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정의 회복
밤 11시 59분, 기숙사 복도.
카인의 방 문 앞에서 루벨이 멈췄다. 손가락이 초인종을 누르려던 찰나, 복도의 모서리에서 아론이 나타났다.
"어?"
루벨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론은 숨을 고르지 못한 채 루벨과 마주쳤다. 그 짧은 순간, 루벨은 아론을 스캔했다—랭킹 중위권, 일반 학생, 무해함. 루벨은 고개를 돌려 다시 카인의 방 문을 봤다. 초인종을 누르지 않았다.
루벨이 돌아섰다. 복도를 가로질러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아론은 그의 뒷모습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가, 카인의 방 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카인."
아론이 문을 두드렸다. 노크가 아닌 거의 주먹에 가까운 강도였다.
문이 열렸다.
카인은 이미 깨어 있었다. 안경을 쓰고 있었고,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있었다. 아론은 그 표정을 처음 봤다. 카인이 그렇게 심각해 보인 적이 없었다.
"들어와."
카인이 물러섰다. 아론은 방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혔다.
"뭐야. 넌 왜 이래?"
아론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물음표가 아니라 느낌표에 가까웠다. "넌 뭔가 숨기고 있어. 확실해. 지난 며칠 동안 넌... 다르거든."
카인은 침대 끝에 앉았다. 아론은 그대로 섰다.
"내가 물었잖아. 넌 왜 항상 뒤에만 있냐고? 왜 아무 말도 안 하고, 왜 혼자만 뭔가 알고 있는 것처럼 굴어?"
아론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것은 분노였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상처가 있었다.
"넌 내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넌 날 밀어냈어. 자꾸만. 그리고 세라한테는... 세라한테는 뭔가 다르게 대해. 왜?"
침묵이 흐렸다. 카인이 안경을 벗었다. 안경알이 반짝였다. 그 순간 아론은 카인의 눈을 봤다. 그 눈에는 두려움과 결연함이 함께 있었다.
"난 이 학교를 부수고 싶어."
카인이 말했다.
아론이 움찔했다.
"정확히는, 이 학교의 부정부패를 폭로하고 싶어. 루벨이 뭘 하는지 알고 있어. 교감이 뭘 하는지도. 엘리트들이 우리 같은 일반 학생들한테 어떤 짓을 하는지도."
카인이 일어섰다. 안경을 다시 썼다. 렌즈 뒤의 눈동자가 선명해졌다.
"난 혼자서 이걸 할 수 없었어. 그래서 세라를 찾았어. 세라는 엘리트지만, 그것도 깨닫고 있었거든. 뭔가 이상하다는 걸. 그런데 넌... 넌 다르야."
"다르다니?"
"넌 내 친구니까. 그리고 넌 똑똑해. 가장 중요한 건, 넌 이 부정부패의 피해자야. 우리 모두처럼."
아론의 얼굴이 굳었다. 카인의 말은 단순했지만, 그 무게는 컸다.
"난 널 밀어냈어. 이 일에 말려들게 할 수 없었으니까. 너무 위험했거든. 그런데 루벨이 이 기숙사에 온 거... 넌 봤어?"
아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루벨은 날 찾고 있어. 왜냐하면 난 봤거든. 루벨이 교감이랑 뭘 하는지. 그 증거를 가지고 있어."
카인이 잠깐 말을 끊었다. 결정하는 순간이었다. 아론이 알아야 할 진실과 알면 안 될 진실 사이에서.
"난 이 학교의 시스템 밖에 있어. 추적당하지 않는 위치에."
아론이 눈을 떴다.
"그게... 뭐 하는 짓이야?"
"버그야. 입시에 떨어졌는데 우연히 입학 명부에 올랐어. 그리고 시스템이 날 NPC로 등록했어. 배경 요소로. 그래서 난 아무도 모르게 움직일 수 있어. 그리고 이 부정부패를 기록할 수 있어."
