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출판사 서고는 어둠 속에 책들을 들었다. 천장의 형광등 하나가 깜빡거리며 불규칙한 리듬을 만들었고, 지은은 그 리듬에 맞춰 움직였다. 손가락이 파일 철에 걸렸다. 따끔한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검토 중'에서 '전달됨'으로.

상태 표시가 바뀌어 있었다.

지은의 손이 멈췄다. 심사 위원 간담회에서 본 원고—그 원고가 정말 자신의 것이었다면, 이 파일에 기록되어 있어야 했다. 그리고 기록이 있었다. 날짜도, 시간도, 그리고 상태 변화도.

2024년 3월 15일 오전 11시 47분. '제출됨'. 2024년 3월 15일 오후 2시 33분. '검토 중'. 2024년 3월 17일 오전 9시 12분. '전달됨'.

손가락이 마지막 항목에서 떨렸다. 누구에게? 어디로?

서고의 형광등이 또 깜빡거렸다. 지은은 파일을 들고 나왔다. 복도의 조명이 더 밝았고, 그 때문에 더 헷갈렸다. 박기준의 사무실 문이 닫혀 있었다. 노크를 했을 때 "들어와"라는 목소리가 나왔을 때, 지은은 자신의 심장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박기준은 모니터 화면을 보고 있었다. 지은이 들어온 것을 눈치챘지만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그 태도가 어느 때보다 명확해 보였다. 이미 뭔가를 알고 있다는 듯한 태도.

"원고가 전달됐다고 기록에 나와 있어요."

지은의 목소리는 평탄했다. 감정을 담을 여유가 없었다.

박기준이 그제야 화면에서 눈을 떼고 지은을 봤다. "그렇지."

"누구에게 전달했어요?"

"참고 자료로 심사 위원들에게."

지은은 문장을 세 번 반복해야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심사 위원들. 복수형. 그럼 준호도?

"심사 위원이 누구예요?"

박기준이 의자에 기댔다. 그의 표정에는 뭔가 이미 정해진 것 같은 무게감이 있었다. "그건 아직 공개되지 않았어. 문학제에서 공정성을 위해 심사 위원의 신분을 비공개로 하거든."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죠."

"당연하지."

지은은 더 물을 것이 없었다. 박기준은 말하지 않을 테니까. 그는 출판사의 경영진이고, 지은은 편집자일 뿐이었다. 그 위계는 명확했다. 지은은 돌아섰다.

"지은."

박기준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지은은 멈춰 섰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원고가 제대로 된 채널로 넘어갔다는 건 좋은 신호야. 아직 진행 중이니까."

그 말은 지은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진행 중이라는 것은, 뭔가가 준비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 뭔가가 준호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사무실로 돌아온 지은은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문학제 공식 사이트에 접속했다. 심사 위원 명단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심사 대상 작품 목록은 있었다. 지은은 검색창에 자신의 이름을 입력했다.

'지은 작가'

화면에 목록이 떴다. 다섯 개의 작품. 그 중 하나가 '3월의 손가락'이었다.

손가락이 떨렸다. 정말로 떨렸다. 핸드폰을 들 수 없을 정도로.

화면이 흔들렸다. 지은은 의자에 앉았다. 가슴이 철렁내려갔다. 그 사이로 뭔가가 들어왔다. 준호의 목소리. "당신의 시를 이미 알고 있다."

알고 있었단 말인가. 3년 동안?

라테 카페의 벽이 떠올랐다. 손글씨로 옮겨진 자신의 시. 현정이 말했던 말. "누군가가 이 시가 신성하다고 했어. 세상에 나가기 전에 누군가의 눈에는 닿아야 한다고."

지은은 일어섰다. 다리가 불안정했다.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미라에게 전화를 걸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할 말이 없었다. 그냥 가야 했다. 어디로든.

라테 카페에 도착했을 때 해는 이미 기울어 있었다. 카페의 벽에 붙은 시들이 주황색 빛에 물들어 있었다. 지은의 시 '3월의 손가락'도 그 빛 속에 있었다.

"다시 봤어?"

현정이 카운터에서 나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이미 뭔가를 알고 있다는 표정이 있었다.

"그 사람이 누구예요?"

