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뉴스 채널은 온통 난리가 났다.

자막이 쉴 새 없이 번쩍인다.

[속보: 부패 길드 연합, 비자금 및 불법 생체 실험 폭로로 전면 압수수색!] [길드장들, 서로 배신자라며 기자회견장 난투극...!]

팝콘 각도 이만한 팝콘 각이 없다.

당신은 침대에 대자로 누워 스마트폰 액정을 스크롤했다.

댓글창은 이미 축제 분위기다.

- 와, 참교육 지렸다ㅋㅋㅋ - 이것이 정의 구현이지. - 내부 고발자 누구냐? 진짜 킹갓제너럴이네.

"누구긴 누구야."

당신은 피식 웃으며 허공에 손가락짓을 했다.

스스스슥.

어둠 속에서 자라난 그림자들이 당신의 손가락 끝을 따라 춤을 춘다.

아장아장 기어 다니는 아기 고양이처럼 무해해 보이지만.

그 실체는 S급 헌터조차 한순간에 찢어발길 수 있는 신화급 권능.

연합 길드의 붕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음모를 꾸미던 거물들은 이제 서로 등을 돌리고 광속으로 자멸하는 중이다.

그 누구도 이 거대한 파멸의 판을 짠 주인공이, 길가에 채이는 돌멩이 취급을 받던 F급 헌터 '서도진'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하니까.

"이게 바로 저평가 우량주의 맛이지."

이제 당신을 감시하던 귀찮은 파리 새끼들은 완벽히 사라졌다.

길드는 박살 났고, 적들은 스스로 파멸했다.

당신은 완벽하게 자유롭다.

스윽.

손바닥을 뒤집자, 허공에서 그림자 칼날이 솟아오른다.

파앗!

허공을 가른다.

콰아아앙!

소리 없이 뿜어져 나온 마력이 방 안의 장식품을 스치고 지나간다.

단 일격에 가루가 되어 흩어지는 잔해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어둠의 군주.

그것이 비밀스러운 방 안에서 드러난 당신의 진짜 얼굴이었다.

문득, 스마트폰 진동이 요란하게 울린다.

S급 헌터 강희수의 다급한 메시지다.

[서도진 씨, 지금 언론이 난리예요. 최초 폭로자의 단서를 찾았다고 기자들이 그쪽으로 몰려가고 있어요. 도망쳐요!]

도망치라고?

누가 누구더러 도망치라는 건지, 참 우스운 일이다.

당신은 창가로 걸어가 커튼을 젖혔다.

저 멀리, 수많은 카메라의 플래시가 번쩍이는 길거리가 보인다.

전 세계의 시선이 바로 이곳을 향해 좁혀져 오고 있다.

이제 당신의 손끝 하나에 세상의 판도가 뒤흔들린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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