아론이 한 발 물러섰다. 그의 입이 벌어졌다가 닫혔다.
"그럼 넌... 진짜 학생이 아니야?"
"기술적으로는 학생이야. 하지만 시스템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거지. 그래서 위험해. 들키면 시스템이 날 삭제할 거야."
아론이 침대에 앉았다. 무릎이 약해진 듯했다. 한참 침묵이 이어졌다. 카인의 고백은 아론의 세계를 흔들었다.
"왜 날 말했어? 이렇게... 위험한 걸."
아론의 목소리는 낮았다. 상처와 분노가 섞여 있었다.
"왜냐하면 넌 내 친구고, 이 모든 게 너의 탓이 아니었거든."
카인이 앞으로 한 발 나섰다.
"난 항상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어. 왜 나만 못하는지, 왜 루벨은 저렇게 잘하는데 나는 이 정도인지."
아론이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런데 그게 내 탓이 아니었어?"
"그래. 넌 충분히 잘했어. 단지 공정한 경쟁을 한 게 아니었을 뿐이야."
카인의 말이 아론의 가슴에 박혔다. 오랫동안 자책해 온 것들이 한순간에 뒤집혔다. 그것은 분노이기도 했고, 해방이기도 했다.
아론이 일어섰다. 그의 얼굴에는 결연함이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여전히 흔들림이 있었다.
"나도 도와줄 게 있어?"
카인이 깜짝 놀랐다.
"뭐?"
"나도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어? 이거... 부정부패를 폭로하는 데 말이야."
아론의 목소리에는 이제 확신이 담겨 있었다. 배신감은 사라지고, 공동의 목표를 향한 결의만 남았다.
카인의 입가에 작은 웃음이 떠올랐다.
"있어. 있는데..."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세라였다. 메시지는 짧았다.
—준비 완료. 기숙사 옥상. 지금.
카인이 아론을 봤다.
"어디 가?"
"옥상. 세라를 만나러."
"나도 갈래."
아론이 이미 방으로 향했다. 카인은 아론을 따라갔다.
기숙사 옥상은 밤바람이 차가웠다. 서쪽으로 메인 타워가 보였다. 세라는 이미 거기 서 있었다. 손에 작은 영상 수신기가 들려 있었다.
"아론?"
세라가 놀랐다.
"아론이 우리 팀에 합류했어," 카인이 설명했다.
세라는 아론을 재평가하는 눈으로 봤다. 그 후 고개를 끄덕였다. 신뢰의 신호였다.
"시간이 없어. 밤 12시 30분에 루벨과 교감이 거래실에서 만나기로 했어. 내가 카메라를 거래실에 설치했어. 지금 신호를 받고 있어."
세라가 수신기를 들었다. 작은 모니터 화면에 거래실의 입구가 보였다. 텅 빈 회색 복도.
"몇 분 남았어?"
"5분."
카인이 손가락을 세며 시간을 맞췄다. 그의 시스템 알림이 울렸다.
—격리 상태 해제까지 6시간 47분 58초
카인은 눈을 떴다.
"거래가 기록되면, 우린 노엘에게 간다. 그리고 오후 3시에 이것들을 학생회에 제출해. 그럼 끝이야. 시스템 조작이 적발되고, 엘리트들이 강제 퇴학당하고, 교감은 체포될 거야."
아론이 물었다.
"그럼 넌? 넌 어떻게 돼?"
카인이 대답하려던 찰나, 수신기의 화면이 변했다.
누군가가 거래실 문을 열었다. 루벨이 들어왔다. 그 뒤에 교감이 따라왔다. 둘은 문을 닫고 깊은 대화를 시작했다. 음성이 수신기로 전달됐다.
"—이번 달 성적 조작도 끝났고, 세라는 충분히 약화시켰다. 이제 나만 남으면 된다."
루벨의 목소리였다.
"좋다. 넌 이미 충분히 성공했다. 졸업 후 학벌도 보장되고, 취업도 우리 쪽에서 책임지겠다."
