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쿠르릉!

하늘을 가른 것은 천둥이 아니었다.

동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솟구친 수십 발의 불화살이 밤공기를 찢는 소리였다.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불줄기들은 정확히 용호표국의 비밀 거처가 숨겨진 협곡 후방을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

붉은 낙뢰처럼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의 군무. 그것은 사공도의 직속 살수 대장, 혈랑(血狼)이 보낸 피의 예고장이었다.

"백 소저가 있는 곳이오!"

제갈휘의 청강검이 미세하게 떨렸다. 검날에 맺힌 빗방울이 불길의 붉은빛을 반사하며 피처럼 붉게 넘실거렸다. 가문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무림맹의 사냥개가 되었던 그였지만, 눈앞에서 자행되는 비열한 학살의 전조 앞에서는 도의를 가슴에 품은 무인으로서의 영혼이 요동치고 있었다.

혁린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자색(紫色)의 뇌광으로 물들었다.

심장 깊은 곳에서 철커덕거리는 쇠사슬 소리가 들렸다. 신검 천뢰(天雷)가 주인의 살의에 호응하며 무맥을 타고 극렬한 전류를 뿜어냈다. 검을 쓸 때마다 수명을 갉아먹는 뇌적(雷積)의 저주가 가슴을 짓눌렀으나, 지금 그에게는 망설일 단 한 찰나의 여유조차 없었다.

"늦으면, 시체뿐이다."

퍼엉!

혁린의 신형이 사방으로 스러지는 번개 잔상을 남기며 폭발적으로 나아갔다. 뇌정보(雷霆步)의 극의가 펼쳐지는 순간, 그가 딛고 선 지면이 반 장 깊이로 함몰되며 흙먼지가 사방으로 비산했다.

"기다리시오!"

제갈휘가 급히 그 뒤를 쫓았으나, 이미 뇌전의 속도에 도달한 혁린의 등 뒤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밀 거처는 이미 아비규환의 화택(火宅)으로 변해 있었다. 통나무로 지어진 가옥들은 화염에 휩싸여 붕괴하고 있었고, 매캐한 연기와 비린내가 사방에 진동했다.

"죽여라! 맹주님의 명이다. 쥐새끼 한 마리도 살려 보내지 마라!"

검은 복면을 쓴 살수들이 불길 사이를 누비며 비명을 지르는 표국의 식솔들을 유린하고 있었다. 그 선두에는 붉은 자수가 놓인 흑포를 걸친 사내, 혈랑이 서 있었다. 그의 손에 들린 넓적한 참마도에서 뚝뚝 떨어지는 것은 용호표국 표사들의 선혈이었다.

"커헉……!"

늙은 표사 한 명이 혈랑의 발밑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혈랑은 광소하며 참마도를 높이 쳐들었다. 그대로 늙은 표사의 목을 내리치려던 그 순간이었다.

콰르르릉!

화염으로 가득 찬 마당 한가운데로 보랏빛 벼락이 내리꽂혔다.

돌풍이 일었다. 불길을 머금은 연기가 좌우로 갈라지며 일어난 검환(劍環)의 광풍이 사방으로 휘몰아쳤다. 사나운 불길조차 단숨에 잠재울 듯한 압도적인 기세 속에서, 천뢰검을 거머쥔 혁린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냐!"

혈랑이 경악하며 참마도를 가로막았다.

답은 없었다. 오직 대지를 찢는 듯한 검의 울림만이 대답을 대신했다.

팟!

혁린의 신형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뇌전의 보법이 연출한 착시였다.

혈랑의 눈동자가 급격히 수축했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사방에서 뻗어 나오는 자색의 검선(劍線)뿐이었다. 본능적으로 도를 휘둘러 전신을 방어하려 했으나, 뇌신무예의 속도는 인간의 신경이 반응할 수 있는 영역을 아득히 초월해 있었다.

스윽.

종이 한 장이 찢어지는 듯한 가벼운 파공음.

혁린은 이미 혈랑의 등 뒤에 서 있었다. 그의 천뢰검 끝에서 뚝뚝 떨어지는 것은 검붉은 피였다.

"어, 어떻게……."

