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쇠 냄새가 났다.

방음벽이 내려앉으며 흘러든 바깥의 축축한 비린내 사이로, 차갑고 건조한 금속 고유의 냄새가 서재 안을 채웠다. 강태석의 손에 들린 권총은 정밀하게 가공된 검은색 쇳덩어리였다. 총구는 흔들림 없이 내 미간과 은혜의 이마를 번갈아 오갔다. 가죽 재킷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 소리가 대리석 바닥에 툭, 툭 떨어지는 소리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들렸다.

"결국... 직접 문을 열어주는군, 정우현 소설가님."

태석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며칠 밤을 새우며 집 주변을 서성인 자 특유의 끈적끈적한 집착이 묻어나는 음색이었다. 그의 검지손가락은 방아쇠울 안쪽에 깊숙이 박혀 있었다. 미세하게 떨리는 손가락 마디마디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총구의 검은 구멍이 내 시야를 가득 메웠다.

나는 천천히 두 손을 어깨 높이로 들어 올렸다.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머릿속은 오히려 차갑게 식어 내렸다. 방음벽의 전원이 꺼지자마자 그가 들어왔다. 대기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주파수 차단 장치가 멈추는 정확한 타이밍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강 형사님."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침착하게 흘러나왔다. 목구멍 속에서 마른침이 넘어가는 느낌이 거칠게 느껴졌다.

"영장도 없이 남의 집 정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건... 현직 경찰의 정상적인 수사 절차라고 보기 어렵군요. 더구나 그 손에 들린 것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절차?"

태석이 비뚤어진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누런 이빨 사이로 흘러나오는 담배 찌든 내가 공기를 더럽혔다.

"네놈들이 이 안에서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 뻔히 아는데, 절차 따질 여유가 어디 있겠어? 김도진 그 의사 놈이랑 너희 부부가 짜고 치는 판때기, 내가 모를 줄 알았나?"

그의 말속에 담긴 정보들을 뇌세포가 빠르게 분류하기 시작했다. 김도진의 이름이 그의 입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나는 태블릿 화면을 흘끗 내려다보았다. 시스템 제어창 옆으로 열려 있는 도진의 해킹 로그. 그곳에 기록된 외부 IP 주소 중 하나가 태석이 사용하는 수사 기관의 백도어망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었다.

"김도진과... 사전에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군."

내 지적에 태석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경련했다.

"연락? 아니, 난 그저 냄새를 맡았을 뿐이야. 3년 전 그 불구덩이 속에서 살아남은 소설가 놈이, 왜 경기도 구석진 요양원 같은 집구석에 처박혀서 미쳐가고 있는지. 그리고 왜 그 잘난 의사 놈이 매주 여기에 들락날락하는지 말이야. 너희는 나를 속일 수 없어."

그는 권총을 쥔 손에 힘을 주며 한 걸음 더 다가왔다. 군화 바닥에 밟힌 유리 파편이 서재 바닥에서 바스락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강태석 형사님... 제발요."

바닥에 쓰러져 있던 은혜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있던 손을 놓지 않은 채, 무릎으로 기어 태석의 발치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의 완벽하던 단발머리가 땀과 먼지로 뒤엉켜 뺨에 달라붙어 있었다.

"우현 씨는... 지금 제정신이 아니에요. 심각한 인지 장애를 겪고 있다고요. 김 원장님의 치료가 없으면... 이 사람은 자기가 누군지도 기억하지 못해요. 제발 총을 거두어 주세요. 제가 다 설명할게요."

은혜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남편을 지키려는 헌신적인 아내의 전형적인 모습. 하지만 내 눈에는 그녀의 어깨가 미세하게 들썩이는 모양새가 보였다. 그녀가 입고 있는 얇은 스웨터 너머로, 왼쪽 어깨 부근의 피부가 기묘하게 일그러져 있는 것이 시선에 걸렸다.

지린 탄내. 그리고 거무죽죽하게 뭉개진 화상의 흔적.

그 순간, 내 머릿속 깊은 곳에서 정체불명의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물리적인 소리가 아니었다. 뇌신경 세포를 타고 흐르는, 뜨겁고 날카로운 과전류였다.

아아.

