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의심의 나락

박준호는 밤새 13년 전 기록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검찰청 자신의 책상 위에는 신문현 사건 당시 수사 보고서, 증거 목록, 증인 진술서가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었다. 형광펜으로 그어놓은 줄들이 문서를 갈기갈기 나누고 있었다.

증거의 연결고리가 너무 완벽했다.

이수현의 지문—현장에서 발견. 이수현의 혈흔—피해자의 상처와 일치. 이수현이 신문현에게 준 선물—현장에서 발견. 목격자 증언—이수현이 현장에 있었음을 확인. 동기—법정에서의 패배감.

완벽함은 의심을 낳는다.

박준호는 손가락으로 증거 목록을 따라가며 중얼거렸다. "CCTV 영상은 왜 없었지? 현장에 반드시 있었을 텐데."

그 순간, 한석우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어제 특수부장실에서 나눈 대화.

"오류는 없었다. 확신하라."

박준호의 손이 떨렸다. 커피잔을 집으려 했던 손이 공중에서 멈춰섰다. 검은 액체가 잔 안에서 흔들렸다.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창문으로 나갔다. 서울의 야경이 펼쳐져 있었다. 강남역 방향의 불빛들이 빽빽했다. 어딘가에서 신문현의 시체가 발견된 오피스텔도 저 불빛 사이에 있을 것이다.

13년 전, 그는 확신했었다. 이수현이 범인이라고. 증거들이 그것을 가리켰고, 그 증거들은 완벽했다. 그래서 그는 법정에서 당당하게 기소장을 읽었다. 판사는 사형을 선고했다.

아니, 끝나지 않았다.

13년이 지났는데도 끝나지 않았다.

박준호는 책상으로 돌아갔다. 파일을 다시 열었다. 현장 사진들을 꺼냈다. 신문현의 시체, 피가 흥건한 오피스텔 바닥, 흐트러진 가구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은 열려 있었다.

박준호는 사진을 내려놓고 손으로 얼굴을 비볐다. 그리고 다시 들었다. 이번엔 수사 기록의 세부 사항에 집중했다. 증거 수집 일시, 장소, 담당자. 한 줄 한 줄이 의문을 낳았다. 현장 CCTV 영상이 왜 기록에 없는가. 당시 경찰이 왜 그것을 확보하지 못했는가.

박준호는 노트북을 켜 당시 경찰청 기록을 검색했다. 시간이 흘렀다. 새벽 2시가 되었을 때, 그는 한 가지를 발견했다. 현장 CCTV 영상은 존재했다. 하지만 수사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박준호의 손가락이 마우스 위에서 멈췄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 영상을 제외했다는 뜻이었다.

그는 즉시 당시 경찰청 수사팀장의 이름을 찾아냈다. 이미 퇴직한 경찰이었지만, 연락처는 남아 있었다. 박준호는 휴대폰을 들었다. 새벽 3시. 상식적이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전 검사 박준호입니다. 13년 전 신문현 사건 당시 CCTV 영상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전화 너머의 목소리가 경직되었다. "지금이 무슨 시간인데…"

"중요합니다. 당시 현장 CCTV 영상이 왜 수사 기록에서 제외되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침묵이 흘렀다. 박준호는 그 침묵 속에서 무언가를 읽으려 했다. 공포인가. 죄책감인가.

"그건… 상급자 지시였습니다."

박준호의 호흡이 멈췄다. "누구의 지시입니까?"

"검사님, 이건 통화로 할 말이 아닙니다. 위험합니다."

전화가 끊겼다.

박준호는 어두운 사무실에 혼자 남겨졌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휴대폰이 들려 있었고, 화면에는 통화 종료 표시가 떠 있었다.

상급자 지시. 그것은 누구를 의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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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복도는 오후 3시의 햇빛을 받고 있었다. 재심 공판이 방금 끝났다. 이수현은 변론실로 향하고 있었고, 박준호는 검사석 서류를 정리하며 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복도 중앙에서 마주쳤다.

거리는 3미터. 그들 사이에는 12년간의 시간과 무고함과 죄책감만이 떠다니고 있었다.

박준호가 먼저 멈춰섰다. 이수현도 발걸음을 늦췄다.

박준호의 입이 열렸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주변의 변호사들과 법원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그는 큰 목소리로 말할 수 없었다.

"당신이 진짜 범인이 아니라면, 내가 13년을 잘못 산 것입니다."