혈랑이 목을 감싸 쥐었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선혈이 불길 위로 쏟아졌다. 식도(食道)와 기도가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자로 잘려 나가 있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사공도의 사냥개는 그대로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대장!" "괴, 괴물이다!"

살수들이 겁에 질려 사방으로 흩어지려 했다.

"단 한 놈도 살려두지 않는다."

혁린의 목소리는 얼어붙은 강물처럼 차가웠다. 그의 검 끝이 허공을 가르자,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나간 뇌전의 검기가 도망치던 살수들의 등 뒤를 관통했다.

퍼부어지는 벼락의 세례 속에 비명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단 세 번의 호흡 만에 마당을 가득 채우던 살수들이 시체가 되어 뒹굴었다.

혁린은 검을 거두지 않은 채 쓰러져 가는 불타는 가옥의 문을 걷어찼다.

쿠당탕!

문짝이 날아가며 드러난 방 안쪽에는, 자욱한 연기 속에서 식솔들을 감싸 안고 신음하고 있는 백소진이 있었다. 그녀의 안색은 이미 잿빛이었고, 입술은 검푸르게 변해 있었다. 살수들이 피운 독烟(연기)에 중독된 것이 분명했다.

"소진!"

혁린이 그녀를 안아 들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뒤따라 도착한 제갈휘가 불길 속에서 살아남은 식솔들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마당 한구석에 식솔들을 눕힌 제갈휘는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의 청강검이 바닥에 떨어지며 쨍그랑하는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가문을 위해 무림맹의 개가 되어 의를 저버렸으나, 결국 돌아온 것은 무고한 이들의 피와 사공도의 철저한 기만뿐이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제갈휘의 눈에서 핏물이 섞인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의 어깨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대의를 위해서라며 스스로를 위안했던 모든 행동이 결국 간신히 숨 쉬며 살아가던 삼류 표국의 식솔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칼날이 되었음을 깨달은 자의 절망이었다.

"가문을 살리려 했소. 맹주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제갈세가의 죄를 사하고 재건을 도와주겠다 약조했단 말이오……! 그런데 결국 나는 사공도의 비열한 음모에 놀아난 광대에 불과했단 말인가!"

제갈휘는 흙바닥에 머리를 짓찧었다. 이마가 깨져 피가 흘렀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자포자기한 무인의 신음이 불타는 가옥의 불꽃 소리 틈으로 스며들었다.

"그냥 나를 죽이시오, 혁 소협. 내 검으로 당신을 겨눈 죄, 그리고 이들을 지키지 못한 죄를 내 목숨으로 씻겠소."

그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혁린이 한 걸음 다가섰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제갈휘의 멱살을 움켜잡아 거칠게 들어 올렸다.

팍!

제갈휘의 몸이 허공으로 치솟았다가 혁린의 서슬 퍼런 눈동자 앞에 고정되었다.

"죽는 게 가장 쉽겠지."

혁린의 목소리에는 어떠한 동정이나 연민도 없었다. 오직 뼈를 깎는 듯한 냉소만이 담겨 있었다.

"목숨을 버려 죄를 씻겠다? 껍데기뿐인 명예를 지키기 위해 검을 쥐던 천재가, 고작 이 정도로 부러지는가? 네놈이 그렇게 쉽게 목숨을 끊으면, 저 불길 속에서 죽어간 자들의 원한은 누가 갚나? 사공도의 목을 치는 것은 네놈이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가문도, 명예도 모두 잃었소……."

"명예? 그딴 위선자들의 말장난에 아직도 목을 매는군."

혁린이 제갈휘를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쿵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제갈휘가 흙바닥을 굴렀다.

"가장 구차하게 목숨을 유지해라. 개처럼 기어서라도 살아남아라. 그리고 네 가문을 짓밟고 너를 장기말로 쓴 그 위선자들의 목덜미를 물어뜯어라. 그것만이 네놈이 저지른 죄를 갚는 유일한 방법이다."

제갈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가문이라는 족쇄에 묶여 늘 고결한 척, 의로운 척 이성을 기려왔던 그였다. 하지만 혁린의 날 것 그대로의 일갈은 그의 가슴 가장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던 생존의 본능과 끓어오르는 복수심을 일깨웠다.

