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뚝.

통신이 끊겼다.

화롯가에서 타오르던 장작 불꽃이 일순간 푸르스름하게 가라앉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내 손가락 끝에서부터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냉기가 찻잔을 타고 올라와 차가운 홍차 표면을 잘게 흔들었다. 성광석 결제 전면 동결. 그 한마디가 내 머릿속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내 목숨줄을 끊어 놓겠다고?'

뇌리 한구석에서 아덴의 서가 붉은색 경고등을 깜빡이며 남은 수명을 실시간으로 깎아내리고 있었다. 째깍, 째깍. 영혼의 밑바닥이 긁히는 불쾌한 소리가 고막을 두드렸다. 지금 당장 성광석을 흡수해 수명을 채우지 못하면, 은퇴는커녕 아카데미 졸업장도 구경하지 못하고 관짝에 들어갈 판이었다.

"루안 님."

아델린의 목소리가 얼음송곳처럼 날카롭게 고요를 깼다. 그녀의 손은 이미 허리춤에 찬 검자루를 부러뜨릴 듯이 움켜쥐고 있었다. 은빛 눈동자에 서린 노기는 당장이라도 카이저 가문의 저택을 쓸어버릴 기세였다.

"줄리우스가 결국 선을 넘었군요. 감히 제국의 법을 참칭하며 아카데미의 공적 자원을 독점하다니…… 이것은 명백한 사적 보복이자, 제제공학적 독점 금지법 위반입니다. 제가 지금 당장 학생 의회에 정식 항의를—"

"아니, 아델린. 그럴 필요 없어."

나는 떨리는 손을 숨기기 위해 찻잔을 조용히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린 것은 순전히 시한부 발작 때문이었지만, 아델린의 눈에는 그것이 거대한 분노를 억누르는 절대자의 위압적인 떨림으로 비친 모양이었다. 그녀가 숨을 흐트러뜨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이대로 저들의 폭거를 지켜만 보실 겁니까? 저들이 성광석을 쥐고 흔들면, 루안 님의 연구와…… 그 고결한 육체가 버텨내지 못합니다!"

"법이란 본래 느린 법이지."

나는 옷자락 안쪽에 깊숙이 넣어두었던 낡은 가죽 수첩 하나를 꺼냈다. 지난번 암시장 브로커의 목덜미를 잡고 털어냈던, 율리우스가 관리하는 유령 유통망의 통제권이 담긴 암호 결제 장부였다.

그저 한 달 동안 쓸 생활비와 성광석 몇 개를 싸게 사기 위해 쟁여두었던 비자금 추적용 장부였는데, 설마 이렇게 빨리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이건 원래 좀 더 아껴두려 했는데 말이야."

가죽 수첩을 탁자 위에 가볍게 툭 던졌다. 낡은 가죽이 테이블의 대리석 표면에 부딪히며 묵직한 소리를 냈다.

"그게…… 무엇인가요?"

아델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율리우스가 제국의 세관을 피해 굴리던 진짜 '돈줄'의 열쇠지."

나는 소파 깊숙이 몸을 묻으며 차갑게 웃었다.

실상은 그저 암시장 브로커가 율리우스에게 뇌물을 바치고 성광석을 뒤로 빼돌리던 가계부 수준의 장부였다. 하지만 내 머릿속의 '아덴의 서'는 이 사소한 장부 한 권으로 율리우스가 속한 카이저 가문의 전체 자금 흐름을 역추적해 냈다. 율리우스가 아카데미의 예산을 독점하기 위해 해외의 유령 상단을 통해 제국 화폐를 밀수하고, 무단으로 축재를 벌여온 정황이 고스란히 이 안에 얽혀 있었다.

"이 장부를 학내 경제 의회와 제국 재무부 직속 감사관실에 동시에 발송해."

"동시에 말입니까?"

"그래. 아주 공평하게, 한 글자도 빠짐없이."

내 명령에 아델린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그녀는 장부의 첫 페이지를 슬쩍 넘겨보더니, 이내 손을 파르르 떨었다. 장부에 적힌 복잡한 암호식 수치들은 아덴의 서가 실시간으로 번역해 둔 제국 조세법 위반 항목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장부가 아니군요. 카이저 가문이 지난 십 년간 쌓아 올린 경제적 제국의 심장을 단번에 꿰뚫는 사형 선고입니다. 루안 님, 처음부터 이것을 노리고 그들을 방임하셨던 건가요? 저들이 스스로 독점권을 선언해 방심하는 바로 그 순간을……."

