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붉은 안개가 광장 바닥에서부터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안전지대의 결계가 쩍쩍 갈라지는 소리는 마치 거대한 유리가 깨지는 불길한 소음과 같았다. 대지를 뒤흔드는 진동 속에서, 시커먼 철갑을 두른 세무 집행관들의 실루엣이 차원의 틈새 너머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압도적인 파멸의 전조 속에서, 강태윤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쿵!

무거운 금속 갑옷이 대리석 바닥과 부딪치며 날카로운 파열음을 냈다. 그의 두 손이 한강진의 가죽 장화 끝자락을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핏발이 가득 선 눈동자에는 자존심 따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오직 처절한 절박함만이 일렁이고 있었다.

"제발…… 내 동생을 살려줘."

강태윤의 목소리가 사시나무 떨리듯 흔들렸다. 거친 숨결을 내뱉을 때마다 피비린내가 섞여 나왔다.

"아틀라스 놈들이 동생의 병원비를 빌미로 노예 계약을 씌웠어. 이제는 동생의 계정에 영혼 귀속된 스탯까지 강제로 압류해서 추출해 가겠다고 협박하고 있어. 이번 달 이자를 못 갚으면…… 내 동생은 진짜로 뇌사 상태에 빠져 게임에서 영영 지워질 거야."

한강진은 발끝에 닿는 절박한 손길을 냉정하게 내려다보았다.

동정심?

그딴 값싼 감정은 이미 가문이 파멸하고 동료들에게 배신당해 밑바닥으로 떨어지던 그날, 저 차가운 한강 물속에 처박아 두고 왔다. 지금 한강진의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것은 오직 하나, 정밀한 손익계산서뿐이었다.

"강태윤 씨."

강진의 목소리는 서늘했다.

"내 사전에 자선사업은 없습니다. 동생이 죽어가든, 아틀라스에게 영혼을 털리든 그건 내 알 바가 아니죠. 하지만 당신의 그 쓸데없이 단단한 맷집과 변칙적인 무빙 솜씨는 제법 쓸모가 있어 보이는군요."

강진이 품에서 반투명한 푸른빛을 띠는 양피지 한 장을 꺼내 들었다.

[차원 거래소 계약서]였다.

"나와 계약합시다. 내가 당신의 고기방패 역할을 사주지. 단, 내 계약 조건은 아주 심플하고도 악랄합니다."

강진의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갔다.

"수수료는 99%."

"……뭐?"

강태윤이 멍청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귀를 의심하는 표정이었다.

"당신이 내 밑에서 구르며 획득하는 모든 재화, 전리품, 심지어 퀘스트 보상 경험치까지 청구 금액의 정확히 99%를 내가 수수료로 원천징수합니다. 당신에게 허락된 몫은 단 1%뿐입니다."

"99%라니…… 그건 아틀라스 놈들의 고리대금보다 더한 악마의 짓거리잖아!"

"선택은 자유입니다."

강진이 어깨를 으쓱하며 계약서를 거두려 했다.

"아틀라스의 사악한 '상생 협약'이라는 가면에 속아 평생 노예로 살다 동생의 영혼까지 털리든지. 아니면 내 밑에서 진짜 악마의 꼬리를 잡고 확실하게 계산된 1%의 기적을 맛보든지. 적어도 내 계약은 뒤통수를 치거나 말을 바꾸는 위선은 없거든. 철저하게 시스템 법칙칙대로만 움직이니까."

강태윤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99%를 뜯긴다. 상식적으로는 미친 짓이었다. 하지만 강태윤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위선으로 가득 찬 아틀라스의 계약서에는 온갖 독소 조항과 면책 특권이 숨겨져 있어 결국 파멸로 이끌지만, 이 남자의 '99% 수수료'는 오히려 투명하기 짝이 없다는 것을.

돈을 준 만큼 확실하게 일을 처리해 준다는, 비정하지만 가장 믿을 수 있는 시장의 논리였다.

"……하겠다."

강태윤이 이를 악물었다. 이가 갈려 나가는 서늘한 소리가 났다.

"그 악마 같은 계약, 내가 받아들이지. 대신 내 동생의 빚을 청산할 수 있는 길만 열어줘!"

[알림: 플레이어 '강태윤'이 '차원 거래소 계약'에 동의했습니다.] [수수료 99% 강제 징수 조항이 활성화됩니다.] [계약 동맹이 체결되었습니다. 서로를 향한 공격 행위가 원천 차단됩니다.]

강진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강태윤의 어깨를 툭툭 쳤다.

