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이이이—!
고막을 찢을 듯한 경보음이 제4외과 수술실의 무거운 공기를 갈랐다.
벽면에 매달린 모니터는 이미 파란색 환자 정보 창을 지워버린 지 오래였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시뻘건 바탕에 갈겨써진 행정처의 직인, 그리고 '강제 폐쇄'와 '면허 정지'라는 네 글자였다.
"이…… 미친 새끼들이 결국 일을 저질렀군."
한예준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손가락 관절이 하얗게 동틀 만큼 강한 힘이 들어가 있었다. 날카로운 그의 눈동자가 모니터의 붉은 빛을 받아 흉흉하게 타올랐다.
백서진의 안색 역시 백지장처럼 질려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모니터의 공고문과 강지훈의 얼굴을 빠르게 오갔다.
"교수님, 오만식이 완전히 선을 넘었어요. 이건 단순한 경고가 아니에요. 사법 고발까지 명시되어 있어요. 경찰이 들이닥치는 건 시간문제예요."
두 사람의 격앙된 반응 속에서도 강지훈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수술용 라텍스 장갑을 천천히 벗겨내어 폐기물 상자에 던져 넣었다. 찌걱이는 소리와 함께 장갑이 떨어졌다. 턱끝에 묻은 은이의 피 한 방울을 가운 소매로 쓱 문질러 닦아낸 지훈이 모니터를 응시했다.
그의 망막 위로 푸른빛의 반투명한 시스템 창이 명멸하고 있었다.
[환자: 이은 (소아 활로4징 수술 완료)] - 생존율: 100% (인과율 개변 완료) - 집도자 수명 차감 잔여분: 185일 - 경고: 심근 질량 감소 및 좌심실 박출률(LVEF) 42%로 저하. 급성 심부전 위험도 증가.
‘남은 수명, 반년 남짓인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올라왔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덜컥거릴 때마다 귀가 먹먹해지는 이명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하지만 지훈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통증은 그에게 살아있다는 증거이자, 환자를 살려냈다는 훈장에 불과했다.
"한예준."
지훈의 고저 없는 목소리가 수술실의 침묵을 깨트렸다.
"예?"
"그 기획조정실에서 받아온 병원 원가 분석 자료와 설비 리스트, 지금 내 태블릿에 동기화되어 있나?"
"어…… 네. 전부 제 드라이브에 백업해 뒀습니다만. 지금 그게 문제가—"
"서진이 너는 아버지가 숨겨둔 그 비자금 장부 위치와 병원 이사회의 의결권 위임장 사본, 확실하게 확보했겠지."
백서진은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빛에 단호한 결의가 서렸다.
"준비는 끝났어요. 하지만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본관 대회의실은 지금 오만식 처장과 그 수하 주임교수들이 장악하고 있어요. 거긴 호랑이 굴이에요."
"호랑이가 아니라 썩은 고기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 새끼들이겠지."
지훈이 번쩍이는 메탈 재질의 안경테를 치켜올렸다. 그의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갔다.
"가자. 쥐새끼들이 쳐놓은 덫을 부수러."
* * *
세인트 미카엘 종합병원 본관 12층, 대회의실.
두꺼운 마호가니 원목 탁자를 중심으로 열두 명의 남녀가 엄숙한 표정으로 마주 앉아 있었다. 상석에 앉은 행정처장 오만식은 기름진 얼굴에 거만한 미소를 가득 머금은 채 서류를 뒤적이고 있었다.
"강지훈이 그 건방진 놈도 이제 끝이군. 면허 정지에 사법 고발까지 들어갔으니, 의사 가운은커녕 감방에서 콩밥이나 먹게 될 거야."
흉부외과 주임교수 임창수가 턱수염을 쓸어내리며 맞장구를 쳤다.
"암요. 제4외과 같은 쓰레기통을 만들어서 병원 재정을 좀먹을 때부터 알아봤습니다. 오 처장님께서 아주 결단을 잘 내리셨습니다. 병원의 기강을 바로잡아야지요."
"기강이라."
바로 그 순간, 대회의실의 두꺼운 방음문이 쾅 소리를 내며 양옆으로 활짝 열렸다.
회의실 안의 모든 시선이 문가로 쏠렸다.
