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의 흐름이 완전히 뒤집힌다. 당신이 터뜨린 정교한 카운터 기사에 상대 에이전시는 치명상을 입고 비틀거린다. 강건우를 향했던 악의적인 학폭 루머는 부메랑이 되어 그들의 목을 직격했다. 승리가 코앞에 다가온 듯싶었다.
하지만 막다른 골목에 몰린 맹수는 가장 비열한 방식으로 이빨을 드러내는 법이다.
"대표님, 이것 좀 보십시오. 지금 커뮤니티랑 야구 전문지 쪽 엠바고가 통째로 깨졌습니다." 급하게 대표실 문을 열고 들어온 실장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태블릿 PC 화면 가득 띄워진 속보의 타이틀이 붉은 낙인처럼 시야를 파고든다.
[독점] 메이저가 탐내는 에이전트 H의 어두운 과거… '불법 약물(PED) 복용 의혹' 제기
심장이 서늘하게 굳어 들어간다. 과거의 유령이 가장 잔혹한 타이밍에 발목을 잡는다. 기사 내용은 악의적인 짜깁기와 날조로 가득 차 있다. 당신이 투수 시절 겪었던 어깨 회전근개 파열과 극심한 통증을 잡기 위해 처방받았던 합법적인 치료용 주사 기록을 교묘하게 왜곡해, 마치 경기력 향상 물질을 상습 투여한 것처럼 조작해 놓은 찌라시다.
야구계에서 '약물'이라는 주홍글씨가 가지는 파괴력은 절대적이다. 특히 메이저리그(MLB) 프런트 오피스는 도핑 관련 이슈에 칼날 같은 잣대를 대기로 유명하다. 에이전트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오점이 남는 순간, 그가 이끄는 선수들의 가치와 포스팅 시스템 협상력마저 동반 추락한다.
"미국 현지 구단 쪽에서도 움직임이 이상합니다. 샌디에이고와 보스턴 단장 보좌역들이 이 루머의 진위 여부를 대놓고 묻기 시작했어요. 건우의 포스팅 신청 기한은 바로 다음 주인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상대는 룰북을 어기고 타자의 머리를 향해 155km짜리 위협구를 던진 셈이다. 피할 것인가, 맞설 것인가. 투수 시절 촉망받던 영광의 순간과, 어깨가 뜯겨 나가는 고통 속에서 홀로 삼켜야 했던 은퇴의 진실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진흙탕 싸움 속에서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 치부를 드러내야 할지도 모른다. 반면, 시간은 상대의 편이며 포스팅 마감 시간은 1분 1초 흘러가고 있다.
당신의 시선이 책상 위에 놓인 여권과, 기자들의 문의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려 대는 스마트폰 액정 사이에서 멈춘다. 마지막 승부처, 당신의 선택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