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3층 스카우트 팀장실 창문 너머로 붉은색 메가폰을 든 팬들의 외침이 쉴 새 없이 고막을 찔러댄다.
"팀을 망치는 낙하산 스카우터는 즉각 사퇴하라!" "유리몸 수집이 리빌딩이냐, 구단 포기냐!"
창문을 굳게 닫았음에도, 30여 개의 피켓을 든 골수팬들의 절규 섞인 연호는 시멘트 벽을 타고 데시벨을 높인다. 통산 50세이브를 기록한 베테랑 불펜 투수 송민우를 일대다 트레이드 카드로 쓰고 얻어낸 것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 경력이 있는 이적 신인들과 제구 불량의 미완성 투수들이라는 사실에 여론은 폭발했다. 구단 자체 팬 선호도 지표는 일주일 만에 18.2%포인트 폭락했고, 홈경기 보이콧 서명 운동에는 벌써 만 명이 넘는 인원이 동참했다. 내부 프런트 기득권들은 이때다 싶어 당신의 목조르기에 동참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당신의 시선은 창밖이 아닌, 태블릿 PC의 피칭 데이터 분석 시트에 고정되어 있다.
‘한지혁, 직전 불펜 피칭 최고 구속 151.2km/h. 평균 RPM 2,540.’
토미 존 수술 이후 이어진 체계적인 튜빙 트레이닝과 극비리에 진행한 메커니즘 교정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었다. 견갑골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매일 아침 가벼운 플라이오볼을 활용한 감속 훈련을 시켰고, 골반 회전과 상체 회전 사이의 시차(X-Factor)를 0.08초 늘려 채찍질 효과를 극대화했다. 그 결과, 릴리스 포인트는 기존보다 12cm 더 앞으로 전진했으며 포심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는 리그 평균을 7cm 상회하는 49.5cm를 기록했다. 솟구쳐 오르는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킬 ‘라이징 패스트볼’의 완성이다.
그러나 현장은 이미 깊은 공포에 잠겨 있었다. "스카우터님, 내일부터 당장 홈 3연전인데 시위대 압박 때문에 투수들이 불펜에서도 릴리스 포인트를 못 잡고 흔들립니다. 지혁이 녀석마저 손가락 끝 감각이 무뎌졌다고 고개를 젓고 있어요." 수석코치의 목소리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당신의 이른바 '데이터 야구'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우와아아아! 당장 기어나와라!"
창밖에서 다시 한번 고성방가가 터져 나왔다. 마치 9회말 2사 만루 풀카운트 상황, 백스톱 바로 뒤에서 타석을 흔드는 홈 관중들의 압도적인 고함 소리와 같은 긴장감이 방 안을 가득 채운다.
전운이 감도는 경기장, 그리고 퇴진을 요구하는 팬들의 거센 물결. 홈 3연전의 격전 직전, 프런트의 세이버메트릭스 데이터 시트와 마운드 위 선수들의 눈빛이 당신의 마지막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 요동치는 여론의 파도를 정면으로 돌파할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