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순혈의 벽

검사실을 빠져나온 레오의 첫 마법 수업은 재난이었다.

기초 마법 실습실—천장이 높고 벽이 모두 투명한 공간. 스무 명의 학생들이 원형으로 배치된 마법 원판 위에 섰다. 교수 에드몬은 턱수염이 풍성한 중년 마법사로,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눈빛은 차가웠다.

"기초 마법의 첫 단계는 자신의 마나 파장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팔을 펼치고, 손가락 끝에서 흘러나오는 파장을 느껴보세요."

학생들이 일제히 팔을 펼쳤다. 주변의 공기가 흔들렸다. 미세한 빛이 그들의 손끝에서 맴돌았다. 파랑, 빨강, 노랑—각자의 마나색이 떠올랐다.

레오도 팔을 펼쳤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눈을 감았다. 감각을 집중했다. 현실 세계에서는 이런 식으로 감지하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여기는 다르다. 모두가 할 수 있다면, 자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내부로 침투하는 그 무언가를 잡아보려고—

"레오."

눈을 떴다. 에드몬 교수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고 있었다.

"제가요?"

"넵. 수업 후 남아 있으세요."

레오는 팔을 내렸다. 옆에 서 있던 순혈 학생이 그를 흘깃 보며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측은함이 아니었다. 우월함이었다.

수업은 계속되었다. 에드몬은 다른 학생들에게 마나 파장을 구체적인 형태로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구슬 같은 것을 만들거나, 손에서 빛의 선을 그어내거나. 모두가 성공했다. 레오만 빼고.

마법 실습실의 한쪽 구석에 서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호기심이 아니었다. 의심이었다. 그리고 약간의 경멸.

실습이 끝나고 다른 학생들이 물러난 후, 에드몬은 책상에 앉아 레오를 마주 보게 했다.

"혼종이 마법을 감지하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확인하니 흥미로운군요." 교수는 안경을 눌러 올렸다. "당신은 일반 수업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신경계가 마나에 반응하지 않는 것 같으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잠시만 기다리세요. 부총장께서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십니다. 그때까지는 도서관에서 마법 이론을 공부하세요. 실습은 나중에 가능할 겁니다."

나중에. 그 단어가 가슴을 파고들었다.

레오는 마법 실습실을 나왔다. 복도는 한적했다. 아카데미의 수업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고, 모든 교실에서는 마법의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 빛들은 모두 자신에게는 닿지 않는 것이었다.

---

저녁. 기숙사의 옥상.

레오는 혼자 서 있었다. 아카데미의 인공 별들이 떠 있는 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 별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고정되어 있었다. 현실의 별들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공중에 선을 그었다. 아무 빛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계속했다. 손가락이 그은 자리에 마법 문양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며. 마법의 흐름이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한 획, 또 한 획.

현실에서는 이런 식으로 무언가를 만들 수 없었다. 노력과 재능이 있어도 보이지 않는 것은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다를 수도 있다. 자신의 감각이 마법 세계의 것이 될 수도 있다.

손가락이 공기를 가르며 마법 원판의 궤적을 따라 그었다. 절망이 아니라 갈망으로 그었다. 혼종이라는 저주가 축복일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그 순간, 옥상의 문이 열렸다.

"흥미로운 시도네요."

셀린느 부총장이 나타났다. 그녀는 항상 그렇게 나타났다. 예고 없이.

"부총장님."

"마법 실습은 어땠습니까?"

"실패했습니다."

"그렇군요." 셀린느는 레오의 옆에 섰다. 그녀의 눈도 파란색이었다. 하지만 카이의 파란색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더 깊은 무언가. "그렇다면 당신에게 특별한 기회를 제시하고 싶습니다."

"기회요?"

"금지된 이계 탐사 프로젝트입니다."

레오의 심장이 빨라졌다. 2화에서 본 책에 적혀 있던 그 단어들이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셀린느의 눈이 반짝였다. "아카데미에서 진정한 마법사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루이 같은 순혈들도 당신을 무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당신은 특별하니까요. 혼종이라는 이유로 말입니다."

셀린느는 그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옥상의 문을 열며 덧붙였다.

"내일 오후, 저의 사무실로 오세요. 상세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그녀가 사라진 후, 레오는 다시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손이 떨렸다. 옥상의 바람이 그의 손가락이 그은 선을 스쳐 지나갔다. 흔적은 남지 않았다. 하지만 레오는 알고 있었다. 어딘가에는 분명히 남겨졌을 것이라고.