그곳에 강지훈이 서 있었다. 초록색 수술복 위에 하얀 가운을 대충 걸친 채,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오만한 자세였다. 그의 뒤편으로 백서진과 한예준이 보좌하듯 버티고 서 있었다.
"누구 마음대로 남의 면허를 정지시키고 구역을 폐쇄한다는 겁니까?"
지훈의 목소리가 대회의실 천장을 때렸다.
오만식은 움찔하며 몸을 뒤로 뺐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강지훈 의사. 징계 대상자가 위원회의 호출도 없이 뻔뻔하게 이곳에 발을 들이밀다니. 경비원들은 뭐 하는 건가! 당장 이 무법자를 끌어내지 않고!"
"끌어내기 전에 이것부터 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
한예준이 앞으로 걸어 나와 들고 있던 가죽 가방을 탁자 한복판에 거칠게 쏟아놓았다.
투명한 아크릴 상자에 담긴 금속 밸브 수십 개와 두툼한 서류 뭉치들이 탁자 위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흩어졌다. 임창수를 비롯한 주임교수들이 인상을 쓰며 서류를 내려다보았다.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짓인가! 감히 징계위원회 자리에서 난동을 피우다니!"
"난동이 아니라 증거 제시입니다, 임 교수님."
한예준이 안경을 고쳐 쓰며 냉혹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거기 흩어진 금속 부품들 보이십니까? 오만식 처장 주도로 세인트 미카엘 병원 본관 수술실 전체에 납품된 독일산 H-type 마취 가스 밸브입니다. 시리얼 넘버 4400-X 계열이죠."
오만식의 얼굴에서 순간적으로 핏기가 가셨다. 그의 눈동자가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그게 어쨌다는 건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수입된 최고급 부품이다!"
"최고급 부품?"
강지훈이 탁자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그는 흩어진 밸브 중 하나를 집어 들어 오만식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독일 본사 기술 문서에 따르면, 시리얼 넘버 4400-X 계열은 실시간 미세 누출률이 기준치인 0.01%를 초과한 0.04%에 달해 전량 폐기 처분 판정을 받은 불량품입니다. 오 처장, 당신이 리베이트를 챙기기 위해 폐기 예정인 쓰레기를 헐값에 들여와 세인트 미카엘 병원 수술실에 박아 넣은 거 모를 줄 알았습니까?"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음해야! 증거 있어?!"
"증거?"
지훈이 비웃음을 흘렸다.
그의 눈앞에 오만식의 과거 통화 기록과 은폐된 회계 장부의 연결 링크가 푸른 수치로 떠올랐다. 지훈은 망설임 없이 백서진이 건네준 태블릿 화면을 징계위원들의 메인 모니터로 송출했다.
[수입 대행사 '한성메디칼' 송금 내역 및 오만식 차명 계좌 리베이트 수취 현황] - 일자: 202X년 4월 12일 - 금액: 4억 5천만 원 - 사유: 의료용 가스 라인 교체 사업 편의 제공
화면 가득 드러난 명백한 범죄의 흔적에 대회의실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임창수를 비롯한 다른 과 주임교수들이 서둘러 오만식과 거리를 두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오 처장, 이게 정말인가?"
"아, 아닙니다! 저건 조작된 자료입니다! 강지훈이가 나를 모함하려고 의도적으로—"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백서진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대기업 회장 비서실에서나 쓸 법한 고급 가죽 폴더를 열고, 정밀하게 인쇄된 보고서를 주임교수들의 탁자 앞에 한 부씩 돌렸다.
"오만식 처장의 개인 비리는 사법 기관의 몫이겠죠. 하지만 여기 계신 주임교수님들, 그리고 병원 이사회가 직면할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역방향 의료 경제적 압박법. 들어보셨습니까?"
서진의 맑고 똑 부러지는 목소리가 회의실 조명을 타고 차갑게 가라앉았다.
"제4외과를 강제 폐쇄하고 강지훈 교수의 면허를 정지시킬 경우, 세인트 미카엘 병원이 감당해야 할 재무적 손실액을 산출한 보고서입니다. 첫째, 불량 가스 밸브 무단 도입으로 인한 환자 단체 소송 제기 시 예상 배상액 최소 1,200억 원. 둘째, 리베이트 비리 보도에 따른 재단 상장사 주가 폭락 가치 추산액 4,800억 원. 셋째, 보건복지부 지정 상급종합병원 지위 박탈에 따른 연간 진료비 손실 850억 원."
