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대공저 서편 별채. 달빛조차 비껴가는 음산한 그림자 속에서 극도로 미세한 마찰음이 흘러나왔다.
스윽.
날카로운 쇠붙이가 가죽을 가르는 소리. 직전의 골목에서 정보상 노아의 턱밑을 겨누었던 발루아 공작가의 사냥개, 카를의 검끝은 기어코 대공저 깊숙한 곳까지 그 은밀한 궤적을 뻗치고 있었다. 노아의 품에서 낚아챈 가죽 가방은 이미 갈가리 찢겨 바닥에 뒹굴고 있었고, 그 안에서 쏟아진 것은 에일라가 흘려둔 가짜 미끼 서류뿐이었다. 기만당했음을 깨달은 카를은 삼엄한 경비망의 틈새를 뚫고 에일라의 임시 처소에 무단으로 침입해 있었다.
카를의 거친 손길이 장미목으로 짜인 화장대 서랍의 이중 격벽을 사납게 뜯어내려 했다. 붉은 벨벳 안감이 찢어지며 진주 귀걸이와 루비 브로치들이 대리석 바닥 위로 요란한 비명을 지르며 흩어졌다. 손가락 끝에 서린 살기가 서랍 안쪽의 은밀한 틈새를 후벼 파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딸깍, 하고 등 뒤에서 가벼운 마찰음이 들렸다.
"남의 사생활을 훔쳐보는 천박한 버릇은 여전하구나, 카를."
서늘하기 이를 데 없는 목소리가 방 안의 공기를 단숨에 얼려버렸다.
카를이 번개처럼 몸을 돌리며 검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그의 검날이 향한 곳에는 오직 우아함으로 무장한 에일라 드 발루아가 서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등 뒤로는 횃불의 붉은 불꽃을 반사하는 은빛 갑주를 입은 성휘 기사단의 가드들이 겹겹이 늘어서 있었다. 차가운 쇠 냄새와 성스러운 마력의 압박감이 좁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카를의 눈동자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잘게 떨렸다. 그는 침착함을 가장하려 애쓰며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영애, 가주님의 명령을 받드는 수사관으로서 반역의 징후를 수색하는 중입니다. 대공저에 숨어 가문의 기밀을 양도하려는 쥐새끼들의 흔적을 쫓았을 뿐이지요."
"수사관이라."
에일라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입은 짙은 청색 실크 드레스가 바닥을 쓸며 부드러운 마찰음을 냈다. 그녀는 흩어진 보석들을 힐끗 내려다보더니, 카를의 일그러진 얼굴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대공의 허락도 없이 그분의 사유지에 침입해, 그분의 정식 약혼녀가 머무는 침소를 헤집는 것이 발루아의 수사 방식인가? 내 눈에는 그저 황실과의 맹약을 위반하고 대공가를 모욕하려는 파렴치한 도둑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군."
그녀는 가볍게 손가락을 까딱였다.
"기사단장 직속 가드들이여. 현장법에 의거해 이 무단 침입자를 반역 혐의로 즉시 구금하라. 대공저의 결계를 훼손하고 침입한 자의 수사 책임을 역으로 물을 것이다."
"무슨……! 영애, 당신은 발루아의 피를 이은 자입니다!"
카를이 검을 움켜잡으며 소리쳤지만, 기사들의 육중한 발걸음이 그를 압박해 들어왔다. 은빛 검날들이 일제히 그의 목덜미를 겨누었다.
에일라는 품 안에서 섬세한 금박이 입혀진 가죽 두루마리를 꺼내 들었다. 그것은 붉은 영혼의 마력이 깃든 '맹약의 은장' 서약서의 사본이자 제국의 신성 법전이었다. 법전의 가장자리를 장식한 금색 자수들이 횃불의 불빛을 받아 기묘하게 번뜩였다.
"제국 영혼 맹약 규정 제3조 7항."
그녀의 맑고 고요한 목소리가 기사들의 갑주 사이로 스며들었다.
"‘성스러운 결속의 맹약을 맺은 남녀의 사유 공간과 그들이 교환한 수수 보석, 임시 처소는 가문의 가주라 할지라도 맹약 기간 중에는 절대 침해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는 행위는 맹약에 깃든 황실과 사제단의 권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자 신성 모독으로 간주한다.’"
