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덕아웃 계단을 밟는 순간, 시야가 푸른빛에서 핏빛으로 돌변했다.

[위험: 동기화 한계 초과!] [과도한 미래 데이터 로딩으로 인한 신체 부하 감지.] [강태윤 - 어깨 관절 와순 마모도 급상승: 0.00% -> 12.45%] [경고: 실시간 리페어 프로토콜을 즉시 실행하지 않을 시, 영구적 손상 단계로 진입합니다.]

쿵, 코끝으로 비린 피 냄새가 훅 끼쳤다. 실제 피가 흐르는 것은 아니었다. 뇌가 기억하는 15년 전의 파열음, 그 끔찍한 파쇄의 통증이 신경망을 타고 역류하는 환각이었다.

"윽……!"

태윤의 무릎이 꺾였다. 콘크리트 바닥에 닿기 직전, 그는 본능적으로 오른팔을 가슴팍에 붙여 보호하며 왼손으로 벽을 짚었다. 거친 시멘트 벽면이 손바닥을 긁었지만,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직 오른쪽 어깨 깊숙한 곳에서 시작된 불길 같은 열감이 목덜미를 타고 올라와 머릿속을 하얗게 태우고 있을 뿐이었다.

숨이 턱 막혔다. 허파가 쪼그라드는 것처럼 산소가 들어오지 않았다.

"어이, 강! 무슨 일이야?" "헤이, 타윤! 괜찮아?"

동료들의 웅성거림이 멀게만 느껴졌다. 마치 물속에 가라앉은 채 수면 위를 바라보는 것처럼, 그들의 목소리가 먹먹하게 웅웅거렸다. 등 뒤에서 루크 에반스의 두꺼운 손이 어깨를 짚어오는 것이 느껴졌지만, 태윤은 그 손길을 거칠게 뿌리쳤다. 지금 누군가와 접촉하는 것조차 뇌의 신경 과부하를 가중시킬 뿐이었다.

"건드리지…… 마."

목구멍을 찢고 나온 목소리는 쇳소리에 가까웠다. 태윤은 비틀거리며 라커룸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시야가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번갈아 점멸했다.

'진정해라.'

그는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명령했다. 이것은 육체적인 파열이 아니다. 18세의 어깨는 아직 깨끗하다. 단지 15년 뒤의 완벽한 투구 메커니즘과 구위를 억지로 끄집어내 쓰면서, 뇌와 신경계가 일시적인 동기화 오류를 일으킨 것이다. 일종의 가상 마모 현상이자, 과거의 트라우마가 만들어낸 공황 발작이었다.

라커룸 화장실로 들어선 태윤은 세면대 양옆을 꽉 움켜쥐었다. 거울 속에는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창백하게 질린 18세의 청년이 서 있었다. 동공은 풀려 있었고, 턱은 제어할 수 없이 덜덜 떨렸다.

"후…… 하……."

태윤은 심호흡을 시작했다. 미래의 메이저리그 멘탈 트레이닝 팀이 전수해 주었던 '4-4-4 호흡법'이었다.

4초 동안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4초 동안 숨을 멈추고 온몸의 감각을 통제한다. 그리고 4초 동안 아주 천천히, 폐부 깊은 곳의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밀어낸다.

습-하. 습-하.

"나는 살아있다."

태윤이 나직하게 읊조렸다.

"어깨는 멀쩡해. 이건 가상의 수치일 뿐이다."

거울을 응시하는 그의 눈빛에 서서히 푸른빛의 이성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요동치던 심박수가 140에서 120, 그리고 다시 90대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붉게 타오르던 시스템 창의 경고 문구 역시 서서히 옅어지며 정상적인 청색 인터페이스로 복구되었다.

[안정화 진행 중…….] [현재 어깨 관절 와순 마모도: 9.80% (하강 중)] [경고: 영구적 조직 변형을 막기 위해 15분 이내에 물리적 극저온 치료(Cryotherapy)를 개시하십시오.]

살았다.

태윤은 이마에 맺힌 땀을 거칠게 훔쳐냈다. 얼굴을 타고 흘러내린 땀방울이 세면대 흰 사기그릇 위로 툭툭 떨어졌다.

