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추격의 손길

추격의 손길이 공기를 가르며 내려왔다.

레오는 아리아를 안은 채 창문을 향해 달렸고, 그 순간 창틀이 산산조각 났다. 유리 조각들이 느리게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아니, 실제로 떨어지고 있었다. 레오의 눈이 빛나면서 시간이 굽어졌다. 가슴이 타오르고, 팔의 신경이 저렸다. 현실의 무게와 마법의 흐름이 그의 몸에 겹쳐졌고, 둘 다 그를 지탱했다.

떨어지는 도중 레오는 손을 펼쳤다.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켰다. 아래쪽으로 펼쳐진 것은 아카데미의 정원이 아니라 이계의 입구였다. 검은 틈이 마치 입을 벌린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착지하는 순간, 세상이 달라졌다.

이계의 상층부는 여전히 마법 아카데미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두 세계가 뒤섞여 있었다. 벽돌과 마법 결정이 함께 박혀 있었고, 불빛과 마나 파장이 교차했다. 레오는 아리아를 천천히 내려놓았다. 그녀의 눈이 떠졌다.

"떨어졌어?" 아리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직이야."

레오가 손을 들었다. 주변의 공기가 응축되었다. 손가락 끝에서 마법의 흐름과 현실의 무게가 만났다. 그것은 대결이 아니었다. 춤이었다. 한쪽이 밀면 다른 쪽이 밀어내고, 한쪽이 당기면 다른 쪽이 당겨왔다. 그 안에서 무언가 아름다운 것이 태어났다.

"레오, 너 뭐 하는 거야?"

"숨는 거."

레오는 손을 휘저었다. 마법의 입자들이 현실의 공기 주머니에 감싸였다. 그들의 형태가 흐릿해졌다. 마법 감지로는 포착할 수 없고, 현실의 눈으로도 붙잡을 수 없는 상태. 혼종의 감각으로만 가능한 위장이었다.

발걸음이 들렸다.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 루이였다. 그의 손에서 마법의 불이 타올랐다.

"나타나! 혼종!"

루이의 목소리가 이계의 벽을 진동시켰다. 하지만 그의 눈은 허공만 헤맸다. 레오와 아리아는 그의 옆을 지나쳤다. 루이는 무언가가 자기 곁을 스쳐 지나간다는 것을 느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는 멈춰 섰다. 손의 불이 꺼졌다. 더 이상 추격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깊이 내려가야 했다.

이계의 중층부에서 레오는 아리아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혼종 감각이 그의 것과 겹쳤다. 두 개의 파장이 공명했다. 벽에 새겨진 문양들이 깨어났다. 오래된 기호들이었다. 수백 년 전의 혼종들이 남긴 흔적이었다.

"여기가 뭐야?"

"우리의 기록이야."

벽을 따라 이어진 문양들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마법 아카데미가 설립되기 전, 두 세계의 경계에는 혼종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마법만으로도, 현실만으로도 부족했다. 그래서 둘을 조화시켰다. 그 조화 속에서 차원의 균형이 유지되었다. 그것이 수백 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럼 우리가?"

"시작이야. 다시."

더 깊이. 더 깊이 내려갈수록 마법의 흐름이 약해졌다. 현실의 무게가 진해졌다. 두 세계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 어느 순간, 벽이 사라졌다.

그곳은 공간이 아니라 상태였다. 마법이 존재하고, 동시에 존재하지 않았다. 현실이 있고, 동시에 없었다. 시간이 여러 방향으로 흘렀다. 레오는 숨을 멈췄다.

"이게 뭐야?"

아리아가 물었다.

"모르겠어. 하지만 여기가 중심인 것 같아."

레오는 손을 펼쳤다. 자신의 팔에 새겨진 검은 문양이 빛났다. 아리아의 목과 가슴의 문양도 함께 빛났다. 그 빛이 만나는 지점에서 무언가가 깨어났다.

그것은 이계의 심장이었다.

옛 혼종들의 염원이 응축된 결정체였다. 마법으로도 현실로도 분류할 수 없는 것. 둘이 완벽하게 하나가 된 것. 그것이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써왔다. 차원을 떠받치기 위해.

"우리가 이걸 지켜야 해?"

"아니야."

레오가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이걸 변화시켜야 해. 더 이상 지탱하는 게 아니라 공존하는 방식으로."

발걸음이 다시 들렸다. 이번엔 계단이 아니었다. 공간이 갈라지는 소리였다. 카시안이 직접 내려오고 있었다. 차원 마법으로 아카데미와 이계의 경계를 뚫고.

"도망치면서 배우니?"