박준호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런데…" 그가 숨을 고르고는 다시 말했다. "당신이 진짜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수현의 눈동자가 움직였다. 은색 빛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그것은 법정 조명 아래에서 분명했다. 마치 안개 속에서 별빛이 새어 나오듯, 그녀의 눈에서 흐르는 어떤 색깔. 박준호는 그것을 봤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박준호는 한 발 물러섰다.

이수현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그저 박준호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에서 '확신'이 흔들려 있는 것을 봤다. 13년 동안 굳건했던 그 확신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박준호의 눈가에는 미세한 주름이 깊어져 있었고, 입술은 약간 벌어져 있었다.

그 순간, 이수현은 박준호를 '증인'이 아닌 '사람'으로 봤다. 13년 동안 자신을 죽음으로 몬 검사가 아닌, 자신의 무죄를 믿지 못해 고통받는 한 명의 남자로 봤다.

하지만 그 감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수현이 입술을 움직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명확했다. "13년을 잘못 사신 건 당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검사님."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박준호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수현은 발을 옮겼다. 박준호를 스쳐지나갔다.

박준호는 그 자리에 남겨졌다. 등뒤로 이수현의 발걸음 소리가 멀어져 갔다.

---

밤 10시. 서울 강남구 신문현 오피스텔 주변.

이수현은 건물 관리사무실을 찾아갔다. 관리자는 60대 중반의 남성이었다. 이름은 김영호. 13년 전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이 건물을 관리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13년 전 그 살인 사건 말이에요."

이수현이 말을 꺼냈다.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뭐하려고?"

김영호가 경계했다.

"그 날 혹시 뭔가 보신 게 있나요? 오피스텔 앞에서."

"다 경찰한테 말했는데."

이수현은 한 발 가까워졌다. 그들의 거리는 1미터. 충분히 가까웠다. 이수현의 눈이 은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미세한 진동음이 공기를 타고 흘러나갔다.

김영호의 눈이 흐려졌다. 그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당신은 13년 전 그 날, 신문현 오피스텔 앞에서 뭔가를 봤어요. 여자가 도망치는 것을 봤어요. 서둘러서 나가는 여자."

"네… 여자…"

"그 여자는 누구였어요?"

김영호의 입이 움직였다. 그의 목소리는 기계적이었다. "여자는… 이수현이 아니었어요. 다른 사람이었어요."

이수현은 휴대폰을 꺼내 음성 녹음을 시작했다.

"김영호 씨, 당신은 13년 전 신문현 사건이 일어난 날, 오피스텔 앞에서 뭔가를 봤나요?"

조종당하는 김영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네. 여자가 도망치는 것을 봤습니다."

"그 여자가 누구였나요?"

"그 여자는 이수현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이수현은 녹음을 멈췄다. 그녀의 손가락에서 은색 빛이 희미해졌다. 코피가 한 줄 흘러내렸다. 이수현은 소매로 닦았다. 거울을 찾아 자신의 얼굴을 봤다. 관자놀이 주변에 미세한 주름이 생겨 있었다. 어제는 없던 것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시야였다. 왼쪽 눈이 약간 흐릿했다.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자신의 신체가 변하고 있었다. 그것을 이수현은 이미 알고 있었다.

김영호는 점차 정신을 되찾았다. 그의 눈이 초점을 맞췄다.

"뭐… 뭐 한 거야?"

이수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사무실을 나갔다.

---

다음 날 오전. 이현준의 변론실.

이현준은 이수현이 전해준 음성 파일을 들었다. 그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건 새로운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시 기억이 새로 나타났다는 진술이거든요. 이것을 법정에 제출하면…"

이현준이 파일을 다시 재생하려 하자, 이수현이 손을 들었다.

"기다려주세요."

이현준이 멈췄다. 이수현의 얼굴이 창백했다.

"이건 거짓입니다."

"뭐?"

"이 증거는 제가 만든 거짓입니다. 김영호의 기억을 조작해서 만든 거짓이에요."

이현준의 얼굴이 굳었다. "뭐라고요?"

"제 능력으로 그의 기억을 바꿨습니다. 그가 본 여자가 저라고 증언하도록 강제했어요."

이현준은 의자에서 일어섰다. "당신이 증거를 조작했다고? 법정에 거짓 증거를 제출하려고?"

"아닙니다. 그래서 제출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겁니다."