스카우트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그 기하학적인 백도어 슬라이더의 대가는 실로 혹독했다. 미래의 구위를 빌려 쓰는 '육체 관리 장부'의 힘은 완벽하지만, 그것을 견뎌내기 위해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혹독한 사후 관리가 필수적이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18세의 신선한 어깨 역시 순식간에 걸레짝이 되어버릴 터였다.

태윤은 화장실 문을 열고 개인 라커룸 옆에 마련된 간이 치료실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미 그의 에이전트인 아더 워드가 미리 손을 써둔 거대한 장비들이 삼엄한 위용을 자랑하며 서 있었다.

은빛으로 빛나는 원통형의 크라이오테라피(Cryotherapy) 챔버, 그리고 그 옆에는 거대한 욕조에 얼음물과 온도계가 꽂혀 있었다. 아더가 구단에 강력하게 요구해 설치한 개인 회복 장비들이었다. 2012년의 마이너리그 싱글A 수준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메이저리그 최첨단 구단들의 전유물이었다.

"태윤, 괜찮은가?"

치료실 구석에서 초조하게 태블릿을 두드리고 있던 아더 워드가 안경을 치켜올리며 다가왔다. 그의 차가운 눈빛에 미세한 우려가 스쳐 지나갔다.

"괜찮습니다. 예정대로 진행하죠."

태윤은 주저 없이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졌다. 탄탄하게 갈라진 18세의 상체가 드러났다. 하지만 어깨 주위의 피부는 이미 내부의 미세 염증 반응으로 인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루크, 들어와."

태윤이 문밖을 향해 외쳤다. 대기하고 있던 포수 루크 에반스가 커다란 덩치를 이끌고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이미 얼음 주머니와 압박 붕대가 들려 있었다.

"태윤, 너 정말 괜찮은 거야?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얼굴빛이 뱀한테 물린 사람 같았다고."

루크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걱정 마. 지금부터가 진짜 경기니까."

태윤은 은빛 챔버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영하 110도 이하의 액체 질소 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극저온 회복 장비였다. 2012년 현재, 야구계에서는 어깨를 뜨겁게 찜질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따뜻한 피가 돌아야 근육이 풀린다'는 구시대적 미신이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태윤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극도의 저온으로 혈관을 강제 수축시키고, 세포의 대사율을 일시적으로 제로에 가깝게 떨어뜨려 염증과 마모의 진행을 원천 차단하는 방식. 미래의 1급 투수들이 목숨처럼 지키던 프로토콜이었다.

치이이이익-!

챔버가 닫히고, 차가운 질소 가스가 태윤의 나신을 덮쳤다.

피부가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추위가 엄습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이가 맞부딪히며 딱딱 소리를 냈다. 3분. 단 3분 동안 영하 110도의 지옥을 버텨내야만 근육 내부의 미세 파열이 멈춘다.

태윤은 챔버의 투명한 창 너머로 루크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추위 속에서도 얼음처럼 냉정하게 빛나고 있었다.

"루크."

"어, 왜? 말하지 마, 입 얼어붙는다!"

"잘 들어. 다음 경기부터…… 네가 받아야 할 공은 오늘 던진 것보다 더 지저분할 거야."

태윤은 이를 악물고 말을 이어갔다. 극저온의 냉기가 폐부로 스며들어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내가 던지는 궤적을 네 미트가 마중 나가면 안 돼. 홈플레이트 앞 7.2미터. 타자가 구종을 판단하는 그 임계점(Tunneling Point)까지 공을 완전히 끌고 와야 해. 내가 던지는 모든 공이 같은 터널을 통과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려면, 네 프레이밍이 완벽하게 시각적으로 동화되어야 한다고."

루크는 멍한 표정으로 태윤을 바라보았다.

피칭 터널링(Pitch Tunneling). 그리고 표적 시각 동화 기술.

2012년의 마이너리그 포수에게는 외계어와 다름없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루크는 태윤의 눈빛에서 장난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것은 목숨을 걸고 마운드에 서는 사투(司鬪)의 언어였다.

"……터널이라고? 그게 대체 무슨……."

"공이 홈플레이트 직전까지 한길로 오다가 마지막 순간에 꺾이는 착시를 만드는 거야. 네가 미트를 미리 움직이면 타자가 눈치채. 미트는 마지막 순간까지 미동도 하지 마라. 공이 네 미트에 빨려 들어가는 순간에만 아주 미세하게 손목을 안쪽으로 꺾어."

