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인천항 사무소의 등불이 흔들렸다.

오토 슈미트가 문을 밀고 들어왔을 때, 이준석의 손가락은 셋만 남아 있었다. 엄지와 검지, 중지. 나머지는 반투명한 유령처럼 흐릿해져 있었고, 손목 너머로는 피부가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심장은 두 개의 리듬으로 뛰고 있었다. 한 박자는 1875년의 약한 심장, 다른 한 박자는 1905년의 죽음 직전의 심장. 그 사이에서 이준석의 의식은 산산조각 났다.

슈미트의 일본식 경례는 조롱이었다. 그의 뒤에 선 세 명의 군인은 총을 들고 있지 않았지만, 손은 칼자루 위에 얹혀 있었다.

"결정하셨습니까?"

이준석은 책상 위 설계도에서 눈을 들지 않았다.

"군함입니까?"

"조선의 미래를 바꿀 군함입니다."

이준석의 목소리는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1875년 소년의 목과 1905년 죽음의 목이 겹쳐서 나오는 소리였다. 슈미트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쉽습니다. 설계도를 우리에게 넘기거나—"

그가 손을 들었다. 신호에 군인 중 한 명이 총을 들었다.

"—설계도와 함께 사라지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준석은 마침내 눈을 들었다. 슈미트의 얼굴은 명확했다. 감정이 없었다. 이것이 제국의 관리자들이 하는 일이었다. 감정 없이 인간을 도구로 취급하고, 도구가 쓸모없으면 버리는 것. 정확히 기계를 다루듯이.

"세 번째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설계도를 불태우는 것입니다."

슈미트의 손이 움직였다. 하지만 이준석은 이미 그 순간을 예측했다. 회귀의 진행이 깊어질수록, 미래의 죽음이 더 가까워질수록, 시간은 역으로 흘렀다. 그 틈에서 현재의 순간을 볼 수 있었다. 슈미트의 손이 칼자루를 향하는 그 동안, 이준석은 책상 위의 등불을 집었다.

설계도가 불에 닿았다.

종이는 천천히 타올랐다. 검은 선이 먼저 사라졌고, 그 다음 치수가 연기가 되어 날아올랐다. 축척, 보일러 규격, 스크류 프로펠러의 회전수—모든 것이 연기 속으로 사라졌다.

이준석의 손가락 셋이 더 반투명해졌다. 그 순간, 회귀의 진행이 한 단계 더 깊어졌다. 85%에서 88%로. 12일이 남았다.

"당신들이 원하던 것은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이준석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제 1905년의 죽음의 목소리였다. 쉰 목, 폐결핵 환자의 목.

"당신들이 원하던 것은 제가 필요한 순간까지 기술을 만들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술이 완성되는 순간, 당신들이 그것을 빼앗으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 기술은 없습니다."

"미친 자식."

슈미트가 칼을 뽑았다. 그 순간, 인천항 사무소의 문이 다시 열렸다.

박영효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뒤에 선 서른 명의 개화파 청년들이 칼을 들고 있었다. 경인선 공사 현장에서 모집한 청년들. 이준석을 보호하기 위해 밤새 모여든 자들이었다.

"이 사무소는 조선의 영토입니다."

박영효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당신이 일본 군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당신의 총이 조선의 칼보다 빠르지 못할 것입니다. 나가십시오."

슈미트는 설계도의 재를 바라봤다. 그 다음 이준석을 바라봤다. 마지막으로 박영효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에 처음으로 감정이 드러났다. 분노였다. 하지만 그것은 즉시 사라졌다. 기계처럼 신속하게 감정을 다시 저장했다.

"이 선택을 후회할 것입니다."

슈미트가 말했다. 그는 칼을 다시 집어넣고 돌아섰다. 그의 군인들이 따라갔다. 문이 닫혔다.

박영효가 이준석을 들어올렸다.

"미쳤습니다. 정말로 미쳤습니다."

박영효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보다 깊은 무언가가 있었다. 절망인지, 아니면 연민인지.

이준석의 몸이 의자에 내려앉았다. 그의 손은 설계도의 재를 향했다가 멈췄다. 검은 가루들. 그 속에는 조선의 미래가 타고 있었다. 또 다른 미래가 타고 있었다. 1905년에 죽기 직전에 본 그 미래. 조선이 멸망하고, 기술자가 죽는 미래.

