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혼종의 낙인

검사실의 침대 위에서 레오는 천장을 바라봤다. 하얀 조명이 눈에 쏟아졌다. 셀린느 부총장의 손가락이 그의 가슴팍에 닿은 순간, 세상이 두 겹으로 보였다.

마법의 파장. 그리고 현실의 무게.

둘이 동시에 그의 몸을 관통했다. 마치 두 개의 서로 다른 음파가 공명하듯, 뭔가가 내부에서 울렸다. 레오의 손가락이 저렸다. 귀에는 미세한 울음이 맴돌았다. 이건 통증도 아니었고, 감각도 아니었다. 그것보다 더 깊은 곳에서 뭔가가 깨어나고 있는 느낌이었다.

"기계를 끄세요."

셀린느의 목소리가 들렸다. 스캔음이 멈췄다. 레오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몸이 무거웠다. 마치 두 개의 세계가 자신을 동시에 누르고 있는 것처럼.

부총장은 종이 한 장을 들고 있었다. 그 위에 적힌 글자들이 레오의 눈에 들어왔다.

**마법 감지 능력: 불가능**

"이제 알겠죠?"

셀린느의 음성은 차분했다. 하지만 그 차분함 안에는 뭔가가 숨어 있었다. 측은함? 아니면 더 깊은 뭔가?

"당신은 마법을 감지할 수 없습니다. 마법사가 아니라는 뜻이죠."

레오의 목이 말라왔다. 자신이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 공식 문서가 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추측이 아니라 판정이 되었다.

"그렇다면 저는 여기서 나가야 하나요?"

"아직 아닙니다."

셀린느가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마치 결정하지 못한 누군가의 눈빛처럼.

"당신을 우리가 어떻게 분류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

입학식은 거대한 강당에서 열렸다.

돔형 천장 위로 마법이 피어올랐다. 별처럼 반짝이는 마나 입자들이 공중을 춤췄다. 학생들은 그 아래 줄을 지어 섰다. 모두 같은 회색 로브를 입고 있었지만, 그들의 눈빛은 달랐다. 자신감으로 반짝이는 눈빛.

레오는 줄의 끝에 섰다. 아무도 그의 옆에 서려고 하지 않았다.

총장 카시안이 단상 위에 올랐다. 그의 모습만으로도 공기가 변했다. 마법이 그의 주변에서 소용돌이쳤다. 어떤 명령도 필요 없었다. 모두가 자동으로 침묵했다.

"마법 아카데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강당을 가득 채웠다. 마치 세상 자체가 그의 음성이 되는 것처럼.

"당신들은 선택받은 자들입니다. 마법의 피를 이어받은 순혈들, 또는 현실에서 마법을 감지한 각성자들. 이 두 범주의 학생들만이 우리 아카데미의 일원이 될 자격이 있습니다."

카시안의 손가락이 들렸다. 강당의 조명이 변했다. 파란 빛으로 물들었다.

"이제 당신들의 마법 감지 능력을 검증하겠습니다. 순서대로 단상 위로 올라오세요."

학생들이 하나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 번째 학생은 순혈 마법사였다. 그의 주변에 마법이 소용돌이쳤다. 기계가 울렸다. 녹색 불이 켜졌다.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다음. 그 다음. 계속.

모든 학생이 통과했다. 기계는 계속 녹색 불을 켜냈다. 모두가 마법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레오의 차례가 왔다.

단상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이 어렴풋했다. 마치 다른 누군가의 다리를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강당의 눈빛들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카시안이 기계를 켰다. 파란 빛이 레오를 비추었다. 그 빛이 몸을 관통했다. 마치 두 개의 세계가 동시에 그를 스캔하고 있는 것처럼.

기계가 울렸다.

빨간 불이 켜졌다.

**마법 감지 능력: 불가능**

강당이 움직였다. 속삭임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카시안의 표정이 굳었다. 그의 눈빛 속에서 레오는 자신이 무엇으로 보이는지 알 수 있었다. 오염물. 불순물. 제거해야 할 변수.

"흠."

카시안이 입을 열었다. 그 한 음절이 강당을 침묵으로 몰아냈다.

"혼종이군요."

그 단어가 떨어지는 순간, 강당의 공기가 변했다. 마치 그 단어 자체가 마법인 것처럼, 레오 주변의 공간이 물러났다. 학생들이 한 발씩 뒤로 물렀다. 자동으로. 의도하지 않은 채로.

"격리 구역 3으로 이동하세요."

경비병들이 나타났다. 레오는 그들에게 이끌려갔다. 뒤돌아볼 수 없었다. 자존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돌아본다면, 자신이 마주할 모든 눈빛이 혐오로 보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누군가가 레오를 보고 있었다.

