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색 경고광이 시야를 거칠게 뒤덮었다. 12구역 배전반 폭발의 연쇄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메인 제어 콘솔의 홀로그램이 파동 치듯 사방으로 흔들렸다. 전력을 정상 배분받은 에테르의 메인 프로세서가 아르카-9 외곽 고농축 연료 탱크의 무작위 유압 분사 현상을 감지해 낸 결과물이었다.
“보고해, 에테르.”
서율의 목소리가 헬멧 마이크를 통해 갈라져 나왔다. 뇌 신경망의 31.4%가 영구 손상된 여파로 관자놀이가 송곳으로 찌르는 듯 욱신거렸다. 시야 가장자리에 붉은색 노이즈 아티팩트가 지직거리며 명멸했다. 신경망 손상이 가중되고 있다는 신체적 지표였다.
[외곽 제6 연료 탱크에서 초당 120리터의 하이드라진 혼합 추진제가 무단 분사되고 있습니다. 현재 요(Yaw)축 기준으로 방주의 자세 편차가 초당 0.03도씩 누적되는 중. 이대로 7분 이상 방치할 경우, 궤도 이탈 각도가 임계점을 초과하여 방주 외벽의 구조적 붕괴가 시작됩니다.]
에테르의 차가운 기계음이 고막을 두드렸다. 화면에 표시된 궤도 오차 곡선은 이미 급격한 우상향을 그리며 적색 영역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세라핌 헤븐의 산소 고갈까지 남은 시간은 14분 12초. 그리고 방주의 궤도가 뒤틀려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7분.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방주가 대기권이나 성간 물질에 부딪혀 찢겨 나간다면, 여동생 서아가 잠든 동면실을 살려내는 연산 자체가 완전히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제6 분기관으로 간다.”
서율은 묵직한 마그네틱 렌치를 쥐었다.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렸으나, 악력은 45킬로그램중을 정확히 유지했다. 극단적인 통제 강박이 그의 신경계를 억지로 붙들고 있었다.
[해당 구역의 국소 내부 압력은 420 bar에 육박합니다. 가스 밀도와 속도를 감안할 때, 진입 시 신체 훼손 및 사망 확률은 89.4%에 달합니다. 우회 경로를 탐색할 것을 권장합니다.]
“우회 경로를 타면 12분이 소요되지. 내 연산이 맞다면 우회하는 순간 방주는 반토막이 난다. 확률 계산은 내가 해, 에테르. 넌 내 눈과 귀만 대행해라.”
서율은 주저 없이 에어록의 해치를 열었다.
슈트 내부의 압력 레귤레이터가 쉭 소리를 내며 외부 기압과 동조하기 시작했다. 통로 안은 하얗고 유독한 추진제 스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시야는 불과 1.5미터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제한되었다. 보호 슈트 외벽에 부딪히는 고온 입자들이 사각거리는 마찰음을 내며 옷감을 갉아먹었다.
초속 10미터의 고온 연료 스팀 연무가 솟구치는 탱크 제6 분기관 진입로. 온도는 이미 섭씨 340도에 육박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보호 슈트의 내열 임계점은 섭씨 300도 전후. 40도의 초과분은 슈트 표면의 세라믹 코팅을 실시간으로 박리시키며 내부 온도를 끌어올렸다. 땀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려 눈을 찔렀으나 쓸어낼 손이 없었다.
서율은 허리춤에 매달아 둔 8.4킬로그램 무게의 전용 스풀 보정 장치(Spool Compensator)를 풀었다. 스팀의 격렬한 유동 속에서 이 무거운 금속 뭉치를 정확한 위치에 장착해야만 유압 분사를 물리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다.
“에테르, 분출구 주변의 국소 기류 벡터 데이터 송신해.”
[경고. 데이터 수신을 위한 대역폭 사용 시 뇌 신경망의 추가 과부하가 예상됩니다. 동기화율을 15% 낮출 것을 권장—]
“송신하라고 했다.”
서율이 이를 악물었다. 순간, 척수를 타고 찌릿한 전류가 흐르며 뇌리 속에 가공되지 않은 수치적 데이터가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벡터 X: +4.2, Y: -8.7, Z: +1.1. 풍향 압계 편차 12.4%.’
머릿속에서 삼차원 좌표계가 그려졌다. 고온의 스팀 연무가 배출되는 방향과 압력의 불균일한 진동이 뇌세포를 직접 자극했다. 맥박수가 분당 152회까지 치솟았다. 눈앞에 떠오르는 숫자들의 잔상이 번져 보였다. 서율은 스풀 보정 장치의 고정용 클램프를 벌린 채, 초속 10미터로 몰아치는 스팀의 중심부를 향해 상체를 집어넣었다.
“흐읍……!”