손가락 없는 손이 재 위에서 떨렸다. 이준석은 그것을 치웠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까?"

이준석이 박영효를 마주봤다.

"네. 당신이 이 선택을 할 것이라는 것을."

박영효가 대답했다.

이준석은 박영효의 얼굴을 읽으려 했다. 그 눈에는 무엇이 있는가. 승리인가, 아니면 패배인가. 하지만 박영효의 표정은 둘도 아니었다. 오직 현실만 있었다. 냉정한 현실. 기술이 구하지 못하는 현실.

"당신은 왜 이 결정을 했습니까?"

박영효가 물었다.

"경인선을 기억하십니까?"

이준석이 역으로 물었다.

"네."

"그 철도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십니까?"

이준석이 일어섰다. 그의 몸은 거의 투명했지만, 움직임은 명확했다. 그는 창가로 걸어갔다.

"일본군이 그것을 점령했습니다. 제가 만든 철도로 일본군이 조선 내부로 침투합니다. 제 기술이 조선을 침략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박영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군함도 같을 것입니다."

이준석이 계속했다.

"완성되는 순간, 일본이 그것을 빼앗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군함으로 조선을 침략할 것입니다. 제 기술이 조선을 멸망시킬 것입니다. 30년을 늦게 깨달았습니다. 이번에는 다릅니다."

창밖으로 군함의 돛이 보였다. 일본 군함이었다. 세 척. 아니, 다섯 척. 밤하늘 아래 정박해 있었다. 그들은 며칠 전부터 있었다. 아무도 이준석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이 함선들이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조선의 항복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영효가 창밖을 바라봤다.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일본이 선제 공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영효가 중얼거렸다.

"어제 청에서 전보가 왔습니다. 일본이 조선의 무장화를 침략의 정당한 명분이라고 국제사회에 선언했다고. 당신의 경인선, 당신의 기술이 그 명분이 되었습니다. 일본은 '조선이 근대 무기를 갖추려 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선제적으로 조선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준석은 창밖의 함선을 바라봤다.

"기술이 조선을 구하지 못합니다."

이준석이 말했다.

"기술이 조선을 침략할 명분이 될 뿐입니다."

박영효가 이준석의 손을 잡았다. 그 손도 반투명했다.

"당신은 여전히 기술자입니다."

박영효가 말했다.

"하지만 기술자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 있습니다. 설계도를 은폐하는 것입니다. 완전하게."

이준석은 박영효를 바라봤다.

"어떻게 은폐합니까?"

"파괴합니다."

박영효가 대답했다.

"이미 한 장은 불탔습니다. 나머지도 같은 방식으로."

이준석이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손가락 없는 손이 떨렸다.

"그렇게 하면 제 30년의 노력이 모두 사라집니다."

"네. 사라집니다."

박영효가 인정했다.

"하지만 그것이 조선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준석은 박영효의 눈을 마주했다. 그 눈에는 질문이 있었다. 당신도 권력에 복종하는가. 당신도 결국 기술을 포기할 것인가. 당신의 30년은 정말 무의미한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침묵이었다.

그 순간, 한양에서 긴급 전보가 도착했다. 박영효가 그것을 받아 읽었다. 그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

"고종이 명성황후를 폐위하려는 쿠데타를 준비 중입니다. 오늘 밤 궁궐에서."

박영효가 중얼거렸다.

인천항의 밤이 밝아졌다. 폭발이었다. 아니, 신호탄이었다. 일본 군함에서 발사한 신호탄이 밤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침략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준석의 마지막 손가락도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엄지가 사라지고 있었다. 회귀의 진행이 90%에서 92%로 향하고 있었다. 10일이 남았다.

"저는 한양으로 가야 합니다."

이준석이 말했다.

"고종을 만나야 합니다."

박영효가 이준석의 팔을 잡았다.

"당신은 죽고 있습니다."

박영효가 말했다.

"네, 죽고 있습니다."

이준석이 대답했다.

"하지만 10일 동안 저는 무언가를 할 수 있습니다."

박영효가 다시 한양으로 가는 마차를 준비했다. 이준석은 그 마차에 올랐다. 그의 몸은 거의 투명했다. 손가락은 모두 사라졌고, 팔은 유령처럼 흐릿했으며, 얼굴도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마차가 인천항을 떠났다.