카시안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 목소리는 여러 층에서 동시에 나왔다. 차원을 지배하는 자의 목소리였다.

"도망치지 않았어."

레오가 대답했다.

"숨었어."

검은 마법이 쏟아져 내렸다. 아카데미의 모든 마법을 집중시킨 공격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이계의 심장에 닿기 전에 레오가 손을 올렸다.

마법의 물결과 현실의 무게가 다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처음엔 느렸다. 그 다음엔 빨라졌다. 마치 두 가지 리듬이 점점 더 가까워지다가 마침내 같은 박자를 찾는 것처럼. 그 순간, 레오의 몸에서 빛이 터져 나왔다. 아리아의 몸에서도.

검은 문양이 금색으로 변했다.

"불가능해."

카시안이 중얼거렸다.

"혼종이 이계의 심장을 깨우다니. 그렇다면 아카데미는—"

"아카데미는 계속 존재해."

레오가 말했다.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혼종의 감각을 완전히 해방시키는 것은 대가가 있었다. 몸이 타오르고 있었다. 팔이 저리고 있었다. 마법과 현실이 그를 동시에 당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존재할 거야. 혼종과 함께."

카시안이 다시 공격했다. 이번엔 더 강했다. 이계의 모든 공간을 압박했다. 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천장이 내려앉았다. 혼종들의 기록이 소멸하기 시작했다.

레오는 아리아의 손을 다시 잡았다. 그 순간, 그의 눈이 흔들렸다. 몸의 감각이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발이 지면을 떠났다. 팔이 저리고, 가슴이 무거워졌다. 마치 자신이 무언가에 천천히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혼종 감각의 과다 사용이 신체를 잠식하고 있었다. 의식이 희미해졌다.

"이계의 가장 깊은 곳으로 가자."

"거기 뭐가 있는데?"

"모르겠어. 하지만 이계가 우릴 부르고 있어."

그들은 내려갔다. 카시안의 검은 마법을 등 뒤에 느끼며. 아카데미의 모든 교수와 학생들의 추격을 피하며.

그리고 그곳에서 레오는 멈춰 섰다.

더 이상 이계가 없었다. 벽이 없었다. 바닥도 없었다. 단지 경계가 있을 뿐이었다. 마법 아카데미와 현실 세계의 경계. 그 둘이 만나는 가장 얇은 지점. 모든 시간이 교차하는 곳.

카시안이 그곳에 도착했다.

"여기가 끝이군. 혼종."

"아니야."

레오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이 다시 빛났다. 이번엔 금색이었다. 하지만 그 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여기가 시작이야."

"그럼 선택해."

카시안이 손을 펼쳤다. 아카데미의 모든 마법이 손에 모였다. 검은색으로 타올랐다.

"이계를 닫든지, 아니면 혼종을 없애든지."

레오는 숨을 깊게 들었다. 아리아가 그의 손을 더 세게 잡았다. 카이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옥상에서 들었던 말. 그리고 눈물과 함께 나온 말.

"완벽함은 너무 외로워."

그 말이 나오기까지 카이는 자신의 우월성이 무너질까 봐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직면했다. 그것을 버렸다. 그리고 선택했다.

셀린느의 얼굴도 떠올랐다. 총장실에서의 그녀. 창백하고 침묵하던 모습. 하지만 그 침묵 뒤에 있던 것. 기다림. 그리고 믿음. 그녀도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 혼종에 대해. 자신의 과거에 대해.

레오는 손을 펼쳤다. 손가락이 공중에 선을 그었다. 마법의 흐름이 손끝에 모였다. 하지만 그 움직임은 불안정했다. 몸이 극한에 다다르고 있었다.

"난 평범함을 벗고 싶었어. 마법사가 되고 싶었어.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

현실의 무게가 가슴을 눌렀다.

"근데 정말 내가 원하는 건 그것뿐일까?"

금색의 빛이 손가락 끝에서 떨렸다.

"난 원한다. 평범함과 마법이 함께 존재하는 세상을. 나 같은 사람들이 부끄러워하지 않는 세상을."

빛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레오의 몸이 허공에서 부유하기 시작했다. 발이 지면을 떠났다. 팔과 다리가 점점 감각을 잃어갔다. 가슴이 무거워졌다. 마치 자신이 무에 천천히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의식이 점점 흐릿해졌다. 마지막 순간이었다.

"그래서 난 이계를 닫지 않을 거고, 혼종을 없애지도 않을 거야."

카시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둘을 함께 살려낼 거야."

손가락이 마지막 선을 그었다.

그 순간, 아래에서 무언가가 울렸다. 오래된 것. 매우 오래된 것. 마법 아카데미가 세워지기 전부터 있던 것.