가스 배출구의 압력이 슈트 전체를 뒤로 강하게 밀쳐냈다. 체중 74킬로그램의 서율이 뒤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마그네틱 부츠의 고정 스위치를 최대 출력으로 올렸다. 바닥 철판에 자력 패드가 달라붙는 둔탁한 금속음이 슈트 뼈대를 타고 전해졌다.
손끝에 느껴지는 저항은 상상을 초월했다. 마치 흐르는 폭포수 밑바닥에서 작은 나사 하나를 조립하는 듯한 감각이었다. 바람의 저항이 고스란히 손목 관절로 전달되었다. 뼈마디가 비명을 질렀다. 서율은 뇌 신경망에 직접 동기화된 풍향 압계 편차 계산 값을 실시간으로 보정 장치의 유압 피스톤에 입력했다.
장치의 가이드 레일이 제6 분기관의 플랜지 가장자리에 닿았다. 0.1밀리미터라도 어긋나면 스팀의 압력에 의해 보정 장치 자체가 튕겨 나가 서율의 헬멧을 박살 낼 터였다.
서율은 눈을 감았다. 시각 데이터보다 뇌로 직접 들어오는 압력 수치의 변화가 더 정확했다.
‘편차 수렴 중. 1.2%…… 0.8%…… 0.2%. 지금이다.’
철컥!
육중한 걸쇠가 분기관 외벽을 물어뜯듯 결합되었다. 고온의 스팀이 순간적으로 보정 장치 내부의 바이패스 통로로 흘러들어 가며 거친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장착 자체는 성공했다. 하지만 안도의 숨을 내쉴 틈은 없었다.
***
배관 내부에서 기괴한 고주파 진동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웅- 하는 바이브레이션이 바닥철판을 타고 서율의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흔들어 놓았다. 진동수 약 4,200Hz. 기계공학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공진 주파수 대역이었다.
“연료 라인의 내벽 재질 파악해.”
서율이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조회 중. 해당 배관은 아르카-9 건조 당시 적용된 고대 초합금 세라믹(Superalloy-Ceramic Matrix Composite) 내벽으로 지탱되고 있습니다. 해당 재질은 고열 전도율은 우수하나, 고주파 진동 조건에서 마이크로 크랙이 기하급수적으로 자가 증폭되는 물리적 제약 조건이 존재합니다.]
에테르의 진단은 정확했다. 세라믹 내벽은 단단하지만 취약했다. 고온 추진제의 마찰과 진동이 틈새에 한 번이라도 가해지면, 그 미세한 균열이 음속의 속도로 전파되어 배관 전체가 먼지처럼 분해된다. 배관이 터지는 순간, 방주 외곽의 6번 섹터는 통째로 날아간다.
“단순히 밸브를 잠그는 것으로는 역압 때문에 크랙이 터져 나갈 거다. 완충 처리가 필요해.”
서율은 배관의 구조를 머릿속으로 분해했다. 초합금 세라믹의 열팽창 계수와 추진제의 유체 역학적 마찰 계수를 연산했다.
“긴급 마모 패시네이션(Passivation)을 실행한다. 배관 외벽의 보조 윤활 피드를 열어 구리-티타늄 나노 입자를 주입하겠어. 내벽의 마이크로 크랙 사이에 나노 입자가 박혀 임시로 압축 응력을 가하도록 만든다.”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보조 윤활 피드 밸브는 수동으로 개방해야 합니다. 현재 위치에서 좌측으로 3미터, 유독 스팀의 밀도가 가장 높은 데드존(Dead Zone) 내부입니다.]
서율은 고개를 돌렸다. 그곳은 하얀 아황산가스 안개가 소용돌이치는 지옥과 같은 구역이었다. 슈트 내부의 산소 잔량이 42%를 가리키며 노란색으로 점멸하기 시작했다. 이명이 머릿속을 찢는 듯이 울렸다. 삐— 하는 고주파음이 고막 안쪽에서 멈추지 않았다. 뇌세포 사멸로 인한 인지 에러가 청각 피질을 건드리고 있었다.
“이동한다.”
서율이 발을 내디뎠다. 마그네틱 부츠를 뗄 때마다 철판이 뜯겨 나가는 듯한 저항감이 다리 근육을 압박했다. 한 걸음, 두 걸음. 스팀의 온도가 슈트 내부로 스며들어 살을 태우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수포가 잡히기 시작하는 감각이 신경계를 타고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그때였다. 이명이 급격히 커지며 서율의 무릎이 꺾였다. 바닥에 한쪽 손을 짚었다. 시야가 온통 백색으로 변하며 호흡이 가빠졌다. 슈트의 산소 공급 장치가 유독 가스의 유입으로 인해 필터 오염 경고를 띄웠다. 산소 피드 수치가 28%까지 떨어졌다.
