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 너머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는 단순한 물리적 진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거대한 짐승이 사냥감을 구석으로 몰아넣을 때 내뿜는 규칙적인 파동에 가까웠다.
철창 앞 보안 데크 위.
피에 물든 채 내부 회로가 타 비틀린 경찰 무전기와, 임다혜가 소속된 본사의 대외 기밀문서 표지가 불에 그을려 방치된 상태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슬린 종이 가장자리에서 피어오르는 얇은 연기가 주황색 경고등의 회전 속에서 유령처럼 흩어졌다.
“이건…….”
임다혜의 목소리가 젖은 흙바닥처럼 갈라졌다. 그녀의 시선은 바닥에 흩어진 종이 조각들 중에서도 익숙한 인장이 찍힌 대외비 문서 표지에 박혀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그녀가 몸담았던 조직의 푸른 심볼이 거무죽죽한 그을음 아래서 질식하듯 일그러져 있었다.
백시우는 그녀의 흔들림을 관조할 여유가 없었다. 왼쪽 손목에서 시작된 작열감은 뼛속까지 파고드는 차가운 송곳처럼 뇌의 중심부를 찔러댔다. 살갗 밑에 이식된 초소형 수신기가 핏빛 문양을 그리며 요동쳤다. P-099. 자신의 손목에 새겨진 그 난해한 숫자가, 철창 너머에서 폭주하는 P-098의 거리와 비례해 더 빠르고 날카롭게 맥박쳤다.
쾅! 쾅!
강철문이 안쪽으로 움푹 휘어지며 비명을 질렀다. 쇳가루가 공기 중으로 흩날렸다. 괴물의 발길질 한 번에 볼트가 튕겨 나가며 데크 바닥이 들썩였다. 숨을 쉴 때마다 녹슨 철의 산화 작용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비린내가 목구멍을 긁었다.
“움직여.”
백시우는 임다혜의 덜덜 떨리는 어깨를 낚아챘다. 감정은 사치였다. 이성이 마모되는 초읽기 소리가 귓가에서 스위스제 태엽시계처럼 째깍거리고 있었다. 그는 데크 안쪽, 어둠 속에 거대한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이중 철문으로 그녀를 밀쳐 넣었다.
철문은 그들이 발을 들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스스로를 닫아걸었다. 육중한 유압 실린더가 수축하며 외부의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순간, 기괴할 정도의 고요가 찾아왔다.
사방은 넓었으나 지독하게 폐쇄적이었다. 빛은 오직 천장 높은 곳에 매달린 몇 개의 할로겐등에서만 흘러내렸다. 먼지 쌓인 공기 속에서 노란 광선들이 비스듬히 내려앉은 곳은, 사방을 둘러싼 거대한 격자형 철제 프레임 벽면이었다.
그 벽면 가득, 무언가가 빈틈없이 도배되어 있었다.
백시우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한 걸음 내딛었다. 구두굽이 바닥의 콘크리트 가루를 짓이기며 서늘한 파열음을 냈다. 사방에 걸린 것들은 신문 스크랩이었다. 누렇게 바랜 종이 위로 자극적인 활자들이 박제되어 있었다.
[한강 쇠사슬 침수 사건, 용의자 오리무중] [마포 가스 질식 연쇄살인, 프로파일러 B의 독자적 추적] [종로 극장 방화 사건, 밀실 속의 악마는 누구인가]
“이것들은…….”
임다혜가 벽면으로 다가서다 멈칫했다. 그녀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백시우의 시선은 신문 스크랩 아래 배치된 유리 케이스들로 향했다. 그 안에는 먼지가 뽀얗게 앉은 증거품 상자들이 배열되어 있었다. 녹슨 쇠사슬, 반쯤 탄 극장 입장권, 깨진 가스 밸브. 모두 그가 과거에 해결했던, 혹은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흔들었던 전설적인 사건들의 잔해였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예리한 칼날이 회전하는 듯한 두통이 일었다.
*
차가운 수사실의 형광등이 불규칙하게 깜빡인다. 맞은편에 앉은 사내의 손톱 밑에는 검은 때가 가득했다. 사내는 울고 있지 않았다. 그저 무릎 위에 놓인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손톱으로 자신의 낡은 바지 지퍼 끝부분을 반복해서 긁어대고 있었다. 지지직, 지지직. 사소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그 일상적인 반복 속에서 사내의 오른쪽 바지 주머니가 미세하게 부풀어 오르는 궤적이 보였다. 가스 밸브를 열 때 사용했던 소형 펜치. “내가 안 그랬어요, 진짜로.” 사내의 목소리가 축축했다.
