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거울 앞에서 손이 떨렸다.

레이나는 자신의 왼손을 들어올렸다. 손가락이 가늘게 흔들리고 있었다. 어제 저녁 식당에서 느꼈던 그 감각이 아직도 생생했다—세 남자가 자신의 손가락 위에 올라와 있다는 착각. 아니, 착각이 아니었나? 레이나는 손가락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했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보려고 눈을 들었다.

누가 저 사람인가?

검은 눈동자. 창백한 피부. 입술의 모서리가 살짝 올라간 형태. 그것이 자신인가, 아니면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인가? 아침 여섯 시부터 레이나는 매일 거울 앞에서 이 질문을 반복했다. 얼마나 오래 반복했는지는 모르겠다. 한 주? 두 주? 일주일이 며칠인지도 헷갈린다.

시간이 자꾸 미끄러져 내려갔다.

"마시라."

기숙사의 식탁 위에 놓인 우유잔을 집어 들었다. 손이 떨렸다. 우유가 출렁였다. 마시지 않았다. 다시 내려놨다. 왜 마시지? 누가 시켰나? 자신이 마시고 싶었나?

레이나는 기숙사 창을 통해 아카데미 마당을 내려다봤다.

신부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검은 로브를 입은 신부들이 학생들을 지나가면서 무언가를 확인하고 있었다. 어제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빛의 교단이 아카데미 전체에 '영혼 구원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강제 검사를 시작한 것이다. 명목상 이유는 어둠의 마력을 지닌 학생들의 '개선'이었다.

실제 이유는 자신이었다.

식탁 위에 편지가 놓여 있었다. 어머니가 보낸 편지였다. 어제 저녁, 하녀를 통해 전달받은 편지. 레이나는 손가락으로 봉인을 뜯지 않았다. 이미 한 번 열어봤으니까.

편지 속 내용은 명확했다.

"사랑하는 딸에게. 어머니가 너에게 실망했다는 말을 먼저 한다. 너는 더 이상 베르그란트 가문의 딸이 아니다. 가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어머니는 너를 빛의 교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아무도 너를 찾지 않을 것이다. 안녕히. —리리안"

"어머니."

레이나는 그 이름을 입으로 중얼거렸다. 목이 아팠다. 아침부터 계속 아팠다. 밤새 울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다. 울지 않았다. 레이나는 울지 않는다. 레이나는 악한 영애다. 레이나는—

거울을 다시 봤다.

그 안의 얼굴이 움직였다. 입이 웃고 있었다. 자신이 웃기는 하지 않았는데 입이 웃고 있었다. 손가락이 떨렸다. 떨림이 손 전체로 퍼져나갔다. 팔이 떨렸다. 몸 전체가 떨리기 시작했다.

레이나는 거울 앞에서 몸을 굽혔다.

숨이 차올랐다. 목이 조여왔다. 이것이 무엇인가? 공포? 공포가 무엇인가? 레이나는 공포를 느낀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공포. 거울 속의 얼굴이 자신인지 모르는 공포. 아침마다 일어나서 '악한 영애'라는 배역을 입는 것이 이제 배역인지 진실인지 모르는 공포.

그리고 어머니가 자신을 버렸다는 공포.

레이나는 거울을 집어 들었다. 양손으로 들었다. 손이 떨렸다. 거울 속 얼굴도 떨렸다. 거울 속 자신도 두려워하고 있었다.

"누가 넌지?"

거울에 묻었다. 거울이 대답하지 않았다. 레이나는 거울을 던졌다.

깨졌다.

거울이 바닥에 떨어지며 여러 조각으로 부서졌다. 파편들이 튀어올랐다. 레이나의 발등에 닿았다. 피가 흘렀다. 아프지 않았다.

깨진 거울 조각들 위에서 자신의 모습이 여러 개로 나뉘어 보였다. 왼쪽 조각에는 검은 눈의 세인이 비쳤다. 세인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을 덮고 있었다. 가운데 조각에는 카일의 얼굴이 겹쳐있었다. 오른쪽 조각에는 에드먼드의 얼굴이 자신의 자리를 차지했다.

"아."

레이나는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이제 명확했다. 상대의 욕망을 증폭시키고 자신이 그 욕망의 중심이 되는 것. 세인은 자신을 구원하고 싶은 욕망. 카일은 자신을 이해하고 싶은 욕망. 에드먼드는 자신에게 자유를 줄 수 있다는 욕망. 모두가 자신을 원했다. 하지만 자신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자신도 몰랐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는 자신을 버렸다.

현관의 초인종이 울렸다.

