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끄으으윽...!"

비명이 지저분한 사무실 바닥을 사정없이 구른다.

방금 전까지 대단한 권력자라도 된 양 거들먹거리던 부패 심사관 강태훈. 지금 그의 사지는 기괴한 각도로 꺾여 있다.

당신은 가볍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구둣굽을 들어 올린다.

*콰직!* 으깨진다.

"아아아악! 내 손가락! 살려줘! 다 말할 테니까 제발...!"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몰골이 아주 볼만하다. 역시 말 안 듣는 악당 놈들 참교육에는 확실한 물리 치료가 약이다.

"진작 이랬으면 뼈 맞출 일은 없었잖아, 아저씨."

당신은 싱긋 웃으며 강태훈의 안주머니에서 붉은 밀랍 봉인이 찍힌 극비 가죽 서류철을 쓱 빼앗아 든다.

*쩌억!* 찢어발긴다.

스마트폰 플래시 불빛이 지저분한 서류 페이지를 비춘다. 그 안에 박힌 검은 활자들을 훑어 내리던 당신의 눈이 가늘어진다.

[백호 길드 - 관리국 극비 연합 프로젝트]

내용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쓰레기 짓거리다. F급, E급 초보 헌터들을 고수익 던전으로 유인. 안전장치라며 넘겨준 장비에 위치 추적기를 달아 동선을 통제. 일부러 던전 붕괴를 일으켜 초보 헌터들을 미끼로 바치고, 괴수들이 폭주할 때 발생하는 특수 마석을 불법 밀매한다.

사람 목숨을 마석 뽑아내는 고기방패 삼아 배를 불린 것이다. 그 배후가 무려 대한민국 서열 2위의 거대 길드, '백호'.

"이것 참, 상생 협력은 개나 줬네."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터진다.

강태훈이 바닥 머리를 박박 찧으며 목숨걸고 애걸한다. "그, 그건 백호 길드 지검장 최창식이 강제로 시킨 짓이야! 난 그냥 까라면 까는 핫바지였다고...!"

*퍽!* 걷어찬다.

벽에 처박힌 강태훈의 눈알이 뒤집히며 그대로 깔끔하게 기절한다. 이제 귀찮은 찌끄레기 청소는 완전히 끝났다.

손에 들린 서류는 거대 길드를 한 방에 나락으로 보낼 수 있는 핵폭탄급 기밀 문서. 하지만 상대는 헌터 업계의 괴수 같은 대기업이다.

아무리 당신이 신화급 특성을 가졌더라도, 아직은 힘을 본궤도에 올리기 전의 빌드업 단계. 혼자서 저 무지막지한 철옹성을 들이받기엔 비효율적이다.

순간, 당신의 머릿속에 기막힌 패가 하나 번뜩인다. 백호 길드의 밥그릇을 어떻게든 뺏으려고 안달이 난 업계 3위, '식혜 길드'.

이 폭탄 같은 정보를 그들에게 던져주고 백호 길드의 옆구리를 찌르게 만들 것인가. 아니면, 어차피 기득권 놈들은 다 한통속이니 나 혼자 조용히 백호 길드의 핵심 지검을 박살 내러 갈 것인가.

당신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정열적으로 타오른다.

선택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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