"글쎄. 방심한 놈이 매를 버는 법이니까."

나는 그저 내 성광석 20개를 가로챈 율리우스의 버릇을 고쳐주고 내 몫을 돌려받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아델린의 눈에는 내가 제국의 거대 가문을 무너뜨리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거대한 덫을 놓아둔 천재 지략가로 보이는 듯했다.

그녀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이 고결한 투쟁의 시작을, 제가 가장 완벽한 방식으로 세상에 알리겠습니다."

아델린이 장부를 품에 안고 바람처럼 방을 나섰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방안에는 다시 고요가 찾아왔다. 나는 가만히 가슴을 움켜쥐었다.

쿨럭!

목구멍에서 뜨거운 혈향이 울컥 치밀었다. 손바닥으로 입을 막았지만, 손가락 틈새로 붉은 선혈이 뚝뚝 떨어져 대리석 바닥을 적셨다.

'아으…… 진짜 아프네. 아덴의 서 이 자식은 왜 이렇게 연산 효율이 나쁜 거야.'

[연산 장치 '아덴의 서'의 활성화로 인해 생명력이 극도로 저하되었습니다. 현재 잔여 수명: 12일 4시간.]

시야에 붉은색 경고창이 어른거렸다. 수명이 반토막 나 있었다. 율리우스가 성광석을 묶어버리는 바람에 강제로 아덴의 서를 기동해 장부를 해독했더니 생긴 부작용이었다.

"얼른 성광석을 빨아들여야 살 텐데……."

나는 바닥의 피를 대충 닦아내며 웅얼거렸다. 이제 남은 것은 율리우스의 파멸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 * *

다음 날 아침, 베리타스 황립 아카데미의 중앙 광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카이저 가문의 자산이 전부 동결되었다고?"

"제국 재무부에서 감사관들이 들이닥쳤대! 아카데미 상점가에 있던 율리우스의 지분도 전부 압류 수색 중이라는데?"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마도 신문과 벽보를 보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어젯밤 아델린이 경제 의회와 재무부에 동시에 투척한 장부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율리우스가 아카데미 성광석 독점권을 선언한 지 채 열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그가 관리하던 모든 유령 유통망이 제국 법의 철퇴를 맞은 것이다.

단순한 학내 규정 위반이 아니었다. 제국 조세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외환 밀수와 무단 축재 혐의. 황실조차 눈감아줄 수 없는 거대한 규모의 경제 범죄였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비밀 장부가 유출된 거지?"

아카데미 중앙 로비.

율리우스 카이저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의 주변을 에워싼 제국 재무부의 마도 집행관들이 차가운 목소리로 선언했다.

"율리우스 폰 카이저. 귀하의 자산 및 가문 명의의 모든 성광석 유통망을 임시 압류합니다. 또한, 시세 조작 혐의로 아카데미 내에서의 거래 권한을 영구 박탈합니다."

"잠깐! 이건 음모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조작한 장부라고!"

율리우스가 비명을 질렀지만, 집행관들의 얼굴은 단호했다. 장부에 적힌 복잡한 마법적 암호와 고유 인장은 오직 카이저 가문의 직계만이 사용할 수 있는 절대적인 증거였다.

그 순간, 율리우스의 시선이 멀리서 걸어오는 한 남자의 실루엣에 닿았다.

창백한 안색에, 목덜미까지 단추를 꽉 채운 검은 제복을 입은 사내.

루안 폰 아르비스.

나는 그저 오늘 아침 식사로 나올 감자 수프의 가성비를 고민하며 걸어가고 있었을 뿐이었다. 머릿속으로 아르비스 영지의 겨울철 난방비를 어떻게 아낄지 계산하느라 미간을 찌푸린 채였다.

하지만 율리우스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은 달랐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예측하고, 단 한 수의 장부 투척으로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은 뒤 유유히 걸어오는 '배후의 지배자'의 모습 그 자체였다.

"루안…… 너였나? 처음부터 내 움직임을 다 읽고 있었던 거냐?!"

율리우스가 쇠사슬에 묶인 채 나를 향해 포효했다.