그 뒤로 일본 군함의 신호탄이 계속 밤하늘을 비추고 있었다.

---

마차의 바퀴가 자갯돌을 울린다. 인천에서 한양으로 향하는 야로(夜路)는 어둠 속에서도 익숙했다. 이준석은 창 밖의 풍경을 보지 않았다. 손가락 없는 손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자신의 팔뚝을 들었다가 내렸다. 반투명한 살갗 너머로 뼈가 희미하게 보였다.

92%.

회귀 진행도를 계산하는 것도 의미 없었다. 하지만 계산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다. 92%라는 숫자가 남은 시간을 말해주었다. 9일. 아니, 이제 8일 반쯤 되었을 것이다.

박영효가 마차에 탔고, 그 옆에는 이준석의 설계도 다섯 장을 담은 가죽 서류 봉투가 놓여 있었다. 박영효가 가끔 그것을 내려다봤다. 그의 눈빛은 애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준석은 가죽 봉투를 집었다. 손가락 없는 손으로 그것을 만졌다. 종이의 질감이 느껴졌다. 그 안에는 군함의 설계도, 철도의 개선도, 증기 펌프의 도면들이 들어 있었다. 미래의 기억. 30년의 노력. 그리고 이제 버려야 할 모든 것.

그의 손이 떨렸다. 설계도를 집었다가 내려놓았다. 다시 집었다가 내려놓았다. 손가락 없는 손이 종이를 움켜쥐려 했지만, 손가락이 없었다. 설계도는 자꾸만 떨어졌다.

"후회하십니까?"

박영효가 물었다.

이준석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설계도를 다시 내려놓았다. 손이 떨렸기 때문이었다. 아니, 손이 떨린 것이 아니라 마음이 떨렸다.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당신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까?"

이준석이 박영효를 마주봤다.

"제가 이 선택을 할 것이라는 것을."

"네."

박영효가 대답했다.

"당신의 눈을 봤을 때 알았습니다. 설계도를 들었을 때의 그 눈빛. 기술자의 눈이 아니었습니다. 조선의 민초의 눈이었습니다."

이준석은 박영효의 말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였다. 그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그 결정은 돌이킬 수 없었다.

"저는 기술자가 아니었습니다."

이준석이 중얼거렸다.

"저는 조선의 무기였습니다. 일본의 침략 명분이 되는 도구였습니다. 그것을 제가 이제 깨달았습니다."

마차가 한 번 크게 흔들렸다. 바퀴가 돌 위를 굴렀다. 이준석의 반투명한 몸이 옆으로 쏠렸다. 박영효가 손을 뻗어 잡았지만, 그 손도 반투명했다.

"고종께 뵐 때 무엇을 말씀할 겁니까?"

박영효가 물었다.

이준석은 창 밖을 바라봤다. 밤은 깊었고, 길은 끝이 없었다.

"국왕은 기술로 자신의 왕권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이준석이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기술은 권력을 강화하지 못합니다. 기술은 단지 권력자의 의지를 현실화할 뿐입니다. 권력이 부정의하면 기술도 부정의해집니다. 권력이 약하면 기술도 약해집니다. 경인선이 그 증거입니다."

"그렇다면 국왕께 기술을 포기하라고 말씀하실 겁니까?"

박영효가 물었다.

이준석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설계도 봉투를 다시 집었다. 손가락 없는 손으로 그것을 만졌다. 종이의 질감. 미래의 기억. 30년의 노력.

"국왕은 명성황후를 폐위하려 합니다."

박영효가 말했다.

"그것이 쿠데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쿠데타는 실패할 것입니다."

이준석이 대답했다.

"1905년의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고종은 명성황후를 폐위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명성황후는 을미사변에서 살해됩니다. 그 이후 조선은 완전히 일본의 손 안에 들어갑니다."

박영효의 얼굴이 경직되었다.

"그렇다면 고종의 쿠데타 시도는 일본에게 명분을 줍니다. 왕실 내 혼란을 핑계로 일본군을 더 깊숙이 끌어들이는 명분입니다."

이준석이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국왕께 무엇을 조언하실 겁니까?"