또다시 시작되었다. 무의식의 원고가 내 기억의 회로를 강제로 헤집고 들어올 때 발생하는 그 끔찍한 인지 통증. 우측 관자놀이 부근이 마치 송곳으로 찌르는 것처럼 욱신거렸다. 시야의 가장자리가 붉게 물들며, 내 머릿속에 굳게 닫혀 있던 철문 틈새로 검은 잉크 같은 활자들이 쏟아져 내렸다.

['참회해야 할 자, 씻을 수 없는 흉터를 기억하라.']

원고의 최종 문장이었다. 내 자아를 갉아먹으며 현실의 진실을 폭로하는 잔혹한 기록. 그 문장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 내 기억의 도서관에서 책 한 권이 통째로 불타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이 사라졌는가.

나는 필사적으로 머릿속을 뒤적였다.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나를 반겨주던 은혜의 첫 미소... 아니, 그것이 아니다. 어머니가 끓여주었던 따뜻한 미역국의 냄새? 그것도 아니다. 어릴 적 살던 동네의 골목길 풍경이, 마치 물에 젖은 수채화처럼 흐릿하게 지워져 가고 있었다.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뭉개지는 기억의 파편들.

자아 소멸의 대가였다. 진실에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나의 가장 소중한 조각 하나가 영구히 소멸한다.

나는 이가 갈릴 정도로 어금니를 악물었다. 통증을 견디기 위해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어 피가 배어 나왔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질 수는 없었다. 은혜가 태석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이 기괴한 연극의 막을 내려야 했다.

"은혜야... 그만해."

내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은혜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 속에 담긴 불안감은 연기가 아니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내가 무언가를 깨닫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강 형사님."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내 이마에 닿을 듯 가까워진 총구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당신은 처음부터 내 기소나 체포에는 관심이 없었어. 만약 정말로 3년 전 사건의 용의자로 나를 잡으려 했다면, 주파수 차단 장치가 꺼지기를 기다려 은밀하게 진입하지 않았을 겁니다. 정식 수사관들을 대동하고 사이렌을 울리며 들이닥쳤겠지."

태석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방아쇠를 쥔 손가락끝이 굳어지는 것이 보였다.

"당신이 원하는 건... 김도진이 가지고 있는 마인드 아키텍처의 핵심 데이터야. 그리고 그 데이터를 이용해 당신의 사적인 이익을 챙기려 했겠지. 김도진과 공모해서 나를 이 '가상 낙원'에 가두어 두는 대가로, 당신은 정기적으로 거액의 뒷돈을 받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약점을 쥐고 흔들었을 터."

"이 새끼가... 소설을 쓰고 있네."

태석이 이빨을 갈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명백한 균열이 가 있었다.

"소설가가 소설을 쓰는 게 무슨 문제입니까?"

나는 태블릿을 들어 올렸다. 화면에는 김도진의 비밀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복구된 금융 거래 내역이 선명하게 떠 있었다. 매달 가명 계좌를 통해 강태석의 친인척 명의로 송금된 거액의 뭉칫돈들. 그리고 3년 전 방화 사건 당시, 최초 목격자 진술서에서 강태석의 서명이 누락되고 임의로 조작된 흔적들이 붉은색 대조선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당신이 3년 전 사건의 수사 라인에서 배제되지 않고 지금까지 이 사건을 움켜쥐고 있었던 이유. 그리고 김도진이 불법 임상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철저하게 방패막이 역할을 해준 증거가 여기 다 들어 있습니다. 이 데이터는 이미 외부의 안전한 서버로 자동 백업되도록 설정해 두었지. 내가 여기서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경찰청 감사관실로 바로 전송됩니다."

"협박하는 건가?"

태석의 총구가 내 미간을 강하게 압박했다. 금속의 차가운 감촉이 피부를 타고 뇌하수체까지 전달되는 듯했다.

"아니요, 제안을 하는 겁니다."

나는 피가 흐르는 손바닥을 가볍게 쥐었다 폈다.

"당신이 저지른 절차 위반과 불법 수사, 그리고 뇌물 수수 혐의. 이걸 덮고 싶다면 지금 당장 그 총을 내려놓으십시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진짜 진실을 말해."