*
백시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방이 경계선 없이 섞여 들었다. 기억 속 사내의 꼼지락거리던 손가락이, 현재 눈앞에 놓인 빛바랜 증거품 상자 위로 겹쳐 보였다.
이곳은 극도로 정교하게 설계된 연출 공간이었다. 그가 잃어버린 첫 사건의 기억을 자극하기 위해, 설계자가 공들여 지은 ‘거짓 추리실’. 사방에 널린 증거들은 진실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아니라, 침입자의 이성을 교란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심리적 덫이었다.
“시우 씨, 저기…….”
임다혜의 목소리가 아래쪽에서 들려왔다. 그녀는 방 한구석, 어둠이 가장 짙게 내려앉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곳에는 방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시신 세 구가 겹쳐져 있었다. 검은색 전술 조끼를 입고, 서울경찰청 마크가 새겨진 패치를 단 사내들. 임다혜가 소속된 특수수사대의 지부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몸은 이미 차갑게 식어 가고 있었고, 굳어버린 피가 바닥의 균열을 따라 검붉은 그물망을 형성하고 있었다.
“강 경장…… 송 선배…….”
임다혜의 손끝이 시신의 얼굴로 향하다가 멈췄다. 그녀는 오열을 터뜨리지 못했다. 너무나 깊은 절망은 소리를 삼켜버리는 법이었다. 그녀의 어깨가 잘게 떨렸고, 눈물방울이 시신의 먼지 낀 전술 조끼 위로 툭툭 떨어졌다.
“왜 여기까지 와서…… 왜 이런 개 같은 곳에서…….”
백시우는 그녀의 슬픔을 방해하지 않은 채, 그 옆에 떨어진 장비들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눈빛은 메스처럼 차갑고 날카로웠다. 슬픔은 분석을 방해하는 노이즈일 뿐이다.
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쓰러진 시신들의 상태를 관찰했다. 첫 번째 시신은 목뼈가 완전히 꺾여 있었고, 두 번째 시신은 흉부에 날카로운 둔기 흔적이 가득했다. 하지만 세 번째 시신, 송 선배라 불린 사내의 손에는 무언가가 꽉 쥐여 있었다.
깨진 액정 너머로 내부 기판이 드러난 경찰용 무전기였다.
백시우는 송 경사의 굳은 손가락을 하나씩 힘주어 펴냈다. 굳어버린 관절이 뚝뚝 소리를 내며 풀렸다. 무전기를 확보한 그는 기밀 봉쇄 데크라 불리는, 방 중앙의 철제 제어대 위로 그것을 가져갔다.
무전기 케이스는 군데군데 긁혀 있었고, 측면의 송신 버튼은 으깨져 있었다. 임다혜는 여전히 동료들의 시신 곁에서 고개를 묻고 있었다.
그녀의 비탄을 배경음 삼아, 백시우는 무전기를 분해하듯 훑었다.
이 무전기는 단순한 통신 장비가 아니다. 송 경사는 죽기 직전까지 이 무전기를 손에 쥐고 있었다. 왜 다른 장비가 아닌 무전기였을까? 무전기의 주파수 다이얼은 고정되어 있었고, 배터리 팩은 분리된 상태였다.
백시우는 손가락 끝으로 무전기 마이크 그릴 뒤편의 섀시를 쓸어내렸다.
서사 흐름상 전혀 무의미해 보이는 사소한 흔적. 무전기 제조 공정에서 찍힌 미세한 흠집처럼 보이는 돌기들이 손가락 끝에 걸렸다. 정교하게 배열된 점자 형태의 마모 흔적이었다.
그는 손톱 끝을 세워 그 미세한 홈들을 하나씩 긁어내며 해독했다.
‘거. 울. 의. 프. 레. 임. 모. 서. 리. 를. 응. 시. 하. 라.’
송 경사가 죽기 전, 자신의 손톱으로 무전기 플라스틱 섀시 뒤편에 필사적으로 새겨놓은 극비의 조언이었다. 그는 이 밀실의 구조적 모순을 눈치챘던 것이다.
백시우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거울방. 이 밀실의 깊은 곳에 존재한다는 그 구역에서의 생존 공식이 이 사소한 무전기의 균열 속에 숨겨져 있었다. 그는 손끝의 감각을 통해 그 문장을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울고 있을 시간 없어.”
