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피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강 검사님. 당신들이 숨기려 하는 백야 재단의 실체는 이미 내 장부에 기록되기 시작했으니까."

강민우의 구두 굽이 문틀 바로 앞에서 멈췄다.

붉은 비상등 하나만이 남은 취조실의 어둠 속에서, 그의 빳빳하게 날이 선 정장 어깨가 메마른 나뭇가지처럼 잘게 떨렸다. 뒤돌아보는 강민우의 얼굴은 반쯤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붉은 광선이 그의 한쪽 뺨을 피처럼 물들이고 있었고, 반대쪽 뺨은 차가운 암흑 속에 잠겼다.

"미친 자식."

강민우가 잇새로 가래침을 뱉듯 내뱉었다. 그 목소리에는 서둘러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조급함과, 동시에 상대를 완전히 뭉개버리지 못한 가학적 욕구가 기이하게 뒤섞여 있었다.

"임 형사, 뭐 해? 당장 저 새끼 유치장에 쳐넣어. 내일 아침 기소장 송부할 때까지 독방에 처박아두라고."

"강 검사, 잠깐만."

임철주가 철제 의자를 거칠게 밀치며 일어섰다. 의자 다리가 우레탄 바닥을 긁으며 찢어지는 듯한 마찰음을 냈다. 임철주의 살기등등한 시선은 강민우의 주머니 속, 전원이 꺼진 태블릿에 닿아 있었다.

"저놈이 말한 방진 장갑 섬유 흔적 말이야. 정말로 현장 감식 보고서에서 누락된 게 맞아? 대답해, 강 검사. 나한테 넘긴 수사 기록에는 그런 내용 전혀 없었어."

"일개 형사가 검사의 공소 유지를 의심하는 건가? 임 형사, 선 넘지 마."

강민우가 차갑게 쏘아붙이며 취조실 손잡이를 잡았다.

그 순간이었다.

툭.

무거운 침묵이 취조실을 덮쳤다. 붉게 빛나던 비상등마저 흔적도 없이 꺼져버렸다. 완전한 정전이었다. 사방을 둘러싼 방음재가 소리뿐만 아니라 빛의 입자마저 모조리 흡수해 버린 듯,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암흑이 밀실을 메웠다.

"뭐야? 이봐, 임 형사! 정전이야?"

강민우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찢어지듯 솟구쳤다.

태신은 눈을 감았다. 평생을 남들보다 수만 배는 더 세밀하게 기억해야 하는 과잉기억 증후군의 뇌가, 역설적이게도 어둠 속에서 가장 날카롭게 벼려지기 시작했다. 빛이 사라진 공간은 소리와 냄새, 그리고 보이지 않는 인간들의 미세한 진동으로 가득 찬 새로운 지도였다.

*기억 장부(Memory Ledger) 가동.*

머릿속에서 투명한 격자판이 펼쳐졌다. 전두엽 깊은 곳에서 가느다란 스파크가 일며 신경세포가 타들어 가는 지독한 통증이 밀려왔다. 타오르는 불꽃의 대가는 가혹했다.

태신의 뇌리 한구석에서 연희와의 기억 한 조각이 재가 되어 흩어졌다. 연희가 감기를 심하게 앓던 겨울밤, 밤새 그녀의 이마에 얹어주었던 젖은 수건의 서늘한 감촉. 그 수건에서 나던 은은한 라벤더 향과 걱정스레 자신을 올려다보던 연희의 젖은 눈망울이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가슴 깊은 곳이 도려 나가는 듯한 상실감이 들이쳤지만, 태신은 이를 악물고 통증을 억눌렀다.

진실의 대가는 언제나 소중한 것의 소실이었다.

장부가 어둠 속의 수치들을 계량하기 시작했다.

[강민우: 위치 전방 1.8미터. 맥박수 분당 124회. 호흡 간격 0.8초. 극도의 공포와 당황.] [임철주: 위치 좌측 2.2미터. 맥박수 분당 95회. 오른손이 허리춤의 삼단봉으로 향하는 마찰음 발생.]

그리고 또 하나의 이질적인 소리가 장부에 잡혔다.

스스슥.

취조실 문이 아주 미세하게 열리는 소리였다. 문틈의 고무 패킹이 밀리며 발생하는 압력의 변화. 뒤이어 들어오는 발자국 소리는 극도로 억제되어 있었다. 슬리퍼나 일반 구두가 아니다. 밑창이 부드러운 고무로 된 특수 전술화의 감촉.