박영효가 물었다.

이준석은 설계도를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찢으려고 손을 올렸다. 손가락이 없었지만, 손가락이 있던 자리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환상의 손가락이었다. 1905년의 죽음 직전에 가지고 있던 손가락들이.

"기술을 권력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준석이 설계도를 다시 내려놓았다. 찢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설계도를 태웠습니다."

박영효가 말했다.

"네. 태웠습니다."

이준석이 인정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모순을 말씀하십니다. 기술을 권력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라고 하면서, 동시에 기술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기술 자체를 권력의 도구로 삼아서."

박영효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지 않았다. 오히려 슬펐다.

이준석은 박영효를 바라봤다. 그 눈에는 질문이 있었다. 당신도 권력에 복종하는가. 당신도 결국 기술을 포기할 것인가. 당신의 30년은 정말 무의미한가.

"네. 모순입니다."

이준석이 마침내 인정했다.

"하지만 모순이 현실입니다. 조선은 기술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조선은 기술을 악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왕권은 강화되어야 하고, 동시에 왕권은 제한되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동시에 일어나야 조선이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모순을 견디지 못합니다."

박영효는 이준석의 말을 받아들였다. 그의 얼굴에는 더 이상 질문이 없었다. 오직 현실만 있었다.

마차가 한양의 첫 번째 주막 근처에 도착했다. 밤은 깊었고, 하늘은 검었다. 별이 희미하게 떨어져 있었다.

이준석은 창 밖을 바라봤다. 설계도를 들었다. 그리고 손가락 없는 손으로 그것을 만졌다. 종이의 질감. 미래의 기억. 30년의 노력. 그리고 이제 버려야 할 모든 것.

손이 떨렸다.

"이것들을 어떻게 은폐할 겁니까?"

이준석이 박영효에게 물었다.

"불입니다."

박영효가 대답했다.

"하나씩 불태울 것입니다. 고종 알현 이후에. 조선이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될 때까지 이 기술들은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이준석은 설계도를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그것을 반복했다. 들었다가 내려놓고. 들었다가 내려놓고. 손가락이 없었기에 설계도는 계속 떨어졌다.

"당신의 30년이 사라집니다."

박영효가 말했다.

"네. 사라집니다."

이준석이 인정했다.

"하지만 조선이 산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말은 거짓이었다. 충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선택이었다.

그 순간, 한양의 방향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빠르고 거친 소리였다. 누군가 급히 내려오고 있었다.

박영효와 이준석은 마차 밖으로 나갔다. 말 위의 기수가 보였다. 궁궐의 시종이었다. 그는 박영효를 보자 갑자기 멈췄다.

"박영효 대인께서 계셨습니까?"

시종이 말했다.

"국왕께서 즉시 입궁하라고 명하셨습니다. 명성황후의 폐위 문제로 대신들을 소집하셨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박영효와 이준석은 눈을 맞췄다.

"이제 시작이군요."

이준석이 중얼거렸다.

"네. 이제 시작입니다."

박영효가 대답했다.

마차는 다시 움직였다. 이번엔 한양 궁궐을 향해서. 반투명한 기술자와 개화파 대신은 그 위에 나란히 앉았다. 설계도의 봉투는 박영효의 가슴 안에 품겨 있었다.

밤하늘의 별들이 흔들렸다. 아니, 별이 아니라 이준석의 시야였다. 회귀 진행이 93%에 다다르고 있었다. 7일 반이 남았다.

한양의 성문이 점점 가까워졌다. 그 안에서는 왕권을 둘러싼 최후의 싸움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궁궐 내 보수파는 명성황후의 권력 강화에 저항하고 있었고, 명성황후 자신은 고종의 쿠데타 시도를 알아채고 대비를 움직이고 있었다. 그 혼란 속에서 일본군은 더욱 깊숙이 들어올 것이었다.

이준석은 그 혼란 속에 기술자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궁궐 입장 직전, 그는 고종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 기술 포기를 선언할 것인가. 왕권 제한을 조언할 것인가. 아니면 궁궐 내 숨어 있는 일본 스파이를 고발할 것인가.

그것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오직 남은 시간 7일 반 동안 그 결정이 내려질 것이었다.

조선의 마지막 기술자는 이제 조선의 증인이 되려 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알 수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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