‘여기서 멈추면…… 끝이다.’
정신이 혼미해지는 찰나, 슈트 내부의 제어 패널이 푸른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알림. 메인 AI 에테르가 예외 프로토콜을 가동합니다. 함선 예비 전력의 4.2%를 차출하여 방어 밸브의 자기 차폐 모듈(Magnetic Shielding Module)을 활성화합니다.]
서율의 눈이 크게 떠졌다. 예비 전력을 이딴 개인 방어 장비에 소모하는 것은 방주의 생존 확률을 연산하는 에테르의 기본 논리에 완전히 위배되는 행위였다. 지극히 비합리적인 에너지 낭비였다.
“에테르…… 너 지금 무슨 짓을……”
[강서율의 영혼 잔존 손실률이 임계값 35%에 도달하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귀하의 영구적 자아 소멸은 방주 제어권 회수 확률을 0%로 수렴시킵니다. 따라서 본 연산 장치는 비합리적인 전력 소모를 감수하더라도 귀하의 호흡계를 보호하는 것이 장기적 효율성에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차가운 음성조차 살짝 떨리는 듯한 노이즈가 섞여 있었다.
웅 하는 소리와 함께 서율의 슈트 주위로 미세한 푸른색 자기장 장벽이 펼쳐졌다. 주위를 에워싸고 있던 뜨거운 유독 가스 입자들이 자기장에 부딪혀 바깥쪽으로 튕겨 나갔다. 슈트 내부의 산소 수치가 다시 35% 선으로 완만하게 상승했다. 폐를 찌르던 매캐한 공기가 정화되는 것이 느껴졌다.
“……고맙다는 고지식한 말은 생략하지.”
서율이 몸을 일으켜 세웠다. 에테르가 보여준 이 ‘비합리적 신뢰’의 증거야말로 그가 매 루프마다 학습시키고자 했던 가치였다.
그는 단숨에 보조 윤활 피드 밸브로 손을 뻗었다. 완전히 고착되어 있던 수동 레버를 온 힘을 다해 잡아당겼다. 끄으으윽 하는 비명 같은 금속 마찰음이 울리며 밸브가 돌아갔다. 나노 입자가 고압 배관 내부로 주입되는 쉬이익 소리가 차폐막 너머로 들려왔다. 진동수 4,200Hz의 위험한 진동이 수그러들며, 둔탁하고 안정적인 진동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배관의 붕괴 위기는 모면했다.
***
이제 남은 것은 유압 분사 시스템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는 일이었다. 서율은 배관실 안쪽에 위치한 로컬 제어 콘솔로 다가갔다.
하지만 콘솔 앞에 선 그의 눈이 차갑게 식어 내렸다.
“이건……”
제어 콘솔의 핵심인 마스터 키보드와 칩셋 기판이 엉망진창으로 망가져 있었다. 엔드로피 교단원들이 사보타주를 감행하면서, 수동 정지 명령을 내릴 수 없도록 기판 전체를 고열 인두기로 지져 납땜(Soldering) 덩어리로 만들어 버린 상태였다. 주요 구리 동박 패턴은 녹아내렸고, 마이크로컨트롤러의 리드 핀들은 서로 뭉쳐져 쇼트되어 있었다.
[분석 완료. 제어 입력 장치의 물리적 파손율 98.7%. 소프트웨어적인 우회 프로토콜이나 가상 터미널을 통한 접근 통로가 모두 물리적으로 단선되었습니다. 현장 수리에는 최소 45분이 필요합니다. 방주 자세 붕괴까지 남은 시간은 3분 15초.]
에테르는 기계적인 한계를 선언했다. 일반적인 엔지니어라면 여기서 절망했을 터였다. 기판이 녹아내렸으니 디지털 제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율의 뇌는 극단적인 합리성과 공학적 직관으로 번뜩였다.
“디지털이 죽었다면, 아날로그로 강제 조작한다.”
서율은 허리 가방에서 멀티툴을 꺼내 콘솔의 전면 패널을 통째로 뜯어냈다. 기판 뒷면의 가이드라인이 드러났다. 그는 탄화된 기판 틈새로 회로의 뼈대를 추적했다.
“마스터 칩셋의 입력 전압은 DC 5볼트. 리셋 핀의 로직 레벨은 액티브 로우(Active Low). 즉, 리셋 핀에 가해지는 전압을 0볼트로 떨어뜨리면 칩셋은 강제로 초기화된다.”
그는 구리 피복 와이어 두 가닥을 잘라냈다. 그리고 멀티미터의 날카로운 프로브 핀 끝에 와이어를 감았다.
“에테르, 3.3볼트 레듈레이터 출력단 위치 찍어.”