[미확인 침입자 1: 위치 문틀로부터 안쪽으로 0.5미터 진입. 맥박수 분당 62회. 극도로 단련된 호흡.] [적개심 수치: 98%. 살해 의도 명확.]

"누구야? 임 형사, 너야?"

강민우가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그의 발소리가 뒤로 허둥지둥 물러서는 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있어, 강 검사! 움직이지 마!"

임철주가 어둠 속에서 경고했지만, 침입자의 움직임은 그보다 훨씬 빨랐다.

서늘한 쇠붙이가 어둠을 가르는 미세한 파찰음이 태신의 귀를 때렸다. 주사기 바늘이 아니었다. 주사기 형태의 외관 속에 숨겨진, 가느다랗고 날카로운 메스의 침투음이었다. 미세한 약물 냄새가 공기 중에 번졌다. 호흡기를 마비시키는 고농도 독극물이었다. 목표는 단 하나, 철제 테이블에 묶여 있는 하태신이었다.

침입자는 강민우와 임철주가 당황한 틈을 타, 소리 없이 태신의 목덜미를 향해 쇄도했다.

태신은 장부의 좌표를 따라 몸을 움직였다. 수갑에 묶인 양손의 쇠사슬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범위를 완벽하게 계산했다.

좌측 15도, 아래로 20센티미터.

태신은 상체를 앞으로 꺾으며 의자 채로 바닥을 미끄러뜨렸다.

쉭!

날카로운 칼날이 태신의 깃머리를 간발의 차이로 스쳐 지나갔다. 침입자의 거친 호흡이 태신의 뺨에 닿았다. 태신은 찰나의 순간, 수갑이 채워진 양손을 들어 올렸다. 쇠사슬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침입자의 손목을 정확히 가로막았다.

깡!

철제 수갑과 침입자가 쥔 칼날의 금속 몸체가 부딪치며 불꽃이 튀었다. 아주 짧은 순간의 불꽃이었지만, 태신의 과잉기억은 그 0.1초의 섬광 속에 담긴 침입자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뇌리에 각인했다.

남자는 교도관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눈빛은 법을 집행하는 자의 것이 아니었다. 감정이 완전히 거제된, 백야 재단이 키워낸 전문 해결사의 눈빛이었다. 그리고 그의 오른쪽 손목에는 기이한 흉터가 있었다. 유리에 긁힌 듯한 정교한 격자형 흉터 자국.

태신의 심장이 요동쳤다. 아내가 살해당한 날 밤, 서재 바닥에 떨어져 있던 깨진 유리 파편과 그 주변에 흩뿌려진 혈흔의 기하학적 형태가 머릿속에서 교차했다.

'이 자다.'

아내를 직접 난도질했던 그 살인마의 표식이 눈앞에 있었다.

"이 쥐새끼 같은 놈이!"

임철주가 어둠 속에서 소리치며 달려들었다. 삼단봉이 허공을르는 파찰음이 들렸지만, 해결사는 가볍게 몸을 뒤틀어 임철주의 공격을 피했다. 해결사의 칼날이 다시 태신의 가슴을 향해 사선으로 그어졌다.

수갑에 묶인 상태로는 완벽한 회피가 불가능했다. 태신은 이를 악물고 철제 테이블의 모서리를 발로 걷어찼다. 테이블이 밀리며 해결사의 허벅지를 강타했다.

그때, 취조실 천장의 스피커에서 칙, 하는 잡음과 함께 낯익고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내부 스피커를 해킹한 서은하의 목소리였다.

—아저씨! 3초 뒤에 비상 전력 수동으로 올릴 테니까 꽉 잡아요! 오른쪽 통로 차단벽 내렸으니까 그 새끼 절대 못 도망쳐!

"은하야!"

태신이 속삭이듯 외쳤다.

—하나, 둘, 셋!

파지직!

취조실 천장의 형광등이 거칠게 깜빡이며 일제히 불을 밝혔다. 명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시야가 하얗게 멀어질 정도로 강렬한 빛이 쏟아졌다.

빛이 들어오는 순간, 해결사는 눈을 찌푸리며 뒤로 물러서려 했다. 그러나 태신은 이미 그의 도주로를 완전히 읽고 있었다.