지은의 목소리는 낮았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현정은 대답하지 않고 지은의 눈을 봤다. 그 시선 속에서 뭔가가 읽혔다. 이미 알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맞다는 것.

"너무 많이 봐왔어."

현정이 말했다. 직접적인 대답은 아니었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3년을?"

"그렇지."

지은은 벽의 시를 봤다. 자신의 글이 다른 누군가의 손에 의해 정성스럽게 옮겨져 있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누군가의 마음을 담고 있었다. 그 마음이 누구의 것인지 이제 알 것 같았다.

"준호가?"

현정이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 침묵 자체가 대답이었다.

지은의 손이 벽에 닿았다. 시의 글씨 위로. 종이는 차갑고, 글씨는 따뜻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3년을 기다린다는 게.

"그 사람이 이렇게까지?"

"응. 한 달에 한 번씩. 네 시가 새로 나올 때마다."

지은은 카페를 봤다. 벽의 다른 시들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시만 보였다. 자신의 시 주변 공간만 밝게 보였다.

"나 거절당했어. 여섯 번이나."

"알아."

"그 사람도 알아?"

현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은은 벽에서 손을 떼고 카페를 나왔다. 거리에서 핸드폰을 다시 꺼냈다. 문학제 심사 위원 명단을 다시 확인했다.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그 명단에 누가 있을지는 알 것 같았다.

그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미라였다.

"지은, 너 지금 뭐 해?"

"집 가는 길."

"아, 그런데... 말인데."

미라의 목소리가 조심스러워졌다.

"심사 위원 중에 준호 시인이 있어. 그리고 그 사람이 너의 시에 대해서 뭔가 특별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정확히는 모르지만, 출판사 채널을 통해 그런 신호가 왔어."

지은은 대답하지 못했다.

"조심해. 알겠지? 심사의 공정성 때문에 그 사람과 직접 대면하는 건 피해야 해."

여전히 침묵.

"지은?"

"알았어."

지은은 전화를 끊었다. 거리의 바람이 불었다. 핸드폰 화면이 흔들렸다. 그 안에는 문학제 심사 대상 작품 목록이 있었고, 그 목록 속에는 자신의 시가 있었고, 그 시를 보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이제 확실했다.

준호.

3년 동안 자신의 시를 본 사람.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던 사람. 그런데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계속 봐왔다.

지은은 거리 한복판에서 멈춰 섰다. 사람들이 옆으로 지나갔다. 누구도 그녀를 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핸드폰 화면 속에서만 존재했다. 그리고 그 화면 속에는 준호의 이름이 있었다.

심사 위원. 이준호.

그 이름을 보고 있는데, 지은의 눈이 따뜻해졌다. 눈물이 아니었다. 뭔가 더 복잡한 감정이었다. 오해와 진실이 섞여 있는 감정. 미안함과 그리움이 교차하는 감정.

"3년은 꽤 긴 시간이지."

준호가 문학제에서 한 말이 다시 들렸다. 그제야 그 말의 무게를 이해했다.

거리의 바람이 또 불었다. 이번엔 지은도 함께 움직였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모르겠다. 오직 한 가지만 알 뿐이었다.

자신이 얼마나 크게 오해했는지. 그리고 그 오해 때문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빼앗겼는지.

# 원고의 궤적

지은은 출판사 서고로 향했다. 문학의 집 건물 지하 2층. 형광등 아래 책장들이 미로를 이루는 공간. 여기라면 원고 제출 기록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서고 담당자 김 과장은 지은을 보고 놀랐다. "편집자님이 이 시간에?"

"원고 하나 확인하고 싶은데요."

지은은 자신의 이름과 작품명을 말했다. 『3월의 손가락』. 6개월 전에 제출한 시집.

김 과장은 컴퓨터를 켰다. 화면이 밝혀졌다. 지은은 그 화면을 들여다봤다. 원고 상태 기록이 떴다.

접수 → 검토 중 → 거절 (1차) 접수 → 검토 중 → 거절 (2차) 접수 → 검토 중 → 거절 (3차)

반복되는 패턴. 그런데 가장 최근 항목이 달랐다.

접수 → 검토 중 → **전달됨** (최근)

"어? 이건..."

지은의 손가락이 화면에 가까워졌다.

"전달됨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요. 누구한테 전달됐죠?"