백시우의 건조한 목소리가 방의 침묵을 깨뜨렸다.
“그들은 함정에 걸린 게 아니야. 유도된 거지.”
임다혜가 고개를 들었다. 눈물로 얼룩진 그녀의 뺨 위로 분노와 불신이 교차했다.
“당신은…… 동료들이 죽어 있는 걸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아? 이 사람들이 왜 여기 있는지 알아? 당신 같은 괴물들을 잡으려고, 판게아인지 뭔지 하는 미친놈들의 꼬리를 잡으려고 들어왔다가 죽은 거야!”
“그래서, 여기서 같이 죽어줄 생각인가?”
백시우는 무전기를 주머니에 넣으며 냉정하게 대꾸했다.
“송 경사는 죽기 직전까지 단서를 남겼어. 이 방의 규칙은 ‘거짓 추리’를 유도하는 거다. 사방에 널린 증거품들과 아군들의 시신마저도, 우리가 이성적인 판단을 잃고 감정적인 결론을 내리게 만들기 위한 장치야. 저 시신들의 상흔을 봐. 서로 다른 무기에 당했어. 이건 외부의 적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적으로 오인해 공격했다는 증거다.”
임다혜의 턱관절이 굳어졌다. 그녀는 시신들의 상흔을 다시 바라보았다. 송 경사의 손톱 밑에 낀 섬유질과, 다른 대원의 목에 남은 긁힌 상처의 규격이 일치했다.
그들은 눈이 먼 채 서로를 찢어발겼다.
“오진우는 인간의 공포와 불신을 동력원으로 삼아 이 기계를 돌려.”
백시우가 제어 데크의 레버를 건드리는 순간이었다.
쿠구구구궁—!
바닥 전체가 거대한 유압 기계의 작동음과 함께 진동하기 시작했다. 사방을 둘러싸고 있던 철제 프레임 벽들이 기괴한 각도로 회전하며 서로 맞물려 돌아갔다. 공간이 기하학적으로 분할되고 있었다.
“시우 씨!”
임다혜가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으나, 그들 사이로 거대한 강철 벽이 솟아올랐다. 천장에서 내려온 격벽이 바닥의 홈에 정확히 들어맞으며 굉음을 냈다.
두 사람은 순식간에 각각 다른 두 갈래의 좁은 가상 함정 독방 통로로 격리되었다.
통로의 벽면은 반사율이 높은 강화 유리로 되어 있어, 서로의 형체는 흐릿하게 보였으나 목소리는 이중 차단벽 사이의 미세한 틈새를 통해 간신히 흘러나왔다.
쇠붙이가 맞물리는 차가운 금속음이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영구히 차단하듯 사방을 메웠다.
강철 벽 너머, 임다혜의 다급하고도 날카로운 목소리가 강화유리를 두드리며 울려 퍼졌다.
“백시우! 내 말 잘 들어! 그 방에 있는 증거들은 진짜가 아니야! 네가 믿고 있는 네 기억도, 네 속의 인격들도 전부 그들이 심어놓은 가짜일 수 있어! 거짓 추리를 믿는 순간, 네 뇌의 인격들이 너를 역으로 먹어 치워 인격 분열로 자살하게 될 거야!”
그녀의 외침은 절규에 가까웠으나, 마지막 단어는 완전히 닫힌 철문의 충격음 속에 묻혀 고요하게 봉쇄되었다.
백시우는 어둠 속에 홀로 남겨졌다.
그의 왼쪽 손목에서 일어난 붉은 낙인의 점멸은 이제 그의 호흡 주파수와 완전히 동기화되어 있었다. 차가운 유리 벽에 비친 자신의 눈동자 너머로, 또 다른 자아들의 실루엣이 흐릿하게 명멸하기 시작했다.
유리 너머의 어둠이 서서히 걷히며, 가라앉은 푸른 광선이 통로를 채웠다.
바닥에서부터 묵직한 진동이 발바닥을 타고 올라왔다. 찌르르한 소름이 척수를 따라 곧장 뇌로 치솟았다. 사방을 둘러싼 강화유리 벽면 안쪽에서 거대한 청동 기어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소리였다.
서서히 좁혀지는 공간.
벽면이 좌우에서 1밀리미터씩, 그러나 멈춤 없이 좁혀들고 있었다. 이대로 두면 5분도 지나지 않아 온몸의 뼈가 으스러져 유리 벽에 납작하게 박힐 터였다.