태윤은 냉기 속에서 고통스럽게 숨을 내쉬며 말을 맺었다.

"이게 우리가 메이저리그로 가기 위한 유일한 열쇠다."

루크는 마른침을 삼켰다. 그의 머릿속에 태윤이 던졌던 백도어 슬라이더의 궤적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타자가 몸쪽 속구인 줄 알고 움찔했던 그 공이, 마지막 순간에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 구석으로 휘어 들어갔던 마구. 그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산된 기하학적 설계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루크의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알았어. 네가 던지는 대로 받아볼게. 죽기 살기로 쫓아가 본다."

루크가 주먹을 불끈 쥐며 대답했다.

그 순간, 챔버의 타이머가 울리며 차가운 안개가 걷혔다. 3분이 지나갔다. 태윤은 챔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온몸이 하얗게 서리로 덮인 채, 피부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극저온 치료 완료.] [어깨 관절 와순 마모도 수치 복구 중: 9.80% -> 4.12%] [염증 활성도 급감. 근섬유 미세 파열 복구율 85% 달성.]

눈앞의 푸른 창이 보여주는 가시적인 효과에 태윤은 나직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최첨단 스포츠 과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무식하게 던지고 어깨가 뜨거워질 때까지 방치하는 구시대적 방식은 투수의 생명을 깎아 먹는 자살 행위일 뿐이었다.

태윤이 얼음물이 가득 찬 욕조로 몸을 옮기려던 그때였다.

쾅!

치료실의 낡은 나무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거친 발소리가 울렸다.

"이게 대체 무슨 해괴망측한 짓거리냐!"

가죽 냄새와 씹는담배의 텁텁한 악취가 치료실의 얼음 같은 냉기를 깨뜨렸다. 싱글A 감독 제임스 밀러였다. 그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고, 턱관절은 분노로 터질 듯이 실룩거리고 있었다.

밀러 감독은 사방에 널려 있는 얼음 통과 은빛 크라이오 챔버, 그리고 몸을 벌벌 떨며 얼음물에 들어가려는 태윤을 번갈아 보며 기가 찬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강태윤. 네놈이 마운드에서 내려오자마자 보이지 않기에 기특하게 개인 훈련이라도 하러 간 줄 알았더니…… 여기서 이런 기집애 같은 짓거리나 하고 있어?"

밀러가 씹던 담배 즙을 바닥에 퉤 뱉었다. 그의 군화 같은 구두가 차가운 타일 바닥을 짓밟으며 태윤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극저온? 액체 질소? 무슨 메이저리그 에이스라도 된 양 거드름을 피우는군. 이딴 사치스러운 기계 속에 들어가 있으면 어깨가 강해지기라도 한단 말이냐?"

루크가 안절부절못하며 밀러의 눈치를 보았지만, 태윤은 담담하게 수건으로 몸의 물기를 닦아냈다. 그의 눈빛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눈앞의 늙은 야수(野獸)를 관찰하는 학자처럼 차분했다.

"이건 사치가 아니라 과학입니다, 감독님."

태윤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체온을 급격히 낮춰 혈류량을 통제하는 겁니다. 투구 후 발생하는 어깨 관절 내부의 미세 출혈과 염증을 즉각적으로 억제하지 않으면, 다음 등판 때 근육의 수축 속도가 0.05초 느려집니다. 그 0.05초가 구속 3마일을 갉아먹고, 회전수를 150RPM 떨어뜨리죠."

"뭐라고? 입 닥쳐!"

밀러가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치료실 테이블을 강하게 내리쳤다. 쾅! 소리와 함께 올려져 있던 온도계가 바닥으로 떨어져 박살 났다.

"그깟 숫자 몇 개로 야구를 설명하려 들지 마라! 투수의 어깨는 던질수록 단단해지는 법이다! 옛날의 에이스들은 하루에 150구를 던지고도 다음 날 멀쩡히 완투를 헜어! 정신력이 썩어빠졌으니 고작 90구 제한이니 뭐니 하는 겁쟁이 같은 옵션이나 계약서에 처넣었겠지!"

밀러의 눈에 서린 적대감은 깊었다. 그는 태윤을 단순한 신인이 아니라, 자신이 평생 바쳐온 야구 철학을 위협하는 불온한 이단아로 규정하고 있었다.