레이나는 깨진 거울 조각을 밟고 일어섰다. 발에서 피가 흘렀다. 여전히 아프지 않았다. 초인종이 또 울렸다.

현관을 열었다.

세인이 서 있었다. 검은 눈의 세인. 기사 훈련복을 입은 세인이 문 밖에서 레이나를 바라봤다.

"함께 도망가자."

세인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여기 있으면 안 돼. 신부들이 너를 찾고 있어. 우리 함께 떠나자. 어디든 좋아. 아무도 우리를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그 순간, 또 다른 초인종이 울렸다. 뒤쪽 출입구에서 울려 퍼진 소리였다.

"들어와."

레이나가 말했다. 세인이 기숙사 안으로 들어섰다.

뒤쪽 출입구가 열렸다. 카일이 나타났다. 갈색 학생복을 입은 카일. 그의 눈도 완전히 검었다. 카일은 레이나를 바라봤다. 입을 열었다.

"넌 누구야?"

그 질문은 세인의 간청과 달랐다. 카일의 목소리에는 절실함이 있었다. 진짜로 알고 싶다는 절실함이.

"넌 누구인지 말해줘. 난 다 계산했어. 넌 내 모든 공식을 깨뜨려. 그럼 넌 뭐야? 정말 악한 거야, 아니면 선한 거야, 아니면 그도 아닌 거야? 제발 말해줘."

카일이 레이나에게 한 발 다가섰다.

"넌 누구야?"

전면 출입구에서 또 다른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에드먼드였다. 황태자 예복을 입은 에드먼드. 그는 레이나를 보자마자 말했다.

"왕실의 보호를 받아라. 아버지께 청청했다. 넌 루미나 왕가의 손님이 될 수 있어. 신부들이 손을 댈 수 없다. 내가 보호하겠다."

세인이 말했다: "함께 도망가자."

카일이 물었다: "넌 누구야?"

에드먼드가 말했다: "왕실의 보호를 받아라."

세 남자의 목소리가 겹쳤다. 레이나는 그들을 번갈아 봤다.

세인의 절박한 얼굴.

카일의 혼란스러운 눈.

에드먼드의 단호한 표정.

그리고 레이나는 중얼거렸다.

"넌 누구의 착각을 원하는 거야?"

그 순간, 기숙사의 정문이 부서졌다.

검은 로브를 입은 신부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열 명 이상. 그들의 손에는 성수병이 들려있었다. 선두에는 신부 빅토르 칸이 있었다. 그의 얼굴은 자비로움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 자비로움 뒤에는 절대적인 확신이 있었다.

"레이나 베르그란트."

빅토르 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마치 어린 아이를 달래는 목소리처럼.

"넌 빛의 교단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 넌 영혼이 타락했다. 우리는 그 영혼을 구원하러 왔다."

기숙사의 창문들이 모두 닫혔다. 신부들이 밖에서 창문을 가로질렀다. 기숙사 전체가 포위되었다.

세인이 검을 뽑으려 했다. 하지만 멈췄다.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손가락이 떨렸다.

카일이 마법을 준비하려 했다. 하지만 멈췄다. 자신의 눈을 바라봤다. 검은 눈이 떨렸다.

에드먼드가 입을 열려 했다. 하지만 멈췄다. 자신의 음성을 들었다. 떨리고 있었다.

세 남자 모두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없는지 깨달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조종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이나의 어둠의 마력에 의해. 그리고 그 어둠의 마력은 이제 자신의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것이 되어버렸다.

레이나는 세 남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봤다.

손가락이 떨리고 있었다.

# 붕괴의 시작, 돌이킬 수 없는 순간

손가락이 떨렸다. 그것을 멈출 수 없었다.

레이나는 자신의 손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손가락이 계속 떨렸다. 그 떨림은 추위 때문이 아니었고, 두려움 때문도 아니었다. 아니,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이 무엇인지 정의할 수 없었다.

기숙사 방의 거울을 보러 갔다.

거울 속의 얼굴은 낯선 사람의 것이었다. 레이나는 그 얼굴을 알지 못했다. 검은 눈을 가진 그 사람은 누구인가. 아침에 깨어날 때마다 자신이 누구인지 상기해야 하는 그 얼굴은, 정말 자신의 얼굴인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봤다. 입술을 움직여봤다. 거울 속의 입술도 움직였다. 하지만 그 움직임이 정말 자신이 원한 움직임인지, 아니면 누군가 조종한 움직임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손을 들었다. 거울 속의 손도 올라왔다.

그 손 위에는 누가 있었는가.

세인이 있었다. 작은 인형처럼. 기사복을 입은 작은 인형이 손가락 위에 서 있었다.