태신은 수갑을 찬 양손을 교차시켜 해결사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자신의 몸무게를 실어 철제 테이블 위로 그를 사정없이 내리눌렀다.

쾅!

"커헉!"

해결사의 입에서 단말마 같은 신음이 터졌다. 그의 손에 쥐어져 있던 특수 약물 주사기가 테이블 위로 떨어져 데굴데굴 굴렀다.

태신은 차가운 눈빛으로 해결사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무릎이 해결사의 명치를 단단히 압박하고 있었고, 양손의 수갑 사슬은 그의 목을 옥죄고 있었다. 해결사는 버둥거렸지만, 지렛대의 원리를 완벽하게 이용한 태신의 결박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누구의 명령입니까."

태신의 목소리는 소름 끼치도록 가라앉아 있었다.

"백야 재단의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해결사는 대답 대신 입안에 숨겨둔 독약을 삼키려 이빨을 맞부딪쳤다. 태신은 망설임 없이 그의 턱관절을 강하게 움켜쥐어 고정했다.

"임 형사님!"

태신이 고개를 돌려 어둠 속에서 겨우 정신을 차린 임철주를 바라보았다.

"이 자의 품을 수색하십시오. 서부경찰서 내부 보안 카드가 있을 겁니다. 외부인이 정전된 이 건물 안으로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는 없습니다."

임철주는 멍청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의 시선은 태신에게 제압당한 해결사의 얼굴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임철주의 얼굴이 서서히 흙빛으로 변해갔다.

"너…… 너는……."

임철주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는 해결사의 가슴팍에 달린 명찰과, 그의 벨트에 채워진 교도관용 무전기를 번갈아 보았다.

"이강석……? 네가 왜 여기 있어? 너 오늘 비번이잖아!"

임철주의 목소리가 분노와 배신감으로 찢어졌다.

해결사는 임철주가 신뢰하던 강력계 내부의 후배이자, 이번 사건에서 유치장 관리를 담당하던 서부경찰서 소속의 현직 교도관이었다.

조직 내부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백야 재단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강민우는 그 모습을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슬금슬금 취조실 문밖으로 도망치려 발걸음을 옮겼다.

"어디 가십니까, 강 검사님."

태신이 고개를 들어 강민우를 응시했다. 그의 서늘한 눈동자가 강민우의 심장을 꿰뚫는 듯했다.

"당신이 설계한 판이 이렇게 지저분하게 깨졌는데, 혼자만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임철주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의 눈에 서린 의구심은 이제 확신과 분노로 변해 있었다. 자신이 믿어왔던 법과 조직이, 거대한 음모의 하수인이 되어 자신을 농락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형사의 눈빛은 무섭도록 흔들리고 있었다.

임철주가 천천히 해결사 이강석의 손목을 꺾어 쥐며 강민우를 돌아보았다.

"강 검사……."

임철주의 목소리가 밑바닥에서부터 끓어올랐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이제는 진짜로 설명을 들어야겠는데."

강민우의 허둥대는 발걸음이 문틀에 걸려 비틀거렸다. 평소의 오만하던 엘리트 검사의 기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채,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임 형사, 정신 차려! 저 살인마 새끼의 가스라이팅에 놀아나는 거야? 저 해커 년이랑 짜고 정전시켜서 교도관을 매수해 쇼를 하는 거라고!"

강민우가 갈라진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그의 손가락이 태신과 바닥에 짓눌린 이강석을 번갈아 가리키며 사정없이 떨렸다.

태신은 이강석의 목덜미를 누른 채, 강민우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다. 취조실 천장의 형광등이 내뿜는 차가운 하얀 빛이 강민우의 일그러진 얼굴을 노골적으로 폭로하고 있었다.

*기억 장부(Memory Ledger) 가동.*

머릿속에서 다시 한번 가혹한 연산의 톱니바퀴가 돌았다. 두통이 관자놀이를 뚫고 들어오는 송곳처럼 날카롭게 피어올랐다. 전두엽의 미세혈관들이 터져 나가는 듯한 압박감과 함께, 또 하나의 기억 장막이 소리 없이 무너졌다.

연희가 비 오는 날 아침, 갓 구운 토스트를 내밀며 환하게 웃던 얼굴. 그녀의 입술 모양, 다정한 목소리, 그날 아침 식탁을 채우던 고소한 빵 냄새가 통째로 지워졌다. 이제 태신의 머릿속에 남은 것은 연희라는 존재의 이름과, 그녀가 살해당했다는 차가운 사실적 정보뿐이었다.