"내 자금을 묶고, 가문의 명예를 실추시켜서 아카데미의 예산을 독차지하려는 그 추악한 대갈통을 내가 모를 줄 알고!"

나는 걸음을 멈추고 율리우스를 빤히 바라보았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난 그냥 내 성광석 20개를 돌려받고 싶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화가 나 조율되지 않은 악기처럼 시끄럽게 구는 걸까.'

말을 섞는 것조차 귀찮고 에너지가 아까웠다. 대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 나는 조용히 한숨을 쉬며 그를 지나쳤다.

"대답해! 루안! 제국의 경제를 뒤흔들어서 네가 얻는 게 대체 뭐냐!"

그의 처절한 비명 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주변의 학생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경외감과 공포로 물들기 시작했다.

"봤어? 루안 님은 카이저 가문의 그 거대한 자금력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무너뜨리셨어."

"일부러 성광석을 묶이게 놔두신 거야. 저들이 스스로 덫에 걸려들도록 유도하신 거지. 정말 소름 돋는 통찰력이다……."

"제국의 부패한 조세 제도를 개혁하려는 원대한 혁명의 서막이었던 거군!"

웅성거리는 소리가 내 등에 꽂혔다.

나는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다.

'아니야, 얘들아. 난 그냥 시한부라 살고 싶어서 그런 거야. 제국 혁명 같은 거 관심 없어…….'

하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 율리우스의 가문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그들이 독점하려던 성광석 매물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투매였다. 카이저 가문의 몰락을 예감한 상인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성광석의 가격을 미친 듯이 깎아내려 팔기 시작한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개당 금화 100잎을 호가하던 고순도 성광석의 시세가 순식간에 폭락했다.

금화 50잎, 30잎…… 그리고 마침내 원래 가격의 10분의 1 수준인 단돈 금화 10잎까지 떨어졌다.

'지금이다.'

나는 아델린에게 미리 맡겨두었던 동아리 예산과 개인 은퇴 자금을 전부 털어 넣었다.

"싹 다 긁어모아."

"예, 루안 님. 시장에 풀린 모든 투매 물량을 아르비스의 이름으로 매집하겠습니다. 저들의 탐욕이 만든 거품을 걷어내고, 진짜 가치를 되찾아오겠습니다."

아델린은 내 명령을 '시장 정의 구현'으로 이해하고 눈을 빛내며 달려갔다.

그 결과, 나는 원래 예산으로 고작 20개밖에 사지 못했을 성광석을 무려 200개나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가성비의 극치이자, 내 평생 가장 짜릿한 쇼핑이었다.

* * *

그날 밤, 동아리 방.

탁자 위에는 영롱한 푸른빛을 내뿜는 성광석 200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방안 가득 퍼지는 고밀도의 마나 향기에 내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게 다 내 목숨줄이구나."

나는 떨리는 손으로 성광석 하나를 쥐었다. 아덴의 서를 기동하자, 푸른 광석이 미세한 가루가 되어 내 피부 속으로 스며들었다. 따뜻한 온기가 체내의 부서진 마나 회로를 메워가며 차갑게 식어가던 생명력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성광석 흡수 완료. 수명이 대폭 연장됩니다.] [현재 잔여 수명: 180일 12시간.]

"살았다……!"

드디어 사람답게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반 년 동안은 아덴의 서를 마음껏 돌려도 급사할 걱정은 없어진 셈이었다. 율리우스가 내 목숨줄을 쥐고 흔들려다가, 오히려 내게 수명 보충제 200개를 가성비 좋게 조공한 꼴이 되었다.

"루안 님,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어느새 차를 들고 다가온 아델린이 부드럽게 웃었다.

"그래. 아주 만족스러운 거래였어."

"카이저 가문의 자금줄을 완전히 붕괴시키고 아카데미의 마도 예산 독점권까지 빼앗아 오셨으니, 당연한 결과겠지요. 이제 제국 재무부조차 루안 님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뭐?"

내가 눈을 깜빡였다. 마도 예산 독점권은 또 무슨 소리인가.

"모르셨습니까? 경제 의회에서 율리우스의 자격을 박탈하면서, 이번 학기 아카데미에 배정된 모든 마도 예산의 집행권을 루안 님의 동아리로 귀속시키기로 결의했습니다. 루안 님이 보여주신 그 완벽한 재정 설계안 덕분이지요."