명예로운 죽음이라는 비겁한 도피처를 빼앗긴 무인의 눈에, 마침내 위선이 아닌 진짜 살기가 깃들기 시작했다. 제갈휘는 부르르 떨리는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청강검의 자루를 꽉 쥐었다. 손바닥이 찢어져 피가 흘렀으나, 그의 눈빛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구차하게…… 살아남으라 했는가."

"살아남아라. 그리고 네 눈으로 똑똑히 보아라. 내가 그 위선자들의 세상을 어떻게 벼락으로 부숴버리는지."

혁린은 제갈휘를 뒤로하고 쓰러져 있는 백소진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호흡은 이미 극도로 미약했다. 살수들이 사용한 독기가 심맥을 향해 서서히 뻗어가고 있었다. 이대로 두면 반 시진도 버티지 못할 터였다.

'뇌신무예의 힘을 써야 한다.'

하지만 천뢰검의 힘을 가동하는 순간, 그의 심장에는 또다시 뇌적이 쌓여 수명을 깎아낼 것이다. 이미 그의 무맥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가슴 안쪽에서 느껴지는 타는 듯한 통증이 그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혁린은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고독한 고립주의자였고 타인을 믿지 않았으나, 백소진만큼은 그가 지켜야 할 유일한 인과의 끈이었다.

혁린이 백소진의 등 뒤에 앉아 두 손바닥을 그녀의 폐부에 밀착시켰다.

지리리릿!

그의 손끝에서 미세하고 정교하게 통제된 자색의 전류가 흘러나왔다. 평소의 파괴적인 뇌전이 아니었다. 무맥의 한계를 쥐어짜 내어 만들어낸, 기혈을 자극하고 독기를 밀어내기 위한 극밀(極密)의 내력 흐름이었다.

"으윽……!"

혁린의 입술 사이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심장이 불로 지져지는 듯한 통증이 고통스럽게 몰려왔다. 수명이 줄어드는 감각이 뼛속까지 시리게 다가왔으나, 그는 전류의 흐름을 멈추지 않았다.

치치칙!

백소진의 전신을 감싼 자색의 전류가 기혈을 타고 돌며 검붉은 독기를 한곳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푸학!"

마침내 백소진의 입에서 검붉은 독혈이 뿜어져 나왔다. 바닥에 떨어진 피가 치지직 소리를 내며 흙을 태웠다.

"하아, 하아……."

백소진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천천히 열렸다. 그녀의 시야에 땀방울을 흘리며 안색이 창백해진 혁린의 얼굴이 들어왔다.

"너…… 이 바보 멍청이가…… 또 무슨 짓을……."

목소리는 쉬어 있었고 거칠었지만, 특유의 잔소리는 여전했다. 백소진은 혁린의 옷자락을 약하게 쥐며 눈물을 흘렸다.

"내가…… 내 걱정 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

"살았으면 됐다."

혁린은 차갑게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심장에 쌓인 뇌적이 무겁게 요동쳤으나, 억울하게 죽어갈 뻔한 백소진을 구함으로 인해 세상의 인과적 채무가 일부 해결되었음인지, 마음의 영지가 미세하게 열리며 통증이 아주 조금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이곳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사공도의 추격대는 계속해서 몰려올 것이다."

제갈휘가 청강검을 검집에 넣으며 다가왔다. 그의 태도는 이전의 우유부단함과 망설임이 사라진, 오직 생존과 복수만을 바라보는 투사의 그것과 같았다.

"어디로 갈 생각 속이오?"

"마천의 장벽."

혁린이 동쪽의 거대한 어둠을 가리켰다.

"그곳은 천험의 요새이자, 사방에 뇌전의 기운이 들끓는 금단의 영역이다. 평범한 무인들은 쉽게 접근할 수 없지. 식솔들을 그곳의 협곡지대에 숨겨두고, 나는 사공도의 목을 벨 것이다."

그때였다.

타오르는 불길 너머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달려오는 인형이 있었다. 용호표국의 척후를 담당하던 청년 표사였다. 그의 한쪽 팔은 이미 잘려 나간 채 임시 붕대로 감겨 있었고, 얼굴은 피와 먼지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혁…… 혁 조장님!"