"탁월한 선택입니다, 고기방패 1호 고객님. 그럼 계약도 끝났으니, 이 지긋지긋한 세무조사 놈들부터 따돌려 볼까요?"

그때, 저편에서 이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관전하던 '재무 광인' 채지안이 안경을 지켜올리며 생긋 웃었다.

"아주 흥미로운 계약이네요. 하지만 저 무시무시한 세무 집행관들을 따돌리려면 제 도움이 필요할 텐데요?"

그녀가 들고 있던 미확인 봉인 증서를 가볍게 흔들어 보였다.

"제 제안은 아직 유효해요. 이 증서를 해독해 줄 테니, 감면받을 세액의 99%를 제게 정산해 주세요."

"아쉽지만 선불은 사양입니다."

강진이 차갑게 대꾸했다.

"그 증서의 해독은 다음 기회로 미루죠. 지금은 저 무식한 놈들과 정면으로 들이받을 시간은 아니니까요."

강진이 강태윤의 덜미를 잡았다.

"뜁시다. 목적지는 '울부짖는 협곡'입니다."

"뭐? 거긴 30레벨 정예 몹들이 드글거리는 지옥이잖아! 지금 우리 레벨로 거길 가겠다고?!"

강태윤의 비명은 무시당했다. 강진은 이미 협곡으로 향하는 포탈을 향해 신형을 날리고 있었다. 채지안은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기계적인 미소를 지은 채, 연기처럼 그 자리에서 스르륵 사라졌다.

***

거친 바람이 뺨을 사정없이 때려치우는 곳.

깎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로 몬스터들의 울음소리가 웅웅 울려 퍼지는 '울부짖는 협곡'은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지형은 험난했고, 시야는 극도로 제한적이었다.

"뒤에 아틀라스 척살단 놈들이 붙었다! 최소 열 명 이상이야!"

강태윤이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그의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움직임만큼은 귀신같았다. 방패가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절벽의 튀어나온 바위 모서리를 디디며 추격자들의 시야각을 완벽하게 제한하고 있었다.

"방패도 없는 거지새끼가 무빙 하나는 끝내주네!"

뒤쪽에서 낄낄거리는 비아냥이 들려왔다. 아틀라스의 하위 길드 소속 정예 척살단이었다.

그들의 선두에 선 탱커 '바츠'는 번쩍이는 은빛 방패를 과시하며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강태윤! 네 동생의 스탯 추출 계약서가 이미 본사에 접수됐다! 순순히 잡히면 동생의 대가리통만은 남겨두지!"

바츠의 도발에 강태윤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당장이라도 돌아서서 놈들의 목을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그의 낡은 강철 검으로는 저 무지막지한 은빛 방패를 뚫을 수 없었다.

"신경 끄고 계속 뛰십시오, 강태윤 씨."

강진이 뒤를 쫓으며 차분하게 지시했다.

"저 무식한 탱커 놈이 들고 있는 방패, 아주 탐이 나는군요. 마침 저 앞에 우리를 도와줄 '중간 보스'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협곡의 막다른 길목.

대지가 쿵쿵 울리며 거대한 바위 요괴가 모습을 드러냈다. 울부짖는 협곡의 중간 보스, '대지 분쇄자 브란크'였다.

"크어어어어어-!"

브란크가 포효하며 양팔을 높이 치켜들었다. 대지에 붉은색 마법진이 그려지며, 사방으로 즉사급 대지 장벽이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시스템 경고음이 강진의 귓가를 때렸다.

[경고! 대지 분쇄자 브란크가 무적 기믹 '대지 장벽의 시련'을 전개합니다!] [기믹 윈도우(Gimmick Window)가 열립니다!] [남은 시간: 15초] [해당 시간 동안 보스는 모든 피해에 면역이 되며, 외부로 탈출할 수 없습니다!]

"열렸군."

강진의 눈이 번뜩였다.

안전지대가 아닌, 목숨이 오가는 레이드 한가운데서 보스의 즉사 기믹이 발동되는 짧은 찰나. 이것이 바로 강진의 유일무이한 권능이 펼쳐지는 절대적인 시간, '기믹 윈도우'였다.

"강태윤 씨, 어그로를 3초만 버티십시오!"

"미친 소리 마! 방패도 없이 저걸 어떻게……!"

강태윤이 비명을 지르면서도 몸을 날렸다. 그는 본능적인 감각으로 브란크의 내리치는 발구르기를 아슬아슬하게 흘려보내며, 낡은 철판으로 충격파를 받아냈다.

쩌저적!

그가 들고 있던 낡은 철판이 단숨에 박살 나며 강태윤의 생명력이 순식간에 요동쳤다.