아델린이 내 은퇴용 예산 기획서를 가리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돈을 아끼려고 쥐어짜 낸 가성비 영지 설계안이, 이제는 아카데미 전체의 자금을 굴리는 공식 예산안으로 격상된 것이다.

'일이 왜 이렇게 커지는 건데…… 난 그냥 조용히 살고 싶다고.'

내가 골머리를 앓으며 이마를 짚는 순간이었다.

쿠구구구궁—!

갑자기 바닥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찻잔이 바닥으로 떨어져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졌다. 벽난로의 불꽃이 단숨에 사그라들며, 방안의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단순한 지진이 아니었다. 공간의 마나 밀도가 비정상적으로 뒤틀리며 발생하는 강력한 마력 파동이었다.

"이 파동은……?"

아델린이 즉시 검을 뽑아 들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황급히 창가로 다가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아카데미 중앙에 위치한 고대 중앙 도서관의 모습이었다.

도서관 상공의 하늘이 핏빛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구름이 소용돌이치며, 그 중심에서부터 기괴하고 붉은 낙뢰가 도서관 지붕을 향해 연신 내리꽂히고 있었다.

[경고. 아카데미 고대 중앙 도서관 지하에 잠들어 있던 성 유물의 봉인이 해제되었습니다.] [성 유물의 마나 광폭화 감지. 현재 연산 장치 '아덴의 서'와 동조 중인 유물의 제어권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아덴의 서가 뇌리에 차가운 경고음을 울렸다.

'뭐라고? 내 아덴의 서랑 동조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니 지난번에 고대 아덴 유적의 제어권을 획득했을 때, 아카데미 내부의 유물들과 공명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흘려보았던 기억이 났다. 그 제어 장치가 하필이면 지금, 이 타이밍에 폭주를 시작한 모양이었다.

"루안 님! 저곳은…… 중앙 도서관 지하의 금서 구역입니다!"

아델린의 목소리에 다급함이 서려 있었다.

"제국이 엄중히 봉인해 둔 고대 성 유물이 보관된 곳입니다. 저것이 완전히 깨어나 폭주한다면, 아카데미뿐만 아니라 황도 전체가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녀의 말대로, 붉은 낙뢰가 칠 때마다 대기가 찢어지는 듯한 비명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도서관 건물 자체가 거대한 마력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조금씩 붕괴하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귀찮은 일이 또 터졌군.'

하지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저 유물이 폭주해서 아카데미가 날아가면, 내가 어렵게 모아둔 성광석 200개와 평화로운 은퇴 계획도 전부 물거품이 된다. 무엇보다 내 목숨줄인 아덴의 서와 연결되어 있다면, 저 폭주가 내 잔여 수명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었다.

"가야겠어."

내가 짧게 말하며 외투를 걸쳤다.

"루안 님! 안 됩니다!"

아델린이 내 앞을 가로막아 섰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방금 전의 싸움으로 몸도 성치 않으신 분이, 저런 위험한 폭주의 중심부로 들어가시겠다니요! 또 스스로를 희생하여 모두를 구하려는 셈입니까? 제발…… 제발 자신을 더 아끼십시오!"

그녀는 내가 또다시 각혈을 하며 목숨을 바쳐 마도 폭주를 막으려 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콰아아앙—!

그 순간, 중앙 도서관의 천장이 거대한 붉은 벼락과 함께 완전히 날아갔다. 밤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광포한 마력의 폭풍 속에서, 무언가 거대하고 부정한 존재의 그림자가 서서히 일어서기 시작했다.

아델린이 내 옷자락을 필사적으로 붙잡으며 소리쳤다.

"여기는 제가 막겠습니다! 루안 님은 제발 대피하십시오!"

그러나 내 시야에 비친 아덴의 서의 연산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해당 성 유물의 제어 장치에 새겨진 문양 분석 완료.] [엘리드 남작의 사냥개 문양 감지. 외부에서의 의도적인 마력 과부하 유도로 판정됨.]

'엘리드 남작…… 이 자식이 결국 일을 저질렀구나.'

나는 아델린의 손을 부드럽게 떼어내며, 붉은 낙뢰가 치솟는 도서관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은퇴를 방해하는 자들은, 그가 남작이든 고대의 유물이든 간에 전부 쓸어버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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