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턱 끝을 틀어쥔 태준의 손가락끝에서 단단한 열기가 배어 나왔다. 가깝다 못해 숨결이 엉키는 거리였다.

센티넬-K 디바이스의 액정화면은 여전히 붉은 경고등을 미친 듯이 뿜어대고 있었다. 손목을 조여 오는 미세 전류의 냉각 자극이 뼛속까지 시리게 파고들었지만, 태준은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시선은 서윤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저인망 그물처럼 샅샅이 훑고 있었다.

“말해 봐, 한서윤.”

가라앉은 목소리가 밀폐된 집무실의 공기를 무겁게 눌렀다.

“방금 그 심박수…… 정말로 연기였나?”

서윤은 홧홧하게 타오르는 목구멍을 억지로 내리누르며 숨을 골랐다. 가늘게 떨리는 입술을 겨우 부딪쳐 차가운 언어를 짜냈다.

“놓으세요, 대표님.”

“연기치고는 꽤나 정교했어. 심장 박동을 의지로 조절하는 기술이라도 배운 건가?”

“이러시면 계약 위반입니다.”

서윤이 제 손목에 채워진 스마트 디바이스를 가리켰다. 액정에는 이미 감정 한계 수치인 70%를 훌쩍 넘어선 74%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조금만 더 지체했다가는 시스템이 오작동을 일으켜 본사 메인 서버로 계약 파기 경보가 전송될 판이었다.

“감정 제한 페널티. 서로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이나 사적인 감정 표출 시, 약정된 모든 지분과 커리어를 박탈당하고 관계는 강제 종료된다. 이 조항을 제게 들이민 건 다름 아닌 대표님이셨습니다.”

서윤은 이빨을 악물었다.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는 손끝에 잔뜩 힘을 주었지만, 태준의 단단한 체구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턱을 쥔 그의 손가락등이 뺨의 여린 살결을 쓸어내릴 때마다, 피부 밑의 모세혈관이 터져나갈 것처럼 뜨거운 전류가 온몸을 휘감았다.

태준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 어둡게 가라앉은 눈동자 너머로 알 수 없는 균열이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이내 그의 입꼬리가 냉소적으로 휘어졌다.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라는 뜻이었어.”

태준이 스르륵 손을 거두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손가락 끝에 남아 있는 서윤의 온기를 털어내듯, 그는 정장 상의의 소맷자락을 거칠게 잡아당겨 추슬렀다. 방금 전의 흐트러짐은 온데간데없이, 다시 차갑고 오만한 태강그룹 대표이사의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기자들 눈앞에서 약혼 사실을 공표한 마당에, 네가 거기서 혼절이라도 하면 시나리오가 꼬이지 않겠나. 리스크 매니지먼트 차원에서의 임기응변이었을 뿐이다. 착각하지 마.”

“착각은 대표님이 하시는 것 같네요.”

서윤은 헝클어진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가짜 약혼이라는 카드까지 던져가며 판을 키우신 건 대표님입니다. 선일정밀의 승계 구도에서 제가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방패가 되어 주시겠다는 약속, 그 R&R에 충실하시면 돼요. 사적인 호기심으로 제 심박수 따위 분석하지 마시고.”

“R&R이라.”

태준이 낮게 읊조렸다. 그의 시선이 서윤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지나, 가늘게 떨리는 얇은 입술에 머물렀다.

“그래. 네가 가문의 정략결혼 도구에서 벗어나 온전한 커리어를 독립시키는 것. 그리고 내가 이사회의 목줄을 끊어내고 완벽한 지배권을 갖는 것. 서로의 목적을 위해 이 연극을 완벽하게 끝마치는 것만이 우리의 유일한 계약 조건이지.”

태준은 책상으로 걸어가 담배 케이스를 만지작거렸다. 그러나 이내 신경질적으로 그것을 내려놓고는 창밖의 강남 빌딩 숲을 향해 등을 돌렸다.

“다시는 내 구역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마라, 한 실장. 감사팀의 눈을 속이려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철저하게 비즈니스 모드로 무장해야 할 거야.”

매정한 음성이 가슴을 푹 찔렀다.