그 밤은 길었다.

레오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아카데미의 인공 조명이 벽에 만드는 그림자가 천천히 움직였다. 현실 세계의 그림자처럼 자연스럽지 않았다. 모든 것이 계산되어 있었다.

'금지된 이계 탐사 프로젝트.'

단어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셀린느의 목소리, 그녀의 눈빛, 그리고 '당신은 특별하니까요'라는 말. 특별함. 저주였던 것이 특별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레오의 가슴을 헤집고 다녔다.

하지만 동시에 의심도 있었다.

2화에서 본 책의 한 페이지. '혼종 제거 작전.' 그 단어가 떠올랐다. 이계 탐사가 정말 기회인가? 아니면 함정인가?

---

다음 날 오전, 중앙 홀.

루이가 강단에 서서 자신의 마법을 시연하고 있었다. 손에서 분출되는 불의 용. 하늘을 가르는 번개. 모두가 환호했다.

레오는 홀의 입구에 서 있었다. 아리아가 이런 행사들에서 뭘 하는지 궁금했다.

"혼종은 입장 불가입니다."

루이의 동료가 앞을 막았다.

"저는 그냥 보고 싶었습니다."

"이 행사는 순혈 학생들을 위한 것입니다."

레오는 물러섰다. 하지만 그 순간, 강단에서 루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 잠깐! 그 혼종을 들여보내 주게."

모두가 돌아봤다. 루이는 웃음을 띤 얼굴로 강단에서 내려왔다. 그는 홀의 중앙에 서서 레오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자, 모두 봐. 우리의 혼종이 들어왔군."

웃음이 홀을 채웠다.

"혼종은 우리 세계를 오염시킨다. 마법을 감지하지 못하면서도 여기 있다. 이것이 정상인가? 이것이 우리 아카데미의 위격에 맞는가?"

루이의 목소리는 크고 명확했다. 홀 안의 순혈들이 웃음으로 화답했다. 일부는 박수를 쳤다.

"루이, 그만해."

카이의 목소리였다. 그는 일어나 루이를 마주 봤다.

"뭐가?"

"저 학생을 괴롭히는 거."

"괴롭히는 게 아니라 진실을 말하는 거야." 루이의 눈이 좁혀졌다. "혼종은 혼종이야. 우리와는 다르다. 그리고 다르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야."

홀 안의 분위기가 긴장으로 변했다. 순혈들의 웃음이 멈췄다.

카이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당신이 말하는 위험은 뭔가?"

"당신도 알잖아. 혼종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야. 마법을 감지하지 못하니까 우리 세계의 규칙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어. 그게 위험한 거지."

"그건 추측이야."

"추측이 아니라 역사야. 혼종들이 이 아카데미에서 얼마나 많은 문제를 일으켰는지 알아?"

레오의 가슴이 철렁했다. 카이가 루이를 마주 보고 있었지만, 그 말은 명백히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

카이가 입을 열려 했을 때, 레오는 홀을 떠났다.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었다. 모두가 같은 말을 했다. 다만 직접 말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일 뿐.

복도로 나오자 무언가가 터져 나갔다. 호흡이 끊겼다. 가슴이 철렁했던 것이 분노로 변했다.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손가락 끝이 저렸다.

손가락이 자동으로 주먹을 쥐었다. 벽을 치고 싶었다. 무언가를 깨뜨리고 싶었다.

레오는 벽에 주먹을 날렸다. 통증이 손가락을 타고 올라왔다. 하지만 그것도 충분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벽에 금이 갔다. 손가락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레오는 멈추지 않았다. 멈출 수 없었다.

"레오."

누군가가 손목을 잡았다. 카이였다.

"놔."

"진정해."

"난 진정하고 싶지 않아."

레오는 손목을 비틀어 카이의 손을 벗어났다. 그리고 벽을 보며 중얼거렸다.

"난 여기 있으면 안 되는 거야. 어디에도."

"그건 거짓이야."

카이의 말이 레오를 멈추게 했다.

"어제 옥상에서 봤어. 당신이 뭔가를 그리고 있었어. 아무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레오가 카이를 바라봤다. 카이의 눈은 진지했다.

"당신이 뭘 봤는데?"

"마법을 감지하지 못하는데도 뭔가를 그리고 있었어. 손가락이 공기를 가르며 마법 원판의 궤적을 따라. 그건 마법이 아니었어. 뭔가 다른 거였어."

카이는 레오의 피 흐르는 손을 들었다.