이현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당신이 무죄라는 것을 증명할 유일한 증거인데, 당신이 직접 만들었다고 지금 말하는 겁니까? 이건 미친 짓입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이수현의 손이 떨렸다. "하지만 거짓으로 무죄를 증명할 수 없어요. 그렇게 되면 저는 범인이 아니라 조작자가 되는 거고, 진짜 범인은 계속 숨어 있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당신은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입니다. 이 증거가 없으면 당신은 죽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이수현이 조용히 대답했다. "하지만 저는 거짓으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기억을 조작해서까지 제 목숨을 지키고 싶지 않습니다."

이현준이 책상에 손을 쳤다. "당신은 변론사의 조언을 무시하는 겁니까? 나는 당신의 변론사입니다. 당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모든 증거를 활용해야 합니다!"

"아니요."

이수현이 단호했다. "이 증거는 제출할 수 없습니다. 저는 변론사님께 명확히 말씀드립니다. 이 증거는 사용하지 마세요."

이현준과 이수현의 시선이 부딪혔다. 변론사와 의뢰인 사이의 신뢰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당신이 죽기를 원하는 겁니까?"

이현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거짓으로 사는 것보다 진실 속에서 죽고 싶습니다."

이수현은 변론실을 나갔다. 이현준은 음성 파일이 재생되는 노트북 화면을 바라봤다. 그 파일은 이수현의 무죄를 증명할 증거였지만, 동시에 그녀가 만든 거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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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기록실. 오후 2시.

이수현은 13년 전 사건 기록을 다시 들었다. 한 장 한 장을 넘겨가며 읽었다. 증거 목록, 증인 진술, 그리고 당시 재판 기록들.

그 중간에 한 페이지가 더 있었다. 당시 경찰 수사 일지였다. 손글씨로 쓰인 메모가 남아 있었다.

'신고자: 미상의 여성. 신원 미파악. 추적 중단.'

이수현은 그 페이지에서 손을 떨어지 못했다. 미상의 여성. 누가?

그녀는 기록실의 담당자를 찾아갔다. "13년 전 신문현 사건 신고자가 누구였는지 알 수 있을까요?"

담당자는 컴퓨터를 켰다. 기록을 찾아봤다. "신고자는 미상입니다. 당시 신원 파악이 안 됐거든요."

"그 여자는 어디로 간 거죠?"

"기록에는 없습니다."

이수현은 담당자에게 다시 물었다. "신고 기록이 남아 있나요? 신고 시간, 신고 위치, 신고 전화번호?"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담당자가 더 깊이 파고들었다. 몇 분 후, 그가 화면을 이수현에게 돌렸다. "신고는 공중전화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신문현 오피스텔 근처 편의점 앞의 공중전화요. 신고 시간은 오전 7시 23분입니다."

이수현의 눈이 반짝였다. "그 공중전화 주변에 CCTV가 있었을까요?"

"당시 기록에는 없네요. 하지만 편의점에는 CCTV가 있었을 겁니다. 당시 편의점 기록을 확인하면…"

"지금 확인해주실 수 있을까요?"

담당자가 다시 컴퓨터를 두드렸다. "편의점은 이미 폐점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CCTV 영상을 경찰청에 요청할 수 있을 겁니다."

이수현은 기록실을 나갔다. 그녀는 즉시 경찰청 수사팀에 연락했다. 13년 전 신문현 오피스텔 근처 편의점의 CCTV 영상을 요청했다. 이유는 신고자 신원 파악이었다.

경찰청의 답변은 빨랐다. 그 영상은 이미 폐기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담당 경찰이 추가로 말했다.

"다만 당시 수사 기록에 따르면, 신고자 여성은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며, 검은 코트를 입고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편의점 점원의 증언입니다."

이수현은 그 정보를 메모했다. 30대 초반, 검은 코트. 그리고 신문현을 신고한 여성. 그녀는 누구인가.

이수현은 당시 경찰 기록을 더 살펴봤다. 신고 기록이 남아 있었다. 신고 시간, 신고 위치, 그리고 신고 당시 상황.

그 기록 아래에는 한 줄의 메모가 있었다.

'신고자 여성 추적 중단. 상급자 지시.'

상급자. 그것은 누구인가.

이수현은 당시 경찰청 기록을 확인했다. 신문현 사건 담당 팀장의 이름을 찾았다.

한석우. 당시 특수수사팀 팀장.

이수현의 손이 떨렸다. 한석우가 신고자 여성의 추적을 중단시켰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한석우가 그 여성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아니면, 그 여성을 보호하고 싶었다는 뜻이었다.