정적이 서재를 지배했다. 빗소리가 점점 더 거세지며 창문을 두드렸다. 태석의 호흡이 가빠졌다. 그의 머릿속에서 주판알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돈과 권력, 그리고 자신의 안위 사이에서 갈등하는 비열한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은혜는 바닥에 엎드린 채 내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이제 공포를 넘어선 무언가로 물들어 있었다. 남편이 자신이 만든 완벽한 성벽을 무너뜨리고, 괴물이 되어 자신들의 세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절망감.

태석이 천천히 권총을 내렸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떠오른 비열한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스마트하군, 정우현 소설가님. 과연 뇌가 반쯤 녹아내린 환자답지 않은 분석력이야."

그는 가죽 재킷 안주머니로 손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말이야... 네가 진짜로 알아야 할 진실은, 그런 디지털 데이터 쪼가리에 들어 있지 않아."

태석의 손이 주머니에서 빠져나왔다. 그의 손가락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은, 몇 장의 시꺼멓게 그을린 인화 사진들이었다.

"이걸 보고도 네가 그 잘난 주둥이를 놀릴 수 있는지 보자고."

태석이 사진들을 내 눈앞으로 거칠게 내던졌다. 공중에서 흩날리던 사진들이 대리석 바닥 위로, 그리고 내 발밑으로 툭툭 떨어졌다.

사진 속에는 3년 전, 불길에 휩싸여 뼈대만 남은 단독 주택의 참혹한 잔해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부, 시꺼멓게 타버린 안방 침대 위에 누워 있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신의 정밀 부검 사진이 내 시야를 가득 메웠다.

심장이 멈추는 듯한 충격과 함께, 내 눈동자가 사진 속 시신의 손목 부근에 머물렀다. 그곳에는 내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익숙한 형태의 금속 팔찌가 녹아내린 채 엉겨 붙어 있었다.

그것은 은혜의 백금 팔찌였다. 3년 전, 우리가 처음으로 함께 맞이했던 결혼기념일에 내가 직접 그녀의 손목에 채워주었던 바로 그 물건. 은백색의 매끄러운 금속 표면 위에는 우리 두 사람의 이니셜이 조잡하게 얽힌 문양으로 새겨져 있었다.

사진 속 시커멓게 그을린 뼈마디 위에서, 그 팔찌는 일그러진 채 굳어 있었다.

"아..."

우뇌를 가르는 날카로운 과전류가 관자놀이를 강타했다. 머릿속 깊은 곳에서 치직거리는 잡음과 함께 무언가가 뜯겨 나가는 감각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이번에는 대학 졸업식 날의 풍경이었다. 나를 향해 꽃다발을 던지던 친구들의 웃음소리, 학사모의 가벼운 감촉, 그리고 나를 자랑스럽게 바라보던 누군가의 실루엣이 순식간에 회색 재로 변해 바스러졌다. 기억의 빈자리를 메운 것은 오직 차갑고 무미건조한 활자의 행렬뿐이었다.

[* 참회해야 할 자, 씻을 수 없는 흉터를 기억하라. *]

나는 흔들리는 시야를 바로잡기 위해 눈을 심하게 깜빡였다. 눈꺼풀 안쪽이 타들어 가는 것처럼 뜨거웠다. 사라진 기억의 대가로 얻어낸 이 잔인한 문장은, 내게 고통과 동시에 기묘할 정도로 명징한 이성을 부여했다.

"이게... 진짜 네 마누라의 유골 검시 사진이야."

태석이 구두 끝으로 사진 한 장을 툭 차며 낮게 읊조렸다.

"3년 전 방화 현장에서 수습된 진짜 한은혜. 온몸이 숯덩이가 될 때까지 침대 위에서 비명을 지르며 죽어간 진짜 네 아내라고. 그럼 정우현, 지금 네 옆에서 덜덜 떨고 있는 저 여자는 대체 누구지?"

은혜의 어깨가 눈에 띄게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바닥으로 완전히 엎어졌다. 흐느낌조차 내지 못하고 숨을 헐떡이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도살장에 끌려온 짐승처럼 무력해 보였다.