철제 제어 데크 위로 작은 황동 패널이 솟아올랐다. 그 위에는 날카로운 송곳으로 긁어 새긴 듯한 조잡한 문장들이 적혀 있었다.
[제3규칙: 진실은 오직 피해자의 상흔에만 기록된다. 과거의 살인마를 지목하고 레버를 당겨라. 오답의 대가는 압착이다.]
그 아래에는 세 개의 아날로그 다이얼이 있었다. 각각 과거 백시우가 해결했던 세 건의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들의 이름이 영문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백시우는 다이얼로 손을 뻗으려다 멈췄다.
귓가를 때리는 임다혜의 마지막 경고가 고막을 흔들었다. *거짓 추리를 믿는 순간, 자살하게 될 거야.*
그녀의 말은 단순한 절규가 아니었다. 이 방의 이름은 '거짓 추리실'이다. 이곳에 전시된 증거품, 신문 스크랩, 심지어 동료들의 시신에 남겨진 상흔마저도 조작된 텍스트라면? 다이얼을 돌리는 행위 자체가 설계자가 파놓은 거짓 논리의 그물에 스스로 목을 매는 꼴이었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하나뿐이었다.
규칙에 응답하는 대신, 규칙을 물리적으로 지탱하는 기계식 기어 자체를 부수고 탈출하는 것. 하지만 백시우 본인의 뇌에는 정밀 기계공학이나 트랩 설계에 대한 지식이 존재하지 않았다.
손목의 흉터가 타들어 가듯 채찍질해 왔다. 피부 밑에서 요동치는 P-099의 맥박이 한계가 임박했음을 경고했다. 흉터 자국이 핏빛으로 번지며 그의 시야를 붉게 물들였다.
“……나와, 한스.”
백시우가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스스로의 이성을 깎아내는 마모의 칼날을 받아들이는 순간, 머릿속에서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는 듯한 충격이 일었다.
[다중인격 제어 전이(Alter-Ego Transfer) 개시.] [제한 시간: 10분 00초]
뇌세포가 급격히 얼어붙는 감각과 함께, 백시우의 척추가 기괴할 정도로 꼿꼿하게 펴졌다. 그의 눈동자에 서려 있던 깊은 자기불신의 혼돈이 순식간에 증발했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오만함으로 가득 찬, 차갑고 예리한 광기였다.
“하! 이딴 조잡한 고철 덩어리를 예술이랍시고 늘어놓다니.”
한스의 목소리가 백시우의 입술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는 자신의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며 유리 벽 너머에서 맞물려 돌아가는 청동 기어의 축을 응시했다.
그의 시선은 정밀한 설계 도면을 투시하는 레이저처럼 기계 내부의 유격을 훑었다.
“기어의 회전비, 가해지는 압력의 분산 상태…… 전부 삼류 장인의 솜씨군. 오진우, 이 자식은 창작의 기본도 모르는 표절꾼이야.”
한스는 코웃음을 치며 주머니에서 송 경사의 깨진 무전기를 꺼냈다. 그는 무전기의 안테나와 내부의 구리 코일을 순식간에 뽑아내더니, 기어 축이 맞물리는 가장 좁은 틈새를 향해 거침없이 손을 뻗었다.
그의 손길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1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절대적인 확신.
그러나 기어의 중심부를 들여다보던 한스의 손가락이 순간 허공에서 딱딱하게 굳었다.
“……말도 안 돼.”
오만한 설계자의 인격이 담긴 그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가늘게 떨렸다.
기어의 회전 주기를 제어하는 중앙 캠 기어의 모서리. 그곳에는 설계자인 오진우의 표식 대신, 아주 오래전에 녹슬어 버린 작은 금속 이니셜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H. A. N. S.]
자신의 이름이었다.
한스는 멍하니 자신의 왼손을 내려다보았다. 백시우의 살갗 아래에서 붉게 타오르는 'P-099'의 낙인이, 기어에 새겨진 각인과 소름 끼치도록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었다.
“왜 내 설계 공식이 이 허접한 덫의 뼈대에 박혀 있는 거지?”
그 질문이 한스의 입에서 떨어짐과 동시에, 기어의 회전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지며 유리 벽이 그의 어깨를 강하게 압박해 왔다. 빠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관절이 비명을 질렀다.
이 덫을 설계한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뇌를 잠식해 들어오는 차가운 마모 속에서, 백시우의 진짜 자아가 어둠 속에서 소리 없이 눈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