서진이 오만식을 서늘하게 내려다보며 쐐기를 박았다.
"합계 최소 6,85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이 모든 재무적 파탄의 책임은 징계안에 찬성표를 던진 주임교수님들과 이사진에게 연대 보증 책임으로 청구될 것입니다. 저희 법무팀이 이미 소장 작성을 마쳤습니다."
"뭐, 뭐라고?!"
임창수 교수가 자리에서 스프링처럼 튀어 올랐다. 그의 손이 사시나무 떨듯 떨렸다.
"연대 책임이라니! 우리가 왜 오 처장 개인의 비리와 병원의 재무 손실을 책임져야 한단 말인가!"
"징계위원회 의결서에 서명하는 순간, 당신들은 오만식의 범죄 행위를 묵인하고 동조한 공범이 되니까요."
강지훈이 탁자를 짚고 몸을 숙였다. 그의 매서운 눈동자가 주임교수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꿰뚫었다.
"당신들의 그 고상한 의사 면허와 수십억 대의 사재를 털어 오만식의 리베이트 뒤처리를 해주고 싶다면, 어디 한 번 내 면허 정지 서류에 서명해 보십시오. 나를 징계하는 즉시 이 모든 자료는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과 지상파 3사 메인 뉴스 데스크로 송출됩니다."
침묵.
지독한 침묵이 대회의실을 지배했다.
조금 전까지 지훈을 당장이라도 파멸시킬 기세로 으르렁거리던 주임교수들은 이제 서로의 눈치만 살피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그들의 머릿속 주판알이 맹렬하게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수천억 원의 소송과 주가 폭락, 그리고 자신들의 파멸.
자본주의로 무장한 세인트 미카엘 병원의 권력자들에게 이보다 더 확실하고 공포스러운 칼날은 없었다.
"이…… 이봐, 임 교수! 서명하지 말게! 이건 우리가 끼어들 문제가 아니야!"
"맞소! 오 처장 혼자 저지른 비리를 왜 우리가 뒤집어써야 한단 말인가!"
주임교수들이 서둘러 자신의 명패와 의결서를 뒤로 밀어냈다.
"여러분!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저놈의 허장성세에 속으시면 안 돼요!"
오만식이 비명을 지르며 매달렸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어 있었다. 임창수가 차가운 눈빛으로 오만식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 처장. 행정처의 리베이트 의혹이 해결될 때까지, 이번 제4외과 징계안 및 폐쇄 명령은 전원 합의로 '자진 기각'하겠네. 자네는 당장 행정처장 직무에서 배제되어 이사회 감사실로 출두하게."
"임 교수!!!"
오만식의 단말마 같은 비명이 울려 퍼졌지만, 지훈은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지훈은 탁자 위에 놓인 자신의 징계 서류를 집어 들어, 오만식의 면전에서 반으로 찢어버렸다. 종이가 찢어지는 쾌활한 소리가 회의실의 긴장을 단번에 날려 보냈다.
"게임 끝났습니다, 오 처장."
지훈이 차갑게 읊조리며 돌아섰다.
백서진과 한예준이 그의 뒤를 따랐다. 대회의실 문을 나서는 지훈의 등 뒤로, 오만식이 악에 받쳐 지르는 비명과 주임교수들의 고함이 멀어져 갔다.
* * *
본관 엘리베이터 안.
"하…… 진짜 심장 터지는 줄 알았네."
한예준이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헤치며 벽에 기대섰다. 그의 얼굴에는 극도의 긴장 끝에 오는 안도감이 묻어 있었다.
"그 표정들을 봤어야 했는데. 수천억 원 소송 소리에 얼굴이 흙빛이 되더군요. 교수님, 진짜 대단하십니다."
백서진 역시 엷은 미소를 지으며 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강지훈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엘리베이터 벽면에 한 손을 짚은 채, 다른 한 손으로 가슴팍을 움켜쥐고 있었다.
"흡……!"
지훈의 입술 사이로 억눌린 신음이 새어 나왔다.
눈앞의 시야가 급격하게 흐려지며 적색 경고등이 사정없이 깜빡였다. 귀를 찢는 듯한 이명이 뇌를 관통했다.
