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화면이 쉬지 않고 번쩍이며 상단을 채운다.
[단독] ‘도 넘은 진흙탕 싸움, 피닉스 스카우터의 검은 야욕’ [기자수첩] ‘유망주 방패 삼은 언론 플레이, 이대로 괜찮은가’
세룡 타이거즈의 거대한 자본과 유착된 스포츠 언론들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템퍼링 폭로의 본질은 흐려지고, 졸지에 당신은 신인 선수를 가스라이팅해 야구계의 질서를 흔드는 ‘미꾸라지’로 격하되었다. 팬들의 여론마저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 시작한 일촉즉발의 상황.
하지만 당신의 시선은 태블릿 PC의 트랙맨 데이터 플롯과 저 앞 불펜 마운드에 고정되어 있다.
"쾅-!"
폭발적인 파열음이 실내 연습장의 공기를 가른다. 한태준의 투구 폼은 몰라보게 간결하고 단단해졌다. 스트라이드 보폭을 본인 키의 83%인 152cm로 일정하게 제한하고, 중심 이동 시 골반의 회전 각도를 12도 넓히는 지상 훈련을 반복한 결과다.
화면에 찍힌 숫자는 경이롭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 148km/h. 회전수(RPM)는 KBO 리그 평균을 아득히 상회하는 2,510회. 종적 무브먼트 51cm. 타자 투수 간 거리 18.44m의 공간에서 공이 가라앉지 않고 그대로 살아 들어가는 궤적이다. 하체 밸런스를 잡자 릴리스 포인트의 좌우 편차도 3cm 이내로 좁혀졌다. 완벽한 제구력의 재탄생이다.
"좋아, 태준아. 릴리스 순간에 검지 손가락 끝으로 실밥을 채는 느낌만 유지해. 상체 각도 1시 방향 유지하고."
당신의 분석적인 지시에 한태준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끄덕인다. 굵은 땀방울이 마운드 흙 위로 툭툭 떨어진다. 놈의 눈빛에는 세간의 비난에 흔들리던 유약함 대신 마운드를 지배하겠다는 포식자의 투지만이 남았다. 과학적인 트레이닝 루틴이 멘탈을 완벽히 수리한 것이다.
그때, 피닉스 단장이 붉게 충혈된 눈으로 단말기를 손에 쥔 채 불펜으로 들어선다.
"세룡 쪽에서 여론조작 전담 대행사까지 붙였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신인 드래프트 전에 우리 구단 이미지가 완전히 나락으로 갑니다. 한태준의 가치와 우리의 정당성을 한 방에 증명할 흥행 카드가 필요해요. 당장 대중의 입을 다물게 할 결정적인 한 수가!"
싸늘한 긴장감이 불펜을 지배한다. 궤변이 진실을 압도하려는 순간, 판을 뒤집을 최후의 카드를 던져야 한다. 당신은 단장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