교감의 목소리가 깔렸다.
"감사합니다."
루벨이 절했다.
세라가 화면을 녹화하기 시작했다. 아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자신이 경험한 모든 불공정이 이 영상 속에 담겨 있었다.
그 순간.
거래실 문이 다시 열렸다.
학생회장 노엘이 들어왔다.
카인, 세라, 아론의 호흡이 멈췄다.
"뭐야? 노엘이가?"
아론이 중얼거렸다.
노엘의 입이 움직였다.
"교감님. 이 거래실에서 뭘 하고 계신 거죠?"
세라의 손이 떨렸다. 수신기 화면 속 노엘은 거래실 중앙에 서서 루벨과 교감을 번갈아 봤다. 교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학생회장이 여기를..."
교감이 말을 잇지 못했다. 루벨은 즉시 표정을 정돈했다. 그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노엘 학생회장. 늦은 밤에 뭐 하시는 건가요?"
루벨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마치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저도 궁금한데요. 교감님과 학생이 밤중에 거래실에서 뭘 하는 거예요?"
노엘의 목소리는 차갑고 명확했다. 그는 의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의심은 정당했다.
기숙사 옥상에서 카인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게... 뭐야?"
아론이 중얼거렸다.
"노엘이가 뭐 하는 거야?"
세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면을 향해 손가락을 모았다. 녹화는 계속됐다.
거래실 화면 속에서 교감이 움직였다.
"이건 단순한 진학 상담이야. 루벨이 해외 대학 진학에 대해 궁금해해서..."
"진학 상담이면 낮에 학생지도실에서 하지, 왜 밤중에 거래실 같은 곳에서 합니까?"
노엘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거래실이라는 이름 자체가 이상하잖아요. 학생회장으로서 학원 시설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이런 공간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그 위치도 이상했고요."
노엘의 의심은 정당했다. 그는 학생회장으로서 학원의 모든 시설을 파악해야 했고, 이 거래실은 공식 기록에 없는 공간이었다. 며칠 전부터 그는 학원 곳곳의 불법 신호를 감지했다. 누군가 은폐된 공간에서 비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노엘은 그 신호의 출처를 추적했고, 결국 이 거래실에 도달한 것이다.
루벨이 개입했다.
"노엘, 너무 의심이 많은 거 아닌가? 우린 그냥 조용한 곳에서 얘기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렇다면 이걸 설명해 주세요."
노엘이 손을 들었다. 그의 손에는 작은 기계 장치가 들려 있었다.
카인의 눈이 커졌다.
"카메라?"
세라의 얼굴이 굳었다.
화면 속 노엘이 계속했다.
"제 스마트폰에 불법 신호가 감지됐어요. 누군가 거래실에서 실시간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는 신호요. 그래서 신호를 역추적해서 이 공간을 찾아왔고, 직접 확인해 보니까 여기 있네요."
노엘이 천장을 가리켰다. 거기엔 세라가 설치한 초소형 카메라가 숨겨져 있었다.
세라가 수신기를 내렸다.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이게... 뭐야..."
카인이 빠르게 생각했다. 매우 빠르게.
노엘은 학생회장이다. 공식적으로는 교감의 감시 기구지만, 그는 진정으로 공정성을 원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노엘이 카메라를 발견한 건...
'우연이 아니야. 노엘이 뭔가를 의심하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직접 조사하러 온 거고.'
카인은 깨달았다. 노엘도 이 학교의 부정부패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밝히려고 했던 것이다. 단지 방법이 다를 뿐.
화면 속에서 교감이 일어섰다. 그의 얼굴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차분함은 사라지고, 광기만 남았다.
"그 카메라를 내려놓아."
교감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학생회장이니까 용서할 테니까. 지금 당장 내려놓고, 아무도 말하지 마."
"말씀이 안 되네요."