[경고: 영혼의 수명 등가교환 페널티 발현] - 심근 허혈 및 관상동맥 경련 발생. - 현재 심박수: 142회/min (부정맥 수치 도달) - 뇌세포 괴사율 실시간 상승 중.
"교수님?!"
백서진이 놀라 지훈의 어깨를 붙잡았다. 지훈의 몸이 힘없이 무너지려는 것을 한예준이 반대편에서 다급하게 부축했다.
"강지훈! 정신 차려! 너 몸 상태가 왜 이래? 수술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 모양이야!"
"비켜……."
지훈이 이를 악물며 두 사람을 밀쳐냈다.
차가운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이미 유령처럼 창백했고, 코밑으로는 붉은 선혈이 한 줄기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는 소매로 피를 닦아내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과거, 돈이 없어 응급실 바닥에서 차갑게 식어가던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이 뇌리를 스쳤다.
‘더 살아야 한다. 최소한 이 병원의 썩은 뿌리를 통째로 뽑아내고, 단 한 명의 환자도 돈 때문에 죽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전까지는…… 죽을 수 없다.’
지훈은 떨리는 손으로 가운 주머니에서 응급 처방해 둔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꺼내 혀 밑에 밀어 넣었다. 알약이 녹아내리며 관상동맥이 확장되자, 쥐어짜는 듯한 흉통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단순한 과로일 뿐이야."
"과로로 코피를 흘리고 심정지 직전까지 가는 의사는 없어요!"
백서진이 화가 난 듯, 그러나 걱정이 가득 담긴 눈물 어린 목소리로 소리쳤다.
"더 이상 무리하지 마세요. 이제 우군도 생겼고, 오만식도 쳐냈잖아요."
"아니, 오만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쥐새끼는 막막한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가장 사납게 발악하는 법이니까."
띵—!
엘리베이터가 1층 로비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청아한 알림음이 울렸다.
하지만 문이 열리는 순간, 세 사람의 귀에 꽂힌 것은 청아한 종소리가 아니었다.
앵—! 앵—! 앵—!
로비 전체를 뒤흔드는 붉은색 비상 사이렌과 함께, 응급의학과 간호사들의 다급한 비명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코드 블루! 1층 권역외상센터, 대량 출혈 환자 진입합니다! 수혈 팩 당장 더 가져와!"
"어레스트! CPR 유지해! 집도의 어디 있어? 황인국 교수님 어디 가셨냐고!"
지훈의 안경 너머 눈동자가 급격하게 좁아졌다.
로비 한복판, 피투성이가 된 채 간이침대에 실려 들어오는 환자의 모습이 보였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의 복부는 이미 시커먼 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고, 구급대원들이 필사적으로 가슴을 압박하고 있었다.
그 뒤로, 수술복을 입은 채 도망치듯 로비를 빠져나가는 중년 의사의 모습이 지훈의 눈에 포착되었다. 오만식이 제4외과를 견제하기 위해 외부에서 거액을 주고 영입한, 마약 투약 비리 의혹이 있는 외과의 황인국이었다.
"황인국……!"
한예준이 이빨을 갈았다.
"저 미친 새끼, 환자 배를 열어놓고 수혈이 모자라니까 소송당할까 봐 도망치는 겁니다!"
동시에, 지훈의 망막 위로 생사장부의 인터페이스가 붉은색 강제 경보와 함께 스스로 펼쳐졌다.
[응급 환자 발견: 신원미상의 중증 외상 환자] - 진단: 복부 대동맥 파열 및 후복막 대량 출혈 (Hemorrhagic Shock) - 현재 생존 확률: 1.2% - 특이 사항: 집도의 황인국의 고의적 수술 유기로 인해 골든타임 3분 남음. - 인과율 개변 성공률 100% 고정 시 요구 대가: 집도자 수명 120일 추가 차감.
[선택하십시오. 환자의 생명을 위해 당신의 남은 수명을 바치겠습니까?]
지훈의 가슴속 심장이 다시 한 번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남은 수명은 이제 반년 남짓. 여기서 120일을 더 빼앗긴다면, 그의 생명은 문자 그대로 촛불처럼 꺼져갈 터였다.
하지만 지훈의 발걸음은 이미 피비린내 진동하는 가마솥 같은 로비 한복판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예준아, 서진아."
지훈이 메스를 쥐듯 손가락을 가볍게 굽혔다.
"준비해라. 어시스트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