서윤은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끼며 입술 안쪽을 깨물었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는 늘 이런 식이었다. 잔인할 정도로 선을 긋고, 상대의 감정을 바닥까지 끌어내린 뒤에야 만족하는 오만한 남자.

더는 이 공간에 머물다가는 제 안의 방어기제가 완전히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서윤은 돌아 서서 집무실 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때였다.

바람에 날린 결재 서류 더미가 태준의 책상 아래로 힘없이 떨어졌다. 서윤은 본능적으로 허리를 숙여 흩어진 종이들을 주워 모았다. 그러다 책상 가장 아래쪽, 반쯤 열려 있는 비밀 서랍 안쪽으로 시선이 향했다.

그 순간, 서윤의 호흡이 턱 하고 멎었다.

고급스러운 스웨이드 내피가 깔린 서랍 안쪽, 은은한 조명을 받아 정교하게 빛나고 있는 물건이 있었다.

은빛 만년필이었다.

서윤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손에 들고 있던 서류 뭉치가 바닥으로 흩어지는 소리조차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홀린 듯 서랍 속으로 손을 뻗었다.

“만지지 마.”

태준의 서늘한 목소리가 정수리 위로 쏟아졌지만, 서윤의 손가락은 이미 만년필의 차가운 배럴에 닿아 있었다.

이 만년필을 모를 수가 없었다.

3년 전, 그 지독하고 잔인했던 이별의 밤. 서윤이 태준을 향해 온 힘을 다해 던져버렸던 바로 그 물건이었다. 당시 대리석 바닥에 부딪친 만년필은 펜촉이 처참하게 꺾이고 내부 배럴이 완전히 박살 나 조각조각 부서졌었다. 한정판으로 제작되어 부품조차 구할 수 없어 완전히 소생 불가능 판정을 받았던, 두 사람의 깨어진 관계를 상징하던 잔해.

그런데 지금, 서윤의 손안에 들린 만년필은 상처 하나 없이 완벽하게 복원되어 있었다.

꺾였던 금빛 펜촉은 마치 처음 만들어진 것처럼 정교한 각도를 유지하고 있었고, 산산조각 났던 은빛 바디는 이음새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가공되어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누군가의 손때가 묻고, 소중하게 닦여온 흔적만이 은은한 광택으로 남아 있을 뿐이었다.

“……이게 왜 여기 있어?”

서윤의 목소리가 젖어 들었다. 그녀는 만년필을 쥔 채 태준을 올려다보았다.

“3년 전에…… 분명히 부서졌잖아. 내가 내 손으로 던져서 부수었잖아, 강태준.”

태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갔다. 늘 빈틈없고 냉정하던 그의 눈빛에 처음으로 깊은 당혹감과 감추고 싶었던 치부가 드러난 듯한 수치심이 교차했다. 그는 성큼 걸어와 서윤의 손에서 만년필을 거칠게 빼앗아 서랍 속으로 밀어 넣었다.

“돌아가라 했을 텐데.”

“말해 봐. 이걸 왜 고쳐서 가지고 있는 건데? 왜 아직도 버리지 않고 여기 둔 거야?”

서윤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3년 동안 묵혀두었던 의문과 트라우마가 뜨거운 용암처럼 솟구쳐 올랐다.

“우린 서로 비즈니스 파트너일 뿐이라며. 감정 제한 페널티를 어기면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가혹한 계약까지 맺어놓고, 왜 뒤에서는 이런 구차한 짓을 하고 있는 거냐고!”

태준의 턱뼈가 도드라질 정도로 이를 악물었다. 그의 호흡이 가빠지며, 손목의 디바이스가 다시금 붉은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삑, 삑 하는 경고음이 조용한 집무실을 날카롭게 할퀴었다.

“질척거리지 마, 한서윤.”

태준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단지 아끼던 필기구였을 뿐이다. 장인이 수소문해서 고쳐주겠다고 하기에 맡겼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의미 부여하지 마.”

“거짓말.”

서윤의 눈가에 결국 뜨거운 눈물이 고였다.

“이 모델, 부품 단종된 지 5년도 넘었어. 독일 본사 공장까지 직접 수소문해서 수작업으로 프레임을 깎아 맞춰야만 복원할 수 있는 제품이야. 네가 귀찮은 일을 싫어하는 사람인데, 단지 아끼는 필기구라는 이유만으로 이 엄청난 수고를 감수했다고?”