태윤은 박살 난 온도계 파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밀러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 옛날의 에이스들이 지금 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뭐?"

"대다수가 서른 살도 되기 전에 어깨 관절 와순이 파열되어 펜치를 쥐거나 술집을 전전하고 있죠.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투혼'의 결과물은 영광스러운 훈장이 아니라, 평생 팔을 들어 올리지 못하는 장애인으로 남는 것뿐입니다."

태윤의 어조에는 한 치의 타협도 없었다.

"저는 제 몸을 소모품으로 쓸 생각이 없습니다. 제 어깨는 구단의 자산이자, 제 커리어의 전부입니다. 철저히 관리하고 통제해서 완벽한 상태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 그것이 진짜 프로의 자세입니다. 무식하게 몸을 굴리는 건 프로가 아니라, 미련한 짐승이죠."

"이, 건방진 놈이……!"

밀러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화를 참지 못해 온몸을 부르르 떠는 그의 주먹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감히 싱글A의 풋내기 신인 녀석이, 메이저리그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아시아계 투수 놈이 자신의 야구 인생 전체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뒤에 서 있던 에이전트 아더 워드가 나직하게 헛기침을 하며 앞으로 나섰다.

"밀러 감독님. 강태윤 선수의 회복 프로토콜은 구단 단장님과 이미 합의된 사항입니다. 계약서 조항에 따라 선수의 개인 회복 권한은 전적으로 보장받게 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의가 있으시다면, 구단 법무팀을 통해 공식적으로 항의하시길 바랍니다."

아더의 차가운 정론에 밀러는 이빨을 부득 갈았다. 단장과 프런트의 세이버메트리션 놈들, 그리고 이 영악한 에이전트 패거리들이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현장의 권력은 아직 감독인 자신에게 있었다.

밀러는 태윤을 향해 기괴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과학? 프로? 아주 눈물겨운 쇼를 하는구나."

그는 태윤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씹는담배의 구린내가 태윤의 코끝을 찔렀다.

"단장 놈이 네 투구 수를 지켜주라고 명령했지. 하지만 야구장 위에서 벌어지는 일은 전적으로 내 권한이다. 다음 경기, 우리 팀의 선발 로테이션은 사흘 뒤다."

사흘 뒤.

보통의 선발 투수라면 최소 나흘, 혹은 닷새의 휴식이 보장되어야 한다. 사흘 휴식 후 등판은 투수의 어깨를 강제로 쥐어짜는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다.

"그리고 잘 들어라, 강태윤."

밀러가 태윤의 어깨를 툭툭 치며 잔인하게 웃었다.

"다음 경기에서 네놈은 무조건 110구 이상 던져서 완투해라. 만약 90구가 넘었다고 징징거리며 마운드에서 내려오려 한다면, 난 네놈을 주전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할 거다. 계약서? 법무팀? 마음대로 해봐라. 경기에 내보내고 말고는 전적으로 감독인 내 고유 권한이니까. 싱글A 벤치 구석에서 물당번이나 하며 말라 죽어가게 만들어주지."

밀러 감독은 콧방귀를 뀌며 치료실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문방향으로 거친 발소리가 멀어지는 동안, 치료실 안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감돌았다.

루크는 사색이 된 채 태윤을 바라보았다. 사흘 휴식 후 110구 완투 지시. 그것은 명백한 보복이자, 태윤의 어깨를 부셔버리겠다는 선전포고였다.

하지만 태윤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

'결국 발악을 하는군.'

눈앞의 푸른색 시스템 창이 다시금 새로운 정보를 띄우기 시작했다.

[알림: 다음 등판까지 남은 시간 72시간.] [현재 신체 마모 복구율: 85.4% (정밀 리페어 필요)] [경고: 단기 휴식 후 등판 시, 마모도 임계점 돌파 위험성 대폭 증가.]

태윤은 주먹을 꽉 쥐었다.

구시대의 장벽이 그를 집어삼키기 위해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태윤은 피할 생각이 없었다. 그 무식한 올드스쿨의 대가리가 얼마나 멍청한 것인지, 과학적 통제와 압도적인 실력으로 그 콧대를 완전히 꺾어줄 때가 왔다.

"사흘 뒤인가……."

태윤의 눈빛이 마운드 위의 그것처럼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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