"지금이다."

강진이 아틀라스 탱커 바츠를 향해 손을 뻗었다.

"차원 강제 경매 개시."

쿠구구구둥!

시간이 멈춘 듯, 척살단원들의 움직임이 극도로 느려졌다. 오직 강진과 바츠의 머리 위에 거대한 황금빛 천칭이 솟아올랐다.

[알림: 히든 스킬 '차원 강제 경매'가 활성화됩니다!] [경매 대상 물품: 플레이어 '바츠'의 영혼 귀속 장비 '바나둠의 금강방패'] [경고: 해당 장비는 영혼 귀속 상태입니다. 강제 경매 진행 시 인과율의 거부 반응이 일어납니다!] [시스템 권능으로 거부 반응을 묵살합니다. 경매를 강제 집행합니다!]

"어, 어라? 내 방패가 왜 안 움직여?!"

바츠가 경악성 비명을 질렀다. 그의 손에 꽉 쥐어져 있던 은빛 방패가 반투명한 사슬에 묶인 채 허공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 경매 물품 정보 | 상세 내용 | | :--- | :--- | | **아이템명** | 바나둠의 금강방패 (영웅 등급) | | **장착 효과** | 물리 방어력 +180, 마법 저항력 +120, 즉사 방어 기믹 활성화 | | **귀속 상태** | 플레이어 '바츠' 영혼 귀속 (강제 해제 진행 중) | | **시작 가격** | 1 Gold | | **제한 시간** | 10초 |

"이, 이게 무슨 개소리야?! 내 영웅 방패가 왜 경매에 올라가!"

바츠가 필사적으로 방패를 잡으려 했으나, 시스템의 절대적인 권능 앞에서는 나약한 유저일 뿐이었다.

"입찰합니다."

강진이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입찰가, 1골드."

[알림: 플레이어 '독점'이 1골드를 입찰했습니다.] [경매 유찰 불가 조건이 성립되었습니다.] [낙찰까지 남은 시간: 5초…… 4초……]

"안 돼! 낙찰 취소해! 이 사기꾼 새끼야!"

바츠가 피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지만, 강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낙찰 완료!] [플레이어 '독점'이 '바나둠의 금강방패'를 1골드에 낙찰받았습니다!] [수수료 99%가 즉각 적용됩니다.] [수수료 99%에 해당하는 장비의 정수 스탯 및 귀속 권한이 시스템 소유로 전환되며, 최종 낙찰자 '독점'에게 장착 권한이 이관됩니다!]

낙찰과 동시에 강진의 손에 묵직한 은빛 방패가 쥐어졌다. 강진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 방패를 강태윤의 품으로 던져버렸다.

"받으십시오, 고기방패 1호님. 자산 인도 방식은 '강제 무장'입니다."

원래라면 타인의 장비를 장착할 수 없어야 정상이었지만, 차원 거래소의 낙찰품은 시스템 권능으로 모든 제한이 무시된다. 강태윤의 손에 은빛 방패가 닿는 순간, 눈부신 백색 광채가 그의 온몸을 감쌌다.

[알림: 플레이어 '강태윤'이 '바나둠의 금강방패'를 장착했습니다.] [전투력 격상 수치가 반영됩니다!]

| 구분 | 변경 전 | 변경 후 (현재) | | :--- | :--- | :--- | | **물리 방어력** | 45 | **285** | | **마법 저항력** | 30 | **180** | | **종합 전투력** | **150** | **420** |

"이, 이 힘은……!"

강태윤의 눈이 번쩍 뜨였다. 온몸을 가득 채우는 터무니없는 방어력과 생명력의 파동. 낡은 철판을 들고 빌빌대던 빚쟁이 탱커는 더 이상 없었다.

지금 그의 앞을 막아선 것은 30레벨 정예 보스의 즉사급 강타였지만, 강태윤의 입꼬리에는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막아내겠습니다!"

강태윤이 방패를 앞으로 내밀며 대지를 디뎠다.

쾅-!

브란크의 거대한 바위 주먹이 은빛 방패와 충돌했다. 엄청난 충격파가 협곡을 쓸고 지나갔지만, 강태윤의 몸은 단 1밀리미터도 밀려나지 않았다. 방패에서 뿜어져 나온 천상의 방벽이 즉사급 대지 장벽의 파괴 에너지를 완벽하게 상쇄해 버린 것이었다.

"말도 안 돼……!"

뒤에서 지켜보던 아틀라스 척살단원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들어갔다.