서윤은 태준의 멱살을 쥐듯 그의 셔츠 깃을 움켜잡았다.

“말해, 강태준. 3년 전에 나한테 왜 그랬어? 왜 아무 설명도 없이 나를 밀어내고, 사지로 몰아넣었으면서…… 이제 와서 왜 내 앞에 다시 나타나서 날 지키겠다는 듯이 구는 건데!”

태준의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렸다. 셔츠 깃을 움켜쥔 서윤의 가냘픈 손가락끝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 한 방울이 태준의 손등 위로 툭, 떨어졌다.

그 차가운 온기가 닿는 순간, 태준의 안에서 무언가 툭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는 서윤의 두 손목을 단단히 붙잡아 벽으로 밀어붙였다. 그의 거친 숨결이 서윤의 이마와 뺨에 흘러내렸다.

“그럼 어쩌란 말이야.”

낮게 으르렁거리는 그의 목소리에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이 묻어났다.

“그때 널 내버려 뒀으면, 넌 네 이복오빠 한민우와 한 회장의 손에 완벽하게 찢겨 발겨졌을 거다. 선일정밀의 지분 승계 구도에서 널 완전히 배제하기 위해 그 자들이 무슨 짓까지 꾸미고 있었는지, 네가 정말 모른다고 생각한 건가?”

서윤의 눈동자가 크게 확장되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한선일 회장은 처음부터 널 온전한 자식으로 보지 않았어. 태강그룹의 늙은 이사들과 널 정략결혼으로 묶어버린 뒤, 네 명의로 된 모든 주식을 한민우에게 양도하게 만들 계획이었지. 만약 네가 거부했다면…….”

태준의 목소리가 젖어 들며 잘게 떨렸다.

“그들은 널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것을 넘어, 육체적으로도 온전치 못하게 만들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비서실 차량의 브레이크가 파손되었던 그 사고, 정말 단순 정비 불량이었다고 생각하나?”

서윤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3년 전, 이별 직전에 겪었던 원인 모를 교통사고. 구사일생으로 가벼운 타박상만 입고 끝났던 그 끔찍한 기억이 뇌리를 스쳤다.

“내가 널 매몰차게 버리고 태강그룹의 대표 자리에 오르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널 보호할 힘이 없었어.”

태준이 서윤의 손목을 쥔 힘을 서서히 뺐다. 그러나 그의 손가락은 여전히 그녀의 살결에서 떨어지지 못하고 미련하게 맴돌았다.

“내가 악역이 되어 널 내치고, 한 회장이 나를 신뢰하게 만들어야만 네 목숨줄을 쥘 수 있는 권력이 생기는 거였다. 널 내 곁에서 가장 멀리 떨어뜨려 놓는 것만이, 그 잔인한 가문으로부터 널 온전히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어.”

그의 뜨거운 자백이 서윤의 귓가를 사납게 때렸다.

두 눈 가득 고인 눈물 너머로 태준의 일그러진 얼굴이 보였다. 오만하고 냉혈한이라 생각했던 첫사랑. 자신을 버리고 출세를 택했다고 믿었던 구남친.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는 스스로 피를 흘리며 악역을 자처했고, 서윤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지옥 불에 던져 넣었던 것이다.

“강태준…….”

“그러니까 자극하지 마, 한서윤.”

태준이 스르륵 손을 놓으며 뒤걸음질 쳤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흥건했고, 손목의 디바이스는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붉은 경고등을 점멸하고 있었다.

[위험: 흥분 지수 79% 초과. 감정 제한 페널티 작동 30초 전.]

“이 계약은 널 지키기 위한 마지막 방패막이야. 네가 내게 진심을 들키는 순간, 한민우와 이사회는 계약 위반을 빌미로 네 모든 지분을 몰수하고 널 다시 가문의 노예로 끌고 갈 거다. 그러니까…… 제발 비즈니스에만 집중해.”

그의 매정한 목소리는 사실 살려달라는 애원에 가까웠다. 서윤을 향한 통제할 수 없는 독점욕과 사랑을 숨기기 위해, 스스로에게 채운 족쇄가 바로 이 '감정 제한 페널티'였던 것이다.