이수현은 당시 한석우의 인적 사항을 확인했다. 가족 관계, 친인척, 그리고 개인 기록들.

그 중에서 한 이름이 눈에 띄었다.

한석우의 여동생. 한미영. 당시 나이 31세. 직업 미기재.

이수현의 눈이 반짝였다. 30대 초반. 검은 코트를 입은 여성. 신문현 오피스텔 근처 편의점에서 신고한 여성.

그것이 한미영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수현은 한미영의 현재 주소를 찾으려 했지만, 기록에는 없었다. 13년 전 이후 그녀의 흔적은 사라져 있었다.

이수현은 당시 경찰 기록을 더 파고들었다. 신문현 오피스텔 거주자 조사 기록이 있었다. 당시 경찰이 건물 내 주민들을 만났을 때의 기록.

그 중에 한 항목이 있었다.

'신문현과 같은 건물 거주 여성. 신문현과 관계 있음. 추가 조사 필요 - 상급자 지시로 조사 중단.'

이수현의 호흡이 멈췄다. 신문현과 관계가 있는 여성. 그리고 추적이 중단된 여성.

이수현은 신문현의 기본 정보를 다시 확인했다. 신문현의 가족 관계, 직업, 그리고 인간관계.

신문현은 기혼자였다. 아내의 이름은 한미영. 당시 나이 31세. 직업: 미기재.

이수현의 손이 떨렸다. 한미영. 한석우의 여동생. 그리고 신문현의 아내.

---

같은 시간, 특수검찰부 한석우의 사무실.

박준호는 소환되어 있었다. 한석우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고, 박준호는 책상 앞에 서 있었다.

"당신이 흔들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한석우가 돌아섰다. 그의 눈은 매서웠다.

"아닙니다. 부장님."

"이수현을 봤을 때 뭘 느꼈나?"

박준호의 얼굴이 굳었다. 한석우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법정 복도에서의 만남, 그 대화, 그리고 이수현의 눈에서 본 그 이상한 빛.

"감정이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판단은 여전히 명확합니다."

"좋다. 그렇다면 명확하게 하자. 이수현은 범인이다. 13년 전 증거들이 모두 그것을 가리킨다. 우리는 그것을 지켜야 한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한석우가 박준호에게 한 장의 사진을 건넸다. 그것은 CCTV 모니터링 영상이었다. 어딘가의 복도. 그리고 그 복도에는 이수현이 걷고 있었다. 시간 표시는 어제 밤 10시 15분. 배경으로 보아 신문현 오피스텔 근처였다.

"이수현이 증거를 조작하고 있습니다. 건물 관리자의 증언, 새로운 목격자 진술. 모두 그녀가 만든 거짓이야."

박준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사진을 들었다. 이수현의 모습을 자세히 봤다. 그녀의 표정은 심각했고, 움직임은 목적 있었다. 마치 뭔가를 찾거나 뭔가를 하려는 듯.

박준호는 사진을 더 자세히 살펴봤다. 이수현의 시선이 향하는 방향, 그녀의 손 움직임, 그녀의 표정. 그것이 정말 증거를 조작하는 행동처럼 보이는가?

"당신의 판단이 옳았다. 이수현은 범인이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법정을 속이고 있다. 당신은 그것을 막아야 한다."

박준호는 사진을 내려놓았다. 그의 손가락이 사진의 이수현 얼굴 위에 멈췄다. 그녀의 눈이 초점을 맞춘 방향을 따라가며 생각했다. 그녀가 정말 거짓을 만들고 있는 건가. 아니면 진실을 찾고 있는 건가.

박준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부장님, 이 사진만으로는 그녀가 증거를 조작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습니다."

한석우의 눈이 차가워졌다. "뭐라고?"

"이 영상은 그녀가 오피스텔 근처에 있었다는 것만 보여줍니다. 그것이 증거 조작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한석우가 박준호에게 다가섰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좁혀졌다. 한석우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명확했다.

"당신이 흔들리면, 당신도 함께 떨어진다. 기억하나?"

박준호는 한석우의 눈을 마주쳤다. "무슨 뜻입니까?"

"당신의 검사 경력, 당신의 신분, 당신의 모든 것이 이 사건에 달려 있다. 이수현을 범인으로 유지하는 것. 그것이 당신의 유일한 길이다."

한석우가 박준호의 어깨를 잡았다. "13년 전 당신의 판단이 틀렸다면, 당신은 끝난다. 검사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당신은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가?"