"이건 당신이 여기 있다는 증거야. 피가 흐르니까. 죽은 것처럼 보여도, 당신은 살아 있어."

레오는 손을 내렸다. 카이의 말이 맞는지 틀렸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

오후 3시, 셀린느의 사무실.

레오는 문을 두드렸다. 허락을 받고 들어갔다. 사무실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하지만 책들이 많았다. 책장이 벽을 가득 채웠다. 현실 세계의 책도 있었고, 마법 세계의 책도 있었다.

셀린느는 창가에 서 있었다. 아카데미의 중앙 광장이 내려다보였다.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레오."

"부총장님."

"어제는 잘 주무셨나요?"

레오는 답하지 않았다. 셀린느는 웃음을 흘렸다.

"당신이 궁금해하는 것 알아요. 금지된 이계 탐사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네."

셀린느는 책장 중 하나에 손을 뻗었다. 책 뒤의 벽이 열렸다. 숨겨진 공간이었다. 그 안에는 빛나는 돌들이 있었다. 투명했지만 그 안에서 무언가가 흘렀다. 마법이었다.

"혼종 마석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두 세계의 경계에서만 채취할 수 있어요. 마법 세계와 현실 세계 모두에 속하지 않은 곳에서요."

"이계요?"

"정확히는, 차원 균열 내부입니다. 당신이 여기 온 바로 그 곳 말이에요."

레오의 눈이 커졌다.

"우리 아카데미는 이 마석들을 필요로 합니다. 이것을 이용해 아카데미의 위계 체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순수 마법사들은 이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요. 그곳의 규칙은 마법 세계의 규칙을 따르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혼종이 필요한 거네요."

"그렇습니다." 셀린느의 눈이 반짝였다. 그 안에는 연민이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뭔가 다른 것도 있었다. 결정이었다. "당신은 두 세계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다. 마법의 규칙과 현실의 논리를 모두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계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혼종 제거 작전이라고 들었는데요."

셀린느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다시 부드러워졌다.

"그것은 공식적인 명목일 뿐입니다. 총장 카시안이 혼종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해요. 당신들은 위험하지 않다. 다만 특별할 뿐이에요."

"그렇다면 왜 저를 선택했습니까?"

셀린느는 책장 앞의 책을 다시 정렬했다.

"당신은 포기하지 않거든요. 비록 마법을 감지하지 못하지만, 어제 옥상에서 공중에 선을 그었다고 들었어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는데도요. 그런 의지가 필요해요. 이계에서는."

레오의 심장이 빨라졌다. 누가 자신을 봤던 걸까? 아니,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기회였다.

"제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정말 아카데미에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까?"

"당신이 혼종 마석을 채취해 돌아온다면, 그 어떤 순혈도 당신을 무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증명이 되거든요."

"증명이요?"

"혼종도 능력이 있다는 것의. 혼종도 마법 세계에 속할 수 있다는 것의."

셀린느는 레오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은 깊었다. 마치 그녀도 같은 경험을 했다는 듯이.

"당신은 언제부터 마법을 감지할 수 있습니까?"

"처음부터 못했습니다."

"아니에요. 당신은 이미 감지하고 있어요. 다만 다른 방식으로."

셀린느는 혼종 마석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레오에게 건넸다.

"이것을 만져보세요."

레오는 마석을 받았다. 그 순간, 세상이 변했다.

마석 안에서 무언가가 흐르고 있었다. 마법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현실의 무게도 느껴졌다. 두 가지가 겹쳐 있었다. 섞여 있었다.

처음으로, 레오는 마법을 느꼈다.

손가락 끝에서부터 시작된 감각이 팔 전체로 퍼져나갔다. 마석 안의 에너지가 자신의 신경계와 맞닿는 순간, 무언가가 깨어났다. 마법 세계의 규칙과 현실의 논리가 동시에 자신 안에서 울려 퍼졌다.

그것은 고통이었다. 두 세계의 파장이 충돌하며 신경을 태우는 듯한 고통. 하지만 동시에 그 고통 속에서 무언가가 깨어나고 있었다. 마법과 현실이 겹치는 순간, 그의 감각은 두 배로 확장되었다. 마법의 흐름이 보였다. 현실의 무게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 둘 사이의 균형이 자신 안에서 울려 퍼졌다.

환희였다.

레오는 마석을 놓았다. 손이 떨렸다. 팔 전체가 저렸다.

"이게... 뭐예요?"

"당신의 진정한 능력입니다. 혼종의 감각이라고 부르죠."

"이게 가능한 거예요?"

"당신에게는, 네."