[우측 하단의 세라믹 캐패시터 C12 라인입니다. 하지만 강제 쇼트 시 바이패스 전류가 역류하여 메인 메모리 영역이 영구 손상될 위험이—]
“상관없어. 플래시 메모리가 날아가기 전에 강제 리셋 레지스터만 트리거하면 돼.”
서율은 숨을 멈추고 손끝의 감각에 극도로 집중했다. 이명이 머릿속을 사정없이 흔들었으나, 그의 손끝은 단 1밀리미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았다.
날카로운 프로브 핀 끝이 녹아내린 기판의 동박 패턴을 긁어내며 금속 전도층에 닿았다. 그리고 다른 한쪽 핀을 3.3볼트 전원 라인에 직접 찔러 넣었다.
지리릭!
날카로운 스파크와 함께 매캐한 탄내가 헬멧 내부로 미세하게 흘러들었다. 순간 콘솔 화면이 암전되었다.
“제발……”
서율의 심박수가 요동쳤다.
1초.
2초.
그리고 딩- 하는 맑은 시스템 구동음과 함께, 먹통이었던 제어 화면이 녹색 프롬프트 문자를 띄우며 복구되기 시작했다. 칩셋 전체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쇼트 점프시켜 강제 콜드 부팅(Cold Booting)에 성공한 것이었다.
[시스템 강제 리셋 완료. 마스터 제어 권한 일시 복구.]
“유압 밸브 전면 폐쇄!”
서율이 화면을 강하게 터치했다.
콰르릉 하는 둔탁한 기계음과 함께 외곽 제6 탱크의 밸브가 완전히 잠겼다. 뿜어져 나오던 유독 스팀이 거짓말처럼 잦아들었다.
[제6 연료 탱크 유압 분사 정지 완료. 방주 요(Yaw)축 편차 누적 정지. 자세 제어 스러스터 작동 개시. 방주 평형 상태로 복귀 중.]
에테르의 보고와 동시에, 우주선 전체를 찌르르하게 울리던 거대한 진동이 서서히 멈췄다. 기울어지던 중력 제어 장치가 다시 수평을 회복하며 발바닥에 안정적인 무게감이 실렸다.
서율은 콘솔에 이마를 기대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땀방울이 헬멧 유리에 부딪혀 흘러내렸다. 뇌 신경망 손상률은 32.1%로 상승해 있었으나, 방주의 파멸이라는 최악의 분기점은 그의 손으로 직접 꺾어 돌려놓았다. 통쾌한 승리였다. 기계의 한계를 인간의 비합리적 공학 설계로 깨부순 결과였다.
***
그러나 우주는 그에게 쉴 틈을 주지 않았다. 방주의 자세가 평형을 되찾으며 센서류가 정상화되는 순간, 메인 화면의 우측 하단 감시 창에 붉은색 경고 마크가 점멸했다.
[알림. 12구역 상부 수리관 및 세라핌 헤븐 진입로에서 비정상적인 열원 반응 감지.]
“화면 띄워.”
서율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화면에 나타난 것은 12구역 수리관 위쪽의 급속 환기 통로였다. 그곳은 인간이 통행하기 극도로 좁고 위험한 배관 밀집 지역이었다. 하지만 고해상도 열화상 카메라에 포착된 것은 명백한 인간의 신체 실루엣들이었다.
다섯 명. 아니, 여섯 명.
그들은 무장하고 있었으며, 보안대장 엘레나가 이끄는 추격대원들의 순찰 동선을 교묘하게 피해 아래층으로 빠르게 내려가고 있었다. 그들의 이동 방향의 종착지는 단 한 곳뿐이었다.
여동생 서아와 10만 명의 인류가 잠들어 있는 저온 동면 구역, 세라핌 헤븐의 중앙 배관망 복도.
그들의 손에는 정체불명의 중형 가방들이 들려 있었다. 열화상 카메라에 감지되는 가방 내부의 열원은 특이한 진동 패턴을 그리고 있었다. 주파수 대역은 정확히 72Hz.
“테오의 정예 게릴라들이군.”
서율의 눈동자가 급격히 좁아졌다.
그들이 세라핌 헤븐의 중앙 배관망에 도달해 폭발물을 설치하거나 바이러스를 주입한다면, 액체 질소 공급이 15분 만에 중단되는 수준이 아니라 동면 구역 자체가 통째로 우주의 먼지로 기화할 터였다.
[경고. 그들이 세라핌 헤븐 중앙 배관망 해치에 도달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4분 30초. 현재 귀하의 신체 조건과 거리로는 물리적인 정상 접근법으로 그들을 저지할 확률이 1.2% 미만입니다.]
에테르의 경고가 다시 한번 절망의 심연을 가리켰다. 하지만 서율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