에일라는 법전의 글귀를 한 자 한 자 명확히 소리 내어 낭독했다. 기사들의 눈빛에 서린 경외감이 더욱 짙어졌다. 그녀는 낭독을 끝마치고 법전을 카를의 발밑으로 툭 던졌다.
"가주 루드비히의 가신으로서 이 법령의 무게를 모를 리 없겠지. 지금 네가 짓밟고 있는 이 방의 바닥과 네 손이 닿은 저 서랍은 전부 대공께서 내게 하사하신 사유 재산이다. 가문의 권위로 나를 억누르려 하기 전에, 네 목이 온전히 붙어 있을지부터 걱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카를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제국의 법령은 철저히 등가교환과 서약의 구속력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특히 영혼의 맹약이 얽힌 처소에서의 무단 침입은 단순한 주거 침입이 아닌 가문 대 가문의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는 중죄였다. 카를은 천천히 검을 내리며 굴욕적으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묵직하고도 압도적인 존재감이 문가에서 풍겨왔다.
"무슨 소란이지."
낮고 가라앉은 목소리.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성한 열기가 방 안의 냉기를 삽시간에 지워버렸다. 라인할트 폰 크로이츠 대공이 그곳에 서 있었다. 그의 등 뒤로 늘어진 검은 망토와 그 너머로 어른거리는 신성한 불꽃의 잔영이 방 안의 모두를 위압했다.
에일라는 찰나의 순간, 차갑게 식어 있던 눈동자에 순식간에 눈물겨운 애틋함을 채워 넣었다. 그녀는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올라 라인할트의 단단한 팔을 붙잡았다.
"전하……!"
그녀의 가녀린 손가락이 그의 소맷자락을 꼭 쥐었다. 에일라는 기사들과 하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에서 가장 가련하고 사랑에 빠진 여인의 얼굴을 하고 속삭였다.
"가문에서 보낸 자가 제 처소를 더럽히고 전하와의 서약을 모욕하려 했습니다. 두려웠으나, 전하께서 제게 주신 이 은장의 결속을 생각하며 버텼나이다. 오직 전하만이 제 영혼의 유일한 구원이자 비호자이시니…… 이 무례한 자들을 처단해 주소서."
그녀의 목소리는 은방울처럼 달콤하고 애절했다. 주변의 하인들과 기사들은 대공을 향한 그녀의 지극한 사랑과 신뢰에 감동 어린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라인할트는 속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붙잡은 그녀의 가냘픈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얼음장 같은 냉기를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 에일라의 고개를 들어 올리게 만든 그의 눈동자가 그녀의 눈 밑바닥을 꿰뚫었다.
그녀의 눈동자 안에는 단 한 조각의 슬픔도, 두려움도 없었다. 오직 '이 사달을 이용해 가문의 콧대를 꺾고, 라인할트의 비호를 공식화하여 자신의 생명력을 연장하겠다'는 철저하게 계산된 정량적 이익의 눈빛만이 번뜩이고 있었다. 자신을 완벽한 방패막이자 해독제로 삼아 착취하는 극단적인 이성.
라인할트는 가슴 깊은 곳에서 정체 모를 무력감과 함께, 말문이 막히는 기묘한 갈망을 느꼈다. 자신을 이토록 철저하게 도구로 보면서도 사람들 앞에서는 완벽한 연인으로 포장하는 이 기괴하고 오만한 여인에게, 그의 심장은 미친 듯이 박동하고 있었다. 그의 턱 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걱정하지 마라."
라인할트는 그녀의 차가운 손을 감싸 쥐며, 자신의 체온을 불어넣었다. 그의 신성한 불꽃이 그녀의 손가락 끝을 타고 흐르며 영혼의 오한을 녹여내렸다.
"내 성 영역에서 너를 위협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사들은 이 침입자를 지하 감옥에 구금하고, 발루아 공작에게 정식으로 맹약 위반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라."
카를이 끌려가고 방 안에 침묵이 찾아왔을 때, 에일라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라인할트의 품에서 스르륵 빠져나왔다. 그녀의 눈빛은 다시 차가운 비즈니스 파트너의 그것으로 돌아와 있었다.
"완벽한 대처였습니다, 전하. 덕분에 가문에서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겠지요."
라인할트는 텅 빈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너는 정말로…… 무서운 여자군, 에일라."