박준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한석우의 손을 느꼈다. 그것은 위협이었다. 명확한 위협.

"당신의 가족도 함께 무너진다. 당신의 아내, 당신의 아이들. 모두 검사의 아내, 검사의 자식이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다. 당신이 원하는가?"

박준호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의 입은 열려 있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한석우가 손을 놨다. "당신은 이수현이 범인이라고 믿어야 한다. 그것만이 당신을 살리는 길이다."

박준호는 사무실을 나갔다. 복도를 걸으며 손가락에서 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의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었고, 숨은 얕아져 있었다.

13년 전의 판단이 틀렸을 가능성. 그것은 그의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가능성을 외면할 수도 없었다.

박준호는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다. 밤새 조사한 기록들이 여전히 책상 위에 있었다. 그는 신문현의 기본 정보를 다시 확인했다. 신문현의 가족 관계, 직업, 그리고 인간관계.

신문현은 기혼자였다. 아내의 이름은 한미영. 당시 나이 31세.

박준호의 손이 떨렸다. 한미영. 한석우의 여동생.

그는 즉시 당시 경찰 기록을 찾아냈다. 신고자 여성에 대한 기록. 그리고 신고자 추적 중단 지시.

상급자 지시. 그것은 한석우의 지시였다.

박준호는 한석우의 사무실로 다시 갔다. 밤 11시 45분. 한석우는 여전히 사무실에 있었다.

박준호는 문을 두드리지 않고 들어갔다. "부장님, 신문현의 아내가 한미영이었습니까?"

한석우가 박준호를 바라봤다. 그의 눈은 검은 호수처럼 깊었다.

"어디서 그걸 알았나?"

"13년 전 기록에 있습니다. 신문현의 아내. 한미영."

한석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 자체가 확인이었다.

박준호가 계속 말했다. "그렇다면 한미영이 신고자 여성입니다. 신문현 오피스텔 근처 편의점에서 신고한 여성. 그리고 당신이 그녀의 추적을 중단시켰습니다."

한석우가 일어섰다. "박준호, 당신이 지금 뭘 하는 건지 아나?"

"당신이 아내를 보호했습니다. 당신의 여동생을 보호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신 이수현을 범인으로 몰았습니다."

한석우의 얼굴이 굳었다. "당신은 지금 자살 행위를 하고 있다."

"한미영이 신문현을 죽였습니까?"

한석우가 박준호에게 다가섰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좁혀졌다. "당신이 이 말을 꺼내면, 당신은 끝난다. 당신의 경력도, 당신의 가족도, 당신의 모든 것이 끝난다."

박준호는 물러서지 않았다. "진실이 더 중요합니다."

한석우가 박준호의 목을 잡으려 했다. 박준호가 한 발 물러섰다.

"당신은 13년 동안 무고한 사람을 죽음으로 몬 검사입니다.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을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끝입니다."

박준호는 한석우의 사무실을 나갔다. 그의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 있었다. 그는 이미 녹음을 시작했었다. 한석우의 침묵, 그의 위협, 그리고 그의 행동들. 모두 기록되었다.

박준호는 법원으로 향했다. 밤 12시. 법원 기록실은 닫혀 있었지만, 그는 출입증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한미영에 대한 모든 기록을 찾아냈다.

한미영. 신문현의 아내. 그리고 13년 전 신고자 여성.

박준호는 그 기록들을 들고 나갔다. 그의 손에는 진실이 들려 있었다.

---

새벽 1시. 법원 복도.

이수현과 박준호가 만났다. 우연이 아니었다. 그들은 동시에 같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당신도 알았습니까?"

이수현이 먼저 말했다.

박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미영. 신문현의 아내. 그리고 진범."

"한석우가 그녀를 보호했습니다."

"네. 그리고 당신을 범인으로 몰았습니다."

이수현과 박준호는 서로를 바라봤다. 13년의 시간이 그들 사이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당신은 왜 이것을 조사했습니까?"

박준호가 물었다.

"당신이 의심했기 때문입니다."

이수현이 대답했다. "당신의 확신이 흔들렸고, 그것이 제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당신이 진실을 찾으려 한다면, 저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박준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당신을 죽음으로 몬 것은 제 판단이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까요?"

"진실을 밝히세요.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이수현이 박준호에게 손을 내밀었다. 박준호가 그것을 잡았다.

그들은 함께 법원 기록실로 향했다. 새벽 1시 30분. 법원 기록실에는 13년 전의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진실은 모든 것을 바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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