강당의 중앙, 순혈 학생들의 맨 앞줄에 서 있던 카이가 레오의 등을 지켜봤다. 호기심으로 가득 찬 눈빛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옆에 있던 루이가 카이의 팔을 건드렸다. 루이가 몸을 날려 레오 앞을 가로막았다. 그의 손에서 마법이 소용돌이쳤다. 마치 경고장처럼. 카이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레오를 보던 눈을 다른 곳으로 향했다. 마치 그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

격리 구역 3은 강당의 지하에 있었다.

한 칸의 방. 벽 너머로는 또 다른 방이 있었다. 레오는 침대에 누웠다. 천장을 바라봤다. 하얀 콘크리트.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마법도, 별도 없었다.

밤이 되었을 때, 벽에서 음성이 들렸다. 가느다란 음성. 여성의 음성.

"당신도 여기인가요?"

레오가 벽에 손을 대었다.

"네."

"전 아리아라고 합니다. 당신은?"

"레오입니다."

"레오 님... 당신은 마법을 감지할 수 있나요?"

그 질문에 레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침묵이 벽을 통해 전해졌다. 아리아가 이해했다. 그녀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 침묵의 의미를.

"그럼 우리는 같은 사람들이군요."

아리아의 음성에 뭔가가 깔려 있었다. 동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더 깊은 뭔가였다. 마치 자신의 비밀을 공유한 누군가와 대면하는 사람의 음성처럼.

"여기서 얼마나 있었어요?"

"일주일."

"그리고 나가지 않았어요?"

"나갈 수 없어요. 마법을 감지할 수 없으니까요. 여기서 나가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현실로? 아니면 마법 세계로?"

아리아의 말이 끝났을 때, 레오는 벽을 통해 그녀의 절망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절망과 정확히 같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레오의 가슴에 작은 변화가 일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깨달음. 같은 처지의 누군가가 이 벽 너머에 있다는 것.

"살아남아야 해요. 둘 다."

레오의 목소리가 벽을 통해 전해졌다. 그것은 다짐이었다. 절망에 대한 저항. 그리고 아리아를 향한 약속.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아리아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네. 함께라면... 가능할 것 같아요."

---

셀린느 부총장의 사무실은 아카데미의 최상층에 있었다.

레오는 그곳으로 소환되었다. 복도를 걸으며 그는 다른 학생들을 보았다. 그들의 눈빛은 피했다. 마치 그가 투명한 존재인 것처럼, 또는 매우 위험한 존재인 것처럼.

부총장의 사무실 문이 열렸다. 셀린느가 책상 뒤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중립적이었다. 하지만 그 중립성 뒤에는 뭔가가 있었다.

"앉으세요, 레오."

레오가 앉았다. 부총장은 종이를 보고 있었다. 그 종이에는 그의 검사 결과가 적혀 있었다. 모든 항목이 '불가능'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당신은 현실 세계에서 어떤 삶을 살았나요?"

그 질문은 예상 밖이었다.

"평범했습니다."

"구체적으로요."

레오가 생각했다. 현실 세계의 기억. 그것은 또렷했다. 마치 어제 일인 것처럼. 다른 학생들은 모두 기억이 희미하다고 했다. 아카데미에 입학하면서 입학 계약이 발동되어, 현실의 기억이 거의 지워진다고. 하지만 레오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했다.

"학교 다니고, 집 가고, 밤에 혼자 있고. 아무도 저를 보지 않았어요."

셀린느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감지 불가능한 아이였군요."

"네."

"여기서도 그럴 거예요."

셀린느가 일어났다. 창문으로 갔다. 아카데미의 하늘이 보였다. 그것은 현실의 하늘이 아니었다. 마법으로 만들어진 인공의 하늘. 하지만 그 안에는 별이 있었다.

"당신은 마법사가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레오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렇다면..."

셀린느가 돌아섰다. 그녀의 눈에는 뭔가가 있었다. 측은함. 그리고 그것보다 더 깊은 뭔가.

"당신 같은 존재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습니다."

"어디요?"

"아직은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올 겁니다. 그때까지 살아남으세요."

셀린느가 책상으로 돌아왔다. 그녀의 손이 뭔가를 집었다. 책. 낡은 책이었다. 그 책의 표지에는 글자가 있었지만, 셀린느가 빠르게 감추었다.

"이제 가세요."

레오가 일어섰다. 문 앞에 멈췄다.

"부총장님, 저는 마법사가 될 수 있을까요?"

셀린느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창문으로 다시 갔다. 아카데미의 하늘을 바라봤다.

"그건 당신이 정의하는 것입니다. 마법사가 뭔지요."

---

그 밤, 루이가 찾아왔다.

레오의 방 문이 열렸다. 루이였다. 그의 주변에는 다른 순혈 학생들이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사냥꾼의 눈빛이었다.

"일어나."

루이의 목소리가 낮았다.

레오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뭐 하는 거야?"

루이가 손을 들었다. 그의 손에서 마법이 피어올랐다. 채찍처럼 휘어진 마법. 그것이 공중을 가르며 레오를 향했다.