"살아남기 위한 방책일 뿐입니다."
에일라는 흐트러진 드레스 자락을 정리하며 차갑게 대꾸했다.
***
다음 날 아침, 카를의 구금 소식에 격분한 발루아 공작가의 반격은 예상보다 빠르게 도착했다.
에일라의 집무실 탁자 위에 정교한 은박 인장이 찍힌 푸른색 친서 봉투가 놓여 있었다. 가주 루드비히가 보낸 연쇄 친서 중 세 번째 서신이었다.
에일라는 상아로 깎아 만든 페이퍼 나이프로 봉투를 갈랐다. 서신을 펼치자, 과거 그녀의 영혼을 갉아먹던 루드비히의 위선적이고 압박감 넘치는 필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랑하는 내 딸 에일라에게. 대공저의 화려함에 눈이 멀어 네 진짜 뿌리를 잊은 모양이구나. 가문의 영광을 위해 헌신해야 할 네 의무를 저버린다면, 가문 역시 더는 너를 보호할 이유가 없다. 네가 가문으로 복귀해 내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면, 조만간 황실과 사교계에 네가 발루아의 진짜 핏줄이 아닌 비천한 사생아라는 출생 허위 정보와 함께, 황실에 대한 불충을 고발하는 고발장을 송부할 것이다. 영리한 너라면 가문이라는 울타리가 사라진 악녀의 결말이 어떨지 잘 알고 있겠지.]
에일라는 헛웃음을 흘렸다.
과거의 에일라라면 이 비열한 가스라이팅에 눈물을 흘리며 가문의 발치로 기어갔을 터였다. 출생의 비밀을 무기로 영혼을 갈가리 찢어놓는 루드비히의 전형적인 수법.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달랐다.
그녀는 편지지의 하단, 푸른색 왁스 인장 주변을 유심히 살폈다.
문득, 편지지의 모서리에 새겨진 미세한 압인 문양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아주 미세하고 정교한 균열 구조를 띠고 있었다.
‘이 문양은…….’
에일라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녀는 빙의 첫날,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가려 했던 황실 추적자들의 위장 독잔 마개에서 보았던 미세한 균열 구조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황실의 첩보 기구인 '검은 추적자'의 표식이었다.
루드비히가 보낸 친서의 마력 서명 뒤에는 황실 전용의 지하신호 발신 장치가 숨겨져 있었다. 루드비히는 황실과 결탁하여 에일라의 위치와 대공저 내부의 마동 흐름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를 감시하려 덫을 놓았다고 생각하겠지, 루드비히."
에일라의 입가에 잔인하면서도 오만한 미소가 걸렸다.
"하지만 이건 오히려 내게 기회야."
이 발신 장치의 주파수를 역이용한다면, 노아가 준비하고 있는 '3도 오차 인장'의 마력 파동을 황실의 감시망에 교묘하게 덮어씌울 수 있었다. 황실이 그녀의 위치를 추적할 때 위조된 좌표를 보여주어, 훗날 혹한의 땅 '헤이븐'으로 탈출할 완벽한 은폐막을 형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전에, 나를 흔들려 한 대가부터 치러야겠지."
에일라는 즉시 집무실의 깃펜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손끝이 거침없이 종이 위를 내달렸다.
***
그날 저녁, 대공저의 중앙 사교 홀.
수많은 귀족들이 모여 은빛 식기와 화려한 크리스탈 잔이 부딪치는 소리로 가득 찬 연회장에, 발루아 공작 루드비히가 기세등등한 걸음으로 나타났다. 그의 뒤에는 가문의 사제들과 변호인단이 엄숙한 표정으로 뒤따르고 있었다.
루드비히는 에일라가 자신의 협박에 굴복해 눈물을 흘리며 매달릴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에일라를 향해 다가와 위선적인 미소를 지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에일라, 내 딸아. 대공저에서의 생활이 고단했던 모양이구나. 가문의 품으로 돌아오라는 아비의 서신을 받고도 이리 사교장에 머물다니. 네 혈통에 대한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나와 함께 돌아가야 한다."
주변 귀족들의 이목이 일제히 쏠렸다. '혈통 의혹'이라는 단어에 사교계의 호기심 어린 속삭임이 번져나갔다. 루드비히는 승리를 확신하며 오만한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에일라는 잔을 든 채 우아하게 돌아서며, 비웃음이 서린 눈빛으로 그를 마주했다.
