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직, 지지직-!
공간이 찢어지는 파열음이 아카데미 본관 로비를 강타한다.
시커먼 마기가 소용돌이치며 허공을 억지로 벌렸다. 붉은 번개가 파지직 사방으로 튀고, 이내 불길한 보라색 광용을 뿜어내는 '강습 워프 포탈'이 완성된다.
"꺄아악!" "포, 포탈?! 왜 본관 로비 한가운데에 마계 게이트가 열리는 거야?!"
야간 실습을 준비하던 생도들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하지만 도망칠 틈도 없이, 포탈 안쪽에서 대지를 울리는 둔탁한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쿠구구구궁-!
나타난 것은 온몸이 날카로운 뼈 가시로 뒤덮인 맹수 형상의 괴수. 마계에서도 흉폭하기로 소문난 중급 마수, '가시 등껍질 하운드'다.
크아아아아앙-!
귀를 찢는 포효에 등급이 낮은 생도들은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아카데미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하지만 도망치는 인파 속에서, 당신의 눈동자만큼은 매우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공포는커녕, 눈앞에 들이밀어진 시스템 창을 보며 입맛을 다실 뿐이다.
[실시간 돌발 퀘스트 발생!] - 퀘스트명: 밤을 가르는 침입자들 - 난이도: A- - 목표: 난입한 '가시 등껍질 하운드' 및 마수 무리를 섬멸하라. - 권장 레벨: Lv.45 이상 - 클리어 보상: ┌──────────────────────────────────────────────┐ │ - 경험치 +18,000 │ │ - 마력 회복 포션(최고급) x3 │ │ - 고대 유적의 비밀 열쇠 (히든 아이템) │ └──────────────────────────────────────────────┘
'권장 레벨 45?'
현재 육성 상태가 엉망진창인 낙제생 '안도진'의 겉보기 레벨은 고작 15 남짓. 보통의 생도라면 기겁하며 도망쳐야 정상인 난이도다.
하지만 당신의 손에는 방금 지하 보물고에서 뽀려온... 아니, 정당하게 입수한 '도살자의 녹슨 검'이 쥐어져 있다.
웅웅웅-!
주인의 붉은 마기에 반응한 마검이 당장이라도 피를 탐하겠다는 듯 진동한다. 고인물에게 이 정도 레벨 차이는 장비와 컨트롤로 가볍게 씹어먹을 수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크르르르..."
가시 등껍질 하운드가 침을 질질 흘리며 넘어진 생도들을 향해 도약하려 한다. 그 뒤를 이어 수십 마리의 하급 마수들이 포탈에서 연이어 대가리를 들이밀고 있는 상황.
아직은 정체를 들키면 곤란하다. 평범한 낙제생 뉴비인 척 행동하면서, 저 새끼들의 목을 가장 확실하고 호쾌하게 따버려야 한다.
당신의 뇌세포가 고인물 특유의 초고속 연산을 시작하며 사방의 지형을 훑었다.
전투의 판을 짜는 것은 고인물의 기본 소양. 당신은 검자루를 고쳐 쥐며 은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