레오는 몸을 날렸다. 채찍이 지나갔다. 침대를 갈랐다. 하얀 천이 찢어졌다.

"제거하라고 했으니까 제거하는 거지, 뭘 묻냐?"

루이가 다시 손을 들었다. 그의 마법이 다시 휘어졌다. 레오는 벽을 향해 몸을 날렸다. 채찍이 그의 팔을 스쳤다. 따끔거리는 통증이 흘렀다. 마법의 열기였다. 레오는 손을 짚고 일어났다. 벽 너머의 아리아를 향해 외쳤다.

"아리아!"

그 순간, 벽에서 빛이 터져나왔다. 강한 빛. 아리아의 방에서.

"그만!"

아리아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마법이 나타났다. 순혈 학생도 아니면서, 강력한 순혈 마법. 그것이 루이와 그의 무리를 밀어냈다. 루이가 비틀거렸다. 그의 눈이 벽을 향했다.

"넌... 뭐야?"

"당신들이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아리아의 목소리는 차갑고 명확했다. 하지만 그 명확함 뒤에는 무언가가 떨고 있었다. 마치 모든 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 것처럼.

루이가 입을 열었지만, 그 순간 경비병들이 나타났다. 누군가 신고했던 것 같았다. 루이와 그의 무리는 이끌려갔다. 하지만 그들이 떠나기 전에, 루이의 눈이 레오를 마지막으로 본다는 표정으로 고정되었다. 그것은 약속이었다. 다음에는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경비병들이 떠난 후, 레오는 벽에 손을 대었다.

"고마워요."

"당신이 죽으면 안 되니까요."

아리아의 목소리가 작았다. 하지만 그 작음 속에는 뭔가가 있었다. 결연함. 그리고 두려움.

"우리는 같은 사람들이니까. 함께 살아남아야 해요."

"아리아, 당신은 어떻게 그런 마법을..."

"나중에 말해줄게요. 지금은 쉬세요."

레오는 그 말의 무게를 느꼈다. 아리아도 자신처럼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자신을 지킨다는 것.

"약속해요. 우리 함께 살아남을 거예요."

"네. 약속이에요."

---

그 밤, 레오는 잠을 잘 수 없었다.

창문을 통해 마법 아카데미의 밤이 보였다. 별들이 마법으로 만들어진 인공의 하늘 위에서 반짝였다. 그것은 현실의 별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셀린느의 말이 계속 맴돌았다. '당신 같은 존재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 말의 의미가 뭘까. 그리고 아리아가 보여준 강력한 마법은 뭐였을까. 혼종이면서도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레오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카데미의 복도를 걸었다. 아무도 그를 막지 않았다. 아무도 그가 어디로 가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 투명한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계단을 내려갔다. 아래로. 계속 아래로. 아카데미의 깊숙한 곳으로. 셀린느의 말이 계속 울렸다. 무언가가 자신을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곳에는 도서관이 있었다. 낡은 도서관. 금지 구역으로 표시된 곳. 하지만 문은 열려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열어놓은 것처럼.

레오가 들어갔다.

책장들이 어둠 속에서 솟아올랐다. 그는 계단을 내려갔다. 지하로. 계속 아래로. 도서관의 최하층으로.

거기에는 책이 있었다. 한 권의 책. 그것은 다른 책들과 다르게 보였다. 마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그곳에 놓아둔 것처럼. 레오는 주변을 살폈다.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레오가 책을 집었다. 표지에는 글자가 있었다.

**혼종 마석의 성질과 채취 방법**

그의 손가락이 그 글자를 따라갔다. 순간, 두 세계가 동시에 그의 손을 관통했다. 마법의 파장과 현실의 무게가 충돌했다. 손가락에 따끔거림이 흘렀다. 마법의 열기였다. 귀에는 두 음파의 공명이 울렸다. 마치 뭔가가 깨어나고 있는 것처럼.

"흥미롭군요."

셀린느의 목소리가 어둠에서 들렸다.

레오가 책을 내려놨다. 부총장이 나타났다. 그녀의 손이 책을 집었다. 빠르게. 마치 그것이 위험한 것처럼.

"당신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셀린느가 책을 들고 사라졌다. 하지만 그 순간, 레오의 눈에는 무언가가 남겨졌다. 책에 적힌 몇 개의 단어. 그것이 그의 뇌에 새겨졌다.

**이계 탐사 프로젝트. 혼종 필수.**

레오의 심장이 뛰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을 위한 길이라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혼종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는 것. 그것은 저주가 아니라 소명이 될 수도 있다는 희미한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 레오는 창문을 통해 아카데미의 하늘을 다시 봤다. 인공의 별들. 마법으로 만들어진 밤.

그리고 그는 다짐했다.

평범함을 벗는 날까지, 난 여기서 살아남겠다.

아리아와 함께. 그리고 이 저주 같은 혼종의 힘으로.

그것이 무엇이든, 아무리 위험하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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