"돌아가다니요, 아버님. 제국의 법도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가주께서 어찌 이리 경솔한 말씀을 하십니까."
그녀는 품 안에서 미리 준비한 공식 서류 한 장을 꺼내 루드비히의 가슴팍에 가볍게 들이밀었다.
"이것이 무엇이냐?"
루드비히가 미간을 찌푸리며 서류를 받아들었다. 서류의 상단에는 대공가의 인장과 함께 제국 사법부의 붉은 낙인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맹약 위반 및 명예훼손에 따른 벌금형 고지서’입니다."
에일라의 목소리가 연회장 전체에 청아하게 울려 퍼졌다.
"제국 영혼 맹약법 제5조에 의거, 정식 맹약 기간 중 약혼녀의 혈통을 대외적으로 의심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는 맹약 상대방에 대한 직접적인 기만으로 간주합니다. 아버님께서 제게 보내신 협박 친서와 지금 이 자리에서의 발언은 모두 명백한 법적 위반 사항이지요."
"에일라! 네가 감히 가문을 상대로……!"
"또한,"
에일라는 루드비히의 말을 가차 없이 자르며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그녀의 눈빛은 포식자의 그것처럼 날카로웠다.
"어젯밤 대공저에 무단 침입해 제 처소를 뒤진 가문의 수사관 카를의 배후가 아버님이라는 사실 역시 사법부에 접수되었습니다. 가주님께 청구된 벌금은 금화 삼만 닢. 사흘 내로 대공가에 납부하지 않으실 경우, 발루아 공작가의 영지 수입 일부가 강제 압류될 것입니다."
주변 귀족들 사이에서 경악 섞인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다.
루드비히는 기세등등하게 들이닥쳤다가, 생각지도 못한 천문학적인 벌금 고지서와 법적 압박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물들었다. 평생 가문의 권위로 그녀를 가스라이팅하며 마음대로 주물렀던 그가, 도리어 그녀가 쳐놓은 법적인 그물망에 걸려 숨도 쉬지 못하고 주눅 든 것이었다.
"너…… 너는 진짜 미친년이로구나……!"
루드비히가 나지막이 신음하며 뒤걸음질 쳤다.
에일라는 가볍게 샴페인 잔을 들어 올리며 그를 향해 우아하게 눈인사를 건넸다.
"가문의 영광을 위해 헌신하라는 가르침,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아버님. 그러니 그 영광스러운 배상금을 기쁜 마음으로 지불해 주시길 바랍니다."
완벽한 역공이었다. 루드비히는 수치심과 분노에 몸을 떨며 사교장을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귀족들의 수군거림이 그의 등 뒤를 잔인하게 난도질했다.
에일라는 승리의 감각을 만끽하며 샴페인을 한 모금 머금으려 잔을 입술에 가져다 댔다.
그 순간이었다.
화아아악—!
갑작스러운 피비린내가 코끝을 찔렀다.
귀가 찢어질 듯한 날카로운 이명이 뇌리를 강타하며, 에일라의 시야가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들고 있던 샴페인 잔이 손끝에서 파르르 떨렸다.
‘아, 안 돼…… 지금은……!’
영혼을 송두리째 얼려버릴 듯한 극심한 오한과 함께, 피를 토하는 듯한 비명이 이명 너머로 생생하게 울려 퍼졌다.
강제로 발동된 '진혼의 예시안'의 환영이었다.
눈앞의 화려한 연회장이 순식간에 어둠에 잠기고, 붉은 피로 물든 대공가의 성수 저장고가 나타났다.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성수가 사방으로 비산하고, 기사들이 피를 토하며 무참히 쓰러져가는 처참한 광경이 망막에 박혔다.
[──5일 뒤, 성수 저장고 대폭파. 성휘 기사단 집단 독사(毒死).]
피를 토하는 듯한 예지의 경고가 뇌리에 박히는 것과 동시에, 에일라의 전신이 돌처럼 굳어지며 차디차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그녀는 숨을 쉬지 못한 채 비틀거리며 샴페인 잔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쨍그랑!
날카로운 파편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이 허물어지듯 쓰러지려 했다. 그녀의 시야가 암전되기 직전, 본능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단 한 사람의 뜨거운 온기를 갈구하며 손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