셀린느는 마석을 다시 수거했다. 그리고 레오를 향해 말했다.

"프로젝트는 1주일 후에 시작됩니다. 그때까지 당신은 신체 훈련을 받을 거예요. 이계는 위험한 곳이니까요. 물론, 공식적으로는 아무도 당신이 훈련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없습니다."

"왜 그래야 합니까?"

"총장이 알면 당신을 제거할 것이니까요. 당신의 특별함이 아카데미의 체계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레오는 침을 삼켰다. 그제야 깨달았다.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리고 셀린느가 자신을 위해 얼마나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지.

"혹시... 제가 죽을 수도 있습니까?"

셀린느는 한 걸음 물러섰다. 그 침묵 속에서 레오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렇다면 제가 왜 이걸 해야 합니까?"

"당신은 이미 죽어 있지 않습니까?"

부총장의 말이 레오를 관통했다.

"여기 있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마법을 감지하지 못해 이곳에서도 살 수 없고, 현실 세계의 기억이 남아 있어 완전히 마법 세계에 속할 수도 없는. 당신은 이미 죽어 있는 거예요. 다만 아직 눈을 감지 않은 것뿐이에요."

레오의 호흡이 가빠졌다. 그 말은 정확했다. 너무나 정확했다.

"그래서 제가 이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고요?"

"아니에요. 당신이 원한다면 거절할 수 있어요. 계속 여기서 죽어 있을 수도 있고, 아카데미에서 추방될 수도 있고, 혹은 더 나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참여한다면—" 셀린느가 창 쪽으로 다시 돌아섰다. "당신은 살 수 있어요. 진정한 의미에서."

"내일부터 밤 10시에 지하 훈련실에서 만나세요. 아무도 모르게."

"네."

레오가 문을 향해 걸어갈 때, 셀린느의 목소리가 들렸다.

"레오."

"네?"

"당신의 아버지도 혼종이었어요."

레오의 발걸음이 멈췄다. 돌아서려 했지만 셀린느가 계속했다.

"그리고 그는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참여자였습니다. 이계에서 혼종 마석을 처음 채취한 사람이에요."

"그럼 아버지는... 지금 어디에?"

셀린느는 돌아서서 레오를 마주 봤다.

"이계에 있어요. 그리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레오의 가슴이 철렁했다.

"아카데미의 순혈들이 우리를 추방했을 때, 우리는 이계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우리는 살아남았어요. 당신의 아버지도, 나도, 그리고 많은 다른 혼종들도. 우리는 단순히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이루고 있어요."

"혼종 공동체요?"

"이계에서 당신이 만날 것들은 모두 혼종입니다. 당신 같은. 그들은 왜 여기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당신이 알아야 해요."

셀린느의 눈이 반짝였다. 더 이상 연민이 아니었다. 확신이었다.

"당신의 아버지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레오는 사무실을 나갔다. 복도는 어두웠다. 오후 4시였는데도 조명이 희미했다. 아카데미는 항상 그랬다. 불필요한 밝기를 제거했다. 모든 것이 계산되어 있었다.

그는 기숙사로 돌아갔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벽을 두드렸다.

"아리아."

벽 너머에서 응답이 왔다.

"뭐야?"

"난 할 거야. 프로젝트에 참여할 거야."

침묵.

"미쳤어?"

"모를 수도."

"그럼 죽을 거야."

"이미 죽어 있다고."

그 말 이후, 벽 너머에서는 더 이상 소리가 없었다. 하지만 아리아의 숨소리가 들렸다. 빠르고 불규칙한 숨소리. 그리고 그 속에 섞인 작은 목소리.

"레오."

"응."

"... 돌아와."

"알았어."

레오는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봤다. 인공 조명이 만드는 그림자가 천천히 움직였다. 그 그림자 속에서 무언가가 흐르고 있었다. 마법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으로.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공중에 선을 그었다. 이번에는 다른 감각으로. 마석을 만졌을 때의 그 감각으로.

손가락 끝에서 희미한 빛이 나왔다. 아주 작고, 거의 보이지 않는 빛이었다. 하지만 분명히 있었다.

혼종의 빛.

레오는 계속 그렸다. 한 획, 또 한 획. 이번에는 절망도 갈망도 아닌, 확신으로.

손가락이 공기를 가르며 마법 원판의 궤적을 따라 그었다. 선들이 점점 빨라졌다. 빛이 더 강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손 위에는 작은 마법 원판이 떠올랐다.

그 밤, 레오는 처음으로 마법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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