카일이 있었다. 학생복을 입은 작은 인형이. 손가락 위에서 떨고 있었다.

에드먼드가 있었다. 황태자 예복을 입은 작은 인형이. 손가락 위에 꼿꼿이 서 있었다.

셋 다 있었다.

레이나는 손가락을 움직여봤다. 인형들이 춤을 추듯 흔들렸다.

"안 돼."

레이나가 말했다. 거울 속의 자신도 입을 열었다. 같은 말을 했다.

"안 돼. 이건 내가 원한 게 아니야. 나는 그들을 조종하려고 한 게 아니라... 나는..."

거울 속의 자신이 입을 다물었다. 레이나도 입을 다물었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한 게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거울을 집어던졌다.

손을 꺼냈다. 거울의 모서리를 잡았다. 들어올렸다. 가슴팍까지 들어올렸다.

"안 돼."

다시 말했다.

거울을 떨어뜨렸다.

거울이 바닥에 떨어지며 산산조각 났다. 유리 조각들이 바닥에 흩어졌다. 유리 조각들 사이로, 깨진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여러 개로 나뉘어 보였다.

한 조각에는 세인의 얼굴이 비쳤다. 그의 절박한 표정이 자신의 얼굴과 겹쳤다.

다른 조각에는 카일의 얼굴이 비쳤다. 그의 혼란스러운 눈이 자신의 눈과 겹쳤다.

또 다른 조각에는 에드먼드의 얼굴이 비쳤다. 그의 단호한 표정이 자신의 표정과 겹쳤다.

그리고 중앙의 조각에는, 어떤 얼굴도 비치지 않았다. 그곳에는 검은 눈만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아무것도 아닌 검은 눈만.

레이나는 깨진 거울을 보며 무릎을 꿇었다. 손이 떨렸다.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손에서 피가 흘렀다. 거울 조각이 손가락을 베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프지 않았다. 그것이 더 무서웠다. 아픈 감각조차 자신의 것인지 누군가 만든 착각인지 알 수 없다는 게.

현관에서 초인종이 울렸다.

레이나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손에서 흐르는 피를 봤다. 빨간 피가 깨진 거울 조각 위에 떨어졌다. 피가 검은 눈 조각에 닿았다.

초인종이 또 울렸다. 더 다급하게.

"들어와."

레이나가 말했다. 목소리가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누구의 목소리인지 모를 그 목소리가 현관을 향해 울려 퍼졌다.

문이 열렸다. 세인이 들어왔다.

검은 눈의 세인. 기사 훈련복을 입은 세인. 그의 얼굴에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함께 도망가자."

세인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여기 있으면 안 돼. 신부들이 너를 찾고 있어. 우리 함께 떠나자. 어디든 좋아. 아무도 우리를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레이나는 세인을 바라봤다. 그의 검은 눈을 봤다. 그 눈 속에는 자신이 만든 착각이 가득했다. 자신이 그를 구원할 거라는 착각. 자신과 함께라면 모든 게 괜찮을 거라는 착각.

"안으로 들어와."

레이나가 말했다.

세인이 기숙사 안으로 들어섰다. 복도를 지나 거실로 들어왔다. 그리고 멈췄다. 바닥에 흩어진 거울 조각들을 봤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앉은 레이나를 봤다. 손에서 흐르는 피를 봤다.

"레이나!"

세인이 달려왔다. 레이나의 손을 잡았다.

"이게 뭐야? 뭐 했어? 상처가..."

"누가 나야?"

레이나가 물었다. 세인의 눈을 봤다.

"뭐?"

"내가 누구인지 알아?"

세인은 입을 열려다 다물었다. 그의 검은 눈이 흔들렸다.

"넌... 넌 나를 구원해줄 사람이야."

"그게 누구야?"

"넌 레이나야."

"레이나가 뭐야?"

세인은 대답할 수 없었다. 그의 입술이 떨렸다.

그 순간, 뒤쪽 출입구에서 초인종이 울렸다.

뒤쪽 출입구가 열렸다. 카일이 나타났다. 갈색 학생복을 입은 카일. 그의 눈도 완전히 검었다. 카일은 현장을 한눈에 파악했다. 세인이 레이나의 손을 잡고 있는 것. 바닥의 거울 조각들. 손에서 흐르는 피.

카일은 한 발도 더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서 있었다.

"넌 누구야?"

카일이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세인의 간청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절실함이 아니라, 더 깊은 것. 정말로 알고 싶다는 절실함이.

"난 다 계산했어. 넌 내 모든 공식을 깨뜨려. 모든 변수를 무시하고 나한테 다가와. 그럼 넌 뭐야? 정말 악한 거야, 아니면 선한 거야, 아니면 그도 아닌 거야?"