김 과장은 기록을 더 내려 스크롤했다. "아, 이건 박 이사가 직접 처리한 것 같은데요. 메모가... 여기 있네요. '심사 위원 참고 자료로 제공'이라고 되어 있어요."

지은의 호흡이 가빠졌다.

"심사 위원? 어느 심사 위원이죠?"

"이건 메모에 안 나와 있네요. 박 이사한테 직접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지은은 이미 서고를 나가고 있었다.

박기준 이사의 사무실은 3층에 있었다. 유리 벽으로 된 공간. 그 안에서 박기준은 모니터 화면을 보고 있었다. 지은이 문을 두드렸을 때 그는 고개를 들었다. 반갑지 않은 표정이었다.

"지은. 뭔가?"

"제 원고 건데요."

지은은 의자에 앉지 않고 섰다.

"『3월의 손가락』. 이 원고를 누구한테 전달하셨어요?"

박기준의 표정이 굳었다. 한 순간의 침묵이 흐렸다.

"그건..."

"서고 기록에 '심사 위원 참고 자료로 제공'이라고 되어 있어요."

박기준은 모니터를 끄고 지은을 봤다. 그 눈빛은 '이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지은, 너도 알겠지. 심사의 공정성 때문에 심사 위원의 신원이나 심사 과정은 공개될 수 없어. 그건 규칙이야."

"그럼 제 원고는?"

"제대로 된 채널로 넘어갔어. 그 이상은 말할 수 없다."

지은은 박기준의 책상 위를 봤다. 여러 문서들이 쌓여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문학제 심사 위원 명단이었다.

"그거 저한테 보여줄 수 있어요?"

"안 돼."

박기준은 명단을 재빨리 책상 아래 서랍에 밀어 넣었다.

"규칙이야, 지은."

지은은 박기준의 사무실을 나왔다. 그 대신 복도에서 미라를 붙잡았다. 미라는 커피를 들고 있었다.

"미라, 심사 위원 명단 어디서 볼 수 있어?"

미라는 커피를 마시다 멈췄다. "뭐? 왜?"

"그냥... 궁금해서."

"지은, 그건 공개 안 해. 심사 결과 나올 때까지."

"온라인에 올라와 있지 않아?"

미라는 지은의 얼굴을 봤다. 뭔가를 직감한 것 같았다.

"문학제 공식 사이트. 심사 위원 소개 페이지. 거기 가면 있어."

지은은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갔다. 모니터를 켰다. 손가락이 마우스를 움직였다. 문학제 공식 홈페이지. 심사 위원 소개 페이지.

그 페이지를 열었을 때, 세상이 멈췄다.

**심사 위원 명단**

**시 부문 심사위원**

이준호 (시인, 문학평론가) - 저서: 『침묵 속의 말』 『봄날의 거리』 외 다수 - 문학상 수상 경력: 한국 시인상, 미당 시문학상 - 소개: 섬세한 감정의 결을 읽어내는 능력으로 정평이 있으며, 신진 작가 발굴에 적극적인 평론가.

**심사 대상 작품 목록 (시 부문)**

「3월의 손가락」 - 작가명 미공개 「봄날의 편지」 - 작가명 미공개 「그리움의 형태」 - 작가명 미공개 (중략)

지은의 손이 떨렸다. 마우스를 떨어뜨렸다.

준호.

심사 위원. 이준호.

그리고 자신의 시. 「3월의 손가락」.

화면 속 글자들이 흔들렸다. 지은의 눈이 아니라 손이 떨리고 있었다. 마우스를 다시 집었다. 심사 대상 작품 목록을 다시 봤다. 자신의 시 제목이 정말 거기 있었다.

거절당한 시. 여섯 번이나 거절당한 시. 누군가의 손으로 카페 벽에 붙여진 시.

그 시가 지금 준호의 손에 있다.

지은은 자신의 책상에서 일어섰다.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복도를 걸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내려갔다. 거리로 나갔다.

손가락이 여전히 떨렸다.

라테 카페. 지은은 다시 그 공간으로 들어갔다. 현정이 카운터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었다. 그녀를 보고 한 걸음이 멈췄다.

"현정."

현정은 고개를 들었다. 지은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녀의 손가락도 함께 멈췄다.