나는 바닥에 흩어진 사진들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시야가 붉게 번지는 와중에도, 내 소설가로서의 집요한 관찰안은 사진 속 미세한 모순점들을 포착해 내기 시작했다. 뇌신경이 타들어 가는 고통 속에서, 나는 원고가 가리키는 진짜 '흉터'의 의미를 추적했다.

"강 형사님."

나는 피가 맺힌 손바닥을 천천히 펴며 사진을 가리켰다.

"당신은 소설가를 너무 만만하게 봤어. 이야기를 만드는 자들은 사소한 인과관계의 불일치에도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끼지."

"뭐?"

태석의 눈썹이 꿈틀했다.

"사진 속 시신의 손목을 보십시오. 백금 팔찌가 채워진 부위 말입니다. 열에 의해 금속이 녹아내렸다면, 뼈와 피부 조직 사이에 완전히 융합되어 엉겨 붙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사진 속 팔찌는... 그저 뼈 위에 얹혀 있을 뿐이에요. 마치 불이 다 꺼진 뒤에 누군가 억지로 끼워 넣은 것처럼."

나는 한 걸음 더 다가갔다. 내 이마를 겨누고 있는 권총의 차가운 총구가 닿을 듯한 거리였다.

"게다가 팔찌 안쪽의 그을음 패턴도 엉망입니다. 뼈와 맞닿은 부분에 묻은 그을음은, 화재 당시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시신을 다른 곳에서 태워 이 현장으로 옮겼거나, 혹은 화재가 진압된 이후에 인위적으로 현장을 조작했다는 명백한 증거죠."

"이 미친 새끼가 헛소리를..."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모순."

나는 바닥에 엎드려 있는 은혜의 왼쪽 어깨를 바라보았다. 얇은 스웨터 너머로 비치는 일그러진 화상 자국.

"내 아내 한은혜의 왼쪽 어깨에는 깊은 화상 흉터가 있습니다. 내 무의식이 기록한 원고에는 그 흉터에서 나던 지린 탄내가 고스란히 적혀 있지. 불길 속에서 나를 끌어안고 밖으로 달릴 때, 무너지는 서까래를 몸으로 막아내며 생긴 흉터입니다."

나는 고개를 들어 태석의 일그러진 얼굴을 똑바로 주시했다.

"만약 진짜 한은혜가 그 침대 위에서 타 죽었다면, 나를 불길 속에서 구해내고 어깨에 평생 지워지지 않을 흉터를 남긴 이 여자는 누구입니까? 당신들이 숨기려 한 '진짜 방화범'이 누구이기에, 굳이 시신에 이 팔찌를 채워가면서까지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겁니까?"

태석의 눈동자가 갈 곳을 잃고 거칠게 흔들렸다. 그의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길 듯 팽팽하게 조여졌다가 이내 스르륵 풀렸다. 논리적인 반박을 찾지 못한 형사의 얼굴에 낭패감이 스쳐 지나갔다.

그때였다.

바닥에 엎드려 있던 은혜가 갑자기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녀의 눈에 가득 고여 있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녀의 입가에 걸린 것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괴하고 완벽한 미소였다.

"우현 씨... 결국 거기까지 알아냈군요."

그녀의 목소리에서 조금 전까지의 절박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얼음처럼 차갑고 서늘한, 이 집안의 모든 규칙을 지배하던 그 지배자의 목소리였다.

은혜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내 쪽을 향해 돌아섰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이 천천히 열리며, 내 모든 사고 회로를 정지시킬 한마디를 나지막이 속삭였다.

"하지만 우현 씨... 당신이 매일 밤 쓰는 그 잔혹한 소설의 진짜 결말이 뭔지, 아직도 기억나지 않나 보네요."

그녀가 내 가슴팍을 향해 가늘고 하얀 손가락을 뻗었다.

"그 방화 사건의 밤, 불을 지른 진짜 범인의 손목에도... 똑같은 모양의 팔찌가 채워져 있었답니다. 바로 지금, 당신이 차고 있는 그것처럼요."

순간, 내 시선이 내 왼쪽 손목으로 향했다. 스웨터 소매에 가려져 있던 내 손목 위로, 차갑고 둔중한 백금의 감촉이 소름 끼치도록 생생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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