카일이 한 발 다가섰다. 깨진 거울 조각을 밟았다. 소리가 났다. 하지만 카일은 멈추지 않았다.

"제발 말해줘. 넌 누구야?"

그의 목소리에 절박함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것은 세인의 절박함과는 달랐다. 세인은 자신의 구원을 원했다. 하지만 카일은 레이나 자신을 원했다.

전면 출입구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에드먼드가 들어왔다. 황태자 예복을 입은 에드먼드. 그는 한눈에 상황을 파악했다. 세 사람이 모인 거실. 깨진 거울. 흐르는 피.

에드먼드는 말했다.

"왕실의 보호를 받아라."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마치 국가 명령을 내리는 것처럼.

"아버지께 청청했다. 넌 루미나 왕가의 손님이 될 수 있어. 신부들이 손을 댈 수 없다. 내가 보호하겠다."

세인이 말했다: "함께 도망가자."

카일이 물었다: "넌 누구야?"

에드먼드가 말했다: "왕실의 보호를 받아라."

세 남자의 목소리가 겹쳤다. 레이나는 그들을 번갈아 봤다.

세인의 절박한 얼굴. 자신과 함께 도망가고 싶어 하는 그의 눈.

카일의 혼란스러운 눈.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 하는 그의 표정.

에드먼드의 단호한 표정. 자신을 보호하겠다는 그의 태도.

그들은 모두 자신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보는 것은 자신이 아니었다. 그들이 보는 것은 자신이 만든 착각이었다. 자신의 어둠의 마력으로 만들어진, 그들의 무의식적 욕망이 증폭된 착각.

그리고 레이나는 중얼거렸다.

"넌 누구의 착각을 원하는 거야?"

그 순간, 기숙사의 정문이 부서졌다.

검은 로브를 입은 신부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열 명 이상. 그들의 손에는 성수병이 들려있었다. 성수병에서 은은한 빛이 나왔다. 그 빛은 레이나의 어둠의 마력을 밀어냈다.

선두에는 신부 빅토르 칸이 있었다. 그의 얼굴은 자비로움으로 가득했다. 마치 죽어가는 양을 구하려는 목자처럼. 그리고 그 자비로움 뒤에는 절대적인 확신이 있었다. 자신이 하는 것이 옳다는 확신. 자신이 구원한다는 확신.

"레이나 베르그란트."

빅토르 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마치 어린 아이를 달래는 목소리처럼. 하지만 그 부드러움 속에는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이 있었다.

"넌 빛의 교단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 넌 영혼이 타락했다. 우리는 그 영혼을 구원하러 왔다."

기숙사의 창문들이 모두 닫혔다. 신부들이 밖에서 창문을 가로질렀다. 기숙사 전체가 포위되었다. 빛의 교단의 차단 결계가 발동되었다. 레이나의 어둠의 마력은 이 결계 안에서 약해질 것이다.

세인이 검을 뽑으려 했다. 하지만 멈췄다.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손가락이 떨렸다. 자신이 레이나를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자신은 이미 레이나의 착각 속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카일이 마법을 준비하려 했다. 하지만 멈췄다. 자신의 눈을 바라봤다. 검은 눈이 떨렸다. 자신이 레이나를 도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자신은 이미 레이나의 능력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드먼드가 입을 열려 했다. 하지만 멈췄다. 자신의 음성을 들었다. 떨리고 있었다. 자신이 레이나를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자신은 이미 레이나의 어둠의 마력에 중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세 남자 모두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없는지 깨달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레이나의 것이 아니라 자신들 자신의 욕망의 노예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욕망은 레이나가 만든 착각이었다.

신부 빅토르 칸이 한 발 다가섰다. 그의 손에는 성수병이 들려있었다.

"넌 우리와 함께 가야 한다. 그곳에서 넌 진정한 구원을 받을 거야. 넌 아직 희망이 있어. 넌 아직 돌아올 수 있어."

그의 목소리는 정말 자비로웠다. 그리고 그것이 더 무서웠다.

레이나는 세 남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봤다.

손가락이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그 손 위에는 세인이 있었다. 카일이 있었다. 에드먼드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 자신의 마력에 의해 만들어진 착각 속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레이나가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누구도 듣지 못했다.

신부들이 더 가까워졌다. 성수병의 빛이 더 강해졌다. 그 빛 속에서 레이나의 어둠의 마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레이나는 깨달았다.

자신이 남주들을 조종한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부터, 자신은 이미 자신의 조종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자신의 능력이 자신을 지배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은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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