"뭐... 뭐가 됐어?"

"그 사람 누구야."

이번엔 질문이 아니라 명령에 가까웠다.

현정은 커피를 내려놓고 지은에게 다가왔다. 벽의 시를 함께 봤다. 「3월의 손가락」. 손글씨로 옮겨 쓴 시.

"왜 자꾸만 물어?"

"답해줘. 제발."

현정은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여전히 입을 다물었다. 대신 그녀의 눈이 말했다. 이미 알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맞다는 것.

"너무 많이 봐왔어."

현정이 말했다. 직접적인 대답은 아니었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3년을?"

"그렇지."

지은은 벽의 시를 봤다. 자신의 글이 다른 누군가의 손에 의해 정성스럽게 옮겨져 있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누군가의 마음을 담고 있었다. 그 마음이 누구의 것인지 이제 알 것 같았다.

"준호가?"

현정이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 침묵 자체가 대답이었다.

지은의 손이 벽에 닿았다. 시의 글씨 위로. 종이는 차갑고, 글씨는 따뜻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3년을 기다린다는 게.

"그 사람이 이렇게까지?"

"응. 한 달에 한 번씩. 네 시가 새로 나올 때마다."

지은은 카페를 봤다. 벽의 다른 시들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시만 보였다. 자신의 시 주변 공간만 밝게 보였다.

"나 거절당했어. 여섯 번이나."

"알아."

"그 사람도 알아?"

현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

지은은 벽에서 손을 떼고 카페를 나왔다. 거리에서 핸드폰을 다시 꺼냈다. 문학제 심사 위원 명단을 다시 확인했다.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그 명단에 누가 있을지는 알 것 같았다.

준호.

그리고 자신의 시.

그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미라였다.

"지은, 너 지금 뭐 해?"

"집 가는 길."

"아, 그런데... 말인데."

미라의 목소리가 조심스러워졌다.

"심사 위원 중에 준호 시인이 있어. 그리고 그 사람이 너의 시에 대해서 뭔가 특별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정확히는 모르지만, 출판사 채널을 통해 그런 신호가 왔어."

지은은 대답하지 못했다.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조심해. 알겠지? 심사의 공정성 때문에 그 사람과 직접 대면하는 건 피해야 해."

여전히 침묵.

"지은?"

"알았어."

지은은 전화를 끊었다. 거리의 바람이 불었다. 핸드폰 화면이 흔들렸다. 그 안에는 문학제 심사 대상 작품 목록이 있었고, 그 목록 속에는 자신의 시가 있었고, 그 시를 보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이제 확실했다.

준호.

3년 동안 자신의 시를 본 사람.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던 사람. 그런데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계속 봐왔다.

지은은 거리 한복판에서 멈춰 섰다. 사람들이 옆으로 지나갔다. 누구도 그녀를 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핸드폰 화면 속에서만 존재했다. 그리고 그 화면 속에는 준호의 이름이 있었다.

심사 위원. 이준호.

그 이름을 보고 있는데, 지은의 눈이 따뜻해졌다. 눈물이 아니었다. 뭔가 더 복잡한 감정이었다. 오해와 진실이 섞여 있는 감정. 미안함과 그리움이 교차하는 감정.

"3년은 꽤 긴 시간이지."

준호가 문학제에서 한 말이 다시 들렸다. 그제야 그 말의 무게를 이해했다. 3년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었다. 3년은 누군가가 당신을 기다린다는 뜻이었다. 3년은 당신의 시를 계속 본다는 뜻이었다. 3년은 당신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자신은 3년을 버림으로 채웠다.

거리의 바람이 또 불었다. 이번엔 지은도 함께 움직였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모르겠다. 오직 한 가지만 알 뿐이었다.

자신이 얼마나 크게 오해했는지. 그리고 그 오해 때문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빼앗겼는지.

지은의 손가락이 핸드폰 화면 위에서 멈췄다. 준호의 이름. 자신의 시 제목. 그 두 가지가 같은 페이지에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되기로 정해진 것처럼.

그 순간, 또 다른 메시지가 울렸다.

**박기준 이사: 지은, 원고 관련해서 이야기할 게 있어. 내일 아침 사무실에서 보자. 중요한 거야.**

손가락이 떨렸다. 이번엔 추위 때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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