노엘이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이 영상이 뭔지 확인하고, 학생회에 보고하겠습니다. 그게 제 역할이고, 제 의무예요."
루벨이 움직였다. 그는 노엘 앞에 섰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있었지만, 눈은 차가웠다.
"노엘. 넌 똑똑한 학생회장이잖아. 이 상황이 뭔지 이해하겠지?"
"이해하고 싶지 않습니다."
노엘이 대답했다.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드는 게 내 역할이고, 그걸 위반하는 건 적발하는 게 내 의무예요."
"그렇다면..."
루벨이 노엘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 한 순간의 움직임으로 노엘의 몸을 돌렸다. 루벨의 팔이 노엘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노엘은 저항했지만, 루벨의 힘에 밀렸다. 이것이 증거를 없애기 위한 루벨의 선택이었다.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루벨은 주저 없이 폭력을 택했다.
기숙사 옥상에서 카인이 일어섰다.
"세라, 지금 뭐 하고 있어?"
"영상... 여전히 녹화 중이야."
"노엘이를 돕는 거야. 지금 내가 가야..."
"아니야!"
세라가 카인의 팔을 잡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카인의 소매를 움켜쥐었다.
"너는 절대 들키면 안 돼. 너는 NPC야. 카메라에 잡히는 순간 게임 오버야."
"그럼 노엘이는?"
"노엘이는 학생회장이고, 공식적으로 거기 있을 이유가 있어. 하지만 넌..."
카인이 세라의 눈을 봤다. 그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카인은 이미 결정했다.
"내가 가야 해. 지금."
카인이 세라의 손을 풀었다.
"증거가 있으니까. 영상이 있으니까. 그리고 내가 아니면 노엘이가 죽어."
"뭔 소리야! 너는..."
카인은 이미 옥상 계단으로 향했다. 아론이 따라왔다.
"카인! 기다려!"
"아론, 너는 여기 있어. 일반 학생들의 증언을 모으는 거 기억하지? 지금부터 시작해. 모든 학생에게 연락해. 엘리트들의 차별을 당한 적이 있는지 물어봐. 그 증언들이 필요해."
"너는 뭐 하는 건데?"
"거래실로 간다."
카인이 계단을 내려가며 말했다.
메인 타워 지하 2층. 거래실 앞 복도는 조용했다. 카인은 문 앞에 섰다.
카인은 깊게 숨을 쉬었다. 지금부터의 행동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몸이 서서히 반투명해지기 시작했다. NPC의 특수 상태였다. 이것은 아직 사용해본 적 없는 NPC 권한이었다. 시스템 감시가 없는 상태에서, 그는 투명화 능력을 발동할 수 있었다. 다만 이 능력이 발동되는 순간, 시스템 삭제 카운트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이것이 그의 대가였다.
—격리 상태 해제까지 6시간 12분 33초
카인은 문을 열었다.
노엘은 루벨에게 제압당하고 있었다. 루벨의 팔이 노엘의 목을 조였다. 노엘의 얼굴은 창백했고, 숨이 끊어져 가고 있었다.
"미안해. 너는 좋은 학생인데, 잘못된 선택을 했어."
루벨이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감정이 없었다. 마치 기계처럼.
"저... 놔..."
노엘이 숨을 쉬지 못했다.
교감은 카메라를 내렸다. 그의 손가락이 화면을 터치하고 있었다. 모든 증거를 삭제하려는 의도였다.
"시스템, 이 거래실의 영상 기록을 초기화해. 모든 데이터를 삭제한다."
교감의 목소리가 명령조처럼 울렸다.
카인이 움직였다.
그는 루벨 뒤로 돌아갔다. 투명한 몸으로. 그리고 루벨의 팔을 걷어냈다.
"뭐야!"
루벨이 돌아봤다. 하지만 거기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카인의 몸은 완전히 투명해져 있었다. 다만 루벨을 밀어낸 힘만 남아 있었다.
