어 체계가 가동되고 있었다. 함정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것은 운무가 도착할 것을 정확히 예측한 명진의 준비였다. 묘란의 정보 거래소에서 흘러나온 소식. 명검파의 추적 보고. 그 모든 것이 명진에게 도달했을 것이다.
운무는 멈췄다. 청운, 소우, 한설도 멈췄다.
"운무."
명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냉정했다.
"너는 이곳에 올 수 없다."
운무는 대답하지 않았다. 검을 들었을 뿐이다. 귀월검. 남은 여섯 번의 검이 모두 여기에 있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