그것은 문이었다.

모든 차원을 연결하는 오래된 문. 혼종들이 마법의 허점을 찾아내고 현실의 해결책을 제시한 결과물. 두 세계의 경계에 존재해야 할 통로. 그것이 깨어났다.

카시안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그건... 안 돼."

레오는 그 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리아가 함께 손을 뻗었다. 두 혼종의 감각이 만났다. 금색의 빛이 문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 순간, 위에서 검은 빛이 내려왔다.

카시안이었다.

총장이 직접 이계로 진입했다. 그의 모습은 이제 완전히 마법화되어 있었다. 인간의 형태를 거의 유지하지 않고 있었다. 순수한 마법의 의지만 남아 있었다. 검은색으로 타오르는 의지.

"혼종. 그 문을 열지 마."

카시안의 목소리는 여러 겹으로 울렸다. 마치 수백 명이 동시에 말하는 것 같았다.

"그것을 열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마법 아카데미도. 현실 세계도. 둘 사이의 경계도."

"그럼 우리는?"

레오가 물었다. 손가락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다. 문의 빛이 점점 밝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너희는 무에서 나올 것이다. 혼종은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존재다. 그것이 너희의 저주다."

카시안이 손을 펼쳤다. 검은 마법이 소용돌이쳤다. 그것이 경계 전체를 압박했다. 레오의 몸이 더욱 심하게 떨렸다. 아리아의 손이 더 세게 그를 잡았다.

"우리가 어디에 속하지 못한다고?"

레오가 말했다. 목소리가 떨리지 않았다.

"그럼 우리는 모든 곳에 속하는 거 아닐까?"

손가락이 마지막 선을 그었다.

문이 열렸다.

그 순간, 카시안의 검은 마법이 레오를 강타했다. 아리아가 비명을 질렀다. 레오의 몸이 날아갔다. 경계 너머로. 마법 아카데미와 현실 사이의 공백으로.

그곳에서 레오는 보았다.

수백 년 전 혼종들. 그들이 이 경계를 지키며 살았던 모습. 마법과 현실을 동시에 품고, 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던 그들. 그리고 그들이 남긴 흔적. 그들의 염원.

아리아가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이 레오를 잡았다. 두 혼종의 감각이 만났다. 금색의 빛이 폭발했다.

카시안이 비명을 질렀다. 검은 마법이 산산조각 났다.

그리고 그 순간, 카이가 나타났다.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자신의 완벽함을 버리고 내려왔다. 아카데미의 모든 경비병을 무시하고. 자신의 우월성이 무너질까 봐 두려워하던 그 마음을 직면하고 선택했다. 그는 차원을 뚫고 이계에 진입했다. 이미 깨어난 혼종의 감각으로.

레오와 아리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완벽함은 외로워. 그래서 나도 너희 쪽으로 가기로 했어."

셀린느도 나타났다. 권한을 박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며. 혼종의 감각을 깨우며. 그녀도 혼종이었다. 오래전부터. 그녀는 차원의 틈새를 통해 이곳으로 왔다.

"나도 여기 있어. 항상 있었어."

네 개의 손이 만났다. 세 명의 혼종과 하나의 각성자. 아니, 이제는 각성자도 아닌 것. 자신의 완벽함을 버리고 불완전함을 선택한 자.

금색의 빛이 더욱 강해졌다.

경계가 변했다. 더 이상 둘을 나누는 선이 아니라. 둘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었다.

마법 아카데미의 탑에서 현실의 도시로 이어지는 다리.

그리고 그 다리 위에 서 있는 네 명.

카시안이 검은 빛 속에서 울부짖었다.

"안 돼... 이건 안 돼... 순수성이..."

"순수성은 죽었어."

레오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제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희미했다. 몸은 여전히 부유하고 있었다. 의식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이제 시작이야."

그 순간, 모든 차원이 울렸다.

마법 아카데미가. 현실 세계가. 그리고 그 사이의 무수한 경계들이.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진실이 깨어났다.

혼종은 오류가 아니었다.

혼종은 약점이 아니었다.

혼종은 필연이었다.

그리고 그 필연 속에서 레오는 자신의 진정한 이름을 깨달았다. 완벽함도 불완전함도 아닌, 둘 사이에서 존재하는 그것. 자신이 누구인지를 비로소 알았다.

하지만 그 순간, 새로운 검은 빛이 나타났다.

카시안이 아닌 다른 것에서.

아카데미 깊숙이에서. 수백 년을 봉인되어 있던 곳에서.

뭔가가 깨어나고 있었다.

다음 화 계속 보기 →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