표사가 앞으로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혁린이 급히 그를 부축했다. 표사는 품 안에서 피에 젖은 양피지 한 장을 꺼내 혁린에게 내밀었다.

"이것이…… 무림맹의 이름으로 전 강호에 뿌려진…… 격문입니다……."

격문을 펼쳐 든 제갈휘의 눈동자가 경악으로 물들었다.

[격(檄): 천하의 공적 혁린과 배신자 제갈휘를 처단하라.]

내용은 날조와 기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 삼류 표사 혁린이 사파의 마공을 익혀 무림맹의 명숙 팽조를 참살하고, 신검을 사유화하여 강호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이에 동조하여 가문의 명예를 더럽힌 배신자 제갈휘 역시 무림의 공적이니, 천하의 무인들은 이 두 마두를 보이는 즉시 참하고 그 수급을 무림맹에 바치라. 이들을 돕는 자는 멸문(滅門)의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사공도…… 이 교활한 늙은이가 결국 천하의 눈과 귀를 가렸구나!"

제갈휘가 이를 갈았다.

이제 그들은 단순히 한 표국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온 무림의 기득권 세력, 사대문파와 무림맹 전체를 적으로 돌린 고립무원의 처지가 된 것이다.

"명성이 날조되었다 한들 변하는 것은 없다."

혁린은 격문을 갈기갈기 찢어 불길 속으로 던져버렸다. 타오르는 종이 조각들이 재가 되어 허공으로 흩날렸다.

"어차피 저들이 말하는 정의란 강자의 편의에 불과하다. 힘이 없으면 죄인이 되고, 힘이 있으면 살인도 정의가 되는 곳이 이 강호다. 그렇다면 내가 더 강해져서, 저들의 정의를 통째로 부숴버리면 그만이다."

그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밑바닥 표사 시절부터 뼈저리게 느껴온 약육강식의 진리가 그의 뼈대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가자."

혁린이 백소진을 부축하고 앞장섰다. 제갈휘가 남은 식솔들을 이끌며 그의 뒤를 따랐다.

비바람이 더욱 거세게 몰아치는 밤, 일행은 마천의 장벽을 향해 험난한 도주를 시작했다. 밤하늘을 가득 채운 먹구름 사이로 간간이 번개가 내리치며 그들의 거친 발걸음을 비추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사방이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뇌각령(雷角嶺)의 초입에 다다랐을 때였다. 마천의 장벽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이자, 뇌전의 기운이 시작되는 험악한 협곡이었다.

바람을 타고 기분 나쁜 침묵이 내려앉았다.

혁린이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손이 자연스럽게 천뢰검의 검자루로 향했다.

"멈춰라."

그의 경고와 동시에, 저 멀리 협곡의 어둠 속에서 수천 개의 불꽃이 동시에 타올랐다.

화아아악!

순식간에 뇌각령의 입구가 붉은 불지옥으로 변했다. 횃불의 밝은 빛 아래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무림맹 휘하 삼대 방파인 철검문(鐵劍門), 열화당(烈火堂), 그리고 신풍방(神風坊)의 정예 무인들이었다.

그 수만 해도 족히 천 명은 되어 보였다.

그들은 촘촘하게 검진(劍陣)을 펼친 채,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혁린 일행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횃불의 불빛이 그들의 검날에 반사되어 번뜩였다.

"마두 혁린과 배신자 제갈휘는 들어라!"

삼대 방파의 수장으로 보이는 중년 무인이 검을 치켜들며 사납게 외쳤다.

"맹주님의 엄명이 있으셨다! 이곳에서 너희 가증스러운 마두들의 목을 베어 강호의 법도를 세울 것이다! 순순히 무릎을 꿇고 목을 내놓아라!"

천 명의 검진이 뿜어내는 기세는 협곡의 바람을 멈추게 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뒤에 선 식솔들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고, 제갈휘 역시 무겁게 검을 다잡았다.

도망칠 곳은 없었다. 뒤는 벼랑이었고, 앞은 천 명의 칼날이 도사린 불지옥이었다.

혁린이 천천히 천뢰검을 뽑아 들었다.

스으으릉.

검날이 칼집을 벗어나며 내는 차가운 금속음이, 천 명의 침묵을 깨고 협곡 사이에 묵직하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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