"바츠 님의 영웅 방패를 빼앗아서 저 그지 새끼한테 줬다고?!"

"이거 완전 창조경제잖아!"

그들이 경악하는 사이, 기믹 윈도우의 제한 시간 15초가 끝났다.

그리고 보스 브란크의 광폭화 패턴이 척살단이 서 있는 후방을 향해 무자비하게 뿜어져 나갔다.

콰아아앙!

"으아아악!"

자신들의 탱커였던 바츠의 방패를 잃어버린 척살단은 보스의 광역기를 막아낼 방도가 없었다. 순식간에 대지 장벽에 깔려 비명을 지르며 빛무리가 되어 사라지는 척살단원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강진은 그 처참한 광경을 보며 나직하게 읊조렸다.

"대출 이자보다 무서운 게 바로 수수료의 맛이죠. 잘 가십시오, 아틀라스의 호구분들."

***

같은 시각.

아틀라스 코퍼레이션의 초호화 지부 집무실.

대리석 데스크 뒤에 앉아 가상 모니터를 응시하던 서지수의 아름다운 미간이 흉하게 일그러졌다.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크리스탈 와인잔이 강한 악력에 찌그러지며 빠개지는 소리가 났다.

"……바츠의 영웅 방패가 강제로 뜯겨 가며 로그아웃당했다고?"

서지수의 목소리는 극도로 낮고 차가웠다.

"한강진…… 그 쥐새끼가 살아 있는 것도 모자라, '차원 거래소'라는 해괴망측한 권능을 부리고 다닌단 말이지?"

비서가 사시나무 떨듯 떨며 고개를 숙였다.

"예, 예……! 시스템 보안팀에서도 해당 현상을 분석 중이나, 시스템의 근원 인과율을 건드리는 권능이라 강제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서지수의 눈동자에 광기 어린 독기가 서렸다. 과거 한강진의 가문을 풍비박산 내고 그의 모든 것을 빼앗아 아틀라스의 사장단 자리까지 치고 올라온 그녀였다. 한강진이라는 존재는 그녀의 완벽한 이력서에 남은 유일한 오점이자 잠재적 위협이었다.

"당장 비밀 징벌 기동대를 파견해."

서지수가 붉은 입술을 깨물며 명령했다.

"그리고 아틀라스 세무 법무팀의 최정예 인력도 함께 보내라. 그놈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그 차원 거래소 권능을 아틀라스의 자산으로 귀속시켜 버려. 이번에도 실패하면 네놈들의 목을 치겠다."

"넷, 알겠습니다!"

비서가 허겁지겁 방을 빠져나갔다. 서지수는 창밖의 거대한 공중 정원을 바라보며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한강진, 네가 어떤 발악을 하든 결국 내 손바닥 안이야."

***

한편, 울부짖는 협곡의 깊은 동굴을 지나 출구로 향하던 한강진과 강태윤은 마침내 눈부신 햇살이 비치는 출구 앞에 도달했다.

"후우…… 살았군."

강태윤이 영웅 방패를 어깨에 걸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방패 덕분에 보스 녀석의 전리품도 짭짤하게 챙겼어. 계약대로라면 이 중 99%는 네 몫이겠지만……."

"정확한 계산입니다."

강진이 안경을 치켜올리며 태윤의 인벤토리에서 자동으로 전송되어 온 골드와 아이템 목록을 확인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협곡의 출구, 자욱한 흙먼지 너머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수십 명의 무장한 유저들이 출구를 완전히 가로막고 서 있었다. 그들의 갑옷에는 아틀라스를 상징하는 거대한 황금 독수리 문양이 박혀 있었고, 그 중심에는 익숙한 실루엣의 여인이 서 있었다.

차가운 안경 너머로 지적인 눈동자를 빛내며, 서늘한 가죽 장부를 손에 든 여인.

아까 광장에서 해독 거래를 제안했던 채지안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머리 위에는 아까와는 전혀 다른, 핏빛으로 물든 붉은색 타이틀이 선명하게 떠올라 있었다.

[아틀라스 세무 법무팀 수석 감사관]

채지안이 들고 있던 가죽 장부를 탁 소리 나게 덮으며, 한강진을 향해 세상에서 가장 서늘하고도 잔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탈세 혐의자 한강진 씨. 그리고 비밀 계약 위반자 강태윤 씨."

그녀의 목소리가 협곡의 바람을 타고 서늘하게 울려 퍼졌다.

"아틀라스 세무 감사팀의 특별 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순순히 장부를 제출하고 귀속 자산을 반납하시겠습니까, 아니면 현장에서 강제 집행을 당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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