루벨이 넘어졌다. 노엘이 숨을 쉬기 시작했다. 그는 바닥에 쓰러져 목을 어루만졌다. 창백한 목에 붉은 자국이 선명했다. 공포와 감사가 뒤섞인 눈으로 노엘은 자신을 구한 무언가를 감지했다. 숨을 고르려 애쓰며, 그는 자신의 의무가 옳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교감이 카인을 봤다. 아니, 봤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공기가 움직였다.
"시스템... 뭐가..."
교감이 중얼거렸다.
그 순간, 카인의 목소리가 거래실 전체에 울렸다.
"시스템 초기화 중단."
카인은 교감의 손에서 단말기를 빼앗았다. 교감은 손을 허공에서 휘었다.
"뭐야... 뭐야!"
카인이 단말기를 조작했다. 그는 NPC 권한으로 시스템에 접근했다. 현재 실행 중인 데이터 초기화 명령을 중단시키는 것이었다. NPC는 시스템 추적이 없기에 일반 사용자 권한으로는 접근 불가능한 영역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 틈새로 카인은 명령 실행을 역으로 중지시켰다.
—격리 상태 해제까지 6시간 12분 33초
카운트가 멈췄다. 그리고 역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격리 상태 해제까지 6시간 13분 00초
카인의 몸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반투명한 윤곽이 선명해졌다. 안경을 쓴 얼굴이 드러났다.
루벨이 일어났다. 그의 눈은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너... 너 뭐야?"
카인이 루벨을 봤다. 그의 눈빛은 차가웠다.
"난 뒤에 있던 놈이야. 넌 앞에서 거짓말을 했고, 난 뒤에서 진실을 봤어."
카인이 노엘을 도왔다. 노엘은 천천히 일어섰다.
"괜찮아?"
노엘이 목을 만졌다. 그의 목에는 이미 붉은 자국이 선명했다.
"너는... 학생 맞아?"
"그런 셈이야. 그리고 넌 옳은 일을 했어."
카인이 대답했다. 그는 교감을 봤다. 교감의 얼굴은 완전히 창백해져 있었다. 우월감은 사라지고, 공포만 남았다.
"당신은 끝났어. 모든 증거가 있고, 모든 학생이 알게 될 거야."
교감은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루벨은 여전히 카인을 바라봤다. 그의 얼굴에는 이제 절망이 드리워져 있었다. 자신이 이겨야 할 상대가 처음부터 다른 차원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가 계획하고 조작한 모든 것이 이미 누군가에 의해 관찰되고 있었다. 그 누군가는 시스템 밖에 있었다.
카인이 거래실을 나갔다. 뒤에서 루벨의 절망한 목소리가 들렸다.
"카인... 너... 뭐야!"
메인 타워 복도. 카인은 걸음을 멈췄다.
그의 시스템 알림이 울렸다.
—경고: 비인가 데이터 감지. 사용자 카인 격리 상태 종료. 재분류 진행 중.
그리고 바로 이어 또 다른 알림이 들었다.
—긴급 공지: 시스템 이상 감지. 모든 플레이어에게 알림 발송 중.
카인의 정체가 노출되기 시작했다. 시스템이 모든 학생의 단말기에 메시지를 보냈다.
—주의: 비정상 데이터 카인이 시스템 조작을 시도했습니다. 즉시 보안 팀에 신고하세요.
아카데미 전체가 요동쳤다.
그 순간, 카인의 어깨에 손이 얹혀졌다.
세라였다.
"우리 가야 해. 지금."
카인은 세라를 따라갔다. 뒤에서 루벨의 비명이 들렸다.
"누군가 잡아! 저 놈을 잡아!"
하지만 너무 늦었다.
모든 증거는 이미 학생회에 도착해 있었다. 아론은 옥상에서 모든 학생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증언 수집의 첫 번째 연락이었다. 배신감에서 사명감으로 변한 그의 마음으로, 아론은 이제 카인의 동료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