눈물이 고일 시간조차 사치였다. 태신은 메마른 눈동자로 오직 강민우의 미세한 신체 반응만을 쫓았다.

[강민우: 안구의 좌우 미동 빈도 급증. 시선이 이강석의 얼굴이 아닌, 그의 품에 있는 무전기에 고정됨. 맥박수 분당 132회. 호흡 곤란 징후.] [이강석: 호흡 안정화 시도 중. 우측 주머니 속 무선 송신기의 작동 신호 확인.]

"당신은 몰랐던 모양이군요, 강 검사님."

태신의 고요한 목소리가 취조실의 무거운 공기를 가르며 강민우의 고막에 내리꽂혔다.

"뭐, 뭐가!"

"이강석이 이곳에 들어온 진짜 목적 말입니다. 백야 재단은 당신의 그 어설픈 연극을 더는 기다려줄 생각이 없었던 겁니다. 당신이 법 조항을 주무르며 나를 살인범으로 기소하려던 그 지루한 공방을, 그들은 단 몇 초 만에 끝내고 싶어 했으니까요."

태신이 이강석의 턱을 더 강하게 움켜쥐었다. 이강석의 눈동자에 언뜻 당혹감이 스쳤다.

"이자는 나만 죽이러 온 게 아닙니다. 밀실에서의 정전, 그리고 치사량의 독극물 주사기. 만약 내가 이 독침에 맞아 사망했다면, 그다음 타겟은 누구였을 것 같습니까? 현장에 있던 유일한 목격자이자, 조작된 증거의 꼬리를 밟힌 당신이었겠지. 백야 재단에게 꼬리가 밟힌 사냥개는 처분 대상일 뿐입니다."

"헛소리 하지 마! 내가 재단을 위해 얼마나……!"

강민우가 말을 내뱉다 말고 황급히 제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재단'이라는 단어가 취조실 안에 무겁게 떨어졌다.

임철주의 눈빛이 완전히 뒤집혔다. 25년 차 베테랑 형사의 촉이 상황의 본질을 꿰뚫은 것이다. 임철주는 강민우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무거운 전투화 소리가 바닥을 짓누를 때마다 강민우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강 검사. 방금 뭐라고 했어? 재단을 위해 뭘 해?"

"아, 아니야! 임 형사, 저 새끼가 유도 심문을 하는 거라고!"

징-.

그때, 바닥에 떨어져 있던 이강석의 무전기 겸용 스마트폰이 거칠게 진동했다. 차가운 메탈 바닥 위에 놓인 기기가 정적을 깨고 요란한 소리를 냈다.

세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바닥의 화면으로 쏠렸다.

액정 화면 위로 발신인의 이름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화면에 표시된 세 글자를 보는 순간, 임철주의 몸이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그의 얼굴에서 핏기가 순식간에 빠져나가며 황량한 절망감이 그 자리를 채웠다.

태신은 그 이름을 뇌리에 새겼다. 과잉기억 증후군의 필름 위에 낙인처럼 찍힌 이름은 서부경찰서장이자, 임철주가 평생을 형제처럼 따르며 존경해 온 직속 상관의 이름이었다.

이윽고 화면에 문자 메시지 한 통이 연이어 도착했다. 발신인은 서장이었다.

[이강석, 처리 완료되었나? 하태신과 강민우 둘 다 독극물 중독으로 인한 동반 자살로 종결한다. 서둘러라.]

취조실 안은 단숨에 빙하 속에 갇힌 듯 얼어붙었다.

자신이 목숨처럼 지켜온 경찰 조직의 수장이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었다. 임철주는 부르르 떨리는 손으로 바닥의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그의 거친 숨소리가 취조실의 정적을 찢어발겼다.

"서장님이…… 왜……."

임철주가 중얼거리는 순간, 취조실 외벽의 스피커에서 다시 한번 서은하의 다급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저씨! 당장 거기서 나와야 해요! 지금 서장 직속 무장 타격대가 제3취조실로 강제 진입하고 있어요! 락 장치가 외부에서 강제로 리셋됐어요! 5초 뒤에 문이 열려요!

철컥, 하는 기계음과 함께 취조실의 두꺼운 철문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방에서 조여오는 백야 재단의 거대한 덫이 마침내 아가리를 벌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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