서윤은 홧홧하게 젖은 눈을 끔뻑이며 만년필을 바라보았다. 가늘게 떨리는 그의 손끝이, 그리고 상처투성이인 그의 진심이 비로소 선명하게 보였다.

그때, 집무실 책상 위의 비서실 전용 인터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태준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인터폰의 수신 버튼을 눌렀다. 스피커 너머로 비서 김지훈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대표님, 선일정밀 한선일 회장님 측에서 긴급 공문이 접수되었습니다.”

태준은 목소리를 다듬으며 냉정하게 답했다.

“내용이 뭐지?”

“내일 오전 10시에 예정된 태강그룹-선일정밀 공동 정기 주주 간담회 관련 건입니다. 한 회장님께서 두 분의 약혼이 단순한 언론플레이가 아님을 주주들에게 증명하라며, 간담회 프레젠테이션 세션에서 두 분의 ‘부부 동반 생체 데이터 시연’을 공식 촉구하셨습니다.”

서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생체 데이터 시연.

센티넬-K 디바이스를 착용한 채 주주들 앞에서 밀착 상태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라는 뜻이었다. 두 사람의 심박수와 감정 수치가 실시간으로 대형 스크린에 중계되는 잔인한 무대. 만약 거기서 심박수가 폭발해 페널티가 작동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냉담하여 가짜 연애임이 드러난다면 두 사람 모두 끝장나는 덫이었다.

“한민우가 움직였군.”

태준이 조용히 읊조렸다. 그의 눈빛이 다시금 늑대처럼 날카롭게 빛났다.

“약혼 선언으로 허를 찔리니, 주주들을 동원해 검증하겠다는 심산이겠지. 만약 우리가 가짜라는 게 밝혀지면, 한 실장의 지분은 그 즉시 가문으로 귀속된다는 계약 조항을 노린 거야.”

서윤은 마른침을 삼켰다.

“피할 수 없는 판이네요.”

“피할 생각 없다.”

태준이 서윤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서윤을 절대 잃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서려 있었다.

“내일 간담회에서 그들의 의심을 완전히 밟아주지. 한 실장, 내일은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한 연기가 필요할 거다. 나를 증오하든, 사랑하든…… 주주들의 눈앞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연인이 되어야 해.”

서윤은 턱 끝에 힘을 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완벽하게 받아치죠.”

태준의 집무실을 나서는 서윤의 등 뒤로, 서랍 속에 갇힌 은빛 만년필의 잔상이 길게 늘어졌다.

***

같은 시각, 태강그룹 미래전략기획실 너머에 위치한 극비 스위트룸.

지문 인식과 홍채 스캔으로만 열리는 거울 벽 너머의 은밀한 공간에, 어둠을 틈타 부드러운 발걸음소리가 울렸다. 정교한 명품 힐 소리였다.

차예린은 어둠 속에서 붉은 입술을 말아 올렸다. 그녀의 손에는 정체불명의 작은 유리병이 들려 있었다.

“가짜 약혼으로 나를 따돌릴 수 있을 줄 알았어?”

예린은 침대 옆 협탁 위에 놓인 깨끗한 타월 더미를 향해 다가갔다. 그녀는 유리병의 마개를 열고, 무향무취의 투명한 액체를 타월에 골고루 스며들게 했다.

고농도 감정유도성 약액.

미세한 호흡만으로도 중추신경을 자극해 심박수를 폭발적으로 사정없이 끌어올리는 특수 화합물이었다.

“내일 간담회 프레젠테이션 전에, 두 사람은 분명 이 스위트룸에서 대기하겠지.”

타월에 스며든 약액은 공기 중으로 서서히 기화되어 방 안을 가득 채울 것이었다. 디바이스를 착용한 채 이 방에 들어서는 순간, 두 사람의 심박수는 통제 불능 상태로 치솟아 주주들 앞에서 처참하게 계약 파기 경보를 울리게 되리라.

차예린은 어둠 속에서 낮게 읊조렸다.

“내일 주주들 앞에서, 너희들의 가짜 연극이 어떻게 파멸하는지 지켜봐 줄게.”

거울 벽이 스르륵 닫히며, 치명적인 덫이 설치된 비밀 방은 다시 고요한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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