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쿠구구구구―!

대광장의 대지 자체가 통째로 뒤집힌다. 붉은 워프 게이트의 심연에서 기어 나온 존재.

아카데미 역사상 최악이라 불리는 거대 마수. ‘심연의 약탈자, 가르간투아’.

아스타로트의 오른팔이 소환한 진정한 종말의 사도다. 녀석이 포효할 때마다 공간이 크리스탈처럼 쩍쩍 갈라진다.

"크아아아아아윽―!!"

압도적인 마기(魔氣)의 해일. 지켜보던 교수들과 학도들은 이미 영혼마저 짓눌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한다.

하지만 당신은 서 있다. 정확히는, 이 악물고 버티는 중이다.

전신을 깎아 먹는 폭발적인 마기를 강제로 빌려 쓴 대가.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뼈마디가 으스러지는 고통이 해일처럼 밀려온다.

시야가 온통 붉게 물들며 시스템 경고창이 점멸한다.

[시스템 경고] ┌────────────────────────┐ ■ 현재 상태: 과부하 (Overload) ■ 디버프: '심연의 마력' 역류 진행 중 (95%) ■ 패널티: 초당 최대 체력의 7% 급감 ■ 한계 도달 시간: 단 10초 └────────────────────────┘

"하아, 진짜 밸런스 한번 지독하네."

입안 가득 고이는 피를 뱉어내며 당신은 실소한다. 낙제생의 껍데기로 세계관 최강의 마기를 다루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 행위.

여기서 단 한 걸음, 찰나의 타이밍이라도 어긋나면 그대로 심연에 사로잡혀 자아를 잃은 괴물이 된다.

하지만 당신의 눈동자는 눈이 시릴 만큼 차갑게 빛나고 있다. 고인물에게 이런 실시간 타임 어택은 위기가 아니다. 가장 짜릿한 '막보스 패턴 페이즈'일 뿐.

"패턴 더럽게 굴려 대네. 슬슬 퇴근하자, 몬스터 새끼야."

쿠웅―!

가르간투아가 당신의 숨통을 끊기 위해 거대한 발톱을 휘두른다. 차원의 틈새를 찢으며 하강하는 파멸의 일격.

피할 길은 없다. 오직 돌파할 길뿐.

온몸의 혈관이 터져 나가기 직전, 당신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 검자루를 움켜쥔다.

승부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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