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창가로 무겁게 흘러내리는 peacock-blue(청록색) 다마스크 실크 커튼 사이로 흐릿한 오후의 햇살이 스며듭니다. 당신의 몸을 단단하게 감싸 안은 딥 버건디 빛 실크 드레스는 칼날처럼 정교하게 잡힌 주름을 따라 은사로 채워진 얼음 장미 자수를 차갑게 빛내고 있지요. 이 우아하고도 기만적인 침묵 속에서, 당신은 남부 산맥의 희귀한 장미 잎을 우려낸 홍차가 담긴 세브르 도자기 찻잔을 들어 올립니다. 잔 가장자리를 따라 피어오르는 달콤하고도 쌉싸름한 향은 우아하지만, 마주 앉은 이의 숨을 막히게 하기에는 충분합니다.

맞은편에 앉은 에드윈의 시선은 당신의 흐트러짐 없는 자태와, 탁자 위에 놓인 '마법 광산 및 대공가 지적 재산 포기 각서'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의 미간이 흉하게 일그러집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그의 사소한 눈길 한 번을 구걸하며 대공저의 가장 어두운 구석에서 흐느끼던 여인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제 그의 눈앞에 있는 당신은, 대공가의 숨통을 쥐고 흔드는 가장 탐욕스럽고도 매혹적인 지배자일 뿐입니다.

"아이리스. 이게 대체 무슨 짓이지? 가문 전래의 지적 재산권까지 네 상단으로 넘기다니."

그의 목소리가 터질 듯한 분노와,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태동하는 정체 모를 두려움으로 가늘게 떨립니다. 대공의 위엄은 허울만 남았고, 당신이 잠식한 대공가의 마법 특허권과 상권은 이미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당신의 손아귀에 완벽하게 박제되어 있습니다.

당신은 찻잔이 받침대에 닿는 소리조차 내지 않고 우아하게 잔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입꼬리를 부드럽게 끌어올려 오만한 미소를 짓지요.

"무슨 짓이라뇨, 에드윈. 그저 대공가에 걸맞은 품격 있고 깔끔한 '정리'를 제안했을 뿐입니다. 어머, 설마 제 손끝에서 다듬어진 이 탐스러운 권리들이, 이제 와서 아까워지기라도 하신 건가요?"

당신의 목소리는 속삭이듯 낮고 나긋하지만, 그 안에 담긴 조롱은 비수보다 예리하게 그의 자존심을 도려냅니다. 당신은 더 이상 그의 자비에 기대어 숨 쉬는 인형이 아닙니다.

에드윈은 거칠게 마른침을 삼킵니다. 과거의 그라면 불같이 화를 내며 당신을 가두거나 위협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청회색 눈동자에는 지독한 무력감과, 밤안개처럼 축축한 상실감이 서려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거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립니다. 늘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던 금발이 제멋대로 흩어지고, 넓고 단단하던 대공의 어깨가 눈에 띄게 수축합니다.

당신의 철저한 무관심 앞에서, 그는 자신이 평생 누려온 위세가 얼마나 모래성처럼 약한 것이었는지 비로소 깨닫고 있습니다.

"내가…… 내가 너를 오해했던 모양이다, 아이리스. 제발, 한 번만 내 말을……."

언제나 당당하게 군림하던 남자의 무릎이 꺾이듯, 그의 손이 테이블을 가로질러 당신의 소맷자락을 붙잡으려 필사적으로 뻗어옵니다. 떨리는 손가락 끝이 당신의 얼음처럼 차가운 시선과 마주한 순간, 허공에서 갈 길을 잃고 비참하게 멈춰 섭니다.

과거의 영광을 잃고 당신의 처분을 기다리는 패배자처럼, 에드윈은 밭은 숨을 쉬며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이제 판은 완전히 짜였습니다. 당신은 이 오만한 대공의 몰락을 완성하기 위한 다음 행보를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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